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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픔
김은지
12월 마지막 주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12월 마지막 주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러나
A형 독감은 매우 아프다고 하고
큰 병원에 추적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고
고장 난 문을 고치는 일은 급하니까
아픔 슬픔 배고픔 서글픔
픔으로 끝나는 단어는 왜 다 아픈 것일까
이 계절 내내
픔으로 끝나는 안 아픈 단어를 찾는 중
그렇지만
나이 한 살 더 먹고
1월에 만나는 것도 괜찮다
새해 복 우선 받으세요
구정에 마저 드릴게요
그때까지 서로 감기 조심합시다
보고픔
12월 마지막 주에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겨우 찾은 단어를
보낸다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하면서
_김은지,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걷는사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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