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93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10월 14일 02시 00분 등록



[타이어의 못을 뽑고]


 


복효근


 


사랑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 그것은 너나 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는 것


 


갈 때까지는 가야 하는 것


치유를 꿈꾸지 않는 것


꿈꾼대도 결국 치유되지 않을 것이므로


대못이 살이 되도록 대못을 끌어안는 것


 


때론 대못이


대못 같은 것이


생이 새어 나가지 않게 그러쥐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복효근 시집『따뜻한 외면』, 실천문학사, 2013



20180711_012220.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1953
243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file 정야 2019.07.05 1837
242 [시인은 말한다]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정야 2021.11.22 1629
241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1612
240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1602
239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정야 2021.09.06 1504
238 [시인은 말한다]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file 정야 2019.09.23 1501
237 [시인은 말한다] 벽 / 정호승 file 정야 2019.02.11 1480
236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file 정야 2020.11.02 1467
235 [시인은 말한다] 영원 / 백은선 정야 2021.07.12 1449
234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file 정야 2020.11.16 1445
233 [시인은 말한다] 봄밤 / 김수영 file 정야 2019.05.20 1445
232 [시인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것 / 법정 정야 2021.08.09 1427
231 [리멤버 구사부] 매일 같은 시각 한가지에 집중하라 [1] 정야 2017.07.21 1427
230 [시인은 말한다] 픔 / 김은지 정야 2020.12.28 1425
229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file 정야 2020.09.28 1425
228 [리멤버 구사부]오늘, 눈부신 하루를 맞은 당신에게 [2] 정야 2017.01.09 1387
227 [시인은 말한다] 직소폭포 / 김진경 정야 2021.08.23 1383
226 [리멤버 구사부]삶은 죽음을 먹는 것 정야 2017.10.28 1378
225 [리멤버 구사부] 도토리의 꿈 정야 2021.08.30 1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