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92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 시집, 『의자』, 문학과지성사, 2006
모란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4 | [리멤버 구사부] 좋은 얼굴 | 정야 | 2021.09.13 | 1080 |
223 |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 정야 | 2021.09.06 | 1307 |
222 | [리멤버 구사부] 도토리의 꿈 | 정야 | 2021.08.30 | 1177 |
221 | [시인은 말한다] 직소폭포 / 김진경 | 정야 | 2021.08.23 | 1206 |
220 | [리멤버 구사부] 필살기 법칙 | 정야 | 2021.08.16 | 1077 |
219 | [시인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것 / 법정 | 정야 | 2021.08.09 | 1238 |
218 | [리멤버 구사부] 숙련의 '멋' | 정야 | 2021.08.02 | 1127 |
217 | [시인은 말한다] 여름의 시작 / 마츠오 바쇼 | 정야 | 2021.07.26 | 1071 |
216 | [리멤버 구사부] 괜찮은 사람 되기 | 정야 | 2021.07.26 | 1079 |
215 | [시인은 말한다] 영원 / 백은선 | 정야 | 2021.07.12 | 1267 |
214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 정야 | 2021.07.12 | 954 |
213 | [시인은 말한다] 송산서원에서 묻다 / 문인수 | 정야 | 2021.07.12 | 1047 |
212 | [리멤버 구사부] 불현듯 깨닫게 | 정야 | 2021.06.21 | 928 |
211 | [시인은 말한다]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정야 | 2021.06.14 | 1075 |
210 | [리멤버 구사부] 치열한 자기혁명 | 정야 | 2021.06.14 | 900 |
209 | [시인은 말한다] 다례茶禮를 올리는 밤의 높이 / 박산하 | 정야 | 2021.05.31 | 1037 |
208 | [리멤버 구사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 정야 | 2021.05.24 | 1031 |
207 | [시인은 말하다] 꿈 / 염명순 | 정야 | 2021.05.17 | 991 |
206 | [리멤버 구사부] 스스로 안으로부터 문을 열고 | 정야 | 2021.05.10 | 1025 |
205 | [시인은 말한다] 나무들 / 필립 라킨 | 정야 | 2021.05.03 | 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