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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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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31일 07시 51분 등록



덜어내기



 

봄에

천 개의 꽃을

가득 피웠던 목련의 가지를

짧게 잘라 주었습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땀을 뻘뻘 흘리며 웃자란

부분들을 모두 쳐 주었습니다.

 

비와 햇빛으로 자란 나무는

스스로 아름다워집니다.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꼭 도와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너무 웃자라 가지가 처지고

뿌리가 견디기 어려워하면

가지를 덜어내 주어야 합니다.

제 몸을 주체하기 어려운 경우지요.

 

비바람이 치면

가지가 부러지고

넘어지기도 하니까요.

 

자기를 가꾼다는 것은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답지 않은 군더더기들을 쳐내고

덜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상의 황홀], 구본형, 을유문화사,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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