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93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9년 1월 21일 03시 02분 등록




[삶은 달걀]

 

      백우선

 

덩달이가 학교에서 받는 '삶은 무엇인가?' 라는 작문 숙제의 해답이 동네 구멍가게 유리창에 붙은 '삶은 달걀', '삶은 달걀이다' 라고 생각했다는  덩달이 시리즈를 들으며, "그것 참", "그것 참하며 껄껄거리다가 여전이 달걀의 침묵에 그만 고개를 숙이고 말았으니 ;

 

삶은 달걀이다.  그래, 삶은 달걀이다삶에도 유정란, 무정란이 있고 삶에도 껍질과 알맹이, 노른자위와 흰자위가 있고 삶도 굴러가고 그런 만큼 늘 아슬아슬하고 그러다가 더러는 금이 가고 깨지고 증발해 버리고 삶도 아예 제 몸을 바위 따위에 날려 차라리 박살이 나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삶도 누군가와 따스한 품에 안겨 개나리꽃빛 햇병아리가 되고 높은 지붕 위에 의젓이 날아오르는 수탉이 되어 새벽과 한낮을 알리기도 하고 삶에도 똥이나 피가 묻어 있기도 하고 삶도 누군가에게 삶아 먹히기도 하고 삶도 곤달걀이 되기도 하고 삶도 둥글어야 하고 그러자니 또 바로 서기 어렵기도 하고 삶에도 중금속이며 항생제 따위의 온갖 잡동사니가 들어 있기도 하고


 

『길에 핀 꽃』,백우선 시집, 다층



 

 

 20181012_121645.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 [리멤버 구사부] 오늘을 실천하라, 내일 죽을 것처럼 정야 2019.05.27 873
103 [시인은 말한다]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정야 2019.05.20 1090
102 [리멤버 구사부] 우리가 진실로 찾는 것 정야 2019.05.20 758
101 [시인은 말한다] 봄밤 / 김수영 file 정야 2019.05.20 1291
100 [리멤버 구사부] 부하가 상사에 미치는 영향 file 정야 2019.04.29 972
99 [시인은 말한다]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file 정야 2019.04.22 931
98 [리멤버 구사부] 죽음 앞에서 file 정야 2019.04.15 867
97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1440
96 [리멤버 구사부] 인생은 불공평하다 file 정야 2019.04.01 1017
95 [시인은 말한다] 상처적 체질 / 류근 file 정야 2019.03.25 981
94 [리멤버 구사부] 시처럼 살고 싶다 file 정야 2019.03.25 774
93 [시인은 말한다] 꿈꾸는 사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file 정야 2019.03.11 903
92 [리멤버 구사부] 도약, 그 시적 장면 file 정야 2019.03.04 967
91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file 정야 2019.02.25 1132
90 [리멤버 구사부] 흐름에 올라타라 file 정야 2019.02.25 700
89 [시인은 말한다] 벽 / 정호승 file 정야 2019.02.11 1332
88 [리멤버 구사부] 어울리는 사랑 file 정야 2019.02.07 867
87 [시인은 말한다]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file 정야 2019.01.28 1093
86 [리멤버 구사부] 사람의 스피릿 file 정야 2019.01.21 707
» [시인은 말한다] 삶은 계란 / 백우선 file 정야 2019.01.21 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