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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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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4일 02시 00분 등록



[타이어의 못을 뽑고]


 


복효근


 


사랑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는 것


 


갈 때까지는 가야 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 것이


생이 새어 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복효근 시집『따뜻한 외면』, 실천문학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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