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98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3월 11일 02시 42분 등록



[꿈꾸는 사람]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마음속 깊이 꿈이 하나 있었네.

나는 이 사랑스런 꿈에 귀를 기울였네.

나는 잠자고 있었네.

내가 잠자고 있을 때, 막 행복이 하나 지나갔네,

꿈꾸고 있었기에 나는 듣지 못했네,

행복이 부르고 있었는데.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난초들처럼 꿈들도 다채롭고 그리고 화려하니까.

꿈들은 꼭 저 난초들처럼 삶의 수액의

거대한 줄기로부터 제 힘들을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그 피로 으쓱해하고,

덧없는 순간동안 기뻐하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시들해지고 창백해지네.

그리고 저 위의 세상이 그윽이 움직일 때,

그때 그대는 못 느끼는가, 그게 어떻게 향기로 불어오는지?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림 시집』,이수정 옮김, 에피파니, 2018


20180818_140915.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 [리멤버 구사부]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될 때, 몇 가지 충고 정야 2021.02.15 946
103 [리멤버 구사부]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정야 2021.04.26 938
102 [리멤버 구사부] 꿈이란 [1] 정야 2017.06.28 934
101 [리멤버 구사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정야 2022.01.10 932
100 [리멤버 구사부] 일이 삶이 될때 정야 2021.02.01 931
99 [리멤버 구사부] 여든다섯 살 할머니의 쪽지 file 정야 2020.01.06 929
98 [리멤버 구사부] 불멸한 사랑 정야 2021.03.15 925
97 [시인은 말한다]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정야 2021.01.11 924
96 [시인은 말한다] 세상 쪽으로 한 뼘 더 / 이은규 정야 2022.02.03 915
95 [시인은 말한다] 타이어에 못을 뽑고 / 복효근 file 정야 2019.10.14 914
94 [리멤버 구사부] 나는 나무다 [1] 정야 2017.11.29 909
93 [리멤버 구사부] 지금을 즐기게 file 정야 2020.03.02 908
92 [리멤버 구사부] 노회한 사려 깊음 file 정야 2020.04.27 905
91 [리멤버 구사부]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라 정야 2017.10.04 903
90 [리멤버 구사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정야 2021.01.18 901
89 [시인은 말한다] 길 / 신경림 정야 2022.01.17 897
88 [리멤버 구사부] 내 삶의 아름다운 10대 풍광 정야 2022.01.24 895
87 [리멤버 구사부] 아름다운 일생길 file 정야 2019.09.23 892
86 [리멤버 구사부] 나보다 더한 그리움으로 정야 2021.12.13 887
85 [시인은 말한다]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file 정야 2020.03.09 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