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한정화
  • 조회 수 280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4월 9일 17시 57분 등록

(일러두기 : 

- 이 리뷰는 두번읽기 리뷰로 이전에 적어 둔 것에 보충하여 적었다.

- 이전에 읽으면서 마음에 들어온 글귀에 다시 밑줄을 그은 부분은 밑줄을 추가하여 기록하였고, 

- 이번에 새로 추가된 것들은 파란색으로 적었다.


- '[ ]' 안의 숫자는 페이지 숫자이다.

- 각각의 인용구절에는 장을 표시하였다. 예 '(152장)'

- 각 인용구절 뒤쪽에 '*' 이후에 글들은 개인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원제: 세계의 기술

 

 

(201304009 수정버전)

 

Ⅰ.저자에 대해서

 

(아래의 저자에 관한 내용은 역자(김호동)가 책의 앞부분에 기술한 내용을 요약한 것임.)

 

마르코 폴로는 1254년경 이탈리아의 상업도시 베네치아에서 무역상(니콜로)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그가 태어나기 직전에 동생 마페오와 함께 상업을 위해 해외로 떠났기 때문에 그의 출생을 볼 수가 없었다. 부친과 숙부는 모두 해외에 있고, 모친 마저도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그가 정규적인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후에 그가 직접 쓰지 않고 『동방견문록』를 구술하여 타인에게 쓰게 한 것은 이러한 연유로 추측한다.

 

15세가 되던 해, 1269년 폴로 형제가 쿠빌라이 칸의 특명을 받고 지중해 연안으로 돌아왔을 때 첫 상봉을 하였다. 아버지 니콜로 폴로를 따라 원나라에 갔다. 그들이 원나라에 간 이유는 칭기즈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의 요청으로 예수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의 성유와 로마 가톨릭 선교사들을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당시 서방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었던 쿠빌라이 칸으로서는 그리스도교 즉, 기독교를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같이 여행을 시작한 도미니크 수도회 수사들은 모두 돌아가, 성유만 갖고 황제를 알현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17년간 마르코 폴로는 관리로써 원나라를 위해서 일하면서 중국 각 지역을 돌아다녔다.

 

폴로 일행은 쿠빌라이에게 귀향을 여러차례 건의하였으나 허락을 얻지 못하다가 1286년 일칸국의 군주인 아르군의 부인이 죽자 그녀를 대신할 왕녀를 보내는 임부에 동참하게 되어 귀항하게 되었다. 아울러 폴로 일행에게는 ‘교황, 프랑스의 국왕, 스페인의 국왕, 기독교권의 다른 국왕들에 대한 사절임무’도 맡겨졌다. 1294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제노바와의 해전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돼 1298년 제노아 감옥에 갇혔다. 이때 피사 출신의 작가 루스티켈로에게 자신의 중국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여 기록하게 했다. 이렇게 , 『동방견문록』이 쓰여졌다. 하지만 원제는 『세계의 서술』이었으며, 이는 유럽인이 전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담았다. 이 책에는 여행기나 견문록에서 보이는 개인의 감상이나 흥취가 극도로 억제되어 있다.

 

그가 백만장자여서가 아니라, 여행중에 보고 들었던 것을 전할 때, ‘백만’이라는 말을 많이 써서 붙여진 별명이 ‘밀리오레’였다. 1324년 1월 8일 공증인이 참가한 가운데 만들어진 유언장에 의하면 유산의 총액은 영국 파운드로 환산하면 3000파운드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가 그가 사망시 소지했던 물품의 목록에 의하면, 그가 떠날 때 쿠빌라이가 주었다는 ‘금패’가 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도들이 사용하는 염주, 몽골 기사들이 착용했던 은제 벨트, 귀한 보석과 금으로 장식된 여성용 모자 등이 있어 그가 동양에서 갖고 온 물건들을 끝까지 소지했음을 알 수 있다.

 

Ⅱ. 가슴으로 읽는 글귀(인용)

 

이 책을 내면서

[1] 전문적인 역사가들에 의해 편찬된 연대기(年代記)류의 사료들과는 달리 자신의 체험과 견문을 바탕으로 씌여진 이 책은 내게 다른 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흥미를 주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못 치밀한 필치로 그려진 여러 도시와 주민들의 모습에서 나는 사료화(史料化)되고 화석화(化石化)되지 않은, 700년의 세월을 넘어서 전해지는 생생한 인간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다.

 

[2] 나 자신도 『『동방견문록』』이 다루고 있는 광범위한 지역들 가운데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그것도 아주 피상적인 지식밖에 없는 사람이지만, 그 시대를 공부하는 학도로서 ‘원본’에 근사한 형태로 복원된 최상의 간본을 토대로 삼아 꼼꼼히 번역하고, 나아가 선학들이 남긴 여러 번역가 주석들을 참조하여 설명을 참가한다면, 전보다 조금 더 온전한 모습의 『동방견문록』을 소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해설 : 마르코 폴로와 『동방견문록』

[7] 마르코 폴로의 아버지인 니콜로와 숙부 마페오, 이 두형제가 해외무역을 위해 베니스를 떠나 콘스탄티노플로 향한 것은 1260년. 그해에 세계사는 이제까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영토를 통치하게 될 위대한 군주의 출현을 보게 되었으니, 그가 바로 쿠빌라이 칸이었다.

* 시대적 배경을 설명한 첫 번째 문장

 

[11] 쿠빌라이는 정치가로서의 원대한 안목과 전략가로서의 치밀한 판단력을 겸비했고, 군주로서의 그의 역량은 초원의 세계를 넘어 거대한 제국을 운영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가 오나성시킨 제국의 틀은 후계자들에 의해 존중되었고, 그이 시대에 시작된 동서문명의 교료는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유산을 남겼다.

 

[11] 폴로 일가의 여행은 1260년 베니스를 출발하여 1295년 귀향함으로써 막을 내렸는데, 그것은 바로 쿠빌라이의 치세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으니, 『동방견문록』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마르코 폴로의 기록은 바로 쿠빌라이 치세의 몽골제국과 그 주변세계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이 위대한 시대가 남긴 지워지지 않는 기념물인 것이다.

[12] 15세의 마르코가 베니스이 집을 떠나 41세의 나이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는 몽골제국의 세계에서 거의 벗어날 수 없었다.

 

[12] 마르코 폴로에게 몽골 제곡은 단순히 하나의 제곡이 아니라 ‘세계’ 그 자체였다.

 

[12] 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를 가리켜 “우리의 최초의 조상인 아담에서부터 지금 이 수간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나타난 어떤 사람보다도 많은 백성과 지역과 재화를 소유한 가장 막강한 사람”이라고 부른 것도 그 특유의 과정이라고 볼 수많은 없다. 그가 고향인 베니스 사람들에게 자신의 견문을 이야기할 때 걸핏하면 ‘백만(百萬)’을 운운했기 때문에 ‘떠벌이’라는 의미로 ‘밀리오네(Milione)’, 즉 ‘백만’이 그의 별명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의 이 같은 허장성세의 이면에는 그가 도한 놀라운 세계에 대한 경이와 찬탄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12]“이러한 것들은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리 들어도 믿지 못할 것”

* 실제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러한 점이 많았다. 본적이 없기 때문에 믿지 못하고, 때로는 그 규모를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믿지 못하고, 때로는 환경, 문화, 풍습이 너무나 달라서 믿기지 않은 것도 있었다. 다만 다행인 것은 그중에 일부는 지금은 TV나 다른 책들을 통해서 본적이 있다는 점이다.

 

[13] 마르코 폴로가 목격한 이러한 몽골제국은 삭막한 초원에서 흥기한 지 겨우 반세기밖에 되지 않았다.

 

[13] .... 여전히 유목민의 소박하고 거친 체취가 강하게 느껴지는 데, 불과 한 세대 지난 뒤인 폴로의 시대에는 몽골제국의 이미지가 이렇게 달라진 것이다. 북방의 극지대에서 남방의 아열대에 이르기까지 제국 전역을 연결하고 있는 도로와 운하는 역참(驛站) 시스템을 타고 마치 혈관처럼 뻗어 있었고, 그것을 이용한 상인과 물자의 이동은 주민들에게 번영과 부를 가져다 주었으며, 대카안은 각지에 막강한 군대를 주둔시켜 안정을 도모하고 지폐의 사용을 통해 경제적인 활력도 불어 넣었다.

 

[14] 지금 우리가 마르코 폴로의 글을 읽을 때 그 속에 황당한 일화나 터무니없는 과정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동시에 다른 여러 역사자료들과의 비교를 통해 그가 얼마나 정확하고 세밀한 자기 시대의 기록자였는가 하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글의 내용을 ‘진실’과 ‘허구’로 가려내는 것은 우리의 관점일 뿐, 마르코 폴로의 자신이 의식적으로 어떤 부분은 일부러 허구적인 내용을 쓰고 다른 부분에서는 사실대로 기록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진실’과 ‘허구’로 구분하는 모든 것이 뭉뚱그려진 전체를 하나의 ‘실상’으로 인식했음이 분명하다.

* 역자의 이 말에서 나는 커다란 위안을 받는다. 허구가 강한 소설적인 형식을 빌어서 뭔가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쓴 사람이 의식하는 세계가 결국은 소설이 아닌 ‘실상’의 반영이라는 말로 확대해서 해석한다.

[24] 마르코 폴로의 글은 우리에게 『동방견문록』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책의 원제목은 'Divisament dou Monde', 즉 『세계의 기술』로서 그의 글 어디에서도 ‘『동방견문록』’이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책의 원제목은 마르코 폴로가 자신의 견문을 토대로 여러 지역에 대한 ‘진기하고 놀라운 것들’에 대해서 서술할 때 그것이 ‘동방’에 국한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보편화되어 있는 오늘날 『동방견문록』이라는 제목은 그이 생각과 의도를 호도할 위험성이 있다.

 

[25] 이 책에는 ‘여행기’나 ‘견문록’류에 보이는 개인의 감상이나 흥취가 극도로 억제되어 있다.

 

[26] 마르코 폴로의 글은 모두 23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기존의 번역본들에서는 독자들의 이해와 편의를 위해 서편을 비롯하여 모두 여덟 개의 편으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그의 글이 ‘세계의 서술’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서에서도 그가 이해하고 파악하는 세계를 몇 개의 지역으로 구분했다.

서편은 마르코 폴로가 어떠한 연유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어떤 사정으로 돌아와 책을 구술하게 되었는가 하는 배경적 설명이지만, 1편은 대·소 아르메니아와 투르크메니아에서 시작하여 이라크와 페르시아 지방을 포함하는 서아시아에 대한 기술이고, 2편은 아프카니스탄에서 파미르를 넘어 타림 분지를 경유하는 중앙아시아를 다루고 있다. 3편은 쿠빌라이의 수도인 상도(上都)와 대도(大都)의 모습과 대칸의 통치를 다루고, 4편에서는 마르코 폴로가 원조에 체류하면서 체험했던 중국의 분구(카타이)와 사천·운남을 거쳐 버마에 이르는 지역을 설명하며, 5편은 당시 ‘만지’라고 불리던 남송의 영역, 즉 중국의 동남부를 포괄한다. 6편은 폴로 일가가 중국을 떠나 귀환하는 길에 보고들은 인도양 각지(대인도·소인도·중인도)의 사정이고, 마지막으로 7편에서는 중앙아시아 대초원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북극지방까지 설명하고 있다.

* 책의 목차는 이렇게 나와있다.

서편

1편 : 서아시아

2편 : 중앙아시아

3편 : 대카안의 수도

4편 : 중국의 북부와 서남부

5편 : 중국의 동남부

6편 : 인도양

7편 : 대초원

왜 이런 순서로 목차를 구성했는지 궁금하다. 이것은 마르코 폴로가 구술한 순서인지, 혹은 나중에 책으로 엮을 때 누군가가 각각의 구획별로 나눈 것인지 궁금하다. 대체로 이 순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구획이 되어 있지만, 지역을 배열한 순서는 마르코 폴로의 여행 순서인 듯하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의문은 1장에서 곧바로 풀린다. 이 책의 구성 순서는 마르코 폴로가 구술한 순서라고. 무엇인가를 회상해서 구술할 때 시간의 순서로 구술하는 것이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27] 그는 이 광범위한 지역을 설명하면서 대체로 자신의 여행경로에 맞추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체계를 갖추기 위해 그 경로에만 얽매이지는 않았다. ... 자신의 글이 ‘세계의 서술’답게 여러 지역들을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27] 마르코 폴로의 글에는 어느 도시에 대한 설명이든 거의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몇 가지 항목이 있음을 보게 된다. 먼저 방위와 거리인데, 한 도시에서 다음 도시까지 어느 방향으로 ‘며칠 거리’에 있는가를 밝힌다. 그 해가 있는 동안 말을 탄 채 달리지 않고 갈 수 잇는 거리(30킬로미터 정도)를 ‘하루 거리’로 잡고, 방위는 .... 8방위 체계를 사용하되 경우에 따라 ‘동쪽과 동북쪽 사이’등의 표현으로 좀더 구체적인 방향을 명시했다. 둘째로 그는 주민들의 특징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는데, 종교적으로 기독교, 이슬람(‘사라센’), 불교(‘우상숭배자’)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지, 그들의 주식과 생업은 무엇인지, 또 어떠한 언어를 사용하는지, 정치적으로 누구에게 예속되어 있는가 하는 사항들이 기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그 지방의 특기할 만한 물산이나 동식물을 적었다.

* 마르코 포로는 공통적으로 이러한 항목들을 기술하고 있다. 그가 세계를 기술하고자 하고 그가 가진 틀을 볼 수 있다.

 

[29] “아직 나는 내가 본 것의 반도 다 말하지 못했다.”

 

[28-29] 자신이 묘사하는 경이로운 것들이 허구와 상상에 의해 날조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그것을 보지 않고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들어도 믿기 힘들 정도다”와 같은 말로 상대방의 의구심을 사전에 봉쇄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여러분이 곧 듣게 되듯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말해줄까?” “여러분은 알아야 할 것이다” 등등의 ‘대화식’표현들을 끊임없이 삽입시킴으로써 독자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주려고 했다. .... 그의 글은 읽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듣는 사람을 위해 씌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이러한 효과는 이 글이 마르코 폴로가 책상에 앉아서 집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구술’하여 지어졌다는 특수한 정황에도 기인한다.

 

[35]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풍습들을 세세하게 기록한 마르코 폴로의 글 안에서 다른 문화와 관습에 대한 경멸심, 후일 그의 후손들이 비서구 사회를 보고 곧잘 느꼈던 서구문명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우월감을 찾아보지는 힘들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의 글에서 자기 문화의 잣대로 다른 문화의 이모저모를 저울질하고 재단하려는 태보보다는 신기하고 이질적인 것에 대한 놀라움과 호기심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역사의 이 말에 완전하게 동의할 수는 없다. 마르코 폴로는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성이 대단히 큰 사람인 것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문화가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36] 분명 기억해야 할 점은 종교에 대한 그의 전반적인 태도와 서술이 당시 유럽인들의 눈에는 ‘위험’할 정도로 자유로웠다는 사실이다. 특히 그가 그토록 칭찬해 마지않던 대카안 쿠빌라이의 입을 통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숭배하고 존경하는 네 명의 예언자가 있다. 기독교도들은 자기네 신이 예수 그리스도라 하고, 사라센은 마호메트라 하며, 유대인은 모세라고 하고, 우상숭배자들은 여러 우상들 가운데 최초의 신인 사가모니 부르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넷을 모두 존경하고 숭배하며, 특히 하늘에서 가장 위대하고 더 진실한 그분에게 나는 도움을 부탁하며 기도를 올린다.(81장)’

 

나아가 마르코 폴로는 부처의 일생을 서술한 뒤 “정말로 그가 기독교도였다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위대한 성자가 되었을 것이다”(178장)라고 했으니, 이는 유럽의 중세적인 분위기에서 ‘신성모독’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 마르코 폴로는 여행자로서 중간에 서서 이쪽과 저쪽을 모두 수용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적 성향이 훨씬 우세하고, 종교에 대한 그의 관점은 기독교에서 다른 종교를 보고 있는 것 같다.

 

[37]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효하고 공존하는 세계에 오랫동안 살면서 특히 그러한 문화적 다원주의를 적극적으로 장려했던 몽골제국의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8] 마르코 폴로는 “낯선 나라의 풍습과 관행과 신기한 것들”에 대해 “대카안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도록 모든 신기한 것들”에 대해 “대카안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도록 모든 신기한 것과 이상한 것들에 주의를 기울였다”(16장) 했고, 항주에 관한 부분에서는 “그곳의 모든 정황을 주목하고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아래에서 간략하게 서술되듯이 그의 노트에 그것들을 기록했다”(152장)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53] 마르코 폴로가 설명하려는 지역과 행로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도의 도움이 필요하고, 또 그 속에 기재된 여러 지역의 동식물, 건축, 풍습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진이나 삽화들이 유용하리라 생각했다. 특히 유율-코르디에의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삽화들이 많이 이용되었다.

 

서편(1장~19장)

 

[73] 황제, 국왕, 공작, 후작, 백작, 기사, 시민들 그리고 여러 시대의 인간들과 여러 지역의 다양함에 대해서 알기를 원하는 분들이여, 이 책을 잡고 읽어보시라. 여기서 여러분은 대아르메니아와 페르시아, 타타르와 인도 그리고 여러 지방의 가장 경이롭고 매우 다른 것들을 모두 알 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베니스의 현명하고 고귀한 시민이신 마르코 폴로님께서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에 관해서 우리의 이 책은 그가 말해주는 순서대로 분명히 서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 자신이 보지는 못했지만 인용해도 될 만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진실된 이야기도 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이 아무런 거짓이 없는 올바르고 참된 것이 될 수 있다록 본 것은 보았다고, 또 들은 것은 들었다고 밝힐 것이다. (1장)

* 마르코 폴로님이라고 표현을 한 것으로 보아 루스티겔로가 기록해 놓은 것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 장의 끝문장을 보면 ‘루스키켈로님에게 이 모든 것들을 다시 서술하도록 한 것이다’라는 구절로 보아 이 1장은 편집자가 하는 말처럼 보인다.

 

[74]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보거나 진실되게 들은 갖가지 놀라운 것들을 그롤 쓰게 하지 않음으로써 그러한 것을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게 내버려둔다면, 너무나 커다란 죄악이 될 것이라고. (1장)

 

[74] 1298년 되는 해에 그는 바로 같은 지하감옥에 있던 피사의 루스티겔로님에게 이 모든 것들을 다시 서술하도록 한 것이다.(1장)

 

[77] 바로 그 전쟁으로 인해 어느 누구나 길을 나서면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엇고, 그들이 왔던 쪽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앞쪽으로는 안전하게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두 형제는 서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우리는 상품을 갖고 콘스탄티노플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거쳐 베르카의 영역을 우회할 수 있을 때까지] 동쪽으로 계속해서 가보자. 그러면 베니스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3장)

* 이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1492년이라 한다해도... 동쪽으로 계속가면 언젠가 자신이 떠나온 곳(여기서는 베니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그런 생각은 여러 사람들이 했었던 것이다.

 

[78] 이 사신은 그 나라에서는 라틴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을 보자 매우 신기해했다. 그는 두 형제들에게 “귀하들! 만약 당신들이 나를 믿는다면 굉장한 이익을 얻고 대단한 존경도 받게 될 것이오”라고 말했다. 두 형제는 만약 자신들의 능력으로 할 수만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그를 믿겠노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가신은 “귀하들! 타타르의 대군주께서는 아직 라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기에 그런 사람을 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소, 만약 당신들이 그가 있는 곳까지 나와 함께 간다면, 내가 말하건대, 그는 당신들을 매우 기쁘게 맞이할 것이고 극진하게 대접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해줄 것이오. 분만 아니라 당신들은 나와 함께라면 안전하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갈 수 있을 것이오”라고 말했다.(4장)

* 사신의 권유. 여기에서 대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오래된 이야기를 보면 어느 지역의 유지나 왕은 이방인(혹은 여행자)을 초청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다른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이렇게 풀고 견문을 이렇게 넓히는가 보다. 여기서 대칸도 그러하다.

 

[79] 니콜로님과 마페오님이 대군주에게로 오자, 그는 이들을 환대한 뒤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즐겁게 해주었다. 그는 이들이 온 것을 크게 기뻐했고 많은 것들을 물어보았는데, 먼저 황제들에 관해서 그들이 어떻게 군주권을 유지하고 정의로써 나라를 다스리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전투에 나가는지 또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6장)

* 6~7장 대군주가 물어보는 것들이니 중요한 것이리라.

 

[79]그는 교황에 관해 물어보고, 로마 교회가 하는 일과 라틴 사람들의 풍속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다.(7장)

* 6~7장 대군주가 물어보는 것들이니 중요한 것이리라.

 

[88] 그들이 대카안에게 보내는 교황의 서임장과 서한을 바치자 그는 매우 기뻐했다. 드음에 그들이 성유를 건네주자 그는 크게 즐거워하며 소중하게 받아들었다. 대카안이 젊은 청년인 마르코를 보고 누구냐고 묻자, 니콜로님은 “페하, 저의 아들이자 폐하의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대카안은 “그를 환영하노라”라고 말했다.(15장)

* 사신은 이렇게 행동하는가? 외교관은 이러한가 직접 보고 싶다. 그리고 겪어보고 싶다.

 

[89] 마르코가 매우 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된 대카안은 그를 6개월 이상이나 걸리는 곳에 사신으로 보냈다. 이 청년은 사신으로서의 임무를 훌륭하고 현명하게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근느 대카안잉 세게의 여러 곳으로 보낸 사진들이 돌아와서 파견된 일에 관해서만 말할 뿐 그들이 찾아갔던 지방들에 관한 다른 소식을 전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고 바보같고 어리석다고 하면서 사실 그가 듣고 싶은 것은 파견된 일 그 자체보다는 낯선 나라의 풍습과 관행과 신기한 일들이라고 말했던 것을 여러번 보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 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던 마르코는 사신의 임무를 띄고 가게 되었을 때, 대카안에게 다시 설명할 수 있도록 모든 신기한 것과 이상한 것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16장)

* 대카안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사람으로 마르코가 나타났구나. 다른 지역의 풍습을 궁금해하는 것은 임금의 중요 덕성인가 보다.

 

[90] 마르코님의 행동이 대카안을 얼마나 흡족시켰는지 그는 마르코님에게 축복을 내렸고 그를 소중히 여겨 항상 자기 근처에 두고자 했으니 다른 신하들이 몹시 속상해할 정도였다. 바로 이런 까닭으로 마르코님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그 나라의 일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는 그가 지금 까지 태어난 어떤 사람보다도 그 이상한 지역들을 두루 찾아다녔고, 또 그것에 대해 알려고 깊은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었다.(17장)

 

[91] 18장 니콜로님과 마페오님 그리고 마르코님이 어떻게 카안에게 출국의 윤허를 청했는가

.... 이 말에 그는 몹시 섭섭해 하면서 그들이 다른 무엇을 원한다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대카안에게 여러 번 윤허를 청하면서 진심으로 그에게 간청했다. 그러나 대카안은 그들을 너무나 아껴서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주위에 두려고 했기 때문에 세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허락을 내리려고 하지 않았다.(18장)

* 대체 얼마나 좋으면 곁에 두고 싶어한단 말인가. 나도 정말 좋은 사람은 어떻게든 곁에 두고 싶다. 더군다나 일을 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꼭 설득해서라도 그러게 하고 싶다.

 

1편 서아시아(20장~43장)

 

[113] “칼리프여! 그대는 어찌하여 이토록 많은 보물을 끌어모았는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 했는가? 그대는 내가 그대의 적이고 이처럼 많은 군대와 함께 그대를 넘어뜨리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지 못했는가? 그대가 그것을 알진대 어찌해서 기병과 용병들에게 보물을 나누어 주어 그대와 그대의 도시를 지키도록 하지 않았는가? 칼리프여! 이제 그대가 그토록 보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대에게 그것을 먹이겠노라.”(25장)

 

[118] “오 주교여! 이제 그대는 눈이 하나밖에 없는 구두쟁이를 찾아가라. 그리고 그에게 그 산을 옮겨달라고 부탁하라. 그러면 산이 당장에 옮겨질 것이리라”(28장)

 

[121] 이 기적(구두쟁이의 기도가 산을 옮긴 기적)은 여러분이 들은 것처럼 그렇게 일어났다. 마호메트가 그들에게 준 율법은 그들의 율법을 믿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떠한 해악을 가하거나 혹은 어떠한 것을 빼앗더라도 그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 만약 국가가 없었다면 그들은 더 많은 나쁜 짓을 행했을 것이다.(30장)

* 이 대목은 ‘국가’와 마르코 폴로가 위치한 곳에 대한 것과 역사에 대해 설명한 주석이 없다면, 마르코 폴로를 오해할 만한 소지를 주거나, 특정 종교에 대한 비난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역자와는 달리 종교의 폐쇄성, 배타성에 까지 부인하지는 않는다.

 

[124] 그 돌이 우물 속에 던져지자마자 타오르는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던져진 그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갑자기 거대한 불기둥이 우물구멍을 통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32장 여기서 그는 하나님을 신봉하게 된 세 동방박사에 대해 이야기하다)

*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이야기.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적어도 마르코 폴로는 진실이라고 믿었기에 구술했다. 많은 기적들이 전해지는 유형이 그러한 것 같다. 화자가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당시에 진실로 간주된다.

 

[136] 그곳은 태양이 매우 뜨겁기 때문에 굉장히 더워서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이다. .... 만일 그것을 마시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마시면 설사를 일으켜 완전히 배설하게 되지만, 그 뒤로는 몸에 좋아 살도 꽤 찌게 된다.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음식을 먹지 않는데, 그 까닭은 그들이 밀빵이나 날고기를 먹으면 탈이 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건강을위해서 대추야자와 소금에 절인 다랑어 같은 생선을 먹고 양파도 먹는다. 그들이 이런 음식을 먹는 것은 내가 방금 말한 것처럼 모에 탈이 나지 않기 위해서이다.(37장)

* 섭생이 중요한 것 같다. 마르코 폴로는 거리, 방위와 무엇을 먹고 사는지에 대한 기록을 꼭 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초반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서양에서 온 사람이라서 동양의 것이 이질적인 것이어서 그의 눈에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하고 말이다. 좁은 지역(자기 지역)에 오랫동안 산 사람은 자신의 풍습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세계여행을 여러 곳을 한 사람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풍습이 기이에게 느껴지지 않은 시점이 있다고 한다. 풍속이 다른 점들 속에서도 보편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더 이상 기이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김어준은 말했다.

 

[139] 이곳의 밀빵은 익숙해진 사람이 아니면 너무 써서 도저히 먹지 못할 정도인데, 그것은 물이 아주 쓰기 때문이다.(37장)

* 사막이 황량한 이유는 그곳에는 물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나 써서 일 것이다.

 

[139]38장 사람들은 어떻게 황량하고 메마른 지방을 지나가는가

이 사흘 거리 내내 거주지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온통 사막과 혹심한 가뭄이 있을 뿐이다. 먹을 만한 것을 아무것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동물도 있을 수 없다.(38장)

* 사막이 황량한 이유는 그곳에는 물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나 써서 일 것이다. 인생이 황량하다면 이와 비슷한 이유일 것 같다.

 

2편 중앙아시아(44장~74장)

 

[144] [....... 그토록 많은 즐거움과 우유와 포도주가 흐르는 작은 물줄기에 취해] 그들은 자신들이 정말로 천국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여인과 아가씨들은 하루종일 연주하고 노해하며 극도의 쾌락을 주면서 그들과 함께 있고, 그들은 그 여자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이 젊은이들은 자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되었기 때문에 결코 제 발로 거기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

‘노인’이 그들 중 누군가를 어떤 곳으로 보내 다른 사람을 암살하려고 하는 경우, 먼저 그에게 마음껏 마실 것을 주게 하여 잠에 곯아떨어지게 한 뒤 그들 자신의 궁전으로 데리고 온다. 잠에서 깨어난 이 젊은이들은 자신이 궁전의 성채 안에 있음을 발견하고 크게 놀라 상심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태까지 자기가 있었던 천국에서 자기 발로 떠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

‘노인’의 적이었던 많은 군주들과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이러한 부하와 암살자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덧은 모두 지금 말한 ‘노인’의 명령과 뜻을 수행하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현세를 경멸하며 주군의 적과 함께 죽기를 바라면서 자신을 내던졌기 때문이다. (42장)

* 42장 어떻게 ‘산상의 노인’이 암살자들을 완벽하게 순종하도록 만드는가

노인이 사용한 방법은 일종의 중독인 것 같다. 원초적인 욕구를 이용한 중독은 맹목적이 되는 듯 하다.

 

2편 중앙아시아 (44장~74장)

 

[155] 그곳의 왕이 사람을 시켜 그 산에 가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그것을 파도록 하고, 다른 누구라도 그 산에게 가서 발라시를 파내면 즉시 처형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는 또한 누구라도 그의 왕국에서 그것을 가지고 나가는 사람은 자신의 머리와 재산을 그 대가로 바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너무나 많은 양이 빠져나가면 그것은 그렇게 귀하지도 값지지도 않게 되기 때문이다.(47장)

* 희소성을 아는 왕인 것 같다. ‘욕망하기 때문에 가치가 올라간다.’

 

[168] 군대가 이 고장을 지나갈 때, 만약 그들이 적이라면 주민들은 처자식과 가축을 데리고 사막 한가운데서 2~3일 거리 떨어진, 물이 있고 가축과 함께 살 수 있는, 그들만이 알고 잇는 곳으로 도망간다. 더구나 여러분에게 말해두지만, 바람이 그들이 간 길을 모래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그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거니와, 아예 사람이나 동물이 그리고 간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런 방법으로 그들은 지금 내가 말한 적으로부터 피신한다.

만약 군대가 같은 편인 경우라도 동물들만 피신시키는데, 그것은 그들이 잡혀먹히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 군대는 자기들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 값을 치러주지 않는다.(56장)

* 전에는 대목에 밑줄을 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 글귀가 달리 보인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여 대하는 이 방법이 다른 시대에도 다른 장소의 사람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통하는 것 같다. 군대가 아니고 회사의 사람들에게나 친척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군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것을 가져가지만 하는 쪽이라면 가진 것을 숨긴다. 입사할 때 능력을 일부를 숨기는 것도 그러하고, 친척이 와서 돈을 꾸어달라고 할 때도 그러하다. 없는 것처럼 하는 것이 상책일 때가 있다. 아~ 이 각박한 세상.

 

[170] 사람들이 단언해 말하는데 그 사막에는 수많은 정령들이 살고 있어서 여행자들에게 놀랍고도 엄청난 환상을 불러일으켜 결국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간다는 것이다. 밤에는 이 사막을 거쳐 행진할 때 만약 누구든 잠을 자기 위해서는 혹은 다른 이유에서든 동료들로부터 떨어져 있다가 다시 동료들과 합류하기 위해 가려고 하면, 정령들이 마치 동료인 것처럼 말을 걸고 어떤 때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 길에서 벗어나 다시는 동료들을 찾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여러분들에게 말해두지만, 심지어 낮에도 정령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여러 악기, 특히 북소리와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은 매우 엄격하게 무리를 지어 다니는 데 익숙해져 있고, 잠이 들기 전에 자기들이 여행해야 할 방향으로 표시를 해둔다. 이 사막은 여러분이 들은 것처럼 이러한 방법으로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건넌다.(57장)

* ‘북소리와 악기소리, 무기 부딪히는 소리’는 몽골의 전쟁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몽골인들에게 이 말을 전해 들은 것일까? 당시의 몽골인들에게는(전쟁을 경험한 다른 민족에게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모르는 소리와 북소리와 악기소리는 곧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해석을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정령’들이 하는 일로 치부하는 것은 동서양이 모두 같은 것 같다.

 

[175] 그들은 조상들이 해준 이야기, 즉 자기 아내와 물건들로 나그네를 즐겁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우상이 매우 기쁘게 생각했고 그런 까닭에 그들이 생산하는 곡식과 지상에서의 노동이 곱절로 보상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그에게 전해주었다. 이 말을 들은 몽구는 “너희들이 수치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라! 가라! [그리고 너희 풍습대로 살면서 너희 아내를 나그네에게 보시로 선물하도록 하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59장)

* 위그르인들의 풍습. 마르코 폴로에게도 이건 좀 이상한 풍습이었던 모양이다. 이것을 구술한 것을 보면.

 

[179] 그것을 불 속에 던져넣고 한동안 놓아두면 그 수건은 눈과 같이 희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라만더 수건이 더러워지거나 얼룩이 묻으면 그것을 불 속에 넣고 한동안 놓아두어 눈처럼 희게 만든다.(60장)

* 석면에 대한 이야기. 불속에서 다시 희어지다는 것에 끌린다. 불새처럼 불속에서 태어나는 것마냥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멋진 일일 것 같다. 이것을 환상적인 이야기속에 넣고 싶다.

 

[191] 알타이(Altai),

부르칸 칼둔- 몽골인들이 성산으로 여기는 산

 

[192] 이 대카안들은 시신이 그 산으로 운구되는 동안, 심지어 그것이 40일 거리 정도나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도중에 부딪치는 모른 사람들은 그 시신을 옮기는 사람들의 칼에 베인다. 그러면서 그들은 “가서 저승에서 너의 주군을 섬겨라!”고 말한다. 그들은 정말로 자기들이 죽이는 사람들이 모두 저승으로 가서 주군을 섬긴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말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행한다.

 

[193] ... 그처럼 많은 수의 아내를 취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죽으면 큰아들은 자신의 생모가 아닌 한 아버지의 부인들을 아내로 삼는다. 또한 자기 형제가 죽으면 그 부인도 취한다.(69장)

* 유목민 혼인풍습은 생존과 관계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여성들의 생존. 차별이 있는 곳에서 특히나 여성의 바깥활동을 금하는 곳에서의 여성의 생활 속 생존은 혼인이 필요한 듯 하다.

 

[195] 그들의 조직은 내가 아래에 설명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여러분의 타타르의 군주가 전쟁에 나갈 때 10만명의 기병들과 함께 나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가 그 같은 원정을 어떻게 계획하는지 들어보라. 그는 10명, 100, 100명, 만 명마다 한 사람의 수령을 둔다. 따라서 그들은 단지 10명과 상의하기만 하면 되니, 만 명을 지휘하는 사람도 10명과 상대하고, 1000명을 지휘하는 사람도 10명하고만 상대한다. 여러분이 들었듯이 이렇게 해서 각자 자신의 수령에게만 책임지는 것이다.(70장)

 

[196] 장거리 원정을 갈 때 그들은 [잠잘 때 필요한 물건과 같은] 준비도구를 전혀 휴대하지 않는다. ..... 흙은로 빚은 조그만 토기도 휴대하는데 거기에다 고기를 요리한다. 비가 올 때 들어가 있을 조그만 텐트도 휴대한다.

 

[197] 그들은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고 [절대로 적과 뒤섞이는 법이 없다. 다만] 적의주위를 맴돌며 여기저기로 활을 쏘아댄다. 말을 얼마나 잘 훈련시켜놓았는지 마치 개가 그러듯이 신속하게 이곳저곳으로 방향을 바꾼다. 또한 그들은 추격당할 때 도망가면서도 싸우는데 마치 적과 마주보며 싸우듯이 능숙하고 완강하게 행동한다. 그들은 도망치면서 활을 들고 재빨리 몸을 뒤로 돌려 엄청난 화살세례를 퍼부어 적진의 말과 사람들도 죽인다. 적이 그들을 무찌르고 정복했다고 미덩T다가 도리어 많은 말과 사람들이 살해되어 패배하고 마는 것이다.(70장)

* 전투방식

 

[198] 한 사람에게는 죽은 아들, 아마 4년 정도 되었을지도 모른다-이 있고 또 한 사람에게는 죽은 딸이 있다면, 그들은 죽은 여자 아이를 죽은 남자아이에게 아내로 주어 혼인을 맺게 하고 그에 관한 문서도 만든다. ...... 이렇게 한 뒤 그들은 서로를 친척이라고 여기고 살아 있는 한 그런 관계를 유지한다.(70장)

 

3편 대카안의 수도(75장~104장)

 

[224] 그를 카펫에 말아 넣은 뒤 여기저기로 거칠게 끌고 다녀서 죽였던 것이다. 그를 이런 방식으로 죽이는 까닭은 황제 일족의 피가 땅에 흐르지 않기를, 그래서 태양도 공기도 그것을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80장)

* 대카안은 어떻게 나얀을 죽였는가. 타타르의 귀족 처형 풍습.

 

[227] 모든 사람이 숭배하고 존경하는 네 명의 예언자가 있다. 기독교도들은 자기네 신이 예수 그리스도라 하고, 사라센은 마호메트라 하며, 유대인은 모세라고 하고, 우상숭배자들은 여러 우상들 가운데 최초의 신인 사가모니 부르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넷을 모두 존경하고 숭배하며, 특히 하늘에서 가장 위대하고 더 진실한 그분에게 나는 도움을 부탁하며 기도를 올린다.(81장)

 

[228] [“만약 내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나 자신이 기독교도가 된다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 나의 신하와 백성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무슨 이유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의 종교를 믿게 된 것입니까? 폐하는 도대체 그에게서 어떤 기적과 덕성을 발견한 것입니까?’ 이 우성 숭배자들은 자신이 행하는 기적이 우상들의 성스러움과 덕성의 힘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내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그들 사이에 큰 소란이 일어나고 이 우상숭배자들은 자기의 기술과 비법을 사용하여 나를 쉽게 죽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너희들은 교황에게로 가서 너희들의 종교를 믿는 100명의 현자들을 짐에게 보내달라고 나를 대신하여 청원하라.”

.... 처음에 말했듯이 만약 교황께서 우리의 신앙을 포교할 만한 적절한 사람을 보냈더라면 이 대카안은 기독교도가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 현명한 군주의 종교에 대처하는 법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마르코 폴로는 기독교에 대해서 확신이 있는 듯 하다.

 

[234] 큰 아들의 이름은 훌륭한 칭기스 카안을 기리기 위해 친킴이라고 했다. 이 사람은 대카안이 되어 제국 전체의 군주가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죽어 버렸고 테무르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을 하나 남겼다. 이 테무르는 대카안과 군주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가 대카안의 큰아들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아가 여러분에게 말하건데 이 테무르는 현명하고 사려 깊으며, 이미 전쟁에서 여러 차례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83장)

*저자는 주석에 몽골제국의 역사는 장자라고 해서 대칸이 계승되는 것은 아닌데, 마르코 폴로는 테무르가 대칸이 될 것으로 단언했고, 그가 사람 보는 눈이 탁월했다고 묘사했다.

주석에는 쿠빌라이에게는 12명의 아들이 있고, ‘이렇게 볼 때 이들 가운데 일곱 명만이 지방의 이름이 명시된 왕호를 갖고 있어, 뒤에서 일곱 명의 왕자들이 광대한 왕국을 다스린다는 마르코 폴로의 주장과 일치한다.

 

[241] 친킴의 아들, 즉 내가 위에서 마땅히 군주가 될 것이라고 거명했던 그는 대카안이 되기에 합당한 모든 예절과 관습과 행동을 알고 행하는데, 그것은 대카안이 죽으면 즉시 가 군주로 선택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교서를 내리고 권위의 인장을 지니고는 있지만, 대카안이 살아 있는 한 그와 완전히 똑같은 권력은 행사하지 못한다.

*역사는 주석에 ‘폴로의 이 기록은 테무르가 황태자로 임명되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라고 기술했다. 마르코 폴로가 총명하다고 책의 서장에 나와있지만, 마르코 폴로는 사람사는 풍습뿐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을 읽는 눈이 정확했던 것 같다.

 

[242] 방형의 택지 주변에는 보행자 도로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도시의 모든 내부는 마치 바둑판처럼 방형으로 꾸며져 있고, 뭐라고 설명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답고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85장)

 

[244]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그가 전권을 휘두르는 것을 보게 되고, 또 어느 누구도 그에게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군주가 그의 말을 완전히 신임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글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신분이 높고 권력이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아크마트에 의해 사형에 처해져야 마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자신의 변호를 희망한다고 해도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감히 아크마트에 대항해서 말하려 하지 않고 누구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85장)

* 정치적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견문록이라고 이름 붙이기는에 너무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사회와 비추어가며 정치와 권력을 생각해본다.

 

[263] 만약 누군가 말, 칼, 새 혹은 다른 사물을 습득하여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으면 이 신하(블라르구치)에게 가져다 주지 않으면 도적으로 간주된다. 물건을 분실한 사람들은 이 산하에게로 가는데, 만약 그가 그것을 보관하고 있으면 주인에게 즉시 되돌려 준다. 또 이 시하는 언제나 모든 무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자신의 표지를 세우고 머무는데, 그것은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곧바로 자기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식으로해서 어떤 물건도 분실되는 일 없이 주인에게 되돌려지는 것이다.(94장)

 

[270] 96장 어떻게 대카안이 종이를 화폐로 사용할 수 있게 했는가

이 캄발룩시에는 대군주의 조페소가 있는데, 그것이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는 대군주가 완벽한 연금술을 행한다고 말하기에 충분할 정도이다.(96장)

 

[271] 이 모든 지폐는 대군주의 인장이 찍혀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마치 순금이나 순은인 것처럼 강력한 권위와 절차를 거쳐 제조된다. 이 같은 일을 책임지는 관리들이 화폐 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써서 표지를 남긴다. 모든 것들이 응당한 절차대로 이루어지면, 군주가 임명한 총책임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인장을 인주에 묻혀 화폐 위에 찍어서, 인주가 묻은 인장의 문양이 거기에 인쇄되도록 한다. 그러면 그 화폐에는 권위가 부여되는 것이다.(96장)

* 나라가 안정되면 왕이 권력과 권위가 미치는 곳에서는 화폐가 통용이 된다. 마르코 폴로는 종이화폐가 통용되는 것을 95장과 96장에서 상세하고 말하고 있다.

 

[272] 그의 지배를 받는 모든 사람들과 지역에서는 이 같은 지폐를 지불수단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데, 그 까닭은 그들이 어디에서든 상품이든 진주든 귀금속이든 금 혹은 은이든 모든 것을 사는 데 그것으로 지불할 수 있고 또 어떤 것을 사든 내가 말한 그 지폐를 지불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10베잔트에 해당하는 지페의 무게는 1베잔트에도 미치지 못한다.(96장)

* 나라가 안정되면 왕이 권력과 권위가 미치는 곳에서는 화폐가 통용이 된다. 마르코 폴로는 종이화폐가 통용되는 것을 95장과 96장에서 상세하고 말하고 있다.

 

[276] 전령은 이 역참들에서 400마리의 마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군주가 항상 거기에 배치시켜서 그가 어떤 곳으로든 전령들을 보낼 때 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기시키라고 명령한 것이다. (98장)

 

[276] 내가 언급한 각 지방으로가는 주요 도로들 연변에 25마을 또는 30마알마다 이 역참들이 설치되어 있다.(98장)

 

[278] 그들은 돌아가며 방울들이 달려 있는 커다란 혁대를 차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달리는 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3마일 이상은 가지 않는다. 3마일 지점에는 다른 사람이 그가 오는 소리를 멀리에서 분명히 듣고 완전한 분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도달하는 즉시 그가 갖고 온 물건과 발신자가 써준 조그만 표를 받아들고는 출발해서 두 번째로 3마일을 달려간다. 그리고는 앞사람이 했던 것과 똑같이 하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말하건대 대군주는 도보 파발꾼을 이용한 이런 방식을 통해 열흘 거리를 하루 낮과 밤 만에 주파하여 소식을 전하게 하다. (98장)

 

[280] 여러분은 한 도시에서 400필의 말을 역참에서 계속해서 내놓은 것이 아니라라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한다. 그들은 말이 지킬 것에 대비해서 한달에 200필만을 내놓고 그동안 다른 200필의 말은 살찌운다. 그 달이 되면 살찐 것은 역참에 내다놓고 다른 것들은 반대로 살찌우는 식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이다.(98장)

 

[288] 그들은 자연의 운행과 이치에 따라 일이 생겨날 수밖에 없지만 신이 거기에 약간의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해 각달에 일어날 모든 것들을 적은 조그만 책자를 많이 만드는데 그 책자를 타쿠이니라고 부른다.(104장)

*달력, 타크임

 

[290] 현재의 대카안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보다 더 만연해 있는 도박과 사기를 모두 금지시켜버렸다. 그는 그들에게 그것을 금지시키며 “나는 무기로 너희들을 정복했고 너희들이 갖고 있는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만약 너희가 도박을 한다면 그것은 내 것으로 도박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로부터 아무것도 빼았지 않았다.(104장)

 

4편 중국의 북부와 서남부(105장~130장)

 

[295] 그 길이는 거의 300보이고 폭은 8보이어서, 10명의 기사들이 나란히 서서 갈 수 있다. 그것은 잘 다듬어진 회색 대리석으로 기초가 잘 세워져 있다. 다리 양쪽에는 대리석으로 된 난간과 기둥들이 다름과 같은 모양으로 세워져 있다. 다리 시작 부분에 대리석 기둥이 세워져 있고, 그 기둥 아래에는 대리석으로 된 사자 한마리가 있으며 기둥 위에 또 한 마리의 사자가 있는데, 매우 아름답고 크며 아주 잘 만들러져 있다. 그리고 이 기둥에서 1.5보 정도 떨어져서 마찬가지로 두 마리의 사자가 붙어 있는 똑같은 기둥 하나가 세워져 있다. ....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되어 있는 이 다리는 너무도 아름답다.(105장)

* 나는 책에 삽입된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도 흑백이고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일테다. 실제로 보고 싶다.

[315] 나그네가 사흘동안 그곳에 머물며 그런 불쌍한 친구의 부인과 동침하는 일은 흔히 일어난다. 글리고 나그네는 자기가 집 안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시로 자기 모자나 다른 물건을 걸어놓는다. 그 집에 이 같은 표지가 보이는 한 주인을 절대로 집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117장)

(117장 여기서 그는 가인두 지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323] 타타르나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활을 쏘기 위해 (등자를) 짧은 것들을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야지만 말 위에서 몸을 꼿꼿이 일으켜 세워 활을 쏠 수가 있다.(119장)

 

[323] 어쩌다가 누군가 용모가 잘 생기고 점잖으며 또 모습이 수려한 사람이 이 지방을 지나가다가 그곳 어느 집엔가 유숙하게 되면 밤중에 독이나 다른 방법으로 그를 죽인다. 그러나 돈을 빼앗기 위해서 그를 죽이는 것이라고는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그가 지닌 훌륭한 외모와 좋은 품격, 그의 지식과 영혼을 자기 집에 남겨두기 위해서이다.(119장)

* 대부분이 집에 온 나그네를 죽이는 것은 돈때문이지 않나?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서는 돈이 인격이라고 하더라.

휼륭한 것을 자신이 갖기위해 살해한다는 건, 아주 원시적인 소유처럼 보인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이분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 같으니라구.

 

[325] 그들은 다른 사람과 거래해야 할 일이 있으면 둥그렇거나 혹은 네모난 조그마한 나뭇조각을 갖고 와서, 그것을 반으로 가른 뒤 한 사람이 그 반쪽을, 또 다른 사람이 다른 반쪽을 갖는다. 그들은 먼저 그 위에 눈금을 둘이나 셋, 혹은 원하는 숫자만큼 표시한 다음, 돈을 갚을 때가 되면 만나서 돈이나 다른 물건을 준 뒤 상대방에게 준 반쪽의 조각을 되돌려 받는다.(120장)

 

[327] 희생을 바치는 것을 비롯하여 모든 일이 끝나면 혼령은 그가 용서받았고 곧 치유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대답이 나오면 그들은 국과 술을 뿌리고 큰 등불과 향을 피우면서, 혼령이 자기들 편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아직 그 혼령에 씌워 있는 마술사와 무녀들은 양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즐기며 잔치를 벌인다. 그런 뒤에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병자는 금세 나아버린다.(120장)

* 토속, 민간신앙. 많은 경우 마음의 병은 관계 회복으로 치유되는 것 같다.

 

[331] 그들은 매우 현명하게 행동했는데.... 타타르들은 말들이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것을 보자 모두 말에서 내려 숲 속으로 데리고 가서 나무에 묶었다. 그러고 나서 활을 들고 화살을 당겨서 코끼리를 향해 쏘았다.

.... 코끼리들은 내가 이야기한 대로 거의 모두가 상처를 입게 되자 뒤로 돌아 국왕의 병사들이 있는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온 세상이 갈라지는 듯했다.(123장)

* 적의 가장 무서운 무기를 역으로 이용한 타타르인들. 이 이야기를 팟캐스트 삼국지에서 들었다.

 

[335] 그곳의 국왕이 자기가 죽은 뒤에 자신을 기념하고, 또 자신의 영혼을 위해 지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대카안은 절대 그것을 허물지 말라고 하면서 국왕이 계획하여 만든 그곳에 그대로 세워져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타타르인들은 죽은 사람의 물건에는 결코 손을 대지 않는다.(125장)

* 미엔지방의 풍습을 인정하는 대카안의 현명함이라고 해야 하나 타타르인의 전통이라고해야 하나?

 

[337] <문신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연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정도이다.>그들이 이것을 하는 이유는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이며, 문신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뛰어나고 멋있는 것으로 여긴다.(127장)

 

[339] 이 지방에는 사자에게 덤벼들 정도로 사나운 개들이 있는데, 두 마리씩 다니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제 여러분에게 사람 하나와 개 두 마리가 어떻게 커다란 사자를 죽이는지 이야기해 주겠다. 어떤 사람이 활과 화살을 차고 말을 탄 채 두 마리의 큰 개와 함께 길을 가다가 커다란 자라를 만나면, 사납고 힘이 센 개들은 사자를 보자마자 아주 용감하게 달려들고 사자는 개들을 향해 몸을 돌린다. 그러나 개들은 사자의 뒤꽁무니를 쫒아 뒤에서 달려들어 그 다리나 꼬리를 깨문다. 그러면 사자는 격렬하게 몸을 뒤틀지만 개들을 잡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개들은 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개들이 짖어대는 큰소리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길로 도망치다가 나무를 발견하면 거기에 등을 댄 채 개들과 마주 한다. 사자가 물러나면 개들은 계속해서 뒤에서 물어대기 때문에 사자는 이쪽저쪽으로 몸을 돌리기만 할 뿐이다. 사람이 이러한 장면을 보면 비로소 활을 들고 그 사자를 향해 한 두발이나 그 이상의 화살을 쏘아 사자를 쓰러뜨려 죽인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많은 사자를 잡는데, 그것은 사자가 두 마리 개를 데리고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으로부터 도저히 자기를 방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130장)

* 호랑이 사냥법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350] 이런식으로 해서(노파가 일러주는 대로 해서) 그들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든 찾아낸다. 분실물을 찾으면 사람들은 공손하고 열렬하게 우상에게 헌물을 바치는데, 아마 비단이나 금실로 짠 고급 옷감 1완척쯤은 될 것이다. 나 마르코도 잃어버린 반지를 이런식으로 찾은 적은 있지만, 우상들에게 헌물을 바치거나 경의를 표하지는 않았다.(134장)

* 이 대목을 읽다보니, 이 책에 마르코 폴로가 말해준 일화들은 그 지역에서 지역민들도 신기해하는 놀라운 것, 기이한 것이 될 가망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잃어버린 물건을 이런식으로 찾았다면 그것은 잊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이에게 전달할 가망성이 크다. 호기심 많은 관리나 이방인이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려 할 때, 그 지역민이 뉴스거리를 이야기해주고, 그 사람이 실제 그런 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기억에 남아서 전해지지 않을까. 만일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내게는 특이한 사건이라서 난 분명 블로그에 이 사건을 기록해 두었을 것이다.

5편 중국의 동남부(131장~157장)

 

[368] 대칸은 이 도시(카이주)에서 캄발룩에 이르는 수로들을 잘 정비하도록 했다. 또한 강과 강을 잇고 호수와 호수를 잇는 넓고도 깊은 아주 큰 운하들을 만들게 했다. 그것들은 마치 커다란 강처럼 보이는 데, 상당히 큰 배들이 그곳을 지나다니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만지에서 캄발룩시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육로로도 갈 수 있다 그 까닭은 이 같은 수로 옆을 따라 둑길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들은 그대로 수륙 양로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148장)

* 북쪽의 사막과 같은 몽골 지역에 비교하자면 이 도시 카이주의 수로는 신기한 것일 게다.

 

[376] [주요 운하와 주요 도로 위에 세워진 다리들의 아치가 얼마나 높고 또 얼마나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졌는지 그 아래로 배가 돛대를 접지 않고도 지날 수 있고, 그러면서 그 위로도 수레와 말들이 다닐 수 있으며, 거리의 높이도 다리의 높이에 맞추어져 있을 정도로 잘 지어져 있다.(152장)

* 항주의 다리들을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

 

[377] 상술한 광장에는 언제나 각종 야채와 과일들이 잇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한 덩어리에 10파운드나 나가는 엄청나게 큰 배가 눈에 띈다. 안쪽은 밀가루 반죽처럼 하얗고 매우 향기롭다. 제철이 되면 나오는 복숭아로는 황도와 백도가 있는데 아주 맛이 좋다. 이곳에는 포도나 포도주는 없지만, 아주 고급의 건포도가 다른 곳에서 수입된다.(152장)

* 항주는 물산이 풍부한 곳이구나. 얼마전에 읽은 [고양이 대학살]에서는 유럽의 민담들이 가난하고 배가 고파서 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으로 들어간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했다. 유럽 전역의 가난한 생활과 13세기 항주의 풍부함은 너무나 비교된다.

 

[378] 고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을 본 사람은 다 팔리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인데도, 그것들은 몇 시간 안에 모두 팔려 나간다. 왜냐하면 한 끼 식사에 고기와 물고기를 모두 다 먹을 정도로 고급스럽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152장)

 

[380] 만약 어떤 장인이 재산을 많이 모아 직업을 그만두고 싶어하고 또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면, 아무도 그에게 그 직업을 계속하라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대카안의 판단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가난해서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행운을 얻어 자기 직업을 수행하지 않고도 품위있게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면, 그가 원하지도 않은데 무엇 때문에 그에게 그 직업을 계속하라고 강요하는가? 신이 그에게 성공을 가져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그것에 역행한다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은 것이다. (152장)

* 일에 대해서 이런 사고를 하다니

 

[386] 대카안의 전령은 포장도로 위로는 말을 빨리 달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전령을 위하여 길 한쪽은 포장하지 않은 채 놓아두었다.... 주요 도로의 양쪽이 10보씩 돌이나 벽돌로 포장되어 있고, 그 중앙부는 작고 고운 자갈로 채워져 있으며, 거기에 빗물이 근처 운하로 빠질 수 있도록 움푹 팬 도랑을 만들어 놓아 길은 언제나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152장)

* 152장 항주에 대한 기술은 다른 장에 비해 많다. 마르코 폴로는 항주라는 대도시를 보고 그곳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샅샅이 말한다.

 

[393] 누구나 자기 이름을 위시해서, 부인과 자식과 노예들과 모든 집안사람의 이름을 자기 집 문에다 써놓는다. 또한 말을 얼마나 기르는지도 적어둔다. (152장)

 

[393] 여인숙을 경영하며 여행자를 재우는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 여인숙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름과 투숙한 월일을 기록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카안은 1년내내 전국적으로 누가 오고가는지를 알 수 있으니, 정말로 현명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관습이다.(152장)

[399] 만약 자연사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의 고기까지 아주 기꺼이 먹는다. 칼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경우를 매우 좋은 고기로 여겨 모조리 먹어치운다.(155장)

(* 155장 여기서 그는 푸주 왕국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마르코 폴로는 자신이 자라온 환경에서 하지 않은 그곳만의 특이한 풍승에 대해서 꼭 언급하는 것 같다.

 

[408] 이들 자기는 다름과 같은 흙으로 만든다. 즉 도시 주민들은 진흙과 부식토를 모아서 큰 둔덕을 쌓은 뒤 30~40년 동안 둔덕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놓아둔다. 그러면 오랫동안 둔덕에 쌓여 있던 흑은 변용되어 그것으로 자기를 만들면 청색을 나타내게 되는데,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좋은 광택과 아름다움을 보인다. 여러분은 그들이 흙을 모으는 것이 자신의 아들들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흙을 그토록 오랫동안 방치한 채 변용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 자신은 그것을 이용하여 이익을 보겠다는 희망은 갖지 않고 다만 그가 죽은 뒤 아들이 그 열매를 거두게 되는 것이다. (157장)

 

6편 인도양(158장 197장)

 

[416] 159장 여기서 그는 치핑구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곳에서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금이 나기 때문에 금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아무도 그 섬에서 금을 가지고 나오지 못하는데, 그것은 어떤 상인도 어떤 사람도 대륙에서 그곳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 그는 온통 으로 덮인 멋진 궁전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집이나 교회를 납판으로 덮듯이 금으로 씌워놓았다.

* 오사카 성에 대한 묘사인 것 같다. 동양 쪽에 황금의 나라가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한 구절?

 

[423]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야 그곳(만지)에 도달할 수 있는데, 겨울에 출항해서 여름에 회항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두 종류의 바람밖에 불지 않는데, 하나는 갈 때 이용하고 또 하나는 올 때 이용하며 각기 여름과 겨울에만 분다.(161장)

* (주석의 내용) 몬순성 계절풍. 중국에서 출발할 때는 겨울에는 편서풍을 이용하여 남쪽을 향해 항해하고, 여름에는 동남풍을 이용하여 북쪽으로 회항했다. 반면에 아라비아나 인도에서는 중국으로 갈 때는 정반대로, 여름에 출발해 겨울에 돌아왔다.

 

[438] 그들은 다양한 색깔의 비단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천 혹은 수건을 갖고 있는데, 그 길이는 3완척 정도이다. 그들은 상인들에게서 그것을 사서 보물처럼 진귀하게 여기면서 집 안에 있는 장대 위에 걸어두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가 진주나 보물이나 금은으로 만든 그릇을 보관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들은 그것을 어디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갖고 있는 것이며, 더 많이 또 더 아름다운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보다 품위있고 지체가 높은 것으로 여긴다.(171장)

*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사람이 천을 귀한 것으로 여기면 수집하다니... 좀 이상하다. 이건 좀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러면 인간의 속성을 알지 않을까.

 

[441] 대카안이 그곳에 사신을 보내 이 루비를 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만약 그것을 주면 그에게 한 도시에 버금가는 재화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왕은 그것이 자기 조상들의 것이므로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대답했다.(173장)

[445] 왕국에서는 좋은 보석들에 대해서 두 배로 값을 쳐두는 관습이 있다. 상인이나 그밖의 사람들도 그같이 좋은 보석을 손에 넣게 되면 기꺼이 궁정으로 가져가는데 그 까닭은 많은 돈을 보상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왕이 그렇게 많은 재산과 진귀한 보석들을 갖게 된 까닭이다. (174장)

 

[446] 또 한 가지 이 왕국에는 다름과 같은 관습이 있다. 왕이 죽으면 막대한 재산을 남겨놓았다 하더라도, 그의 자신은 어느 하나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리고 일허게 말한다. “나는 부왕의 왕국과 백성 모두를 갖게 되었다.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나도 재산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 나라의 왕은 조상들의 재산을 건드리지 않고 다름 사람에게 그대로 물려주면서 각자 자기 재산을 또 모으기 때문에 재산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174장)

* 이렇게 모아서 어디에 쓰나?

 

[447] 이 왕은 그들로부터 매년 2000마리 이상의 말을 사들이며, 그의 형제들 역시 그만큼 사들인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나면 아무도 100마리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마부도 없고 어떻게 말을 돌보아야 할지 몰라, 즉 관리를 잘못해서 모두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말들을 파는 상인들은 그곳에 마부들을 데리고 가지도 않고 그들이 가도록 내버려두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왕들의 말이 수없이 죽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174장)

* 소비되어 재구매가 일어나길 바라는 것은 상인의 속성인가?

 

[449] 이 가비 종족은, 즉 소가 죽으면 그 죽은 고기를 먹는 종족의 조상들이 바로 사도 성 토마스를 죽인 사람들이다. 가비라고 불리는 이 후손들은 어느 누구도 성 토마스의 유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 없다. ... 그 이유는 성스러운 유해의 능력이 그들을 그곳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 마르코 폴로는 자기 세계가 너무 강하다. 앞부분에서는 종교에 대해서 포용적이라고 보았는데, 일부 사례에서는 그렇지 않는 것 같다.

 

[451] <“저것 봐라! 오앙이 얼마나 법을 잘 지키는지!”라고 말했다. 왕은 그들에게 “이 엄정한 법을 만든 사람이 바로 난데 그것이 내게 안 좋다고 어겨서야 되겠는가? 아니다. 나도 남들처럼 그것을 지켜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 인도나 세일론에서 행해지는 관습

 

[452] 두 사람이 어떤 것을 거래하고 있다가 한 사람이 햇볕 아래로 나가서 그림자 길이를 재보고, 만약 그것이 그날 정해진 바로 그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리면 그는 즉시 상대방에게 “코이악이니 아무것도 하지 맙시다”라고 말하며 거래를 중단해버린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번 길이를 재본 뒤 그 시간이 지났음을 확인하면 “코이악이 지났으니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라고 말한다.(174장)

[453] 아들을 둔 사람은 누구나 그가 13세가 되면 즉시 음식을 빼앗고 집에서 멀리 내쫒아 버린다. 그렇게 하는 것은 이제 그가 자기 손으로 장사 같은 것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스스로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174장)

 

[458] 그들이 다이아몬드는 캐내는 또 다른 방법에 대해 말해주겠다. 그 계곡들은 어찌나 깊고 가파르고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는지 아무도 내려갈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그들은 고기 몇 조각을 잘라서 깊은 계곡 아래로 던지는데, 다이아몬드가 무척 많은 곳에 던지기 때문에 그것들이 고기에 박히게 된다. 그 산지에는 뱀들을 잡아먹으려는 흰색 독수리가 많이 살고 있는데, 그 독수리들이 계곡 깊은 곳에 떨어지 s고기를 보고는 날아가 그 고기를 낙아채 다른 장소로 갖고 간다. 독수리가 가는 곳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던 사람들은 독수리가 멈추어서 고기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재빨리 그곳으로 달려간다. 독수리는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을 보고는 겁을 먹고 고기를 놓아둔채 다른 고승로 날아가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은 고기를 빼앗아 거기에 박힌 여러 개의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는 것이다. (175장)

* 어려을 적에 본 ‘신밧드의 모험’이라는 만화에서 이 장면을 보았다. 애니메이션이 『동방견문록』에서 소재를 취해간 것인지 아니면 마르코 폴로가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이야기를 따온 것인지 궁금하다. 아니면, 마르코 폴로가 그곳의 풍습을 듣고 사실을 이야기해주어서 여기에 기록되었을지 모른다. 세상에 새로울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463-464] 여러분들에게 말해두지만 그들은 피부가 더 거은 사람을 덜 거은 사람보다 더 귀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 그들은 모든 신과 우상들도 검은색으로 그리거나 표현하지만 악마는 눈처럼 희게 나타낸다. 그들 말에 다르면 신과 모든 성인들은 검은색이고 악마는 흰색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식으로 그리거나 묘사하는 것이다.(176장)

* 얼룩말은 흰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것인가?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인가? 자신의 피부색, 어떤 문화권에 속한 사람인가에 따라서 답은 달라진다고 한다.

 

[468] “우리는 이 세상에서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또 이 세상에 나올 때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벌거벗고 다니는 것이다. 우리가 국부를 보이면서도 아무런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것은 그것으로 아무런 죄도 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성적인 쾌락이나 죄악을 범하지 않는 당신의 손이나 얼굴이나 신체의 다른 부위를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은 신체 일부분이 죄악을 범하고 성적 쾌락에 빠지기 때문에 그것을 부끄러워하여 옷을 입어 가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으로 아무런 죄를 짓지 않기 때문에 마치 손가락을 보이듯이 그것도 보이는 것이다.”(177장)

 

[472] “모든 사람이 죽는단 말인가?”

.....

노인이 늙었기 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이빨도 빠진 것이라고 대답했다.

죽는 것과 늙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왕의 아들은 왕궁으로 돌아가서 “악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 또 그를 창조한 사람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178장)

 

[473] 죽는 것과 늙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왕의 아들은 왕궁으로 돌아가서 “악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 또 그를 창조한 사람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아버지와 왕궁을 떠나, 아주 깊고 외딴 산중으로 들어가서그곳에서 일생을 정직하고 순결하게 살았고 극도로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정말로 그가 기독교도였다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위대한 성자가 되었을 것이다.(178장)

* (178장)의 이야기는 석가모니의 이야기다.

마르코 폴로는 어떤 사람인가?

 

[474] 이 우상 숭배자들은 그 산위에 있는 무덤이 내가 여러분에게 말한 그 왕자의 무덤이며, 그곳에 있는 이빨과 머리카락과 주발 역시 그 왕자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름은 사가모니 부르칸으로, 이는 성 사가모니라는 뜻이다.

사라렌 사람들 역시 순례를 위해 그곳에 많이 오는데, 그들은 그것이 우리의 첫 번째 조상인 아담의 무덤이며, 이빨과 머리카락과 주발도 아담의 것이라고 말한다. 여러분들도 들었다시피 우상숭배자들은 그가 최초의 우상아자 최초의 신이 된 그 왕자였다고 하고, 사라센들은 우리 최초의 조상인 아담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또 무엇을 하는 사람이었는지는 오로지 하나님만이 아신다.

* 사건 하나에 대해서 해석하는 것은 제각각의 인간의 몫이다.

 

[475] 그들은 누구나 그 주발에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음식을 넣으면 다섯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글을 보았다. 대카안은 그것을 시험해보도록 하여 과연 사실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178장)

 

[476]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친형제인 이 다섯 왕들 사이에 불화가 생겨나 서로 싸우려고 하면, 아직도 살이 잇는 그들의 어머니가 중재에 나서 싸우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아들들은 그녀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싸우려고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러면 그들의 어머니는 칼을 들고 나와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너희들이 이 싸움에서 물어나지 않는다면, 또 너희들이 서로 화평하지 않는다면, 나는 즉시 내 목숨을 끊고 말겠다. 그리기에 앞서 너희들에게 젖을 먹였던 유방을 내 가슴에서 도려내겠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그렇게 슬퍼하고 또 지극히 간청하는 것을 보고는 서로 화해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지만 그들은 어머니가 죽으면 필시 커다란 싸움을 일으켜 서로를 파괴시키고 말 것이다.(179장)

 

[480] 혼인은 다름과 같이 이루어진다. 그들은 사촌을 짝으로 맞아드리고, 아버지가 죽으면 그의 부인을 맞으며, 형제의 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한다. 인도의 모든 주민들은 이러한 관습을 갖고 있다.(180장)

 

[491] (다랑어를 묶어서 온종일 대양 한가운데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그들이 어디를 가든 기름은 물 위에 난 길처럼 자국을 뚜렷이 남긴다. 그러다가 만일 고래가 있는 곳을 지나가게 되거나 혹은 어쩌다가 고래가 다랑어의 기름냄새를 맡게 되면 고래는 이 작은 배가 지나간 곳으로 오개된다. ..... 더구나 고래는 다랑어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헤엄쳐온다.(190장)

* 고래사냥

 

[507] 그들이 기르는 동물, 즉 양과 소와 낙타와 망아지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아 먹고 있는데, 그 까닭은 그 지역 어디에도-심지어 시골에도-풀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곳은 지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다. 동물들이 먹는 매우 작은 물고기는 3월,4월, 5월에 놀랄만큼 많이 잡힌다. 사람들은 그것을 말려서 집안에 두었다가 1년 내내 동물에게 먹이로 준다. 동물들은 물에서 막 잡아올린 물고기를 산 채로 먹기도 한다.

매구 크고 좋은 물고기들이 많고 값도 굉장히 싸다. 그들은 물고기 비스킷을 만든다. 물고기를 무게 1파운드 정도로 작게 길리로 자르고 나서 그것을 햇볕에 말린 뒤 집안에 보관해두고, 비스킷처럼 1년 내내 먹는다.(194장)

* 아덴지방의 풍습. 초식동물이 물고기를 먹는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어떤 동물이 육식이냐 초식이냐는 사는 환경에 따라서 인 것 같다.

 

7편 대초원(198장~232장)

 

[513] 그(카이두)는 무엇보다도 카타이 지방과 만지 지방에서 자신의 몫을 달라고 요구했었다. 대카안은 그에게도 다른 아들들에게와 마찬가지로 기꺼이 몫을 주겠다고 하면서, 다만 그런 것을 요구할 때에는 항상 궁정으로 와서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카안은 다른 아들이나 신하들이 하는 것처럼 그도 자신에게 복종하기를 바랐다.(198장)

 

[514] 그들이 어떻게 전쟁터로 나가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그들은 명령에 따라 각자 60대의 화살을 갖고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데, 그 가운데 30개는 짧은 것으로 멀리에서 적을 쏘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30개는 긴 것으로 끝에 굵은 쇠촉이 달려 있으며 근거리의 적의 얼굴이나 팔을 관통시키기 위한 것인데, 그것을 활시위를 끊어버리기도 하며 커다란 피해를 입힌다. 그들을 화살을 다 쏘고 나면 칼이나 몽둥이를 손에 들고 휘두른다.

 

[517] 영측은 평원에서 전열을 갖추고 준비를 마친 뒤 북소리가 울리기만을 기다렸다. 타타르들은 군주의 북소리가 울리기 전에는 결코 전투를 시작하지 않고, 그 소리가 울려야만 전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타타르들은 북소리가 울릴 때까지 전투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면서, 이현 악기를 민첩하게 연주하고 노래하면서 사기를 높이는 관습을 갖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관습 때문에, 도열하여 북소리가 울려 전투가 들어가기를 기다리던 그 사람들은 듣기에도 신날 정도로 노래하고 연주도 했다.(198장)

* 긴장을 푸는 것일까, 흥분시키고 사기를 높이려는 행위일까?

 

[520] 이 처녀는 어찌나 용감한지 그 나라 안에 그녀를 거꾸러뜨릴 만한 젊은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그들을 모두 거꾸러뜨렸다. 왕인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시집 보내기 위해 남편을 찾아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그러기를 원치 않으면서, 자신을 힘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남편으로 맞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부왕은 딸에게 마음에 드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특권을 인정해 주었다.(200장)

 

[520] 그녀가 곱고 예쁘기만 하면 설사 귀족이 아니더라도 부인으로 맞아들인다. 그들은 어떤 씨족이나 가족도 여자에게서 이름을 따는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서만 따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누구는 베르다의 아들이다 혹은 마리아의 아들이다 하는 식이 아니라, 피터의 아들이다 혹은 마르틴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아내를 맞이할 때 귀족 출신의 여자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냥함과 미모를 갖춘 여인을 구하는 것이다. (200장)

* 남성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는 보지 않고, 상냥함과 외모만 보는구나. 현대에도 그러한가?

 

[542] 타타르들은 망아지가 딸린 암말을 데리고 그곳으로 가서, 망아지를 그 입구에다 놓아두고 들어간다. 그 이유는 암말이 사람보다 더 길을 잘 찾아서 자기 새끼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타타르들은 이런 식으로 암말을 타고 와서는, 망아지를 밖에다 놓아두고 주민들이 갖고 있는 것들을 약탈한다. 타타르들이 약탈을 다 마치고 나면, 암말들은 망아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데 길을 아주 잘 찾아간다.(217장)

(* 217장 여기서 그는 암흑의 지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544] 러시아는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며, 그것은 매우 견디가 어려운 정도의 추위이다. ..... 마치 우리가 병원을 세우듯이 그곳의 귀족이나 권력자들은 자선행위로 온실을 많이 설치해놓았다.(218장)

(* 러시아 지방과 그 주민들)

 

Ⅲ. 내가 저자라면

1. 책의 구성에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서

『동방견문록』의 목차는 각장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원본에서도 그러한지는 모르겠다. 번역본에는 232개의 장에 각 장이 무엇을 기술한 것인지 제목이 붙어 있다. 각장의 제목은 대체로 지명을 위주로 했고, 전 장에서 ‘다음은 ○○○에 대해서 말하겠다.’라는 것에 따라 이름붙여졌고, 그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역자는 편의상 8개의 파트로 나누어 지역별로 묶었는데, 이는 저자가 나눈 것이 아니라, 역자들의 일반적인 파트 나누는 것을 따랐다. 이중에 ‘인도양’편은 일본과 아라비아반도까지 포함하고 있어 현재의 지리 상식으로는 제목을 ‘인도양’으로 붙이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마르코 폴로는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지역은 중인도로, 현재의 인도를 대인도로 이해하고 구술하고 있어 이 제목에서 마르코 폴로의 일부를 엿보기도 한다.

 

구술을 그대로 적었다라고 서편에서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의 구성은 마르코 폴로의 구술순서를 따르는 듯이 보인다. 그것으로부터 추정해 본다. 구술 순서가 여행순서일 것이라고. 그것이 무엇인가를 기억해서 말하기에는 쉬운 방법처럼 느껴진다.

 

2. 『동방견문록』에 대한 찬사와 흥미에 대하여

이 책이 13세기 유럽에서는 세계에 대하여 탐험의 욕구를 불러들이고, 세계정복의 욕구를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하는 하나, 현재를 사는 나로서는 찬사만큼 흥미가 일지는 않는다. 8개로 나눈 파트 중에서 6편인 ‘인도양’ 부분에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일지만 4편과 5편 중국에 대한 서술에서는 조금 지루하다. 호기심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싶겠지만, 그것은 이미 대충 알아버린 세계에 대한 서술이었기 때문이라고 위로를 하고 싶다. 고전 독법에서 이야기한 시대를 배제한 채 현재의 눈으로만 고전을 대할 때 갖는 오류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한다.

 

내 개인적은 한계로(상상력이 좀 부족하여) 마르코 폴로가 이건 믿을 수없을 만큼 신비하다라든가 커다랗다고 하는 것들이 좀처럼 놀라운 것이 아니다. 말그대로 상상력이 부족하여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 이 책은 주석이 매우 상세하다.

주석이 매우 상세하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펴낸 『동방견문록』은 다른 출판사의 것에 비해 두께가 2배정도 된다. 다른 출판사의 책들도 비교해 보았을 때, 본문의 내용에서 생략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책은 같은 구성을 사용하고, 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출판사의 것보다 두꺼웠다. 역자가 기술한 『동방견문록』에 대한 해설을 뺀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분량이 주석으로 포함된 것이다. 이 방대한 주석을 통해서 역자는 저자를 도와서 지도를 대신하기도 하고, 당시의 시대상을 이야기하고, 원나라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도 한다.

(아쉬운 점)

그러나, 지도와 주석이 없이는 마르코 폴로가 서술하는 곳이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곳이 많아서, 역자를 졸졸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자인 마르코 폴로를 접하기 전에 먼저 분석해서 설명하는 역자를 먼저 만나버린다.

 

각 장의 제목으로 지명을 언급할 때 원본의 발음을 따라서 기술한 것으로 보이는데, 주석에 지명을 넣은 것보다는 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명을 옆에 써주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치핑구’라는 지명이 들어간 제목보다는 ‘재팬’이나 일본이란 지명은 들어간 각장의 이름을 써주는 것이다. 각 장을 읽는 동안 그 장의 제목을 기억하기 쉽도록 말이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은 금새 잊힌다. 읽는 동안에도 기억하지 못할 지명이라면 읽고나서도 분명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4. 저자가 지역마다 언급하는 것에는 일관됨이 있다.

저자는 각 지역이 어느 방향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다른 지역과 연관시켜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역민의 생업과 특기할만한 풍습, 세금, 종교, 특산물, 길, 여행자를 대하는 것 등에 대해서 서술한다. 특산물은 단순이 많이 난다. 수량이 얼마이다가 아니라, 화폐(금이나 은)와 연결하거나, 소비량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Ⅳ. 제나두를 찾아서

『동방견문록』3편 ‘대카안의 수도’ 첫 부분에 언급되는 대칸의 여름수도 상도(上都)에 대한 주석에 ‘자나두(Xanadu)'라는 설명이 나와 있어 찾게된 것이다. 코울리지의 시에 묘사된 이 곳은 동양에서 말하는 이상향, 도원경과 같은 곳이다. 『사자같이 젊은 놈들』에서 환상적으로 묘사되어 어떤 시인지 궁금했었다.

 

 

쿠빌라이 칸

-코울리지

 

쿠빌라이 황제는 상도에

웅장한 환락궁을 지을 것을 명했다.

그 곳엔 거룩한 강 알프가

인간으로는 측량할 수 없는 동굴을 통해

햇빛없는 바다로 흐르고 있었다.

5마일의 두배나 되는 비옥한 땅이

성벽과 탑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거기엔 구불구불 흐르는 시냇물로 빛나는

정원들이 있었고, 많은 향나무들이 꽃피어 있었다.

여기 숲들은 언덕들만큼이나 오래 묵은 것들이고

양지 바른 녹지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러나 오! 삼나무 숲을 가로질러

푸른 산 아래로 기울어진 저 깊은 기이한 대지의

갈라진 틈! 황량한 곳! 언제나 이우는 달 아래

악마 - 연인이 그리워 울부짖는 여인이 드나들던 곳과 같이

신성하고 마력을 지닌 장소!

끊임없는 격동이 들끓는 이 갈라진 틈으로부터

마치 이 대지가 가쁜 숨을 쉬듯

거대한 분수가 시시각각 분출되었다.

그 빠르고 단속되는 분출속에

튀는 우박처럼, 혹은 타작하는 사람의 도리깨에 맞은

겨가 많은 곡식알처럼 거대한 암석 파편들이 튀었다.

이 춤추는 바위들 속에 단번에 그리고 끊임없이

그 것은 시시각각 거룩한 강을 던져 올렸다.

미로와 같이 구불구불한 5마일을

이 거룩한 강을 숲과 골짜기를 통해 흘러 가다가

이윽고 인간으로서는 측량할 수 없는 동굴에 이르러

생명 없는 태양으로 요란하게 가라 앉았다.

이 소란 속에서 쿠빌라이는 멀리서 들었다.

전쟁을 예언하는 조상들의 목소리들을!

환락궁의 그림자가

물결의 한가운데서 떠서 흘렀다

거기 분수와 동굴로부터

혼합된 가락이 들려 왔다.

그것은 진귀한 기적이었다.

얼음의 동굴이 있는 양지바른 환락궁!

 

 

달시머를 든 한 소녀를

한번은 환상중에 나는 보았다.

그 것은 아비시니아 아가씨,

그녀는 달시머를 켜며

아보라 산을 노래했다.

내 마음속에 내가 그녀의 연주와

노래를 되살릴 수만 있다면

너무나도 깊은 환희에 잠겨

높고 긴 음악으로

나는 지을 수 있었으리라 공중에 저 궁전을,

저 양지바른 궁전을! 저 얼음의 동굴을!

음악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거기서 그 것들을 보고

모두 외쳤다, 주의하라! 주의하라!

그의 번쩍이는 눈, 그의 나부끼는 머리칼!

그의 둘레에 세겹으로 원을 짜고

거룩한 두려움을 느끼며 두 눈을 감아라,

그는 감로를 먹었고

낙원의 밀크를 마셨으니.

 

Ⅴ. 두 번 읽기에서 이전과 달랐던 점

『동방견문록』을 두 번째로 읽었다. 처음에 밑줄을 그은 부분들이 대부분 흥미로운 것이긴 했지만, 이번에 읽을 때 추가한 부분이 많다.

이번에 새로 추가한 부분은 풍습에 관련된 부분이 많다. 그것을 나름대로 해석해보고자 했다. 왜 마르코 폴로는 그 풍습을 구술하였을까를 말이다. 아마도 그에게는 특이한 풍습이어서 그렇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또한, 마르코 폴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감상을 극도로 자제하여 구술하였지만, 풍습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하였다. 특히나 나느네를 집에 머물게 하는 풍습, 전쟁, 사냥방법, 진주를 체취하는 법, 다이야 몬드를 체취하는 법, 고래 잡는 법등을 순서대로 자세히 묘사했다. 나는 이점이 흥미로워서 밑줄을 긋고 이곳에 옮겨적어 두었다. 이것들을 옮겨 적으면서 마르코 폴로는 정말로 세계를 기술하려 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각 지역은 기후와 환경, 생산물들이 달라서 사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물자가 풍부한 항주가 있는가 하면, 풀이 전혀 나지 않아서 물고기를 잡아서 말려 두었다가 그것으로 초식동물의 먹이로 쓴다는 지역도 있다. 마르코 폴로가 구술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일이다.

 

또 하나의 마르코 폴로의 매서운 눈이 돋보이는 것은 정치나 권력에 대해서 구술한 것들이다. 테무르가 권력을 승계할 것을 짐작한 것을 미리 알았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산상의 노인이 어떻게 사람들을 환상에 중독시켜서 암살자로 만드는지, 권력자 아크마트가 어떻게 최고의 권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구술한 것들이다. 이 대목들을 읽다보면 마르코 폴로는 인간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힘의 작동원리를 읽어내는 것이 아닐까하고 짐작한다. 대카안이 마르코 폴로가 총명한 인물임을 알고 6개월 이상 걸려서 수행해야할 사신의 임무를 그에게 부여한 것도 이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그는 대카안이 원하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그들의 일행을 떠나 보내고 싶어하는 않는 대카안의 마음도 헤아려서 적절한 구실을 대서 사신임무를 맡아서 귀환했다. 마르코 폴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감상이나 자질구레한 설명은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을 읽으면서 독자 자신이 마르코 폴로가 된 듯이 상상하다 보면, 그가 구술한 풍습, 사건, 방식으로 드러나는 세계 못지 않게 보이지 않는 세계의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IP *.39.145.7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2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하) [2] 학이시습 2013.04.01 2881
1391 비에트가 들려주는 식의 계산 이야기 _ 나소연 지음 [1] 세린 2013.04.02 4039
1390 고양이 대학살 한정화 2013.04.02 4433
1389 #49_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엘리슨 베이버스톡 서연 2013.04.08 4528
1388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하,두번읽기) 학이시습 2013.04.09 5153
» 동방견문록 (두번 읽기) file 한정화 2013.04.09 2804
1386 2-2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두번읽기) - 진 시노다 볼린 file 콩두 2013.04.11 3206
1385 #50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1] 서연 2013.04.21 4249
1384 2-3 익숙한 것과의 결별 - 구본형 콩두 2013.04.23 3229
1383 [2-3]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한정화 2013.04.23 2449
1382 49.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_에너 퀸들러 지음 한젤리타 2013.04.30 2964
1381 [2-4] 코리아니티 file 한정화 2013.04.30 1810
1380 #51_김수영을 위하여 , 강신주 천년의 상상 [2] 서연 2013.04.30 5260
1379 (No.1) 구본형 [익숙한것과의 결별] 생각나무 - 9기 서은경 file [7] tampopo 2013.05.05 3698
1378 ds#1 -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낯선 곳에서의 아침 [3] 버닝덱 2013.05.05 2274
1377 #1. 낯선 곳에서의 아침 / 구본형 [1] 쭌영 2013.05.06 1890
1376 #1. 익숙한 것과의 결별 / 구본형 [1] 쭌영 2013.05.06 1887
1375 (No.2) 구본형 [마흔세살에다시시작하다] 휴머니스트-9기 서은경 file [2] tampopo 2013.05.06 2509
1374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낯선 곳에서의 아침 [4] 오로라 2013.05.06 2072
1373 <낯선 곳에서의 아침>외 1권 -(최재용) file [3] jeiwai 2013.05.06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