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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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인생은 결국
짧은 꿈이었다는 것을
모든 죽어가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현실은 늘 죽음 앞에서
무력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오직 삶만이 현실의
위력에 눌려 죽어지낸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현실적으로밖에 살지 못했던
그 초라한 현실을 후회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왜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얻기 위해 모든 시간을
그 욕망에 다 쓰고 말았을까?
모호하고 불확실함 속에서
그것만은 가능한 성취로 보였기 때문일까?
아, 왜 그를 추월해 승진하는 것이
그렇게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졌을까?
그를 동정하면서 비웃었던 우월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비천함이었던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자제와 절제를 현명함으로 불렀던
그 어리석음은 또 어떻게 하랴.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구본형, 휴머니스트,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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