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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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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6일 02시 29분 등록




나는 이제 곧 쉰 살이 된다.


그러나 봄이 어떻게 오는지 알게 된 것은


겨우 몇 년 전이었다.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꽃샘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겨울보다 추운 바람이 줄기차게 불어댄다.


꽃샘바람은 이른 봄옷을 걸친


성급한 사람들이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봄은 햇빛과 바람이다.


그것처럼 언 땅을 녹이는데


효과적인 것이 없다.


땅은 빨래와 같다.


언 것을 해동하여 물이 질펀해지면


바람으로 말려버려야 한다.


그러면 따뜻하고 약간 촉촉하거나


고슬고슬한 봄 땅이 만들어진다.


걸으면 발바닥에 봄 땅의


부드러운 울렁거림이 느껴진다.


이내 물이 오르고 대지는 온몸을 열어


속에 있는 것들이 나오게 해준다


싹은 그때 비로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구본형, 휴머니스트,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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