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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23시 25분 등록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1주차(13.5.6)

,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 “ 낯선 곳에서의 아침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 소개를 기존에 작성해 놓았던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시점의 차이로 인해 내용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소주제를 추가하였다. 앞으로 한달 같은 스승님에 대한 책으로 진행될 레이스이니,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보고자 한다.

 

저자 : 구본형,

변화경영전문가. 나이 58, 충남공주 출신. 글로벌 기업 IBM 경영혁신팀장, 말콤볼드리지 모델 국제심사관.

1997년 그의 첫 책을 썼고, 그 후 2권의 책을 더 쓴 후 조직과 아름다운 결별을 한다. 그가 지금까지 쓴 저서는 아래와 같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1998)

낯선 곳에서의 아침(1999)

월드 클래스를 향하여 / 떠남과 만남(2000)

그대스스로를 고용하라 /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2001)

사자 같이 젊은 놈들(2002)

내가 직업이다(2003)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일상의 황홀(2004)

코리아니티(2005)

공익을 경영하라(2006)

사람에게서 구하라 / 아름다운 혁명공익 비즈니스(2007)

세월이 젊음에게(2008)

더 보스쿨한 동행(2009)

필살기(2010)

깊은 인생 /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사자같이 젊은 놈들 개정판) (2011)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2012)

 

< 평범한 직장인에서 대한민국 대표 1인기업가로….. >

찰스핸디가 말한 코끼리와 벼룩, 그는 벼룩으로서의 삶에 성공했고 이의 달콤한 과실을 따 먹으며 인생을 유유히 즐겨가고 있다. 서강대학교 역사학과를 나와 대학원을 다니다가 글로벌기업 IBM에 취업하게 된다. 좋은 직장이었다. 연봉도 높았고 80년대 대한민국 기업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복지시스템도 갖추었다. 하지만 조직은 그와 맞지 않았다. 제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인정받는 조직이었다. 회사 내에서 성공(임원이상의 승진)을 하려면 반드시 영업직을 거쳐야 했고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야 했다. 내성적인 그는 그런 조직의 무게중심에 맞지 않았다. 몇 년간의 영업부서 생활을 접고 경영혁신팀으로 옮기게 된다. 경영혁신팀은 그와 잘 맞았다. 입사 11년차에 회사생활의 전환점, 지금 돌이켜보면 생의 전환점을 만나게 된다. 말콤볼드리지 국제심사관으로 발탁된 그는 변화경영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는 변화경영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로 했다. 그 전까지 그는 조직에 속한 조직구성원이었지만 그 이후 그는 1인기업가로 일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변화경영에 몸을 담고 오랜 휴가를 통해 단식을 한다. 단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몸을 극한의 상태로 만든 그는 어느 날 아침 그의 얼굴을 비추는 햇살을 느끼며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일어난다. 할 것이 없었다. 무얼 해야 할 지 모르던 그 문득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변화경영전문가가 되고자 했던 그는 이를 글을 통해 담아보고자 했다. 그리고 매일 새벽 2시간 책을 쓴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조직에 적용해왔던 그의 노하우를 담아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쓴다. 1년여의 시간 동한 1권의 책을 냈고 그 책은 예상 외의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게 2권의 책을 더 낸 뒤 그는 조직에 몸담기를 그만하고 자신만의 자유로운 삶을 살기로 한다. 그러기를 13, 그는 대한민국 대표 1인기업가이자 변화경영사상가가 되었다.

<22시간>

구본형의 하루는 22시간이다. 그는 십수년 간 새벽 2시간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그 시간은 모든 다른 시간 위에 있다. 그는 그 시간이 글을 쓴다. 매일 2시간씩 1년간 쓰면 책 한 권이 나온다. 십수년간 그렇게 해왔고 공저를 제외하고도 그 간 나온 책만 스무권이 넘는다. 그의 하루는 앞으로도 22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쓸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수십권의 그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바라기 힘든, 나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의 하루 22시간에 대한 개념, 즉 하루 2시간 자신만의 시간 확보는 말콤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과 맞물려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실제 그의 연구소 프로그램 중에는 단군의 후예라는 하루 2시간 자기만의 시간확보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현재 9기까지 배출하고 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만들어가고 있다.

< 사람 >

그의 생에서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젊은 시절 존경할만한 은사 한 분을 보고 과를 택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 시절 공부하는 내용들, 특히 혁명사는 그의 변화경영전문가로서의 독특한 위치를 구축하게 해주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는 경영학에 인문학을 접목시킨 대한민국 최초의 작가가 되었다. 그는 이제 그 반대편에서 많은 사람들의 스승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냥 스승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스승 제자가 존경하고 제자를 존경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무뚝뚝하고 말없어 보이는 그가 오랜 기간 동안 제자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진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변화 >

그의 전문분야는 변화경영이다. 조직의 변화도 포함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변화경영, 자기경영, 자기혁신 쪽에 가까운 듯 보인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를 멘토로 삼고 있다. 변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구본형 스스로도 매일 매일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그를 역할모델로 삼고 있다. 그의 이런 변화에 대한 열망은 바이러스와도 같다. 그가 양성하고 운영하는 변화경영연구소와 그 안의 연구원들도 변화를 추구한다. 조직구성원에서 독립된 주체를 꿈꾸고 평범한 어제에서 비범한 오늘과 내일을 꿈꾸며 변화를 추구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운영하는 변화경영연구소를 중심으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배출한 연구원들은 자신만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개인의 변화를 도와주는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단군의 후예’,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나침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등 매해 개인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1인기업가를 지원하는 카페 살롱9’를 오픈하여 매주 화요강좌’, ‘목요 아카데미등 인문학강연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예비)1인기업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연구소와 연구원들은 변화하고 있고 점점 진화하고 있다. 그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그의 연구소는 살아있는 세포다.

<신화>

요즘 그의 화두는 신화이다. ‘변화와 오래된 이야기 신화와는 별로 닮아 보이지 않는다. 그의 이러한 관심을 다소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꽤 되는 듯 하다. 과거 그가 변화경영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할 때는 이론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상당했다. 많은 경영서들이 참조되었고 인용되었고 재해석되었다. 그는 변화경영전문가였다. 그리고 지금은 스스로는 변화경영사상가로 부른다. 전문가에서 사상가로의 전환이 그가 신화를 화두로 잡은 이유다. 그는 신화를 인류의 원시적 사유방식이자 무의식이고 상징으로 본다. 그가 신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변화라는 기능사상으로 전환시키기 위함이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신화 속에는 우리 삶에 자리하고 있는 본능 또는 원시의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명은 원시를 품고 있다.” 그의 책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인용된 이 문구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이런 신화에 대한 관심과 사상가로서의 전환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그는 별이 되었다. 성공적인 인생 2막을 뒤로하고 인생 3막을 시작하려던 차였다. 신화에 대한 그의 세번째 책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결국은 완성되지 못하였다.

 

< 죽음 >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온전히 나를 바쳐 기쁘게 참여한 인생이었으니. 그러나 죽음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다.  침대에서 오래 있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치명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면 나는 스스로 먹지 않을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그대는 억지로 먹이거나 영양분을 주사하지 말기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사랑했기에, 이제 이것으로 되었기에. 그대를 위해 낯선 곳에서 불을 밝히고 미리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2010 4월 그의 칼럼)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 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을 그래서일 것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중에서)

 

2013 4 13일 저녁 8시 즈음. 구본형 시처럼 살다가 시처럼 떠나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그는 글귀

 

- , 구본형의 변화이야기(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1. 자서전이란 다른 사람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내가 살았던 삶이며 동시에 내 속에 있는 그들의 삶이었다. 나는 이러한 깨달음이 바로 인간에 대한 성찰의 확대라고 믿었다. (1)

2.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나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평범한 개인에게 있어 개인사의 편찬은 본인의 과제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2)

3. ‘나에 대한 이야기(me-story)’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기록이다. 즉 내 인생의 다음 장면을 그려보기 위한 시도이다.(2)

4. 평범한 개인의 미시사(微視史) 는 본인이 남기지 않으면 유실된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없다.(3)

5. 무엇이 되었든 개인의 역사는 스스로에 의해 편찬되어야 한다.  이것이 군중 속에서, 군중으로, 흔적없이 매몰되는 자신을 잊지 않는 길이다.(3)

6. 이 책은 놀이며 유희다.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고 욕망에 대한 절제다. 못 가본 삶에 대한 질투다. 그동안 배운 학습의 노트며, 읽었던 책들의 주석이다. 자전적 소설이고, 소설적 자전이다. 지나간 삶에 대한 파괴고, 앞으로 살 삶에 대한 창조다. 나의 운명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려는 실험이다.(12)

7. 과거는 늘 엄격하고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적 감옥이기도 했다.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내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였다. 사면서 나는 어러분 죽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나야 한다.(13)

구본형 선생님은 자신의 나이 50세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썼다. 나는 일기와 비슷한 life log note를 쓴지 약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그전까지의 내 역사는 오로지 나의 기억 속에만, 그것도 어렴풋이 또는 단절되어 남아 있다. 후회된다. 나의 지난 시간들이 어딘가 깊숙한 곳에 뭍여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제 나는 나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기록함으로써 불멸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내가 원할때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오래된 앨범처럼 나의 생을 그렇게 기록하고 싶다. 나는 내 나이 마흔이 되는 날, 또는 마흔 세살이 되는 날 나의 이야기(me-story)를 쓰고 싶다.  그처럼 나의 역사를 정리하고 싶다.

■ 1장 지난 10

8. 흰 구름 뜬 하늘 너머 바람에 섞인 가을은 탐스럽고 풍요롭다. 문득 산다는 것이 햇빛처럼 즐거워졌다. 나는 한 개의 빛의 입자처럼 춤을 추고 싶었다.(17)

9. 그러나 아름다운 절정을 살짝 지나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마흔은 한 움큼 잡히는 옆구리 살에서 시작한다. 술 취한 다음날 아침이 괴로워지고 숙취가 길어지면 마흔도 익어간다. 읽기 위해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고 신물을 점점 멀리 보내면서 마흔의 황혼기로 접어든다. 조금씩 내려앉는 잇몸, 새벽 2시의 불면증, 당혹스러운 건망증, 우두둑거리는 어깨관절뼈 소리를 들으며 어느덧 마흔아홉이 자니간다. 40대의 10년은 이렇게 저문다.(18)

10. 육체는 쉽게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명은 힘줄처럼 질기다 그러나 육체 역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안으로부터 비대해지고 느슨해진다. 모든 것의 궤멸은 늘 내부로부터 온다.(18)

11. 어쨌거나 고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독은 비 같은 것이다. 식물을 밤 사이에 자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20)

12. 불면은 내게 또 다른 고독을 즐기게 해주는 방법이다. 단지 내 스스로 불면을 찾아가지는 않는다. 이놈이 찾아오면 맞아줄 뿐이다. 나는 자신이 있다. 동물은 자신의 신체가 견딜 수 있을만큼은 반드시 자도록 만들어졌으니까. 이것 역시 마흔이 넘어가면서 터득하게 된 불면에 대한 내 식의 처방이다.(21)

13. ‘장미여관은 만만한 것 하나 없는 현실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별 노력 없이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드라마의 현장이다.(21)

14. 내 옆에 앉은 여자는 키가 크고 날씬했다. 미인이고 말수도 적었다. 시간은 지나고 우린 춤을 추었다. 여자의 등뒤로 가냘픈 어깻죽지 뼈가 만져졌다. 얇은 옷 사이로, 부드러운 피부 속으로 만져지는 뼈, 뼈도 아주 성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25)

형체를 가지고 있고, 느껴지지만, 은밀하게 부드러운 피부로 감추어져 있는 뼈. 뼈가 성적일 수 있는 것은 감추어졌기에, 피부라는 막을 통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우리는 뼈가 서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폭 패인 날렵한 쇄골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쇄골미인이라 하지 않는가. 뼈도 성적일 수 있다.

15.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가축이다. (25)

16.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 사랑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26)

아내와 연애시절 우리는 불같이 뜨겁게 사랑했다. 같이 있을 때면 언제나 눈빛을 교환하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몸을 부비고, 같이 있어도, 서로를 만져도 그 이상이 필요했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했다. 함께 한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간 지금, 우리는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아니,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그토록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서로 익숙해져 있고, 직장생활과 육아에 지쳐있다. 내가 아내를 아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순간은 누군가 한 명이 아플 때, 비로소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한다. 조금은 밋밋해진, 그러나 여전히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사랑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사랑이 식는게 아니라, 사랑한다면 항상 변해가고 있는 사랑의 형태에 당황하거나 오해하지 말고 마음과 자세 또한 같이 움직여 가야 하는 것 같다.

17. 어떤 늙은이가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목격한다. 동작이 굼뜨고 코까지 내려온 안경을 통해 신문을 보는 늙은 자신과 만나게 되면 얼른 외면한다.(28)

18. 당혹스러움은 과거와의 연속성이 깨짐에 따라 생겨난다.(29)

19. ‘ 이 꽃들처럼 싱싱함은 사라졌어도, 아니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쓰라리고 자극적인 향기를 풍겼다. 분명 지나쳐갔을 불행이 잠잘 때도 그 입가에 남겨놓은 비탄만큼 그녀를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낮이라면 머리카락을 내려 감추었을 목에 난 두 줄기의 주름이 그녀를 더 아름답게 했다.’(31)

20. 아름다움이란 여러가지 깊이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긴 인생이 빛깔이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31)

21.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문제에 끌려다니는 것을 더욱 싫어한다.  나는 문제를 일상에 던져진 예기치 않은 모험과 도전으로 인식하곤 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새로운 단면과 만날 수 있다.(31)

22. 40대의 10년은 급격한 감가상각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완숙한 성취의 시기가 아니라 정리의 시기가 된 것이다. 이때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먹고사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것이 우리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마흔이 넘으면 그것이 모든 것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40대 최대의 위기를 불러온다.(32)

■ 2장 마흔 살

23. 아직 밟아보지 못한 1천 개의 작은 길이 있다. 1천 개의 숨겨진 삶의 섬들이 있다.(37)

24. 누군가의 칭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엇인가 정말 괜찮은 것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25.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었다. 직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내면적 발전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었다.(40)

26. (마흔 살은)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수용한다. 따라서 개념의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하고 구체적인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마흔 살의 이야기는 일상의 거울 같은 것이다.  매일의 경험들이 마흔 살의 이야기의 주류를 이룬다.(42)

27. 이상과 비전으로 상징되  젊음의 마법이 사라진 후에  다가오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일만이 생산적인 것이고, 지루한 일상을 견딜 수 있는 탈출구다. 이리하여 일은 일상과 실제의 삶이 된다.(42)

28. 인간은 그래서 타고난 첫 30년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산다. 희망이라는 뽀얀 피부와 젊음 속에서 고뇌조차 달콤한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그 다음 18년은 당나귀로부터 받은 생애다. 그래서 쉬지 않고 일하고 채찍질을 당하며 일상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 다음 12년은 개에게서 받은 생이다. 양지에 엎드려 웅얼거리고 으르렁거리거나 졸며 지낸다. 그러니 나머지는 원숭이로부터 받은 생애다.  비로소 이때가 되면 자유로워진다. 제 좋을 대로 행동하지만 이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모든 관절이 녹슨 문짝처럼 삐걱거리고 겨우 걷어 먹을 수밖에 없게 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비극이다.(43)

29. 어쩌면 마흔 사은 여성적인 특성의 수용이기도 하다. 그동안 자신을 움직였던 힘과 지위와 성취에 대한 경쟁심리를 옆으로 치워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대신 좀 더 감성적이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여성적인 특성을 받아들인다.(45)

30. 모로코의 민담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모든 사내아이들은 1백개의 악마와 함께 태어난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1백 개의 천사와 함께 태어난다. 해가 갈수록 남가와 여자는 서로 악마와 천사를 교환한다. 1백 년을 산다면 남자는 1백 개의 천사를 가지게 되고 여자는 1백 개의 악마를 가지게 된다. 중년의 여성은 남성으로 변한 여성이다. 성숙한 여성은 남자가 잃어버린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중년이 되면 남자와 여자가 그 성적 역할을 바꾸는 상징적인 이미지다. 여성은 현명해지고 다소 교활해지고 강해진다.  그동안 여성은 억압받았고 수동적인 존재였다.(46)

31. 그러나 마흔이 넘어 나타나는 창조성은 발작적 불꽃이 진화하고 성숙하여 하나의 습관과 태도로 변한 일종의 믿음직한 기술로 바뀌게 된다. 이때 에디슨의 말이 적용된다.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땀이란 말은 중년의 창조성에 관한 명언이다. 마흔 살 너머의 창조는 학습과 훈련과 가벼운 정신적 태도의 산물이다.(48)

32. 지혜란 숭고하고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삶을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48)

33.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쉽게 도덕적 모호함에 관대해진다. 선과 악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가지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더 관용적이 되는 반면 덜 도덕적이 된다. 그리하여 도덕적 상대주의를 옹호한다.(49)

34. (그러나) 마흔이 되면 단순한 이분법과 전통은 더 이상 등불이 되지 못한다. 그들은 스스로 해석한 세상을 가지게 된다. 중년의 개인들은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해 더욱 깊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49)

35. 중년은 강력한 치유력을 요구한다. 물질적 관심이나 외부의 성공은 여전히 매력적인 주제지만, 서서히 쇠약해지는 육체가 갇히게 되면 정신적인 치유가 필요해진다.(50)

36. 개혁은 마음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마흔 살의 문제는 결국 가슴과 영혼의 문제다.

37. 마흔 살 이후의 인생을 경기의 후반전으로 표현하거나 연극의 2막으로 빗대기도 한다.  주인공들은 후반전을 위한 마지막 리허설을 준비하고, 준비한 모든 것을 무대 위해서 펼치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맡겨진 배역이 없다. 그들은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더 이상의 박수는 없다. (51)

38.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배역은 결국 내가 아니다. 극본과 연출, 그리고 배역까지 맡아야 비로소 삶으로 비유될 수 있다.

39. 나는 사람들이 복권을 사듯 살아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다. 푼돈을 들여 복권을 사면서 허망한 기대 속에서, 실제로는 복권의 당첨금보다 더 많은 돈을 쪼개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위험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잃어도 좋은 푼돈만 투자했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54)

40.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54)

41. 나는 마흔이 넘어서 바쳐야 할 목숨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이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푼돈서푼짜리 인생이었다.

42.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바로 이 자리가 내가 죽어야 하는 자리라는 점이었다. 한 세상이 어둠에 싸이게 될 때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으로 빛난다.

■ 3장 직장생활

43. 삶의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병이 낫지  않는다.(59)

44. 변화는 한가한 사람들의 과제였을 뿐이다. 변화는 바쁘지 않은 사람들의 일이다.  변화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불행한 자들,  혹은 불행을 인식한 자들의 과제였다(61)

45. 에게 해에는 꽃과 바위만 있는 섬이 있다 한다.  다른 곳에서는 잠깐 피었다 지고 말아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꽃들이 그곳에서는 한 해에 두 번이나 크고 화려하게 만발한다고 한다. 옹색한 땅과 준엄한 바위가 오히려 개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결핍이 꽃을 아름다운 꿈 안으로 몰아넣어 준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46. 새로운 아이디어가 정착하고 위기를 지나게 되자 변화를 주도하던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정신적 작업은 사라졌다.  이제 다른 사람들이 그려낸 프로그램을 집행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유능한 변화경영 전문가가 아니라 튼튼한 근육을 가진 근면한 행정가였다.(65)

47. 단기적인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 장기적인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늘 삐걱거렸다. 나는 세상이 참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마흔이 넘어서면서 한 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첫 직장에서 20년을 있었다는 것은 운이 아주 좋았지만, 지나간 시대의 속성이었다. 이미 나는 지루해졌고 때묻은 책상 위에 내 미래가 놓여 있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고 있었지만 이미 나는 그곳에 없었다.  나는 조직이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68)

48. 그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왜 밖에서 작지만 독립된 회사의 경영자가 되어볼 수 있는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지금의 일을 싫어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싫은 일조차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지만, 동시에 그 일을 잃게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서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보였다.(68)

49.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둘때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70~71)

50. 나는 세일즈 대신 나를 마케팅할 방법을 모색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아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찾아낼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51.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수동성이다. 나는 능동성이라는 유전자 코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수동성을 강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말하자면 수동성을 적극적 수동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52.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75)

53. 마케팅은 유혹이다. 달콤해야 하고 향기로워야 하고 엄청난 새로움에 대한 약속을 흘려야 한다. 유혹은 올가미고 덫이다.  사냥은 창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짐승에게 덤벼드는 것만이 아니다.  온몸에 쥐가 날 때까지 숨어서 기다리다 덮치는 방법만 있는 것도 아니다. 덫과 올가미를 놓고 편안한 집에서 술 한잔하고 푹 쉬고나서, 그 다음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덫과 올가미에 걸려 있는 짐승을 향해 다가가는 것도 사냥의 한 방법이다. 세일즈가 도망치는 고객에게 달려들어가 창을 꽂는 것이라면, 마케팅은 짐승이 다니는 길에 온갖 화려한 미끼를 주렁주렁 단 덫과 올가미를 놓아두는 것이다. (76)

54. 리더는 반드시 자신의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유혹은 매력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78)

55.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의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79)

56.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81)

57. 1978 4월 어느 날 오후에 야구를 보러 갔다. 외야 쪽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타자가 첫 볼을 외야2루타로 쳐냈다. 그때 문득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갑작스런 계시 같은 것이었다. 이유도 설명할 방법도 없었다.

58. 이제 스스로의 작은 나라를 세워야 했다. 내 안에서 군주적 본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나의 나라, 나의 세계, 나이 꽃을 피워야 했다. 그것은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었다. 그러나 꽃 터지는 봄은 왔다. 피워야 할 꽃, 만들어야 할 세계가 생긴 것이다.(82)

■ 4장 얼굴 페르소나

59.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여러 해, 여러 곳을 방항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네.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녹아 없어져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네.’(85)

60.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부담스럽다. 얼굴은 놀랄 만큼 유연한 물체다. 교교한 달보다 더 요염할 수 있고 얼음보다 더 차가울 수 있다.(86)

61. 난 가발은 싫어한다. 가발을 쓰면 처참해질 것 같다. 다른 사람처럼 평균이 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86)

62. (그런데) 모자의 약점은 썼다가 벗으면 머리가 짓눌린다는 점이다. 강의실에서 모자를 벗지 않는 학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예의를 모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모자를 벗어서 눌린 머리카락을 보여주기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대머리가 아니라면 그렇게 관대한 해석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90)

63. 인간은 권력에 오염되어 있다. 물질적 권력이 아니라 지식을 통한 훈육권력에 매여 있다. 건강한 개인과 부강한 국가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모토를 앞세워 개인이 삶을 규격화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이 우리는 묶어두고 있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만들어지고 조작되고 인위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64. 욕망이 자신을 충족해가는 것은 개인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욕망은 부숴뜨려 땅에 묻어야 하는 끔찍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힘과 에너지다.

65.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은 각자 그 안에 자신의 역사를 안고 산다. 부끄러움도 있고 후회도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도 있고 당당하고 장엄한 순간도 있게 마련이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102)

66. ‘오동은 천 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102)

67.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설픔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긍정의 표상이다.(103)

68.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104)

5장 가족

69.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70.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110)

71. 이 아이의 가장 큰 특성은 숯불처럼 불씨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이의 불길은 늘 살아난다. 지치고 쳐져 있다가도 늘 다시 살아난다. 이 아이는 자신을 그렸다가 지우고 또다시 그리면서 자신을 키워간다.  실수도 많고 실패도 많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장대한 모험을 온몽을  다해 헤쳐갈 수 나갈 수 있을 것이다.(112)

72. 나는 의미를 찾는 사람이고 나의 세계를 즐기는 사람이다. 어쩌면 이 조급한 세상에서 가장 먼 그림을 그려보려고 하는 자인지도 모른다. 나는 멀리 보는 것을 좋아한다.(116)

73.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22)

74. 그저 마음이 스치고 지나가면 잘 있겠거니 한다. 그러다 그리워질 때쯤이면 연락하고 다음날 새벽이 될 때까지 코가 삐뚤어지게 퍼마시다 헤어지곤 한다. 친구는 생활의 일탈을 서로 돕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것이다. 혼자 하지 못하는 것을 함께 한다. 삶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친구들이다(128)

75. 진짜 친구와는 외로움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좋다. 술을 한잔 하고 하소연도 하고, 다른 놈들 흉도보고,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높은 이상을 떠들어대고, 현실이 아닌 꿈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속없는 만남, 함께 마누라 없는 곳으로 손잡고 떠나기도 하는 순수한 놀이집단이 친구들이다(128)

76.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129)

77. 따질 것도 없고 계산할 것도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함께 가는 것이 친구들이다. 친구란 함께 어울림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어울림이 빛날 수 없다.(130)

■ 6장 자연

78. 햇빛의 작은 입자들이 내 몸에 내려와 앉는다. 닿는 순간 밝은 파동으로 변하고 이내 혈관 속에 녹아 들어 세포 하나하나에 골고루 태양의 힘을 전해준다. 우주의 에너지는 이렇게 몸 안으로 들어오고 나는 힘을 얻는다 나는 새로워진다. 충전되고 성장하고 상쾌해진다.(138)

79. 우리가 당황할 만하면 아이들은 벌써 답을 알아차리고 팔랑팔랑 사라진다. 알량한 지식으로 무장한 우리는 무식한 채로 얼어붙고,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놀러 가버린다(140)

80.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140)

81. 곽박의 시에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변화에 대한 묘사는 찾기 어렵다.(143)

82. 풀님에게 기도합니다. 당신을 밝고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내가 지나갈 때 당신이 고개를 숙여야 할지라도 내가 죽으면 나 역시 당신의 자매가 될 것입니다(145)

83.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인생을 오래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되기 전에 좌초하는 것을 보아왔다.(148)

84. 사는 법은 죽는 법에 있다. 자라는 방법은 스스로를 죽이고 다시 탄생하는 과정이다. 죽지 못하면 다시 태어남도 없다. 죽음과 삶을 반복하는 것이다. 파괴와 생성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것인 성장이다. 이것이 나이테이다. 그 외의 방법은 없다. 늘 자신의 시체를 내다버릴 수 있어야 한다. 나무는 그 일을 아주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149)

85. 나에게 낙엽은 내 책이다. 꽃과 나뭇잎, 그리고 열매는 나무의 1년의 삶이다. 내 책도 내 1년의 삶의 기록이다.

86. 나무가 다음해에도 똑 같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이 혹독한 죽음과 재생의 의식을 가진 나무는 이미 전 해의 그 나무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영원히 죽는 것이다.(149)

87. 인간은 식물을 위해 봉사한다. 봄이 되면 건강하고 좋을 씨를 뿌리고 좋은 묘목을 심어놓는다. 온갖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아준다. 벌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때 약을 쳐준다. 가뭄이 들면 물을 대준다. 인간은 식물을 위해 땀을 흘려 노동한다. 우리는 그들의 하인이다. 그들의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다.(152)

88.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에 대한 생각들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날려보내는 일이다.  그리하여 그들 역시 아주 특별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탄생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7장 건강

89. 거울을 보면 어느새 중년 남자가 들어 있다. 앞니가 빠진 작은 아이, 개구쟁이 소년, 세상의 모든 일을 가능한 상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던 청년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거울 속에서 나이든 남자의 얼굴을 만나게 된다. 젊었을 대의 상상의 대부분은 흔적 없이 날아가고 겨우 몇 개만 우연한 현실이 되어 있다.(160)

90. 죽음은 무분별하고 과다한 욕망을 제거해줌으로써 생명체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와준다. 이런 생물학적인 자연의 비밀은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온 원칙이기도 하다.

91. “우리 모둥게 죽음이 무리익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성장을 이루어야 할 바로 그깨가 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쓴 후에 남의 것을 탐할 수는 없겠지요.”

92. (그러나) 근본적으로 따지면 윌 듀랜트의 지적대로 남성은 자궁, 즉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류인 여성에게 조공을 바치는 존재였다. 여자들은 가축을 길들였고, 마지막으로 남자를 길들였다.

93. 문명의 본질은 오랫동안 뿌리깊게 자리잡은 사냥꾼의 습성과 겨우 최근에 뿌리 내리기 시작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인 것이다.(165)

94. 그러나 노자의 도는  버리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형태를 떠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자연과 함께 자연을 따라 떠나는 것이다. 나이와  함께 현명함이 자라, 이윽고 극치에 달해, 현명함이라는 언어적 속박을 벗어나 용처럼 구름 속에서 노니는 것이다.(168)

95. 마흔은 죽음이 삶과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영적인 나이의 시작이다.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는 또 다른 방식의 이해력이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게 되는 시기라는 뜻이다.(176)

96. “신이여,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삶을 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삶에  걸맞은 합당한죽음을 주소서.”(177)

■ 8장 길에서 

97. 달빛을 담아 마실 수 있으면 모든 술이 다 최상품이다.(180)

98.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기에. 비 내리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불멸을 꿈꾸니. 이 오후의 시간을 즐겨라.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181)

99. 추억과 꿈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마흔아홉이 되어 지나온 삶을 되새겨보니 실제로 일어난 것과 상상 속에 존재했던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모두 한 줌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182)

100. 30년 혹은 40년을 더 산들 그때 돌아보면 역시 인생은 한 줌의 꿈에 불과할 것이다. 때로는 즐거움으로, 때로는 막막한 슬픔으로 남았던 그 사건들이 다 지나가 흩어진 꽃잎 같은 꿈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직 살 시간이 남아 있을 때는 과거의 일들이 추억으로, 현실과 이어지는 원인으로 남아 있다고 인식하겠지만, 마지막 숨은 이런 모든 것들 역시 한순간에 일어난 찰나의 것들임을 증명해줄 것이다. 원인도 결과도 없이, 느닷없는 장면들의 중첩으로 떠오를 것이다(183)

101. 미래를 과거로 인식하는 것은 정신적 작업의 하나다. 나는 나를 정신적 여행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는  박하사탕메멘토이다.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백 투더 퓨쳐가 있을 것이다. 이 영화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박하사탕은 몇 년 간격으로 주인공의 삶을 거슬러올라가 결국엔 가장 순수했던 주인공의 따스한 봄날 한때를 비추며 해피엔딩으로 끝맺는 역설을 보여주고, 메멘토는 단기기억상실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의 시간을 10분 간격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결국 사건의 범인은 주인공 자신임을 알려주는 반전을 보여준다. 이처럼 시간배열을 역으로 가져가거나 현재와 미래 또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등 배열을 재배치 시키만 하더라도 단순한 이야기가 아주 흥미진진하거나 감동적인 이야기로 변모할 수 있다. 난 이번 첫번째 칼럼에서 이와 같은 방식,  즉 구본형 선생님의 정신적 여행자라는 정신적 작업을 시도해보았다. 즉 나의 마흔 세살의 하루를 가상으로 그리고 과거인 오늘 또는 나의 삼십대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말이다.

위에 언급된 영화들 외에 시간을 가지고 대표적인 영화로는 인셉션과 최근 작품인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있다.

102. 추억은 꿈과 같은 것이다. 하나를 일어났다고 믿는 꿈이고, 다른 하나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꿈이다. 하나는 이미 깨어난 꿈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꿀 꿈이다. 둘 다 지금이라는 현실을 속박한다. 혹은 지금을 구원해준다. 때때로 그 역할을 바꾸기도 한다(186)

103. 욕망이 꿈을 만들고 꿈은 믿음에 의해 현실적 개념이 된다. 미래를 현실로 인식하는 능력은 정신적 여행자들이 가지는 힘이다.

104, ‘내 앞에 길이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네. 그 대신 내 뒤에 수많은 길이 닫히는 것을 보았네. 이 역시 삶이 나를 미리 준비된 길로 인도하는 방법이라네.’ – 파커 파머 <루스이야기>(189)

105. 40대의 10년을 보내며 나는 유유히 강물이 되고 싶었다. 그 곡선의 변곡점 몇 개를 찾아내었으니 만족스럽다. 나는 갈수록 산다는 것이 꿈처럼 여겨진다. 꿈의 물결을 따라 넘실대며 흘러간다.(191)

106. 손님이 돌아간 만찬처럼 인생은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그러나 잔치를 준비하는 것은 늘 마음 설레는 일이다.

107.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건만 행복한 사람이 드문 것은 행복해지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108. 나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삶, 이 유일무이한 구체성이 바로 내 삶이고,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나에게 주어진 특별한 것이다. (197)

109.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플루타르크(198)

110. 길은 없다. 이것이 길이다. 하루가 길이다.  하루가 늘 새로운 여정이다. 오늘 새롭게 주어진 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이 되지 못한다면 어디에 행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변화란 불행한 자의 행복 찾기 아니겠는가.

■ 9장 집, 공간

111. 내게 독서와 꿈과 쓰기는  책 속의 경험을 배워 원래 내 마음속에 갖추어져 있던 근본을 이해하는 학습이다.(205)

112. 어머니 나무에서 나와 가지 위에 핀 꽃드은 모두 나무의 자식들이다. 끙 하고 힘을 줄 때마다 한 놈씩 나와 가지 끝에 달려 있다. 아름다움으로 꽃은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참는다. 참다 참다 참지 못하고 터지는 것이 바로 꽃이다. 민감한 시인들은 그래서 꽃 터지는 밤에는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210)

113. 하나의 욕망…… 가장 나다운 내가 되는 것, 그저 생긴 대로 자라 가장 아름다운 내가 되는 것.  내가 만일 소나무라면 아름다운 소나무로 자라는 것. 만일 느티나무라면 아주 정정한 느티나무가 되는 것. 이것이 내 욕망이다.(215)

114. 어쩌면 밝고 화려한 성격을 오래도록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정신적 불활성이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거나, 재치 있고 다소 수다스러운 밝은 벚꽃 같은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조용한 사람이고 무거운 사람이고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며 진지한 사람 가운데 하나지만, 세상을 밝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의 무거움의 대칭점에 서 있는 벚꽃의 화사함을 좋아하나 보다.

115. 목련은 아름답지만 지고 난 다음 그 무거운 주검을 주체하기 어려운 것에 비하면, 이 작은 꽃은 살아 있을 때처럼 갈 때도 가볍기 그지없다.(219)

116. 삶은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햇빛으로 존재한다.

117. 명상은 나를 즐기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괴로움으로 가득 찬 현실에 갇힌 내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아름다운 나를 찾아내는 것이다.(226)

■ 10장 학습

118. 고통은 훌륭한 선생이었다. 그것은 내 일상으로 쳐들어와 점령하고 기승을 부렸다. 나는 때때로 싸우고, 욕하고, 화해하고, 다시 싸웠다. 그리고 읽고 생각하고 썼다.(228)

119. 책을 통해서만 사상을 더듬는 일당들, 책을 짓눌러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일당들, 머리를 종이 위에 쳐박고 있는 일당들, 부디 문 밖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우시라. 그리하여 진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지혜의 친구가 되시라. – 니체 + &

120. (그러나) 내가 떠나온 사회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유를 확보하는 순간 과거 생활의 장점들이 나를 공격했다. 나는 아무런 소속감이 없었다. 안전을 지켜줄 울타리도 없어졌다.(230)

121. ‘두려움은 곧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고 무엇이랴.’라는 칼릴 지브란의 글을 발견했다.(230)

122. 엄청나게 많은 말들을 구겨넣어 아주 작게 응축해놓으면 가래 같은 한마디의 욕으로밖에는 표현되지 않을 것이다.(231)

123. 채찍을 잊은 성공은 반복과 진부함 속에서 퇴락하게 된다.

124. 의무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의무란 재미없는 것이다. 의무감이란 일상화되는 것이고, 지겨운 것이고, 반복되는 것이고, 아무런 생명도 살 수 없는 무덤이기 때문이다. (233)

125. 심심함이야말로 모든 창조적 발상이 원천이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해주었고, 달리 해석하게 해주었고, 속세에 물들지 않게 해주었고, 다시 속세를 그리워하게 해주었고, 사람을 찾아나서게 해주기도 했고, 다시 나로 돌아오게 해주기도 했다.(234)

126.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고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도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235)

127.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내어 개를 데리고 산에 간다. 산 속에서 개는 살아난다. 눈빛이 살고, 뒷다리의 근육이 살고, 코끝이 날카로운 면도칼처럼 예민해지고, 귀가 열려 모든 소리에 반응한다. 이때 개는 털 하나까지 살아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되고 외부와 자신 사이의 벽을 인정하지 않는다.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때 존재 자체가 아름답다.(236)

128.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236)

129. 다른 사람은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있다. 나는 어떠한 줄거리도 없이 쓰기 시작한다. 그저 방향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237)

130. 다소 목적지가 불분명한 여정, 가다가 언제고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여행…… 나는 이런 여행이 좋다. 여행은 곧 자유인데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에서조차 얽매이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238)

131. 독자는 작가와 같다. 그들 역시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책을 쓴다. 그들은 자신들의 체험과 사유의 한계 속에서만 저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 권의 책이 읽힐 때마다 다시 한권의 책이 독자에 의해 쓰여진다.(239)

132. 싸움은 아무나 하고 붙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주 짧게 눈빛만 먼저 교환해본다.  별로 싸우고 싶지 않은 놈들도 있다. 책을 들춰보는 순간 천박한 놈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놈들과 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싸움은 지저분해지고, 이겨도 얻을 것이 없다. 내 시간을 훔치는 놈들이며, 나를 화나게 하여 내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놈들이다. 이럴 때는 번개처럼 얼른 손을 놓는 것이 좋다. 더거운 것을 만진 것보다 더 빨리, 길에서 정치가를 만난 것보다 더 빨리 그 더러움을 외면해야 한다. 그래야 냄새가 덜 난다. (241)

133. 물의 리듬을 타지 못하면 물과 함께 흐를 수 없고, 노래의 리듬을 타지 못하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없다. 배우고 또한 익히다가 결국 자신을 그 바람결에 실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하늘을 날 수 있다.(243)

134. “어둠이 가장 짙을 때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244)

135.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245)

136. (니체) 그는 다이너마이트였으며, ‘광대였으며,  모든 금지된 곳을 찾아나서는유목민이었으며, 외부인이었고, 방랑자였다.   떠나는 사람이었으며, 떠나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자신을 찾는 일은 항상 자신을 잃어버리고 부정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었다.(248)

137. 삶을 살면서 삶 속에 녹아버렸으면……탐닉하고 오직 삶이 되어 삶 속에서 노닐 수 있었으면……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 마침 내 삶이 되었으면.(249)

138. 혁명은 늘 하루를 바꿔줌으로써 스스로를 실현한다.(250)

139.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140. 만일 하루를 춤추듯 보낼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매일 그럴 수 있으면 자신의 행복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끝없는 여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길 위에 있다. 한 곳에 짐을 풀고 편히 쉬더라도 그것은 길 위에서의 숙박이다.(251)

141. 무사처럼 선이 굵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마음 속에 이는 두려움에 지지 않으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달랑 칼 한 자루를 메고 언제라고 떠날 수 있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면 바위 같아진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아 관대할 수 있고, 때때로 무리 속에 있지만 그들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하나의 물방울이 이내 바다 속으로 합쳐지듯 자연 속에서 그대로 바람이 될 수 있다면 가히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그가 묵묵하면 더욱 그렇다.(255)

142.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번 다른 실패를 딛고 나일 수밖에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256)

143.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는 보낸다.(256)

■ 11장 일

144.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빛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눈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직업이다.(263)

145.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146. 하루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나의 두 번째 커리어도 없다.

147. (글쓰기는) 얼마나 많이 모방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감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업이든 글쓰기든 가슴이 설득당하지 않고는 자신의 철학이나 깨달음으로 전환하기 어렵다.(265)

148. 글쓰기는 또한 혁명이다. 모방만 가지고 좋은 글쓰기로 완성되지 않는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연결해야 한다.(266)

149. 본래의 자기란 무엇일까?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 강점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기다움으로 돌아가는 좋은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271)

150. “유일한 사람이 되어라. 이것은 최고가 된다는 뜻이다. 유일한 자만이 최고로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모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것저것 더 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은 늘 한길로 간 사람들의 것이다. 적어도 나는 한 길을 가기에도 숨이 차다. 다른 것들을 넘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일만 해도 저녁에 이미 탈진한다.”(276)

151. 누구나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278)

152. 세일즈와 달리 마케팅은 아주 적극적인 수동성이다. 사람들이 찾아낼 수 있도록 곳곳에 꽃을 피우고 향기와 매력을 뿌려두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은은함이며, 숨겨져 있음이며, 힌트며, 감각적 포착이며, 눈빛이다.(279)

153. 가능한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 나는 이것을 희망적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꿈으로 가는 길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내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망각하지도 않는다.(282)

154.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생각을 하고 버리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또 모든 생각을 한다.

155. 불행한 사람들만이 변화에 관심이 있다.

156.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공격하지 않고는 과거를 떠날 수 없다. 자기의 창조와 생성은 어쨌든 스스로를 공격해야 한다. 씨앗을 쪼개야 싹이 나올 수 있다.(297)

157. 나는 먼저 그들이 그럭저럭 봉합시켜놓은 일상에 대한 만족을 헤집어놓는다.  마음속에 숨어 있는 불안한 불길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펴놓는다. 불길이 타오르면 그들의 욕망은 여기저기 묶여 있는 봉합선을 뜯고 분출된다. 그들은 더 불행해지고 불편해진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이 바로 내가 내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나는 그들의 시시한 삶, 평범한 일상에 대한 분노의 불길을 부치기고 타오르게 하는 묘한 입김으로 속삭이는 자여야 한다.(299)

158. 혁명은 언제나 기존의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만 가능하다.(300)

159. 정신적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늘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정신을 새롭게 닦아놓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인간은 모두 다 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밀리면 정신적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303)

160. 어제의 진실은 오늘의 진실이 아니다. 늘 새롭게 태어나지 못하는 정신은 죽은 것이다(303)

161. 누구든 자신의 길을 갈 때는 내면의 등불을 밝히고 가야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등불이나 등대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가는 여행은 우리 속으로의 여행이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수록 오직 자신을 태우는 등불로 길을 밝혀야 한다.(305)

162. 막막할 때, 주저앉아 있을 때, 우연히,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불을 켤 수 있도록 잠시 불을 빌려주는 예기치 않은 쏘시개 불꽃이 되는 것,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305)

163. 자신의 꽃씨를 뿌리게 하는 것,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자신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305)

164. 나는 조용한 선동가다. 모든 씨앗들에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속삭인다. 그 꽃이 무슨 꽃인지는 피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꽃이 다른 꽃들과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을 선동한다. 그리고 그 꽃을 피워내 이 세상에 그 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삶이라고 선동한다.(306)

165.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306)

세개의 에필로그

166. 하루는 물결처럼 사라지고 물결처럼 다시 생성된다. 모든 하루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상징이다.  이 속절없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물결은 부침하지만 바다는 여전히 바다로 남는다. 질서와 변화는 바다와 물결처럼 공존한다. 이것이 바로 그것들의 존재방식이다. 또한 우리의 존재방식이다.(310)

167. 내 하루는 한 개의 꽃이다. 새벽에 망울을 달고 이내 만개하여 밤이 되면 떨어지는 하루 꽃, 아주 새로운 하나의 유혹.(315)

168.(그래서) 늘 푸른 바다를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는 여행자이다가 알을 낳을 때면 갈라파고스 섬으로 찾아 드는 거북을 생각하곤 했다. 알을 낳고 수많은 새끼들이 부화되어 바다를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들지만 그 중 살아남아 바다까지 가는 놈들은 몇 안 된다. 자연은 무수히 쏟아내고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최선을 골라내는 방식이다.(316)

169. 하루는 그 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시간이다. 내 하루들은 바로 그 거북이 새끼들이었다. 어느 하루도 무의미한 하루는 아니었다. 수없이 많은 시도 자체가 삶이기 때문이다.(316)

170. 지는 해는 반드시 져야 한다. 그 대신 다른 곳에서 떠올라야 한다.(318)

나는 회사와의 멋진 이별을 꿈꾼다. 자신의 자리를 밑에 사람에게 빼앗길까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는 관리자가 임원이 되고 싶지 않다. 새싹들이 자라는데 필요한 햇살을 떡 하니 가리고 있는 큰 나무가 되어버린다면 나는 과감히 나의 몸둥이를 베어낼 것이다. 그리고 나의 몸둥이는 멋진 예술작품으로 환생하는데 기꺼이 바쳐질 것이며, 나의 가지들은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어느 노부부가 사는 집의 겨울욕 목재로 쓰여지길 바란다. 나의 죽음은 죽임이 아니고 또 다른 탄생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탄생을 돕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나의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루하루를 바다를 향해 내 달리는 거북이들처럼, 나의 하루하루는 온몸으로 던져 살아야 할 것이다. 구본형 선생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171. 하루 자체를 빛냄으로써 인생 전체를 빛나게 하고 싶었다. 이것이 목적이다. 내겐 좋은 하루 그 자체가 목적이다.(322)

172.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324)

173.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325)

 

< 낯선 곳에서의 아침 >

1. 경계를 넘지 않으면 탐험은 시작되지 않는다.(7)

2. 나이가 들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자신을 보는 것은 추운 일이다. 세월이 지나 어떤 것에도 마음을 쏟지 못한 자신처럼 미운 것은 없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것들에 연연하여 내가 무군지 모르고 살았던 그 많은 시간보다 통탄에 젖게 하는 것은 없다.(8)          

3. 밥벌이에 지지 말자.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을 두려워 말자. 꿈을 꾸자. 삶의 어디에서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을 보이자. 현실과 꿈 사이를 일상의 좋은 감촉으로 채워 넣자. 기쁨으로 시작한 삶이 지혜로 끝나게 하자. 그리하여 시인처럼 인생을 살자.(10)

4.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몇 사람이라도 깊이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11)

5. 변화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변화는 인간과 세상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11)

6. 변화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13)

7. 자발적이든 환경에 의해서든 아름다움을 만날 기회를 박탈당하고 욕망을 억제하는 사람들을 나는 경계한다. 그들의 억제된 욕망이 언제 흉악한 모습으로 터져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는 그림 위에 엎질러진 페인트처럼 하나의 색으로 세상을 덮으려는 어리석고 끔찍한 파투를 두려워한다.(14)

8. 변화의 정체는 다양성을 기초로 세상과 자신,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현재의 위치를 잡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는 언제나 현재적이다. 바로 지금일어나야 하는 새로운 균형을 향한 역동적인 조율이다.(14)

9. 시처럼 인생을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행간의 비약과 절제, 한꺼번에 건져지는 깨달음을 일상의 삶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이처럼 좋을 수가 없다.(15)

■ 1장 변화 살아 있다는 것

10. 남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23)

11. 빠르다는 것은 생활을 급급하게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기 전에 이미 화살처럼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이런 사람들에게 변화란 늘 너무 빠르다. 삶은 언제나 그들을 헉헉거리게 만드는 것이고, 쉬는 시간은 늘 짧다. 바쁜 하루하루가 쌓여 40이 되고 50이 된다. 늘 바쁜 일만 하며 평생을 산다. 중요한 일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고, 소중한 사람과 보낸 시간은 언제나 모자란다(24)

12. 인생이란,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저 사는 것이다.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다른 길은 가보지 못하는 여정으로 남는다. 한 길을 가며 다른 길의 모습을 그리워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선택은 버리는 것이다. 여행은 어디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차 안이고, 거리며, 만난 사람들이며, 골목 속의 주점이며, 산이며 바다이다. 선택한 여정을 따라 보고 느끼며 그때 그 장소의 숨결이 되어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할 수 없지만 몇 사람이라도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28)

13.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습하고 어두운 빛 속에서 한 발자국만 걸어 나와라. 수치감과 무기력, 슬픔과 분노의 색깔로 뒤엉킨 곳을 떠나, 밝고 빛나는 곳을 향해 한 걸음만 옮겨라. 그리하여 스스로 밝고 빛나는 하나의 빛이 되라. 변화는 바로 빛이 되는 과정이다.(28)

14. 두려움의 치명적 약점은 창조력을 죽인다는 점이다.  두려움 속에서 있는 사람들은 육체적 분주함 속에서 자신의 불안을 잊는다. 회사가 감원을 시작하면 더 빨리 출근하고 더 바쁜 것처럼 움직이고, 더 늦게 퇴근한다. 육체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회사 업무에 쏟을지 모른다. 그러나 창조적인 일은 할 수 없다. 노예는 신역이 고되다. 하루 종일 쉴 사이 없이 일한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식은 밥 한 덩어리와 불편한 잠자리뿐이다.(33)

15.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 가장 기초적인 상태는 욕망의 에너지 수준이다. 욕망은 본능적이다. 그리고 광범위한 동기이다. , 명예, 권력에 대한 욕망은 인생의 원동력이다. 이것만큼 강력하고 전생애에 걸쳐 지속적인 힘은 없다. 욕망은 만족을 모른다. 욕망을 되찾게 되면, 무기력과 슬픔을 이기고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만든다. 원하는 마음을 가진 다음에야 비로소 인간은 성취로 가는 출발점에 설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욕망으 되찾는 작업이 변화의 시작점이다.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35)

16. (애덤스미스)가 본 것은 이기적 욕망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이었다.(36)

17.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할 때, 공익을 위해 봉사할 때보다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공익사업치고 진정하게 사회를 발전시킨 경우를 단 한 건도 본적이 없다.(39)

과연 그럴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할 때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말에는 수긍할 수 없지만, 공익사업이 사회를 발전시킨 경우가 다 한 건도 없다는 애덤스미스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사회 발전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경제적 발전을 뜻하는가?! 아니면, 사회 구성원의 내적 발전을 뜻하는가?! 우리는 아름다운 재단의 다양한 활동이나 노숙자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빅이슈 판매 등을 통해 공익적인 사업이란게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있다. 그의 이 발언은 아마도 경제적 발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그의 시대와 경제적인 발전 이외의 다양한 이슈들, 도덕적/ 환경적 문제 등이 대두되고 부각되고 있는 지금의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애덤스미스가 나에게 공익의 의미와 존재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18. 분노는 그렇지만 자칫하면 보복으로 흐를 수 있고 폭발적이며 거칠다. 성급하고 조급하다. 작은 일에 과민하여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잘 싸우고, 다른 사람에 대한 에티켓이 없다. 쉽게 증오로 변질되기 쉽다.(40)

19. 자존심에 가득 찬 사람은 의식의 성장을 차단한다. 자신의 성품과 기질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부정함으로써 등을 돌린다. 자존심은 진실한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임을 직시해야 한다.(41)

20. 변화를 시작하는 최초의 출발점은 내부의 욕망을 발견하고 그 욕망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43)

21. 변화를 만들어 가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은 혁명이다.(44)

22. 혁명 속에서 항상 피의 냄새가 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핏속에는 언제나 죽음의 냄새가 난다. 그러나 피는 또한 새로운 탄생을 상징한다. 우리는 피를 흘리며 죽기도 하지만 어린아이는 누구나 어머니의 핏속에서 탄생한다(45)

23. 삶은 그러므로 피와 피 사이에서 존재한다. 바로 탄생과 죽음 사이에 존재한다.(45)

24. (자기)혁명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은 삶 자체이다. 삶은 일상이다. 좋은 삶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일상을 통해 자기 삶을 살면서 기꺼이 다른 사람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의 빛이 되어 살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일상적 삶이야말로 자기 혁명이 추구하는 비전이다.(46)

25. 사물을 이원적으로 파악하는 사람들은 그 편협성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흑백의 시각은 이러한 세상을 사실대로 볼 수 없게 된다. 편파성 때문에 대립과 분열과 반대를 초래한다. 여러가지 색을 인식할 수 있는  유연한 균형적 의식은 정신적 색맹으로부터 우리를 구해 준다.(47)

26. 그대에게 잘못이 없다면 화를 낼 이유가 없다. 만일 그대가 잘못했다면 화를 낼 자격이 없다.(간디)(49)

27. 다른 색깔의 희생을 통해 빛나는 불완전한 돋보임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가장 아름다운 빛이 되어야 한다(48)

28.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는) 첫째, 사람들은 변화가 가지고 올지도 모르는 불이익을 두려워한다(56)

29. 저항의 핵심 속에 기득권의 상실에 대한 불안이 깊이 숨어 있다.(57)

30. 개혁에 대해 총론 찬성, 각론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방법론에 이의가 있기 때문이 아닐 때가 많다. 그들은 자신의 이해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방법에 반대하는 것이다. 정치가들이 나라와 민족을 들먹이는 것은 항상 자신의 본심을 속이기 위해 사용하는 포장이다.(58)

31. 둘째, 변화는 습관의 일부를 깨뜨림으로써 불균형을 가져온다.(58)

32. 죽은 인간들은 아름다움에도 눈이 멀어 있다. 여자를 볼 때에도 추잡한 것밖에 볼 줄 모르고,다른 사람을 볼 때도 나쁜 면밖에 볼 줄 모르며, 나무를 볼 때도 목재나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득밖에 볼 줄 모르게 된다. 그들은 살아 있는 사람처럼 걸어 다니지만 사실은 죽은 인간들이다.(63)

33. 저항이 없는 변화치고 근본적인 것은 없다. 저항이 없다는 것은 변화 자체가 껍데기뿐이거나 철저하게 실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60)

34. 셋째, 변화에 대한 충분한 설득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에 저항한다. 이것은 자기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61)

35. 배추벌레는 자기 안에 힘을 가지고 있다. 고치가 되어야 할 시점에서 망설이지 않는다. 내일로 미루는 법이 없다. 미루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에서 실을 뽑아 스스로를 묶는다. 자유를 묶고, 싱싱하고 맛있는 배춧잎의 기억을 일어버린다. 스스로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며 좁은 공간 안에서 옷을 벗어버린다.(61)

36. 인간은 정신이 죽으면 무력한 존재이다. 육체적으로는 터도 하나 없어 겨울이 오기 전에 얼어 죽고 만다. 자신이 왜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으며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고는 겨울 속으로 떠나가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람에게 저항은 당연한 것이다.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다.(63)

37. 빛이 되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는 것이다. 해뜰녘, 아침, 점심, 한낮, 해질녘, 저녁, 시간마다 달라지는 햇빛처럼 그렇게 변해 가는 것이다.(69)

■ 2장 역사 속의 개혁과 혁명

38. 개혁은 시간을 요구하지만 개혁을 이끄는 정열은 오래가지 않는다. 일상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그리움은 곧 물이 되어 힘차게 시작한 열광의 불꽃을 꺼버린다. 물이 흥건한 타다 남은 장작더미에 다시 불을 붙이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우리는 더욱 더 일상에 매이게 된다.

39. 로마의 자유민들에게 개혁은 필요하며, 올바른 방향이었다. 그러나 그라쿠스 형제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려 했지만 맞아 죽었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 실패는 로마사를 공화정 말기의 혼란으로 몰고 갔고 결국 독재자의 손에 어머니 로마를 넘겨주게 된다. 이것이 역사 속에서 인간드이 한 일이다.

40. 가진 자들은 그라쿠스 형제를 죽였다. 그리고 후에 그들을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많은 것을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 죄를 짓는다. ‘성경에서는 그러므로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가진 것도 없이 일상에 매인다.(77)

41. 변화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서서도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80)

42. 누구의 피였는가는 다르지만 개혁과 혁명에는 항상 피의 냄새가 난다. 미국의 독립혁명은 영국과의 싸움이었고 전쟁이었다. 러시아의 혁명은 역시 피냄새가 진동을 한다. 개혁과 혁명처럼 마음 뛰는 것이 없는가 하면 또 그것처럼 무섭고 몸서리쳐지는 것도 없다. 희망이며 또한 절망이다. 파괴이며 또한 창조이다. 아이는 어머니의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 그것은 핏속에서 자리고 피와 함께 세상에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꿈이 되고 희망이 된다.(82)

43. 공민왕 초기의 개혁을 주도한 사람이 익재 이제현이라면, 그 후기의 개혁은 신돈에 의해 이루어졌다. 신돈은 그 동안 개혁가라기보다 요승과 간신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것은 조선왕조의 개국을 합리화하려는 조선의 시각에서 해석되고 왜곡되어진 것으로 생각된다(88)

44. 어느 시대에도 마찬가지지만 고려 역시 고려인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88)

45. 저항세력은 집요하게 노회한 반격을 가해 옴으로써 개혁세력을 분열시켰다.(91)

46. 특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에 대한 의무 역시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밟고 서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돌보지 않았다.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외면했다. 그들이 죽으면 자신들도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기득권자들은 언제나 그렇다. 불리한 개혁에 찬성하지 않는다. 아직은 견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개혁에 저항한다. 그들이 포기할 때는 이미 늦는다. 모든 것을 다 잃은 다음이기 때문이다.(92)

47. 어려운 시절에 자신에게 요구되는 책임이 무엇이며, 지금 무엇을 바꾸고 개혁해야 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루즈벨트)의 성공은 기득권자들이 양보와 보상을 통해 오히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잃지 않도록 도와주었다.(97)

48. 고려 말의 권문세족은 개혁에 저항했고, 공민왕과 신돈은 고려의 마지막 개혁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권문세족의 일시적인 성공은 보다 참혹한 패배로 가기 위한 잘못된 선택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반대로 저항을 이기고 개혁에 성공한 루스벨트 정부는 오히려 미국을 살려냄으로써 기득권의 생존을 가능하게 했다. 이것은 가진 자들에 의한 선의의 개혁의 가능성을 입증한 매우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100)

49. 깨어 있는 사회는 깨어 있는 개인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107)

50. 완벽한 제도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제도와 체제 속에 숨어 이를 움직이는 정신이다.  어떤 제도든 정신이 죽으면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 제도는 장점으로 기대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단점만 부각되고  확대되어 무력한 시스템으로 남게 된다.(106)

■ 3장 상식과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몇 가지 이야기

51. 산에 가면 나는 힘이 난다. 산의 정기를 느낀다. 산이 살아 있고 나무들 또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가 자연이라고 불리는 속에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114)

52. 커다란 참나무는 도토리의 꿈이다. 우리는 그것을 희망이라 부른다. 삶은 그저  현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실밖에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일상은 현실과 허구가 시처럼 얽혀 있는 삶의 현장인 것이다(114)

53. 지금 당장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욕망을 찾아 떠나라. 당신의 미래가 복제된 작은 도토리를 심어라. 그리고 하루에 두 시간은 이 꿈을 키우기 위해 써라. 밥 한 그릇과 옷 몇 벌을 사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시간을 파는 것은 노예이다. 결국 다른 사람이 만들어 준 삶을 살며, 언제나 상황의 희생자일 뿐이다. 세상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 욕망에 솔직해져야 한다. 그리고 오직 하나의 욕망에 평생을 걸어야 한다. 선택은 다른 것을 버린다는 것이다. 선택된 욕망에 모든 것을 내주어라. 사랑해 줘라. 그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규정할 수 있다. 자연스러움에 마음을 내주어라. 그것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115)

54. 어린아이들에게 책에 실린 지식을 강요하는 것보다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식 습득을 강요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행위, 즉 노는 것을 잃게 합니다. 아이들은 고통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쁨을 통해서 배워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후일 살아가는 데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놀이라든가 자연과의 유대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나는 77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문을 뛰어넘고, 달리기 시합을 하고, 샹들리에를 걷어차기도 한답니다. 그것은 아직도 청춘인 내 마음과 마찬가지로 육체도 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른이 된 적이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랬으면 합니다. (123)

55. 시간이란 단지 우리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1분이 한 시간일 수도 있고 하루가 영원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잘못된 시간 개념을 정립시켜 갔던 것입니다.(126)

56. 우리는 주말이면 영화 비디오를 하나 빌려다 보기도 한다. 영화가 시작된다. 대체로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진 장면들을 따라간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미래에 속한다. 우리는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미래는 이미 발생한 것이다. 단지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스크린에 아직 투사되지 않았을 뿐이다(131)

57. 우리가 매력적인 일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시간은 우리에게만 빨리 지나간다고 느낀다. 시간은 마치 외부 시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우리에게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시간은 천천히 지루하기 짝이 없이 흐르는 듯하다. 우리가 느끼고 있는 주관적인 시간 의식은 시계가 만들어준 외부적인 절대적인 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131)

58. 꿈은, 아주 끝없이 긴 꿈도 단지 몇 초만에 꾸어진다. 꿈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132)

59. 사람들은 마치 같은 강줄기의 다른 부분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흐름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흘러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급류에 휘말려 가고, 또 어떤 사람은 강기슭에 가까운 흐름을 따라 천천히 떠다니기도 한다. 우리는 그 동안 얼마나 융통성 없고 독선적이었던가. 이제는 거대한 강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평안을 찾고 싶다.(142)

60.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함께 존재할 수 없어요. 어떤 시간들에는 당신은 존재하고 나는 존재하지 않아요. 또 다른 시간들에는 나는 존재하나 당신은 존재하지 않아요. 또 다른 경우의 시간에는 우리 두 사람 모두 존재하지 않아요.”(142)

61.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과 같다. ‘는 존재하나 당신이 없거나 당신은 존재하나 는 없다. 누군가 제3자의 시간 소에는 또 우리 모두가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우리는 다른 시간대 속에 있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143)

62. 사람들은 신화는 신화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상상력은 현실만큼이나 중요한 현실이다. 개념이 존재하면 인간은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만들어 낼 수 없다. 창조는 상상력의 구현이다. 그리고 자연은 상상력의 원천이다. 그 중에서 별은 밤에 자기를 들여다보는 인간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직 상상력을 가진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명멸하는 그곳 그 소우주에서 일어난 하염없이 많은 이야기들을……(146)

63. 내 삶을 돌려놓아야 한다. 아름답고 다시 기다려지는 삶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인생 또한 그 세상 속의 하나의 빛깔이 되는 것이다. 익어가며 달라지는 고운 빛이 되어가는 것이다.(149)

64. 옆자리에는 커다란 남자의 손에 푸른 정맥이 비치는 작고 귀여운 하얀 손이 잡혀 있다. 야구 모자를 쓴 젊은 여자를 고양이처럼 남자는 응시하며 이야기한다. 우리 뒤의 중년 남녀는 이미 가까이 붙어 앉아 있지만 더 가까이 앉을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듯했다. 기차 안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근심이 없어 보인다. 행복한 졸음에 겨워 서로 어깨를 기대고 길게 앉아 가거나 손을 잡은 채 자고 있다. 바람난 남녀들처럼 흥분과 가벼운 긴장, 그리고 돌아오는 길의 이완과 즐거운 피로가 꿈처럼 뒤섞여 있다.

일상이다. 그저 그렇게 있을 법한 일상이다. 이러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일상은 작품이 될 수 없다. 특별한 재능이나 통찰력을 요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저 일상을 바라보고 일상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우리가 가진 순간 순간의 흘러감을 아쉬워할 수 있다면,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도 일상을 예술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의 일상도 어느 덧 예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의 일상을, 정말이지 지극히 평범한 나의 일상을, 바라보는 마음과 시각을 바꿔, 다른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로 만들어보고 싶다. 언젠가는……

65. 하루는 긴 시간이다. 언제나 일상 속에서 가장 손쉽게 지나가 버리는, 그리하여 가장 짧은 시간 단위가 되어버린 하루는 사실 매우 긴 시간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다 보면 어느새 1년을 쓰게 되고 다시 1년을 보탠다.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몇 번 반복하여 늙고 만다. 하루가 짧으면 인생도 짧다. 좋은 하루를 자주 만들어 가질수록 인생도 그만큼 길고 풍요해진다. 기차가 따라 달리던 길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산 인생은 그 주위에 풍부한 사색과 정감과 기억을 남긴다. 중복된 하루밖에 가지지 못할 때 우리는 펼쳐볼 자신의 삶을 가질 수 없다.(156)

66. (임어당)은 또한 아이들에게 쓰기를 권유했다. 무엇이든 마음에 차오르는 것이면 써보라고 격려했다. 작가의 펜은 쓸수록 날카로워지는 것이며, 경지에 이르면 바늘 끝과 같이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가르쳤다. 항상 자신의 지적 한계를 넓혀 가도록 격려했다. 마치 산위로 높이 오를수록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비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158)

67.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만화가를 만들 생각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그림 속에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좋은 만화가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엉뚱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는 만화가로 적격이다. 특별한 아이를 대열 속으로 몰아가면 그 아이는 불행해진다. 평범의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68. 우리는 가끔 아주 한가하게 실리를 따짐 없이 시간의 낭비를 즐길 필요가 있다. 아름다움은 실용적인 것이 아니다. 바쁘다는 것이 늘 좋은 것도 아니다. 나는 바쁜 것이 싫다. 바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나를 바쁘게 몰아치는 것에 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숨도 쉬고, 오줌도 누고, 차도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마음 바쁘면 안 된다.(172)

69. 문화는 정신적 특이다. 틀을 벗어나는 문제아들에 의해 문화의 영역은 넓어진다. 오염되기도 하고 고양되기도 한다. 짙어지기도 하고 구름처럼 옅게 흩어지기도 한다.(175)

70. 나는 문화란 한 집단이 공유하는 삶의 방식이고 인생을 보는 시각이라고 정의하고 싶다.(177)

71. 문화적 위기 상황이 생겨났을 때 반문화는 권위를 가지기 시작한다.(178)

72. 정신의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용감해져야 한다. 낙관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물의 밝은 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다양성 속에 개인은 많은 선택의 자유로 움을 즐길 수 있다. 인간다워진다는 것은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178)

73. 우리는 지금까지의 를 이 자리에 묻어야 한다. 신체적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우리는 죽지 않으면 안 된다. 바람 속에 지금의 를 육탈시켜야 한다. 그릇된 희망과 그릇된 사랑과 그릇된 기도와 신앙을 버리고 죽어야 한다. ‘를 여기다 산 채로 묻어라.(180)

74. 뱀의 상징성 중에서 가장 유용한 개념은 성장하기 위해 허물을 벗는다는 것이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뱀은 죽는다. 일생을 통해 여러 번의 허물 벗기를 통해 이들은 커 간다. 성장은 긍정적 변화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뱀들에게 탈피라는 변화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탈피하지 못하면 죽고 마는 것이다. 뱀은 탈피를 생존의 비중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온갖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움의 상징이 되었다.(184)

75.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의 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마치 벗은 여인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긴장을 준다.(188)

76. 자유와 통제, 자연과 인위, 강력한 정부에 의한 통제 속에서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하는 그들은 극단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균형을 찾으려는 세계적인 노력에 의미 있는 예를 제공하고 있다고 여겨진다.(197)

■ 4장 자기 혁명은 저항과의 싸움이다 필승의 방법

77. 우리가 변화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승산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시작하지 마라. 그대는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202)

78. 당신에게 힘이 있는데도 싸움에 진다는 것은 수치이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는 대통령이 개혁의 저항세력에게 밀려 싸움에 졌다는 것은 무능한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쥐고 있는 개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것은 변명할 길이 없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203)

79. 당신이 스스로의 변화에 대하여 관대한 이유는 자신과 싸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한 휴전과 휴식에 만족하기 때문이다.(203)

80. 당신에게 다른 대안이 없을 때 당신에게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다. 변화 전문가들은 그래서 즐겨 대안을 주지 말고 몰아붙일 것을 충고한다.(204)

81. 변화에서의 승리 가능성은 생존의 문제로 접근할수록 높아진다. 변화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대는 승리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207)

82. 미래 사회가 가지는 변화의 가속성 때문에 불과 몇 년은 아주 긴 세월이다. 미래 사회는 시간의 체감률이 심한 사회이다. 변화의 방향 못지않게 그 스피드 또한 우리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앨빈 토플러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209)

83. 인간의 지식이 곧 경쟁력이고 그 기업의 자신인 지식 사회에서는 그러므로 전문가를 유지하고 개발하고 활용한다는 일 자체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인사정책이 될 것이다.(212)

=> 이 책은 1999년에 쓰여졌다. 변화, 일상에 대한 통찰은 아직 유효하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바뀐 것을 고려하면 지금 이 말은 조금은 정정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지식이 넘쳐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내 손안의 스마트폰은 LTE(LONG TERM EVOLUTION)로 진화하며 초고속을 달리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더 빨라졌다. 굳이 머리속에 외울 필요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머리 속에 담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 인간의 지식이 경쟁력이긴 하지만, 단편적인 지식들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백과사전과 용어사전 같은 많은 지식들을 그저 그렇게 쌓아놓는 것 말이다. 이제는 그 지식을 머리 속에서 끄집어내던, 스마트폰에서 찾아내던, 잘못된 정보를 거르고, 그 정보들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클라우드와 집단지성이 활발히 작동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에 정보는 이제 그 누구도 독점하기 어려워졌다.

다만, 부분적으로나마 이 말이 유효한 것은, 종합적인 판단능력은 그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일 아니라는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외우고, 사고해보아야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시행착오를 많이 가져본 사람들이,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해온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능력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84. 지식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과 전문성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언제나 실업 상태에 남아 있게 된다.(213)

85. 개인 명함의 뒷면에 당신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전문 분야가 없다는 것은 당신은 아직 전문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신은 지식사회를 맞이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사회의 부를 나누어 가질 가장 강력한 생산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당신은 그러므로 지금 위험한 곳에 서 있다. 바로 생존의 문제를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213)

 

86. 저항을 이기고 자기 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스스로에게 위기를 설득시키는 것이다. (……) 전면적은 확신을 필요로 한다. 분명하고 확고한 신념을 요구한다. 이곳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분명한 이유를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은 결코 떠날 수 없다.(214)

87. (링컨)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이 아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마치 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에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우리의 생각에 따라 행동했듯이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삶이라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일깨워 준다. 그들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신의 과거와 비교할 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216)

88. ‘하고 싶은 일은 다짐이 없어도, 우리를 늦게까지 깨어 있게 하고, 새벽에 일어나게 한다. 그 일을 위해서는 다른 일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것을 떠나 있으면 그리워지는 그런 것이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217)

89. 이미 와 있는 미래의 모습은 하기 싫지만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적은 사회이다. 반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기회와 부가 주어질 것이다.(217)

90. 인간의 정신적인 작업은 욕망이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아니면 몰입할 수 없다. 노예는 창조적일 수 없다. 그들에게는 지시와 통제 그리고 자유를 판 대가로 밥이 주어질 뿐이다. 창조적일 이유도 없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노예에게는 언제나 주인이 있다. 그 주인의 이름은 상황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포도청이라고 불리는 목구멍이기도 하다. 혹은 탐욕스러운 부패의 고리라고 불리기도 하고, ‘제도와 관행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어라고 불리던 그 주인은 언제나 자기 밖에 존재하는 무엇이다.(218)

91. 자기 혁명을 위해 익숙한 과거와의 생존 전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싸움에서 이겨내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한다. 에너지는 사랑함으로써 배가 된다. 사랑할수록 우리는 위대해진다. 변화는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시작하며, 에너지가 생겨날수록 자신의 마음에 따라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을 열지 않고는 자신을 위해 춤출 수 없다.(219)

92. 욕망은 바로 에너지이다. 지치지 않는 자연적 힘이다. 욕망을 따라 멀리 떠나라. 아주 멀리 가라. 당신만이 다다를 수 있는 그 끝으로 가라. 그리고 그 길이 의 길이었다고 말하라.(220)

93. 시간을 자신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227)

94. 자신에게 시간을 내지 못하면 하고 싶은 욕망을 이룰 수 없다. 욕망은 오직 꿈과 그리움으로 남을 뿐이다. 하루에 자신을 위해 적어도 두 시간을 써라. 그렇지 않고는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베끼고 모방해야 한다. 대가들을 통째로 삼켜야 한다.  그리고 다시 토해 내야 한다. 개인적 체험과 깨달음을 자신의 체액 속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228)

95.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없다면 당신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다. 더 이상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이 바로 죽었다는 뜻이다.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마라. 삶은 만들어가는 것이다(228)

96. 변화의 결과는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생활을 바꾸지 못한 변화는 실패한 변화이다. 하루를 이해하는 방법이 바뀌고 하루를 쓰는 방법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허구이다. 하루라는 현실 속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꿈은 꿈일 뿐이다.(229)

97. 의식은 시간적으로 자유롭다. 우리의 의식 속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공존시킬 수 있을 만큼 자유롭다. 의식 속에서 우리는 쉽게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230)

98. 의식 속에서 우리는 시간을 다르게 인식한다. 아주 긴 꿈도 불과 몇 초 동안에 꾸어진다. 혹은 같은 한 시간이라도 어떤 때는 한없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순식간에 지나기도 한다.(231)

99. 자신을 바꾸게 될 깨달음으로 우리는 몰고 가기 위해서는 자신에 몰두해 있어야 한다. 자신에 몰두하지 못하고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신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바꾸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죽이는 일이다.(234)

100. 자기 혁명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다. 자신을 이루고 있는 여러 습관들의 결탁을 와해시키는 것이다.(……) 복구할 수 없이 완전히 궤멸시키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싸움은 전면전이다.(235)

101. 종종 우리의 의지는 자 도취에 빠지기 쉽다. 1주일을 참았으니 나도 참 괜찮은 인물이야 라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어렵다. 참으로 사소한 마음의 틈 사이로 실패는 끼어든다.(236)

102. 24시간은 적당히 그리고 충분히 긴 시간이다. 마치 인생의 작은 축소판과 같다. 하루를 잘 살면 인생을 잘 살 수 있다.(239)

103. 하루의 개편에 가장 중요한 초점은 24시간 중에서 자신만의 시간두 시간을 뽑아내는 작업이다.

104. 유태인은 어린아이일 때 밥 먹는 법을 철저하게 가르친다고 한다. 그들은 올바른 식생활이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필수적인 바탕이며, 이것이 인간의 건전한 인성의 개발에 불가결의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253)

105. 풍요롭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꿈꾸고 계획하는 속에 있다. 실제로 즐기는 것은 풍요로움의 일부일 뿐이다.(264)

106. 우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 동안 자신의 선택에 의해 삶을 살았다기 보다는 상황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267)

107. 우리는 선택한다는 것보다는 선택당한다는 수동성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이 일회적이며 유일한 삶이라는 가정에 비추어 보면 보잘것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268)

108. 우리나라 교육은 타고난 재능을 계발하는 대신, 부족한 재능을 메워 가는 쪽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평준화되어 갔다. 자라면서 우리는 유일하고 특별하며 서로 다르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되었다.(270)

109.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변화를 자신의 친구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의 하나이다.(273)

110. 인간은 정신이 죽으면 끝장이다. 자신의 욕망과 재능을 잘 들여다봄에 따라 우리가 세상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280)

111. 당신이 되고 싶은 무엇인가 될 수 있다면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다. 스스로 좋아할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이 누구이든 그리고 무엇을 하든 행복한 사람만이 사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282)

112. (커뮤니케이션은) 자기 혁명을 실천하는 개인에게도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는 필수적인 조건이다.(287)

113. 인간의 건강은 매우 정신적이다. 마음이 즐거운 사람은 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의사가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바로 스스로 치료 의지를 갖지 않는 사람이다. 변화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에게 많은 심적 에너지를 쏟아 붓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289)

114. 매일 자신을 들여다보라. 당신이 왜 변화를 시작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라. 슬픔이 있다면 적어라. 또 기쁨이 있다면 그것도 놓치지 말라. 바라지 않는 것을 해야만 한다면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아라. 후회가 있고 통한이 있는 것이 인생이다. 원망이 있고 억울한 것이 또한 인생이다. 그러나 도움이 있고 정이 있고 애정이 있는 것이 또한 우리의 삶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늘 자신이 유일무이한 삶을 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마음이 깨어 있는 한, 그리고 처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당신은 저항에 굴복할 수 없다. 욕망이 흐르는 대로 마음의 길을 따라 껍데기를 벗고 그렇게 가라.(292)

115. 우리는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미쳐야 한다. 적어도 미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미쳐야 한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모든 것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분야를 떠나야 한다.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정신 나게 하는 말이다.(296)

116. 햇빛을 뼛속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는  사람들, 그리하여 노동과 놀이를 같은 것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 (300)

 

3. 내가 저자라면

 

[,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목차-

1장 지난 10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 유혹의 나이 마흔 / 절정을 지난 꽃의  아름다움 /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지다

2장 마흔 살

마흔에 관한 이야기들 /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나이

3장 직장생활

홀로그램의 세계 속에서 / 필요한 사람들 / 돌연한 출발 / 나를 마케팅하다 / 새로운 시작

4장 얼굴 페르소나

머리카락, 약간의 콤플렉스 / 수염, 자연의 공평함  / , 나의 자부심 / 인상, 자랑할 만큼은  아니지만 / 인형에서 자유인으로

5장 가족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아이 / 나를 닮은 아이/ 나의 별명은 미숙이’ / 늘 옆에 있는 그녀 / 삶의 우선순위 / 아내와 함께 떠나는 여행 / 늘 반갑고 그리운 친구

6장 자연

신과 가까워지는 공간 / 변화의 이유 / 나는 나무다 / 나만의 씨앗

7장 건강

탄생과 함께 시작되는 죽음 / 욕심이라는 이름의 암세포 / 이상신호/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8장 길에서

정신적 여행자 / 길을 찾아서 / 깨달음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 행복해지는 법

9장 집, 공간

내 마음의 집/ 산을 품은 집, 집을 품은 산 / 욕망이 자라는 공간 / 정원 손질 / 일상의 작은 쉼터

10장 학습

놀이로서의 학습 / 나침반 하나 들고 떠나는 탐험 / 마음이 가는 대로 / 노마드 / 삶의 방식을 바꾸는 혁명

11장 일

내가 일하는 방법 /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 / 성공의 비결 / 유일한 사람 / 청중이 듣고 싶은 강연 / 나의 역할 / 변화의 주체가 되는 길 / 꽃씨와 불씨

세개의 에필로그

 

* 개인적으로 구본형 선생님의 책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 몇권 안에 들어가는 책이다. 그래서 사실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다소 어렵다. 자신의 지난 10년을 몇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서 글을 풀어쓴 구조도 좋았다. 훗날 내가 책이란 것을 쓰게 된다면, 나 또한 나를 둘러싼 주제들, 예를 들면, 남자, 직장인, 영화, 책 과 같은 키워드로 글을 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 의 영향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다만, 내가 저자였다면, 인생 2막인 지난 10년의 이야기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2막이 시작될 수 있었던 전 단계인 인생 1, 즉 구본형 선생님이 인생의 전환을 가지기 전의 이야기를 다뤘을 것이다. , 출생에서 평범했던 초중고 시절과 대학시절, 저자를 둘러싼 사람들(부모님과 형제) 그리고 그의 성장기 등등 말이다. 물론 자신의 치부일수도 있지만, 거짓을 말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들과 순간들 그리고 사건들을 다루어도 저자를 이해하고 감정이입을 하기에 더 도움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조금 전형적일 수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한 정도로 서술하여도 좋았을 것 같다.

만약, 내가 훗날 기회가 되어서, 나의 자서전을 쓴다면, 나는 과연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이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머리는 그러한데 과연 가슴을 그렇게 행할 수 있을지는, 가봐야 알 것 같다.

 

[ 낯선 곳에서의 아침 ]

- 목차 - 

1장 변화 - 살아 있다는 것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개인의 혁명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은 삶 자체이다

우리는 왜 변화에 저항하는가?

세 사람의 죽음

 

2장 역사 속의 개혁과 혁명

물과 불의 싸움 : 물의 승리

물과 불을 싸움 : 불의 승리

스승은 나를 구하고 나는 스승을 구하리다

노벨레스 오블리주

역사로부터 배운 교훈

 

3장 상식과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몇 가지 이야기

식물은 눈이 없어도 더 잘 볼 수 있다.

식물은 1년에 한번 죽는 연습을 한다

시간과 그 뒤편에 감추어진 이야기

공간과 공간에서

별과 인생

정동진, 환선굴과 백마횟집을 다녀오는 데 하루가 걸리지 않는다

고전과 고우영의 만화

무협의 세계

문화와 자유

상어, 가오리 그리고 말 : 어떤 짧은 여행

자유와 통제의 사이

 

4장 자기 혁명은 저항과의 싸움이다 필승의 방법

저항의 극복 첫 번째  조건 : 그대로 있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한 확신

저항의 극복 두 번째 조건 :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라

저항의 극복 세 번째 조건 : 시간을 쓰지 않으면 욕망은 그저 그리움으로 남을 뿐이다.

저항의 극복 네 번째 조건 : 전면전의 첫 번째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라 - 7일간의 개혁

저항의 극복 다섯 번째  조건 : 끊임없이 대화하라

 

이 책을 마무리하며

추천사 ㅣ 최인아

[낯선 곳에서의 아침] 을 읽기 위한 인물 사전

 

* 저자의 초기작답게 방향성이 명확하다. 우리나라 최고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의 돌직구 같은 느낌이랄까. 묵직하고 직접적이고 공격적으로 서술한듯하다. 목차도 단순하다. 1장에서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고, 2장에서는 변화의 가장 확실한 방법인 역사 속의 혁명의 순간을 예로 들어 변화에 실패한 사례와 성공한 사례의 결과로 변화의 필요성을 서술하였다.  3장에서는 자신의 일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개념들 시간, 공간, 식물, 만화, 무협 등 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그 안에 존재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마지막으로 변화를 위해 이겨내야 할 저항에 대해, 저항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일단 명확한 방향성과 다양한 예를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한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인 것 같다. 방향성이 명확한 만큼 책속에서는 변화에 대해, 하루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생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을 여러 번에 걸쳐, 그리고 다양한 예를 통해 피력하고 있다. 메시지 전달은 확실하다.

다만 저자 초기의 작품이라 그런지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논리적이고 전형적인 것 같다. 두괄식처럼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전달하고 그 예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다른 이들의 책에서 본 내용들 또는 역사 속의 내용들을 근거로 뒷받침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저자의 인문학적 깊이와 노력을 통해 얻어진 다양한 이야기들, 근거들이 뒷받침되었기에 덜 하였지만, 자칫 읽다 보면 재미없어지고 지루해지는 구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전형성을 탈피하면서 공감을 이끌어내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와 동시에 유기적일 수 있는 구조, 앞으로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그리고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단식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공감하거나 재미있기가 쉽지 않다. 저자가 인생을 다시 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만큼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변화를 원하는 그리고 변화를 해야하는 독자들에게 피력해야 하는 이야기이겠지만, 그렇게 많은 페이지( 50페이지)를 할애해야 했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좋은 것을 알지만 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공감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것 같다. 짧고 굵게 다루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가장 감동적인  장절 (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 ‘, 구본형의 변화이야기로 읽었다 )

<p.261>

멕시코시티의 큰 시장 그늘진 구석에 포타 라모라는 나이든 인디언이 앉아 있었다. 그는 그 앞에 20줄의 양파를 매달아놓았다. 시카고에서 온 어떤 미국인이 노인에게서 와서 물었다.

양파 한 줄에 얼마요?”

“10센트입니다.”

두 줄은 얼마요?”

“20 센트입니다.”

세 줄은 얼마요?”

“30센트.”

세 줄을 사도 깎아주지 않는군요. 세 줄을 25센트에 주실래요?”

안 됩니다.”

그럼 20줄 전부를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20줄 전부를 팔지 않을 것입니다.”

안 판다니요? 당신은 양파를 팔기 위해 나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나는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북적대는 사람드을 좋아하고, 붉은 서라피 모포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을 사랑하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페드로와 루이스가 와서 브에노스디아스라고 인사하고, 담배를 태우며 아이들과 곡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기서 친구들을 만나면 즐겁습니다. 이게 바로 내 삶입니다. 그 삶을 살기 위해서 여기 이렇게 하루 종일 앉아 양파를 파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이 양파를 몽땅 다 팔아버린다면 내 하루도 그걸로 끝나버리고 말 겁니다. 그러면 나는 사랑하는 것들을 다 잃게 되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안 할 것입니다.”

IP *.240.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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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15:48:08 *.176.221.180

땟수 후배님 잘지내죠? 바쁠텐데 북리뷰 정성스레 잘하셨네요^^

이미도 잘했지만 노파심에서 ㅋㅋㅋ 첨언을 들리자면

인용문 한번 더 공부하심도 좋을것 같아요.

 

즉, 빨간줄, 파란줄 그으며, 무찔러 들어오는 글들이 왜 무찔러 들어오는지

그 밑에다 자신의 생각을 짧게, 짧게 메모해가는거죠.

 

이 방식이, 책을 내것으로 만드는 가장 단단한 길이 되었던 것 같아요.

워낙 잘하지만, 아니 워낙 잘해서 기대치를 한껏 올려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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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17:23:29 *.46.178.46

^^ 

알겠습니다. 

작성하면서도, 인용문 자체를 많이 쓰는거 보다는(물론 많으면 좋겠지만 ^^:)

인용문에 대한 내 생각을 많이 써야하는게 아닌가 고민을 좀 했었는데....


더 보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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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9 23:41:44 *.34.227.139

우리때는 북리뷰를 어떻게 해야한다는 세부적인 지침은 없었지요. 그래서 나는 게시용 북리뷰와 개인보관용 북리뷰 두가지로 했는데 개인보관용은 인용문을 많이 썼구요. 게시용은 인용문을 많이 덜어내고 '내가 저자라면' 부분을 많이 쓰려고 했어요. 돌아보면 인용문 기록보다 '내가 저자라면'을 많이 고민했던게 비판적 사고를 향상하고 '나의 생각'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어 책쓰는 힘을 길러주지 않았나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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