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14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이탈한 자가 문득]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김중식 시집『황금빛 모서리』, 문학과지성사, 1999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4 | [리멤버 구사부] 이해관계 없는 호기심 | 정야 | 2021.10.18 | 1139 |
143 | [리멤버 구사부] 사랑하는 법 | 정야 | 2020.08.03 | 1139 |
142 | [리멤버 구사부] 살고 싶은 대로 산다는 | 정야 | 2017.11.21 | 1135 |
141 | [시인은 말한다] 별 / 이상국 | 정야 | 2019.09.23 | 1133 |
140 | [시인은 말한다] 현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정야 | 2019.07.29 | 1133 |
139 | [리멤버 구사부] 실재와 가상 | 정야 | 2021.12.31 | 1128 |
138 | [시인은 말한다] 상처적 체질 / 류근 | 정야 | 2019.03.25 | 1126 |
137 | [시인은 말한다] 가는 길 / 김소월 | 정야 | 2020.04.20 | 1125 |
136 | [리멤버 구사부]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 정야 | 2022.02.28 | 1124 |
135 | [리멤버 구사부] 치열한 자기혁명 | 정야 | 2021.06.14 | 1124 |
134 | [리멤버 구사부] 삶에 대한 자각 | 정야 | 2021.11.15 | 1121 |
133 | [리멤버 구사부] 불현듯 깨닫게 | 정야 | 2021.06.21 | 1115 |
132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 정야 | 2021.07.12 | 1114 |
131 | [리멤버 구사부] 정면으로 살아내기 | 정야 | 2019.10.14 | 1112 |
130 | [리멤버 구사부] 한 달의 단식 | 정야 | 2019.09.02 | 1111 |
129 | [리멤버 구사부] 양파장수처럼 | 정야 | 2019.08.20 | 1111 |
128 | [시인은 말한다] 생활에게 / 이병률 | 정야 | 2019.06.17 | 1110 |
127 | [리멤버 구사부] 부하가 상사에 미치는 영향 | 정야 | 2019.04.29 | 1109 |
126 | [리멤버 구사부] 변화의 이중성 | 정야 | 2020.05.11 | 1107 |
125 | [시인은 말한다] 내가 아는 그는 / 류시화 | 정야 | 2020.04.06 | 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