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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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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2일 01시 09분 등록



동질(同質)


 조은


이른 아침에 문자 메시지가 온다

- 나지금입사시험보러가잘보라고해줘너의그말이꼭필요해

모르는 사람이다

다시 봐도 모르는 사람이다


메시지를 삭제하려는 순간

지하철 안에서 전화기를 생명처럼 잡고 있는

절박한 젊은이가 보인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신도 사람도 믿지 않아

잡을 검불조차 없었다

그 긴장을 못 이겨

아무 데서나 꾸벅꾸벅 졸았다


답장을 쓴다

- 시험꼭잘보세요행운을빕니다!


조은 시집, 『생의 빛살』, 문학과지성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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