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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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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5일 08시 18분 등록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

역사속에서 시와 시대의 영웅들이 남긴 말을 직접 인용해 두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방대한 역사를 내가 지치지 않고 읽어내려갈 수 있었을까...
언어가 갖는 모순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때 이 지상의 땅을 밟고 살았던 영웅들의 생각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정작 그들의 행동을 불러일으킨 이유를 유추해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한 역사학자의 사고를 통해 더듬더듬 짐작해보는 일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따분하고 갑갑했을까.

92세의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해준다는 기대감에 책장의 첫페이지를 열었다.
나같이 조금은 인류역사에 대한 바탕지식이 없는 이들이 아무런 부담없이
이 책을 펴들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태백의 이름자에 대해 재미있어 할지도 모른다.
자두라는 의미의 李와 서쪽하늘에서 하얗게 빛나는 커다란 별로
오늘날의 이름은 금성(비너스)라는 점이 내게만 아주 특별한 어떤 사연처럼
느낄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영웅들의 면면은 참으로 치열하고 대단해서
거듭놀라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모두 영웅이다보니 역사라는 더 커다란
자로 재어보면 평범할 수도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기자의 일몰이 피라미드보다 더 위대하다고 고백한 할아버지의 심경을
조금은 알 듯도 하다. 무엇보다 영웅의 위대함 뒤의 위대함만큼이나
연약한 헛점을 따뜻한 시선으로 읽어낸 윌 할아버지의 마음을 읽어내려갈때
그리고 할아버지의 가슴에 살아있는 소년시절부터 사로잡았을 시편들이
하나둘씩 나올 때마다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로마의 긴 역사가 조금 지겹게 느껴졌다. 그것은 내용의 편성이 지루해서라기보다
내 자신이 로마역사에 무지한 까닭이리라.
다음번에는 내 눈에도 익숙한 이름자를 보며 아, 그때 그 낯선 이름이
이런 숨겨진 모습이 있었네 하면서 감탄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로마라는 이름아래 그것은 가늠할 수도 없는 그 세대의 영웅들이 누렸던
온갖것들이 신김치처럼 익고 익어서 곰팡내가 코를 찌르는 것과 같다.

할아버지의 깊은 통찰력이 담겨진 수많은 글귀와 인용된 글중에서
내 마음에 남는 한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같이 넘쳐흐르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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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5.04.05 22:21:43 *.147.17.126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 이거 가슴을 때린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어찌 나는 이것을 놓쳤을까. 이거 어디에 있어요, 선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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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2005.04.07 09:01:12 *.72.66.253
p.79에 있어요. 뽕나무심고 양떼를 돌보던 아모스가 예언하는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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