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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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흘러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천천히
깊이 갈수록 좋다.
그것은 계단이 군데군데 있는
인간의 골목이다.
차로 질주할 수 없는
아주 좁은 길이다.
함께 어슬렁거리며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 일 저런 일을 함께 겪으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람들 사이의 만남이다.
시간에 쫓겨 내몰릴 때
윌 듀란트가 한 말을 떠올리자.
“문명인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래, 그러니 마치 문명이
우리를 바쁘게 만든 것처럼,
바빠야 문명인인 것처럼 굴지 말자.
문명인은 바쁠 때 바쁘고,
느릴 때 한없이 게으름뱅이가 되어
유유자적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니 바빠 죽겠다는 엄살은 부리지 말자.
언제나 가족들과
아주 천천히
서로의 뿌리를 적실만큼
길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애쓰자.
강은 소리를 지르며 흐르는 빠른 물살과
고요하고 느긋한 느린 물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들이 서로 섞여야 강으로
멀리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꼭 담아 두자.
「세월이 젊음에게」,구본형, 청림출판,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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