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03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타이어의 못을 뽑고]
복효근
사랑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는 것
갈 때까지는 가야 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 것이
생이 새어 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복효근 시집『따뜻한 외면』, 실천문학사, 2013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04 | [리멤버 구사부] 오늘을 실천하라, 내일 죽을 것처럼 | 정야 | 2019.05.27 | 1110 |
| 103 | [시인은 말한다]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 정야 | 2019.05.20 | 1257 |
| 102 | [리멤버 구사부] 우리가 진실로 찾는 것 | 정야 | 2019.05.20 | 927 |
| 101 |
[시인은 말한다] 봄밤 / 김수영 
| 정야 | 2019.05.20 | 1578 |
| 100 |
[리멤버 구사부] 부하가 상사에 미치는 영향
| 정야 | 2019.04.29 | 1129 |
| 99 |
[시인은 말한다]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 정야 | 2019.04.22 | 1126 |
| 98 |
[리멤버 구사부] 죽음 앞에서
| 정야 | 2019.04.15 | 1100 |
| 97 |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 정야 | 2019.04.08 | 1754 |
| 96 |
[리멤버 구사부] 인생은 불공평하다
| 정야 | 2019.04.01 | 1221 |
| 95 |
[시인은 말한다] 상처적 체질 / 류근
| 정야 | 2019.03.25 | 1142 |
| 94 |
[리멤버 구사부] 시처럼 살고 싶다
| 정야 | 2019.03.25 | 944 |
| 93 |
[시인은 말한다] 꿈꾸는 사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정야 | 2019.03.11 | 1098 |
| 92 |
[리멤버 구사부] 도약, 그 시적 장면
| 정야 | 2019.03.04 | 1103 |
| 91 |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 정야 | 2019.02.25 | 1291 |
| 90 |
[리멤버 구사부] 흐름에 올라타라
| 정야 | 2019.02.25 | 835 |
| 89 |
[시인은 말한다] 벽 / 정호승
| 정야 | 2019.02.11 | 1612 |
| 88 |
[리멤버 구사부] 어울리는 사랑
| 정야 | 2019.02.07 | 1105 |
| 87 |
[시인은 말한다]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 정야 | 2019.01.28 | 1270 |
| 86 |
[리멤버 구사부] 사람의 스피릿
| 정야 | 2019.01.21 | 845 |
| 85 |
[시인은 말한다] 삶은 계란 / 백우선
| 정야 | 2019.01.21 | 11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