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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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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26일 19시 18분 등록
// 솔직히 같은 내용을 두 번 쓰는 것이라서, 많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전에 썼던 내용과 많이 다르게 하고 다른 표현을 적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소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입니다. 재탕하고 있는 지금은 메모장에 적어두고 복사를 하려고 합니다. ㅋㅋㅋ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냥 우습네요.. :) )

1. 소감
'강의'를 카트 속에 담아 두고도 구입을 하지 않은지 열흘이 넘었다. 그리고 자의반 타의반 숙제를 위하여 드디어 책을 펼쳐 들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과제가 아니었으면 오십 장도 채 읽어보지 못하고 이 책을 또다시 책장 속으로 슬그머니 밀어 넣었을지도 모른다. 한자가 많이 포함된 책은 결코 재미있을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고전과 한자, 철학들에 대해서 계속 회피해 와서 지금 와서도 이러한 경험(간접경험이지만!)을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의는 나의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 첫 번째 책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세계로의 경험을 시작하게 한 의미 있는 책이다.

읽고난 느낌은 후련하다.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몸 깊숙이 산재해 있던 잘못된, 안 좋은 생각들을 모두 꺼내어 버리지는 못했지만, 그것들을 살짝 들추어 내가 어떠한 방향으로든 어긋나 있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 하나하나 문장을 읽어 갈 때마다, 내 자신을 비추어 보고 또 다시 그러한 것들이 어디에서부터 연유하게 되었는지 생각 하게 된다.

언젠가 하루 종일 걷기만 한 적이 있다. 집에서 출발하여 가까운 곳을 목적지로 삼고 거기에 도착하고 나면 또 다시 가까운 목적지를 향해 계속 걷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를 꼬박 걷고, 적지 않은 거리를 돌아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하루 종일 거리에서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에게는 짧은 목적만이 있을 뿐이고, 그 곳을 향해 걷는 동안 아무것도 느끼지 못 했다. 그저 발뒤꿈치에 생긴 물집만이 내가 하루 종일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애썼다는 흔적만을 남겨 놓고 있었던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소요유(逍遙游)‘는 나의 이러한 지난 과오를 반성하게 했다. 무엇인가 얻고자 길을 나섰던 것은 아니지만, 나의 목적 찾기에 급급하여 길에서의 소중한 경험들을 놓쳐버렸다. 나는 길의 코스모스를 만나고, 길 위에 나를 남기기 위한 노력들을 했었어야 했다. 내가 향하고 있는 길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다니는 길도 보고, 나의 걸음들을 즐겨야 했다. 나 자신만의 목적을 향해 질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걷고 있을 법한 누군가를 만나고 그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어야 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되면서도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를 '당구공과 당구공의 만남' 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속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저 거죽만을 스치면서 살아가는 삶이다. 모든 사람들이 표면만을 상대하면서 살아가고, 모두가 짧은 만남 그리고 한점에서의 만남이다. 만남이라고 하기 어려운 만남들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하여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과의 수많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하여 본의 아니게 소중한 친구들을 소홀히 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친구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한번도 이들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그들은 그저 보여지는 나의 모습을 보았을 뿐, 한번도 나에게 다가와 나를 알아주지 않았다. 너무나도 많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 우리는 그 관계 속에서 너무 얽혀 있어서 서로와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 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그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진정 나의 친구로 받아들이고 친구와 같은 정(情)을 나눌 수 있는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너무나도 외로운 존재로 남아 있다.


2. 내가 작가라면.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물론, 신영복 선생님의 훌륭한 시각과 거스를 수 없는 문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너무 혼란스러운 탓이라 생각 한다. 다양성을 구호로 너무 많은 (의미없는)유행과 패션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수많은 유형의 사람들 속에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주인 잃은 빈껍데기들이 의미없는 대화를 하고, 웃음을 주고받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전통적 가치를 재발견 함으로써 현재를 반성하고 우리 미래의 방향을 바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수정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때에 맞추어 신영복 선생님은 ‘강의’라는 훌륭한 지침서를 제시해 주었다.
이 책은 과거의 사상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 두었다. (전체를 보았다기 보다는 하나의 시각을 가지고 필요한 부분을 끄집어냈다. 현명하다.) 그리고 현재의 재조명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는 과거 사상들이 결핍되어 있으며 미래에는 이러한 사상으로 회귀를 해야 한다는 이론들이 나와 있다.
이제 그 다음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들이 전개 되어야 한다. 현재 사회의 재조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올바른 곳으로 가져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것들이 논의 되어야 한다.

논어에 담겨져 있는 공자를 보면서 모든 행동을 따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오히려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 시대에 맞게 그들이 시각에서 제시된 이야기이며, 하나의 사상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현대 사회에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은 우리의 각성에 의해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현재의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모습이어야 하며 다가올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에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고전에서 보여지는 인간이 본연적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식견만을 제시해 준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보여진 과거의 사상들을 통하여 현대 사회를 반성하고 반영해 가며 살을 붙여 가는 것은 우리의 과제라 생각 한다.



3. 책 속의 좋은글
유년 시절의 경험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층의 정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p.16)

요즈음 대학생이나 젊은 세대들은 근본적 성찰을 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매우 감각적이고 단편적인 감성에 매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또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세례를 받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반성 자체가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까지 하지요. (p.17)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p.23)

미래로 가는 길은 오히려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p.24)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결과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지요. (p. 26)

궁극적으로는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p.29)

과학은 희망을 주기 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p.31)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살아가는 일의 소박한 현실이 곧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p.36)

도란 길을 걸어 가며 생각 하는 것입니다. (p.36)

도재이(道在邇), 즉 도는 가까운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것입니다. (p.37)

동(同)의 논리를 화(和)의 논리, 즉 공존과 평화의 논리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p.46)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금언이 있습니다. 길을 잘못 든 사람이 걸음을 재촉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p.47)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p.49)

無逸
周公曰 嗚呼 君子 所其無逸
(주공왈 오호 군자 소기무일)
군자는 무일(無逸-편안하지 않음)에 처해야한다.
先知稼穡之艱難 乃逸 則知小人之依
(선지가색지간난 내일 칙지소인지의)
먼저 노동(稼穡)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소 백성들이 무엇을 의지하여 살아가는가를 알게 된다.
相小人 厥父母 勤勞稼穡
(상소인 궐부모 근로가색)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건대 그 부모는 힘써 일하고 농사짓건만
厥子 乃不知稼穡之艱難 乃逸 乃諺 旣誕
(궐자 내불지가색지간난 내일 내언 기탄)
그 자식들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함을 취하고 함부로 지껄이며 방탕 무례하다.
否則 侮厥父母曰 昔之人 無聞知
(부칙 모궐부모왈 석지인 무문지)
그렇지 않으면 부모를 업신여겨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아는 것이 없다고 한다. (p.70)

한마디로 무일은 불편함이고 불편은 고통이고 불행일 뿐이지요. 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 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p.72)

노르웨이의 어부들은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저장하는 탱크 속에 반드시 천적인 메기를 넣는 것이 관습이라고 합니다. 천적을 만난 불편함이 정어리를 살아있게 한다는 것이지요. (p.76)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획일적 대응을 피하고 현실적 조건에 따라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p.82)

낭만주의가 대체로 부정적 의미로 인식되는 것은 인간의 정신을 구속하는 억압에 대한 원칙적 저항과 비판 의식을 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응 방식의 개인주의적 성격 때문입니다. (p.83)

처지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고 운명도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p.100)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p. 101)

내가 중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과 뒤에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가 가장 풍부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p.103)

관계란 다른 것을 향하여 열려 있는 상태이며 다른 것과 소통되고 있는 상태에 다름 아닌 것이지요. (p.119)

희망은 고난의 언어이며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p.123)

목적과 수단은 통일되어 있습니다. 목적은 높은 단계의 수단이며 수단은 낮은 단계의 목적입니다. (p.129)

우리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한 '관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택된 여러부분이 자기를 중심으로 하여 조직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p.131)

영원히 지나가고 다시 오지 않는 과거는 없습니다. (p.147)

집단적 타락 증후군 : 모든 사람이 범죄자라는 사회적 분위기. 적발된 사람만 재수 없는 사람이 되는 상황, 부정에 대하여 분노를 느끼거나 추락에 대해 연민을 느끼기 보다는 고소하다는 것 (p.156)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적인 인간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56)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p.175)

춤과 춤추는 사람을 어떻게 따로 떼어 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p.198)

자기반성(自己反省)이 자기 합리화나 자위(自慰)보다는 차원이 높은 생명 운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p.234)

지속성이 있어야 만남이 있고, 만남이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때 부끄러움 이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p.242)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길이 없구나. (p.250)


개념이라는 그릇은 작은 것이지요. 그릇으로 바닷물을 뜨면 그것은 이미 바다가 아닙니다. (p.269)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p.289)

'소요유'는 글자 그대로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거닌다는 뜻입니다. 소요는 보행과는 달리 목적지가 없습니다. 소요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p.311)

지식과 진리성에 관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 입니다 (p.351)

말은 뜻을 전하는 것인데, 뜻을 얻으면 말을 잊어 버리는 것이다. (p. 355)

兼治別亂
(겸치별란)
겸애하면 평화롭고 차별하면 어지러워진다. (p.376)

나쁜 평화가 없듯이 좋은 전쟁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p.379)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 (p.382)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드러내놓고 싸우는 사람은 알아준다. (p.386)

운명이란 인간의 실천적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것. (p.409)

사람의 욕구를 기르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되, 욕망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거나 물이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양자가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해야한다. (p.421)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그 인간 전체를 범죄시 하여 범죄인으로 단죄하는데 반하여,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 그 행위를 분리하여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불법성을 인정하는 정도입니다. (p.443)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것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큰 것이고 충분히 넓은 것입니다. (p.474)

인과 과는 하나가 아니면서 서로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서로 다르면서도 하나인 것입니다. 그것을 불이무이(不二無異)라 합니다. (p.478)

과거는 흘러가고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는 다 같이 그 자리에서 피고지는 꽃일 따름입니다. (p.505)

인성의 고양은 '바다로 가는 여행'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바다로 가는 겸손한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p.506)


창의적 사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로움 입니다. 갖히지 않고 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입니다. (p.508)

상상력은 작은 것을 작은 것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작은것은 큰 것이 단지 작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상상력 입니다. (p.510)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p.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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