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97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3월 11일 02시 42분 등록



[꿈꾸는 사람]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마음속 깊이 꿈이 하나 있었네.

나는 이 사랑스런 꿈에 귀를 기울였네.

나는 잠자고 있었네.

내가 잠자고 있을 때, 막 행복이 하나 지나갔네,

꿈꾸고 있었기에 나는 듣지 못했네,

행복이 부르고 있었는데.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난초들처럼 꿈들도 다채롭고 그리고 화려하니까.

꿈들은 꼭 저 난초들처럼 삶의 수액의

거대한 줄기로부터 제 힘들을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그 피로 으쓱해하고,

덧없는 순간동안 기뻐하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시들해지고 창백해지네.

그리고 저 위의 세상이 그윽이 움직일 때,

그때 그대는 못 느끼는가, 그게 어떻게 향기로 불어오는지?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림 시집』,이수정 옮김, 에피파니, 2018


20180818_140915.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정야 2021.07.12 1023
143 [리멤버 구사부] 사랑하는 법 file 정야 2020.08.03 1022
142 [시인은 말한다] 시간들 / 안현미 file 정야 2019.12.02 1021
141 [시인은 말한다] 생활에게 / 이병률 정야 2019.06.17 1020
140 [리멤버 구사부] 불현듯 깨닫게 정야 2021.06.21 1018
139 [리멤버 구사부] 오직 이런 사람 file 정야 2020.06.22 1018
138 [시인은 말한다] 가는 길 / 김소월 file 정야 2020.04.20 1016
137 [시인은 말한다] 나는 새록새록 / 박순원 정야 2021.02.08 1015
136 [리멤버 구사부] 양파장수처럼 file 정야 2019.08.20 1013
135 [리멤버 구사부] 실천의 재구성 정야 2021.03.02 1012
134 [시인은 말한다] 삶은 계란 / 백우선 file 정야 2019.01.21 1007
133 [시인은 말한다]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file 정야 2019.04.22 1005
132 [리멤버 구사부] 실재와 가상 정야 2021.12.31 1002
131 [시인은 말한다] 내가 아는 그는 / 류시화 file 정야 2020.04.06 1001
130 [시인은 말한다] 동질(同質) / 조은 정야 2021.02.22 998
129 [리멤버 구사부] 이해관계 없는 호기심 정야 2021.10.18 997
128 [리멤버 구사부] 삶에 대한 자각 정야 2021.11.15 995
127 [시인은 말한다] 의자 / 이정록 file 정야 2020.05.04 987
126 [시인은 말한다]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file 정야 2019.11.18 987
125 [리멤버 구사부] 한 달의 단식 file 정야 2019.09.02 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