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83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10월 16일 03시 20분 등록


자연 속에서

 


자연이 우리를

설득하는 방식은 늘 같다.

 

먼저 우리를

감탄하게 하여 혼을 빼놓는다.

상상 너머의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 잡은 다음

아주 '자연'스럽게 마음을

굴복시키고 무릎 꿇게 한 후

신의 음성을 불어넣는다.

 

이 아름다움이 보이느냐?

너의 초라함이 보이느냐?

네 마음속에 서식하는

그 벌레의 꿈틀거림이 느껴지느냐?

어째서 그런 짓을 하였느냐?

이 어리석은 것아.

 

우매한 미망의 어둠에서 나와

가고 싶은 길을 가거라.

숟가락으로 먹은 모든 것은

결국 똥이 아니더냐.

 

마흔이 넘게 살아 온 긴 세월이

참으로 잠깐이고 꿈이 아니더냐.

다행히 아직 꿈이 끝난 것이 아니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라.

 

죽음이 널 데려갈 때

좋은 꿈이었다고

웃을 수 있도록 하여라.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구본형, 휴머니스트, 157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 [시인은 말한다]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정야 2019.05.20 1111
203 [시인은 말한다] 간절 / 이재무 정야 2021.03.08 1110
202 [시인은 말한다] 눈풀꽃 / 루이스 글릭 file 정야 2020.10.19 1109
201 [시인은 말한다]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정야 2021.06.14 1107
200 [리멤버 구사부] 좋은 얼굴 정야 2021.09.13 1106
199 [리멤버 구사부] 괜찮은 사람 되기 정야 2021.07.26 1106
198 [리멤버 구사부] 필살기 법칙 정야 2021.08.16 1101
197 [시인은 말한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 허형만 정야 2021.01.25 1099
196 [리멤버 구사부] 내가 담아낼 인생 정야 2017.11.07 1096
195 [시인은 말한다] 여름의 시작 / 마츠오 바쇼 정야 2021.07.26 1094
194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라 [1] 정야 2017.06.20 1094
193 [시인은 말한다]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따라가는 삶의 사소한 선택들 혹은 소금과 별들의 순환 이동 경로 / 박정대 file 정야 2020.07.27 1092
192 [리멤버 구사부] 고독의 인연 file 정야 2020.08.18 1081
191 [리멤버 구사부]인생이라는 미로, 운명을 사랑하라 정야 2017.10.04 1080
190 [시인은 말한다] 발작 / 황지우 file 정야 2020.05.18 1077
189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이중성을 인정하라 정야 2017.10.09 1075
188 [시인은 말한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file 정야 2020.08.24 1073
187 [시인은 말한다] 송산서원에서 묻다 / 문인수 정야 2021.07.12 1067
186 [리멤버 구사부]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file 정야 2020.12.21 1065
185 [시인은 말한다] 다례茶禮를 올리는 밤의 높이 / 박산하 정야 2021.05.31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