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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0일 02시 43분 등록



자유

     


 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김남주,『나의 칼 나의 피』, 실천문학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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