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이익상
  • 조회 수 329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5년 3월 29일 22시 55분 등록
1. 인용

자연에서 모든 사물은 소리 없이 작용한다. 이들은 존재 속으로 들어오지만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 기능을 모두 완수하지만 아무런 요구도 없다. 모든 사물은 똑같이 자기 맡ㅇ느 바 일을 다하고 물러난다. 사물은 절정에 도달하면 모두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원래 온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휴식, 혹은 사명의 완수를 뜻한다. 이런 귀환은 영원한 법칙이다. 이 법칙을 아는 것이 곧 지혜이다....p29

네가 다투지 않으면 지상의 그 누구도 너와 다툴 수 없을 것이다.... 손해를 친절로 갚아라. .... 나는 선한 사람을 선하게 대하며 선하지 않은 사람을 선하게 대한다. 이와 같이 하면 모두가 선해진다. 나는 진실한 사람에게 진실하며 진실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진실하다. 그러면 모두가 진실하게 된다. ....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한 것을 이긴다....p30

네가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뼈가지 진흙이 되고 말았다. 너의 자부심과 야망을 없애라. 애착과 극단적인 목적들을 다 없애라. 네 품성은 이것들로부터 얻을 것이 없다....p31

나의 배는 향나무로 만든 것, 목란(木蘭)의 노가 있다.
악사들이 양쪽 끝에 앉아 보석 박힌 대나무 피리와 황금 나팔을 분다.
달콤한 술 한 통과 노래하는 처녀들이 곁에 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
물결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이 기분!
나는 노란 학을 타고 하늘을 나는 신선보다 행복하고
하릴없이 갈매기 뒤를 따르는 하백(河伯)처럼 자유롭다.
붓을 들어 휘갈기니 다섯 산이 흔들린다.
시는 완성되었다. 내 마음껏 웃으니 내 즐거움이 바다보다 크구나.
오 불멸의 시(詩)여!
초(楚)나라의 왕궁과 탑들은 언덕에서 무너져 내려도
시인 굴원의 노래들은 태양과 달처럼 영원히 빛난다.
...p40

-------
이것은 행복한 결말이다. 길들여지고 기쁨이 없는 결말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다. 우리가 누구기에-순간의 안개 속에 있는 티끌들-우주를 이해하겠는가? 철학은 전체의 빛 속에서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주 큰 전체의 조화라는 것은 아마도 건강, 아름다움, 진실, 지혜, 도덕성, 행복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가 될 것이다...p85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고귀한 사랑은 에고를 가장 많이 넓혀주고, 살아 있고 평화로우누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과 팔을 활짝 여는 일이다. 영혼이 행복하면 그 사랑도 커진다....p91

에페소소에서 플라톤보다 300년전에 헤라클레이토스는 신비로운 경구를 사용해서 변화의 철학을 설명하였다. 이것은 헤겔, 다윈, 스펜서, 니체 등에게 영감을 준 사상이었다.
두 가지 생각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변화가 보편적이라는 것과 에너지는 파괴할 수 없이 영속한다는 생각이었다.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변한다. 모든 것은 언제나 현재의 존재이기를 중지하고 새로운 다른 것으로 된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그리고 <흐르는 강의 동일한 물 속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쉬지 않고 중지하지 않는 <과정>이다...p95

솔론은 자신의 법안이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런 비난을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아테네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법을 주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법을 주었다>. 서로 갈등하는 그룹과 이해 단체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한에서 가장 좋은 법안이었다. 그는 황금률을 좇아 나라를 구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아리스토텔레스의 훌륭한 제자였던 셈이다. 전통에 따르면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써 있는 모토-<무엇이든 지나치지 말라>는 그의 말이라고 전해진다. 그리스 사람들은 그를 일곱 현자의 한 사람에 포함시켰다...p107

아테네 사람들은 너무나 똑똑해서 선량해지기 어려웠다. 그들은 악덕을 싫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성을 멸시하였다. 어떤 민족도 이보다 더 큰 상상력이나 혹은 더 생생한 혀를 가진 적이 없었다. 명료한 사색과 그것의 산물인 명료한 표현이 아테네 사람들에게는 신적인 것으로 여겨졌다....115

보통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시대의 문학이 된다. 한 세대 동안 사색이나 탐구의 영역에서 논쟁이 이루어진 사상이나 문제들은 이어지는 세대에 가서 연극, 허구, 시 문학의 배경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그리스에서 문학은 철학의 뒤를 쫓아가지 않았다. 시인들 자신이 철학자들이었고 자신들의 사유를 행하였다....p122

사변적 사색의 깊이에 예술적 형식의 탁월함이 덧붙여졌기 때문에 아테네 황금 시대 문학은 셰익스피어와 몽테뉴가 나타나기 전에는 건드릴 수 없을 정도의 높이에 도달하였다...p122

황금 시대는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더불어 끝났다. 아테네는 몸과 영혼이 다 지쳤고, 한 세대 동안이나 계속된 싸움을 통해 품성이 타락한 것을 느꼈다. 두 가지가 아테네를 떠받쳤다. 민주주의의 복구와 그리고 지난 60년 동안, 심지어는 전쟁 동안에도 계속된 자부심, 곧 아테네는 인류가 기억하는 한 그렇게 짧은 시기에 다른 누구의 것보다 우수한 예술과 문학을 생산해 냈다는 자부심이었다.

아낙사고라스는 추방되었고 소크라테스는 사형당하였지만 철학에 주어진 자극은 다음 60년 동안 아테네를 자극해서 뒷날 여러 세기 동안 유럽에서 번성할 사상 체계를 만들어냈다. 떠돌아다니는 궤변가들 대신 더 나은 교육을 베푸는 대학(아카데미)이 나타났다. 아테네는 <헬라스의 학교>가 되었다. 예술의 전통은 전쟁의 유혈과 혼란을 통해서도 망가지지 않았다. 머지않아 아펠레스와 프락시텔레스가 나타난다. 그리고 여러 세기에 걸쳐 훨씬 더 많은 그리스의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이 지중해 세계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건물을 지었다.
아테네는 패배의 절망을 딛고 굳건한 힘으로 새로운 부와 문화와 힘을 만들어냈다. 도시국가 아테네의 삶의 가을은 아름다웠다...p132

-------------------------------------------
그의 미신과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에게 자연스러운 호감을 느낀다. 그가 적어도 관대하고 사랑을 하는 청년이었음을 우리가 알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능하고 용감하였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피 속에 흐르는, 미치게 만드는 야만의 유산에 맞서 싸웠다. 또한 모든 전쟁과 학살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의 빛을 더 큰 세계로 가져가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p156

이 종교가 로마인이 도덕성에 도움을 주었을까? 이떤 점에서 보면 부도덕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의식들은 신들이 선의가 아니라 선물과 형식으로 보상을 해주었음을 알려준다. 기도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물질적 혜택이나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였다. 그런데도 종교는 개인, 가족, 국가에서 질서와 힘을 위해 좋은 작용을 하였다. 아이가 의심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신앙심은 규율, 의무, 예의 등을 그의 성격 안에 만들어 넣었다. 종교는 가족에게 신의 보장과 후원을 보내주었다. 또한 부모와 자식들에게 절대로 스러지지 않는 상호 존경심과 경건함을 불어넣어 주었다. 공공 생활의 모든 국면을 종교적 엄숙함으로 덮어주고, 국가를 신들과 친근하게 융합시켜 신앙심과 애국심 하나로 만들었다. 애국심은 역사상 알려진 다른 어떤 사회보다 더 강한 정열이 되었다. 종교는 가족과 힘을 합쳐 강철 같은 성격을 만들어냈으며, 그것이 500년 동안 로마가 고대 세계를 통치할 수 있게 해주었다...p162

----------------------------------------------------------
20050401
221년 스페인의 카르타고 군대는 한니발을 장군으로 뽑았다. 그는 스물여섯 살로 몸과 마음이 절정에 달하였다. 페니키아와 그리스의 역사, 언어, 문학 등을 교육받았고, 진영과 전쟁에서 병사 훈련을 받았다. 그는 신체가 어려움을 견디고, 입맛은 곤궁을 견디고, 생각은 사실을, 혀는 침묵을 견디도록 자신을 훈련하였다. 적군(로마)의 역사가인 리비우스에 따르면 그는 <전쟁터에 맨 먼저 뛰어들고 맨 마지막에 떠나는> 사람이었다....p168

루크레티우스는 문명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고대의 일화를 멋지게 요약해서 들려준다. 사회를 조직한 것이 인간에게 자신보다 훨씬 강한 동물들을 이이고 살아남을 힘을 주었다. 인간은 잎사귀와 나뭇가지의 마찰로부터 불을 발견하였고, 몸짓을 언어로 발전시켰으며 새에게서 노래를 배웠다. 또한 동물을 길들여 이용하였고 결혼과 법으로 자신을 길들였다. 하늘을 관찰하고 시간을 측정하고 항해술을 익혔다. 역사와 국가는 문명이 일어나고, 번성하고, 시들고, 죽는 과정이다. 그러나 각 국가나 문명은 거꾸로 관습, 도덕, 법, 예술 등 문명의 유산을 전달해 준다. <달리면서 생명의 램프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달리기 선수들처럼>...p177

그는 살아남아 『갈리아 전기』를 썼다. 약 500년 뒤에 어떤 게르만 프랑크 사람이 이 땅에 게르만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그래도 갈리아는 카이사르를 통해 부조리하지만 알므다운 라틴어를 쓰는 라틴 땅이 되었다. 로마 병사들이 쓰던 거친 라틴어가 변해 라신느(프랑스 고전주의 작가)와 아나톨 프랑스(프랑스의 작가)가 쓰는 음악적인 프랑스어가 되었다. 최악의 것이 타락해서 최선의 것이 된 것이다....p198

혁명의 세기는, 협소하고 이기적인 귀족 정치를 몰아냈지만 어떤 다른 통치 방식도 그 자리를 대신하지 못하였다. 실업, 매수, 빵과 소동은 평민의회를 망가뜨려 형태는 일그러지고 정열에만 이끌리는 폭도의 무리로 바뀌었다. 그것은 스스로를 통치할 능력도 없었으니 제국을 통치할 능력은 더욱 없었다. 민주주의는 플라톤이 표현한대로 붕괴되었다. 즉, 자유는 방종이 되었고, 혼란 상태는 자유의 종말이 오기를 구걸하였다....p199

특권을 빼앗긴 귀족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저항한 것에 대해 그가 용서해 준 것만으로는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았다. 용서받은 일을 용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p203

<어떤 사람이 네게 나쁜 짓을 했다면 그 자신이 해를 입는다.... 그를 용서하라> 이것이 실천할 수 없는 철학으로 보이는가? 그와는 반대이다. 이 세상에서 훌륭한 기질이란 그것이 진지하기만 하다면, 아무것도 그것을 이길 수가 없다. 정말로 선한 사람은 불행에 대해 면역력이 있다. 어떤 재앙이 덮쳐도 그의 영혼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논리나 배움이 아니라 이해와 받아들임이다....p234

그는 현존하는 경제 질서를 공격하지 않았다. 반대로 <폭행을 써서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하는 열렬한 사람들을 질책하였다. 그가 생각한 혁명은 훨씬 더 깊은 종류의 혁명이었다. 그런 혁명이 없다면 모든 개혁은 오로지 표피적이고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기적인 욕심, 잔인성, 정욕 등을 없앨 수만 있다면 유토피아는 저절로 올 것이다. 이것이 모든 혁명 가운데 가장 깊은 혁명이 될 것이고, 이런 혁명에 견주어 보면 다른 혁명은 단순히 계급간의 쿠데타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스도는 이런 영적인 의미에서 보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가였다...p245

그러나 지옥의 문 위에 쓰인 글귀를 보았을 때 시인이 생각한 것보다 더 위대한 구절을 어디서 찾아보랴.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entrate!」(여기 들어서는 그대들이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 단체의 『신곡』은 모든 기독교 문학에서 가장 이상하고 가장 무시무시하고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p269

<지혜를 향한 첫 번째 열쇠는 자주 부지런히 질문하는 것이다. ... 의심을 통해 우리는 탐구에 이르고, 탐구를 통해 진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학」에서 그는 오직 기독교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비이성적인 것이라 해서 거부하였다. 그는, 신은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주신다고 주장하였다. 이단은 폭력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억제되어야 한다고 했다....p272

중세의 영혼은 자라나는 세포처럼 두 가지 역사적 유기체로 발전하였다. 남부 유럽에서는 고전적, 에피쿠로스적, 이교적 르네상스이고, 북부 유럽에서는 초기 기독교적, 스토아적, 청교도적 종교 개혁이다. 중세의 영혼은 이제 두 개의 강력한 문화가 되었다. 그들을 통해 문명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중세의 역사적 업적은 완성되었다.
그 죽음이 곧 그 완성이었다....p275

그래서 르네상스는 발생 초기부터 이미 죽은 다음 천국의 불확실한 즐거움 대신 이 세상에서의 즐거움과 모험을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는 고대의 문학만을 복원시킨 것이 아니라 그 쾌락주의적 자유로움도 똑같이 복원시켰다. 1천 년 동안이나 초자연적인 신앙에 기초한 도덕적 규율의 시간을 보낸 다음 부분적으로는 이교적인 방식으로 감각이 자유롭게 되었다...p281

돈은 문명의 뿌리다. 상인들과 은행가들의 기금과 교회의 기금이 필사본들을 사들일 돈을 지불하였고, 이 필사본들이 고대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정신과 감각을 자유롭게 만든 주요한 힘은 그런 사본들이 아니었다. 그것은 중산층의 힘이 커지면서 나타난 세속주의 덕분이었다. 또한 대학과 지식과 철학의 성장 덕분이었으며, 역사와 법을 연구해서 정신이 현실적으로 예민해진 덕분이었다. 더 폭넓은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 정신이 확장된 덕분이었다...p282

한 국가를 다스리고, 재산을 관리하고, 마상 창시합에 나가고, 탁월한 시들을 쓰고, 예리한 감각으로 예술가와 작가들을 후원하고 학자 및 철학자들과 쉽게 섞이고 농부와 어릿광대들과도 잘 어울리고, 축제 행렬에서 함께 행진하고, 외설적인 노래들을 부르고, 부드러운 찬가들을 부르고, 애인들과 놀아나고, 교황을 낳고, 유럽 전역을 통해 자기 시대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하고 가장 고귀한 사람이라고 찬양 받던 이 사람의 모습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도덕성과 매너, 복합성과 다양성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p293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이것은 신의 최고의 선물이요, 인간이 받은 최고의 놀라운 축복이다. 짐승은 어미의 몸에서 나올 때 제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최고의 정신(천사들)은 시작부터 영원히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하느님 아버지는 인간에게만 탄생의 순간부터 모든 가능성과 모든 삶의 씨앗을 주셨다...p298

레오나르도는 그림을 시작하면서 너무 풍부한 상상을 하였고, 세부적인 것들에 실험적으로 빠져들면서 자기를 잊었다. 원래의 주제를 넘어 인간, 동물, 식물, 건축 형태, 바위, 산, 강, 구름, 나무들의 끝도 없는 모습을 신비스러운 명암으로 바라보았다. 그림의 기술적인 완성보다는 그 철학에 빨려 들어갔고, 의미를 드러내느라 바빠 이 인물들에게 색을 주는 일처럼 덜 중요한 작업은 다른 사람들 손에 넘긴 것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노동을 하고 나서, 그는 자신의 손과 물질이 구체화시킨 꿈의 불완전함에 절망해서 떠나갔다. 이것은 몇 가지 예외를 빼고는 마지막까지 레오나르도의 성격과 운명으로 남을 특징이었다...p307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p321

그러나 이 모든 한계와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르네상스 그리고 아마도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그의 업적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원천으로부터 한 사람이 왔었다는 것, 그가 인류의 가능성에 대해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해주었다는 사실에 경탄하게 된다...p322

------------------------------------------------------
수많은 인자들과 영향들-교회 내부의 것, 지적, 감정적, 경제적, 정치적, 도덕적인 것들-이 수백 년의 방해와 억압을 견딘 다음 하나의 회오리 바람으로 뭉쳐져 야만인이 로마를 정복한 이후로 유럽에 가장 큰 전복을 가져올 참이었다. 아비뇽 유폐와 교황 분열로 인해 교황청의 힘이 약화된 것. 수도원 계율과 성직자 독신주의의 붕괴, 고위성직자의 사치와 교황청의 부정 부패, 교황들의 세속적 활동들. 그러니까 알렉산드로스 6세의 도덕성의 결함, 율리우스 2세의 전쟁, 레오 10세의 조심성 없는 즐거움. 성유물 판매와 형벌 면제 칙령(면죄부)행상. 십자군 전쟁과 터키 전쟁에서 기독교에 대해 회교가 승리를 거둔 일. 기독교 이외의 신앙이 점차 퍼져나간 일. 아랍의 과학과 철학의 유입. 스콜라 철학이 붕괴되고 스코투스의 비합리주의와 오캄의 회의주의가 등장한 것. 개혁을 위한 공회의 운동의 실패. 세속적 고대의 발견과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인쇄술 개발. 읽기 교육과 일반적인 교육의 확대. 성서의 번역과 성서 읽기. 가난하고 단순하게 살았던 사도들의 삶과 교회의 화려한 의식 사이의 모순에 대한 새로운 인식. 도이칠란트와 잉글랜드의 부와 경제적 독립이 커진 일. 종교적 제약과 요구를 싫어하는 시민 계급의 확대. 돈이 로마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저항감. 법과 정부의 세속화. 민족주의의 심화와 왕조들의 권력 강화. 모국어와 모국 문학의 민족주의적 영향. 발도파, 위클리프, 후스 등의 영향. 종교 의식은 줄이고 더욱 개인적이고 내면적이며 직접적인 종교를 향한 신비주의적 열망....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힘의 급류를 형성하였다. 그것은 중세 관습의 딱딱한 표면을 깨고 모든 기준과 제약들을 느슨하게 풀고 유럽을 국민과 종족으로 흩어놓고 전통적인 신앙의 위안과 후원을 점점 더 없애버릴 힘이었다. 그리고 유럽인의 정신적, 도덕적 삶에서 기독교가 지배적인 역할을 해온 일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기도 하다...p404

루터는 역사상 거의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이 상황에 대응하였다. 그는 자신의 글을 출판해 줄 사람을 찾아냈다. 라틴어가 아니라 도이치말로 된 문서였다. 곧 <기독교 재산에 대해서 도이치 민족의 기독교 귀족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이다. 물론 당시 도이치 민족은 없었고 각각의 관습, 법, 군대 그리고 자부심 등을 가졌다. 루터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서 모든 도이치 사람들에게 말을 하였다....p414

폐하와 귀족들께서 간단한 답변을 원하시므로 나는 쓸데없이 구별하지 않고 대답하겠다. ... 내가 성서의 증언에 의해서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유죄로 인정된 것이 아닌 한(나는 교황과 공회의의 권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은 서로 모순되니까), 나의 양심은 하느님 말씀에 따를 뿐이다. 나는 어느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 양심에 거슬린다는 것은 옳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멘...421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은 르네상스(셰익스피어), 종교 개혁(엘리자베스), 계몽주의(베이컨) 등이 하나로 합쳐져 천재와 역사가 폭발적으로 집약된 시대였다.
수많은 요인들이 이런 복합적인 결과를 위해 이바지하였다. 영국의 종교 및 지적 생활이 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진 것. 사려 깊은 여왕과 표면에 나서지 않는 대신들 치하에서 45년 동안의 정치적 안정과 발전. 교회 재산을 영국의 교육, 정치, 경제 생활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던 것. 자유롭게 풀려난 창의력과 에너지를 갖추고 꽃피어나는 국민에게서 농업, 산업, 항해술, 상업, 재정이 성장한 것. 1588년 스페인 무적함대(아르마다)의 격파와 그 결과로 대서양을 장악하게 된 것. 투자와 사업을 유혹하는 북아메리카로의 접근이 쉬워진 것. 교육의 확대와 학교 및 대학의 다양화. 그리고 영국의 남녀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문명, 문학, 예술과 여러모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
이런 요인들과 다른 발전들이 튼튼하고 금욕적이고 진취적인 국민의 정신을 이전에도 이후에도 비할 길이 없는 높이로 끌어올렸다....p464

학문에 대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문을 도덕성에 종속시켰다. 학문의 확장이 자비심에 아무런 득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인간성에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이라 하였다. <정신의 모든 미덕과 존엄성 중에서 선의가 가장 위대한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미덕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평소의 열광이 줄어들었다. 미덕은 온건한 형태로 실천되어야 한다....p492

2. 소감
저자 윌 듀런트는 미국의 철학자이며 역사가이다. 윌 듀런트는 <철학 이야기>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고 하지만 난 또다시 부끄럽게도 이번이 윌 듀런트와의 첫 만남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책을 읽으면서 <철학 이야기>를 비롯해서 내용 중에 언급되었던 많은 저서들도 함께 읽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었던 점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울러 문명과 역사 그리고 철학적 지식에 대한 나 자신의 무지함에 다시 한 번 부끄러웠으며 그만큼 축약된 이 책의 내용 이해에도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윌 듀런트는 역사와 종교, 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오랜 세월에 걸친 서양의 역사를 한 눈에 꿰뚫어 역사와 인물과 소통하고자 하는 듯 하다.

윌 듀런트의 <역사속의 영웅들>은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은 초반에는 중국, 인도, 이집트 등 문명 발상지의 인물들, 중반부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 그리고 후반부에는 중세, 종교개혁시대 등에서 활약했던 역사적 인물들의 중심활동 및 업적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인물들 뿐 아니라 그 영웅들이 딛고 섰던 땅과 공기, 즉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함께 기술하고 있다. 역사에 남을 만한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사건의 핵심적인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의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가리켜‘역사를 쓰는 철학자' 라고 하면서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이라고 설파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쉽고 재미있었던 인물은 그리스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르틴 루터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베이컨 등이었다. 물론 그 인물들이 중심이 된 역사적 배경도 재미있었고 그 인물을 둘러싼 주연급의 조연들에 대한 언급도 역사와 인물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우 그의 예술가, 발명자, 과학자 등의 다방면에 걸친 천재성과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 '다빈치 코드'로 인해 촉발된 실제 역사 속의 그에 대한 관심 때문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저자는 주저없이 다빈치를 르네상스에서 가장 매혹적인 인물로 뽑고 있으며 다빈치를 다룬 내용의 말미에서 다빈치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아니라 르네상스 그리고 아마도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전 생애를 통해 수없이 많은 종교적 예술품들을 많이 창조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바사리가 그의 책에서 밝힌 대로 <기독교도보다는 철학자가 되는 편이 낫다고 여겨서 어떤 종교도 따르지 않는 이단적 특성>을 가진 그의 자유로운 영혼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마르틴 루터의 경우도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중세 말기로 접어들면서 점점 타락해 가는 교회에 대항하여 라틴어로 된 95개 명제를 작성해 비텐베르크 성 교회의 정문에 붙임으로서 시작된 도이칠란트 종교개혁과 그 상세한 전개과정이 흥미로웠으며 그 과정에서 용기있는 혁명가로서의 루터와 한 인간으로서의 루터에 대한 이야기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특히 교황의 사절들이 루터에 대한 파문령을 도이칠란트 전역으로 퍼뜨리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교황의 통치를 부인하기 전에는 어떤 사람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한낱 수도사인 그가 교황을 파문하는 대목에서는 희열마저 느껴졌다.

이 책은 윌 듀런트의 미완성 유작이다. 그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이 책을 완성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책이다.


3. 내가 이 책의 저자라면...
아쉬운 점
1) 서구 혹은 미국 중심주의적 사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저자의 성향과 책 내용을 놓고 보자면 말 그대로 서양인이 본 서양의 역사이므로 서구 중심의 사고를 통해 내용을 풀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이왕 책의 초반에 황하 문명이나 인도 문명을 언급한 바에야 사고의 중심을 약간 이동시켜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사건이나 인물들을 조망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2) 문학, 철학 중심의 사건/인물
방대한 양의 역사적 철학적 지식을 통해 그려진 사건들에 대한 기록과 수많은 영웅적 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 훌륭하다. 하지만 역사를 형성해 온 사건들과 인물들이 한편으로는 너무 문학적이거나 예술적인 사건 또는 인물 중심적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 전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건들과 인물들이 문학이나 예술 또는 철학 분야에서 많이 알려진 것들이라는 점에서 편향된 시각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책을 읽으면서 크게 와 닿은 또 다른 아쉬움은 역시 번역의 문제일 것이다. 제 2의 창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번역은 그 사회 문화적 중요성을 떠나서 읽는 사람의 개인적 사고의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에서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역사 속의 영웅들>의 곳곳에서 주어가 생략된 채 단편적으로 서술된 문장들이 많은 등 번역의 미숙함은 글의 흐름마저 끊어버릴 때도 있을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IP *.74.174.114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