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39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10월 5일 07시 53분 등록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 시집 『기다림』,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KakaoTalk_20201005_074403060.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4 [리멤버 구사부]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서 file 정야 2020.12.07 1026
183 [시인은 말한다] 밖에 더 많다 / 이문재 file 정야 2020.11.30 1132
182 [리멤버 구사부] 우연한 운명 file 정야 2020.11.23 943
181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file 정야 2020.11.16 1252
180 [리멤버 구사부] 자기 설득 file 정야 2020.11.09 1147
179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file 정야 2020.11.02 1220
178 [리멤버 구사부] 관계의 맛 file 정야 2020.10.26 1088
177 [시인은 말한다] 눈풀꽃 / 루이스 글릭 file 정야 2020.10.19 1079
176 [리멤버 구사부] 가치관에 부합하게 file 정야 2020.10.11 984
»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1399
174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file 정야 2020.09.28 1227
173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1744
172 [리멤버 구사부] 워라밸 file 정야 2020.09.14 972
171 [시인은 말한다] 무인도 / 김형술 file 정야 2020.09.07 984
170 [리멤버 구사부] 스스로의 역사가 file [3] 정야 2020.08.31 1028
169 [시인은 말한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file 정야 2020.08.24 1044
168 [리멤버 구사부] 고독의 인연 file 정야 2020.08.18 1055
167 [시인은 말한다] 따뜻한 외면 / 복효근 file 정야 2020.08.10 1101
166 [리멤버 구사부] 사랑하는 법 file 정야 2020.08.03 927
165 [시인은 말한다]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따라가는 삶의 사소한 선택들 혹은 소금과 별들의 순환 이동 경로 / 박정대 file 정야 2020.07.27 1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