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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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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6일 02시 30분 등록



[오늘의 결심]

 

                   김경미

 

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은 곳에 살지 않겠다

초저녁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

지구 끝까지 들고 가겠다

썩은 치아 같은 실망

오후에는 꼭 치과엘 가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불 켜진 보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으되

다치지 않았다

 

생각하면 티끌 같은 월요일에

생각할수록 티끌 같은 금요일까지

창들 먼지에 다치거나

내 어금니에 혀 물린 날 더 많았으되

 

함부로 상처받지 않겠다

목차들 재미없어도

크게 서운해하지 않겠다

너무 재미있어도 고단하다

잦은 서운함도 고단하다

 

한계를 알지만

제 발목보다 가는 담벼락 위를 걷는

갈색의 고양이처럼

 

비관 없는 애정의 습관도 길러보겠다



 

_김경미 시집『밤의 입국 심사』, 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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