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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일 03시 29분 등록



친밀감의 이해


               허준


이제 서로 깔깔거리며 지낼 나이가 지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머니의 자갈을 끄집어내어도 자꾸 자갈이 생긴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이다 벽들은 저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 간혹 건물들이 울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어두워진다

명랑함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음에 들지 않던 보조배터리를 극장에서 분실하고 찾으러 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이 너를 버린 게 아니다

견고했던 것들도 깨어진다는 것을 차츰 알아간다 사람들 사이에 끈이 있는데 당기거나 당겨진다 예전에는 그걸 몰랐었다


허준 시집, 『나에게 잃어버린 낙원이 당신에게 있다』, 시인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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