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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5일 00시 3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왜 떴을까?

 

내가 <한시미학산책>을 보면서 처음 생각한 것이다. 최고의 책이지만 주제가 뜻밖이지 않은가. 시에 관한 미학서적 - 그것도 한시문학. 인문대학에서 교과서로 지정된 것이 아니고서야 96년부터 현재까지 20쇄를 돌파한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이 책이야 말로, “작가가 쓰고 싶은 바”와 “독자가 읽고 싶은 바”가 완전히 상충되는 적절한 예였다. 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사는 기전이 궁금해졌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의 서평을 쭉 읽어보기로 했다. ‘교양 지정 도서여서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는 둥의 의견으로 점철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의외로 책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으며, 읽은 후에는 소장 가치를 느껴 구매를 해오고 있었다. 독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정 민은 고전문학을 전공한 후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97년에 이 책의 초판을 썼다. 당시 그는 교수로 부임한 지 6년 밖에 안 된 36살의 소장파였다. 그가 어떻게 이와 같은 대작을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초판 지은이의 말>에 잘 나와있다. 그는 정진규 주간의 원고 청탁으로 시 전문지 <현대시학>에서 94년부터 96년까지 약 2년간 ‘옛 시인들의 한시 쓰기’를 연재하였다. 그 글을 정리한 후 97년에 <한시미학산책>이라는 책으로 내었다는 것이 정민 교수의 싱거운 설명이다. 즉, 책은 애당초 <현대시학>을 읽을법한 시인 또는 시인 지망생을 염두해두고 쓰여졌다. 그는 큰 부담 없이 글을 썼으나 시문학 고수들은 그 진가를 알아봐주었다. 그는 많은 시인 독자들의 관심 하에 연재글을 책으로 출판하기를 결심한 것이다.

 

저자가 한시의 대중화를 결심하여 책을 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는 대중화에 목표를 두었다기보다 과거와 현대를 잇는 소통 창구를 더욱 고심하였다. 시인들 역시 오늘날의 시인들은 고전 시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다. 고전문학과 고한국한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안타까웠다. 한시의 가치는 과연 라틴어의 가치에 국한하는가? 역사 속에 폐기해버리기에는 그 미학의 세계가 서구의 이론보다 지극히 빼어나다. 선인들이 인생을 걸고 사랑하고 몰두한 까닭이다. 그들의 대를 잇는 몇 안되는 현대의 지사(志士)로서 저자는 침묵할 수 없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독서 시장의 트렌드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오히려 그는 전공부터 인문학, 그것도 한문학을 선택하였고 모든 주요 담론을 뒤로 한 채 고전 텍스트를 파고 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많은 책을 썼는데 그 중,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꽃들의 웃음판> 등은 많은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판수가 적어 실망하였다고 털털하게 말하였다. 즉, 그는 “안 팔릴 책도 파는” 출판계의 지략가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학문에 충실한 ‘상아탑의 선비’에 가깝다. 그의 저서 <미쳐야 미친다>의 인물들처럼 그도 자신의 학문에 순진하게 미쳐 있는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최초의 질문, “어떻게 한국 인문학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나?”의 답은 탁 떨어지지 않는다.

 

그가 한문학 대중화에 성공한 원인을 저자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겸손하게 “운이 좋았다.”고 말하였다. 독자의 트렌드가 우연히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한문을 전혀 모르는 한글 세대의 대중들이기에 오히려 우리 전통을 관조의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이는 현시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기원에 대해 굶주려있었음을 반증한다. 글로벌 문화의 총아들이지만 그 무의식의 저변에는 연어의 그리움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래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다가도 문득 서가에서 우연히 만난 그의 책에 감동할 수 있었다. 즉, 저자는 숨겨졌던 코드를 건드렸다.

 

그러나 정 민은 단지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책을 일부러 쉽게 쓰지도, 재미있게 쓰지도 않았지만 책은 잘 읽힌다. 무릇 학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경지를 이루면 설명이 쉬워진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진리는 단순한 것에 있다.”고 하였다. 대중들은 설명만 제대로 듣는다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이 바로 대중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순수하고 우직하게 자신의 학문을 깊이 파고들기만 했을 뿐인데 대중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터널이 뻥 뚫려 버렸다. 소통은 지략이 아니라 진심이 만들어낸다. 한문학이 오히려 신선했다거나, 대중이 자신의 기원을 갈구해왔다라는 해석은 결과론적 해석이다. 독자들은 진심을 다한 학문의 경지는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떤 진심이었을까?

 

<한시미학산책>을 읽다보면, 독자는 두 번 놀라게 된다. 처음에는, 저자가 밝혔듯이 선인들의 철학이 담긴 미학의 수준에 놀란다. 담담하게 한시미학의 원칙을 기술해나가는 듯 하더니 어느 새 담론의 장이 미술으로, 종교로, 철학으로 동양화 먹 번지듯 찬연히 나아간다. 이이인문의 그림 <운룡도>에서 시의 말하지 않고 말하는 미학을 설명하고, 선과 도의 철학이 시가 되고, 시가 곧 철학이 되는 바를 이해시킨다. 그 경계를 장마에 방둑 무너지듯 자연스레 녹아뜨린다. 독자는 그 동안 여기저기서 파편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예술의 조각들을 순식간에 맞추게 된다. 바다를 처음 보는 사람의 마음이 바로 그와 같지 않을까?

 

두 번째로, 독자는 책 속에서 저자의 참신하고 급진적인 미학 철학에 반전미를 느낀다. 한시문학을 현대에 소통시키려 고군분투한 사람이라면 응당 옛것을 부활시키라고 호소할진대, 그는 용도 폐기된 낡은 지식은 던져버리라고 일갈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는 말한다. “저 혼자 보기 아깝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한다. 취해 죽으려면 독주를 들이켜야지, 왜 술지게미만 배 터지게 먹는가?” 옛 것도 소중하다는 환기가 아니다. 오히려 쓸모를 상실한 낡은 지식을 금과옥조인 양 떠받드는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것은 과거를 무조건 답습하고 과거의 권위에 기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실학 사상을 연구하였고, 주요 저서에 정약용과 박지원이 있다. 그는 앞으로의 10년을 박지원 연구에 바칠 생각을 하고 있는 실학자다. 깨인 사람의 사상을 연구하다 보면 자연히 그 사람들을 닮아가는 모양이다. 책을 읽다보면 연암이 살아 돌아와 저자에게 빙의한 것 같다. 그의 책 구절 구절에서 연암의 목소리가 들린다. 감동이 가슴안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정 민은 옛 것을 본받되, 그 정신과 원리를 본받는 것이지 껍데기인 형식을 본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한시를 형식 그대로 계승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숨을 트이게 하여 오래 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한국 한문학자의 철학이다. 정녕 통쾌하고 호방하다. 유쾌함에 껄껄 웃게 되지 않는가?

 

그는 또한 해체주의에 대한 뚜렷한 비판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한시미학산책>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1차원의 수준에서 벗어났다. 그 안전지대를 벗어나 저자는 급진적이어서 오히려 순수한 자신의 철학을 작심한 듯 개진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그의 책은 교과서가 아니게 되었다. 사상서가 되었다. 독자들이 그의 책을 읽고 단지 교양의 지평이나 넓혀볼 요량으로 책을 품에 안은 것이 아니다. 대중은 고수를 알아본다. 이 한 권의 책이 인생에 화두를 던진다. 진리의 모호성에 편승하여 중구난방 기승을 부리던 우상을 걷어내도 괜찮아. 이 책은 우리에게 시대를 통하는 변치 않는 진리와, 그 진리를 고수할 용기를 가르친다.

학문의 분야를 막론하고 매진하고 또 정진하는 사다리의 끝에는 단 하나의 경지밖에 없다. 우리 세대에 경지에 있는 학자를 한 분 더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 나 역시 내 분야에서 칼을 닦아 그와 경지의 세계에서 만나고 싶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파일 첨부] 하였습니다.

 

 

 

 

 

 

 

 

 

 

 

 

 

 

3.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목차와 전체적 뼈대 및 보완점

 

책은 696 페이지의 하드커버로 된 책이다. 내가 책 커버의 안쪽 글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거기에는 책의 정수가 될 만한 글이 쓰여야 마땅할텐데, 이 책은 “개정의 요점”이 쓰여있다. 이 책의 가치는 이미 거듭된 인쇄부수를 통해 검증되었으니 이전 것의 “개정판”이라는 정보를 전면에 내세워 가치에 가치를 더하자는 전략인 것 같다. 새로운 책이니 새롭게 팔리리라. 하지만 이 책을 살만한 주요 독자층은 구판을 사서 이미 읽은 사람보다는 아예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책장을 넘기면 개정판에 대한 지은이의 말이 있고, 다음 장을 넘기면 초판에 대한 지은이의 말이 나온다. 나는 이 글이 매우 잘 쓰여졌다고 생각한다. 그의 글은 다음의 말로 시작한다.

 

한시는 전달의 특수성 때문에 오늘날 그 효용가치를 상실했다.

 

단 첫마디 한 문장으로 냉정한 시대 인식을 보여준다. 한시의 형식은 죽었지만 고매한 예술은 되살려서 현대에 부활시키는 것이 의무라고 하여, 이 책의 목적을 책의 첫 한 문단으로 명확히 했다. 여기에서 한시가 추구한 “정신의 깊이나 미학의 너비”라는 절묘한 대구가 탁월하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이 책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를 밝히고 있다. 세 번째 문단에서는 한시의 미학적 가치를 서양의 것과 대비하여 설명하였으며, 네 번째 문단에서는 한시의 정체성면에서의 가치를 논한다. 다섯 번째 문단에서 저자의 목소리로 돌아와 글을 써나간 과정에 담긴 애정을 말하였고, 끝 문단에서 도움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있다. 지은이의 말부터 기승전결의 미학이 완벽하니, 책의 내용은 볼 것도 없지 않은가? 마치 과거에서 장원 급제한 시문처럼 흰 종이 위의 검은 글씨가 명료한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목차에서는 조금 손대고 싶은 부분이 있다. 700여쪽이 조금 안되는 책이니 목차가 많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24개의 목차는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사람이 한 번에 가늠할 수 있는 것의 숫자는 5-7개가 한계이다. 나는 3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질려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은 24개의 화두를 3가지 대주제로 묶은 것이다.

 

[1] 시

1. 허공 속으로 난 길 _ 한시의 언어 미학

2. 그림과 시 - 사의전신론

3. 언어의 감옥 - 입상전의론

4. 보여주는 시, 말하는 시 - 당시와 송시

5. 버들을 꺾는 뜻은 - 한시의 정운미

6. 즐거운 오독 - 모호성에 대하여

7. 사물과 자아의 접속 - 정경론

8. 일자사 이야기 - 시안론

6. 놀이하는 인간 - 잡체시의 세계1

7. 실험정신과 퍼즐 풀기 - 잡체시의 세계2

8. 말장난의 행간 - 한시의 쌍관의

9. 해체의 시학 - 파격시의 세계

 

[2] 시인

1. 작시, 즐거운 괴로움 - 고음론

2. 미워할 수 없는 손님 - 시마론

3. 시인과 궁핍 - 시궁이후공론

4. 시는 그 사람이다 - 기상론

5. 씨가 되는 말 - 시참론

 

[3] 삶

1. 바라봄의 시학 - 관물론

2. 깨달음의 바다 - 선시

3. 산과 물의 깊은 뜻 - 산수시

4. 실낙원의 비가 - 유선시

5. 시와 역사 - 시사와 사시

6. 사랑이 어떻더냐 - 정시

7. 한시와 현대시, 같고도 다르게 - 상동구이론

 

에필로그

그때의 지금인 옛날 - 통변론

 

3가지 대주제는 시, 시인, 그리고 삶이다. 좁은 범주의 한시 미학을 다룬 내용을 [시]의 대주제로 묶고, 시인이 화두가 되는 내용을 [시인]으로 묶는다. 다음으로 관물과 그 관물 속을 살아가는 삶, 그리고 시와 손잡고 있는 모든 예술과 사상의 경지를 묶어 [삶]이라고 칭한다. 그러면 훨씬 뼈대가 꼿꼿해지고 인식이 맑아진다. 간혹 범주 구분이 애매한 내용도 있으나 시, 시인, 삶이라는 대주제의 잡힌 틀 안에서 수묵화처럼 흐려지는 경계에 걸친 어느 한 지점이라고 이해하면 그리 껄끄러울 이유는 없다.

 

한 가지 더 굳이 욕심을 내자면, 나는 책의 몸통이 되는 내용의 초입에 아홉 번째 이야기인 <작시, 즐거운 괴로움>과 열 번째 이야기인 <미워할 수 없는 손님>을 배치하면 어떨까 한다. “사람”의 범주에서 일탈하여 전방배치 된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선인들이 시짓기를 얼마나 사랑하였는지, 그 순수한 열정의 마음을 보여준다면 독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고조될 것이다. “왜 선인들은 시를 그토록 사랑한걸까? 도대체 한시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거지?” 바로 이런 마음으로 다음 장을 얼른 넘겨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친구의 애인이 더 예뻐 보이는 법이다. 무릇 사람은 남들이 좋아해 마지 않는 것에 더욱 큰 관심과 경쟁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함께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책의 전체 구도가 어그러지는 위험이 있다면, 아홉 번째와 열 번째 이야기의 일부분이라도 앞쪽에 배치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그런 후, 주요한 내용은 다시 <시인> 파트에서 다뤄주면 된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나는 이 책이 브람스의 교향곡 같다고 생각했다. 제 1악장에서는 주선율을 들려준다. 매우 직접적이고 단호한 머릿글이 정신을 곧추세우게 한다. 단순하고 당연하기 그지없는데 깔끔하다. 뭔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교향곡은 제2악장과 3악장까지 덤덤히 가야할 산을 오른다. 역시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선율이 하나 둘 더해진다. 마치 가만히 상수리 나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기분이다. 그리고 제4악장에서, 교향곡은 지금껏 보여준 모든 선율을 짜맞추고 드디어 그 클라이막스의 실체를 드러낸다. 예쁜 날실과 들실인 줄만 알았던 것이 사실은 화려한 페르시안 융탄자였다. 독자는 충격에 휩싸이고 예술의 극치감을 맛본다.

 

나는 이 책의 맨 마지막 단원인 <에필로그>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책에서 꼬릿글은 책의 마지막을 포장지의 리본처럼 어떻게든 수렴시켜보려는 형식적인 글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작가의 생각이 요약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장 의미있는 부분의 하나이지만 본문의 가치를 뛰어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 에필로그는 단 10장이다. 그러나 앞선 650쪽의 내용을 모두 메쳐버리는 육중한 비중을 가졌다. 나는 책을 탈고한 후 스스로 회포를 풀고 있는 저자의 감동어린 독백을 가만히 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깊은 밤 연구실의 오늘과 수천 수백 년전 선인의 선 자리를 잇는 통섭의 원형질을 말한다. 그 원형질이 실체인데, 죽어버린 낡은 지식을 과거의 권위로 윽박지르는 역시 권위의 자리에 있는 자들을 비판한다. 그는 의식있는 나레이터가 아니라, 의식 그 자체였다. 그는 책의 가장 마지막에 사상가의 밀지를 실어둔 것이다. 겸손한 형식에 순수한 급진주의적 사상을 담았다. 나는 기쁘게 나의 소장파가 건넨 술을 마신다.

 

그는 말한다. 눈을 감아라. 현혹될 필요 없이 너의 원형질을 믿어라. 자신과 세계 사이에 아무런 갈등의 크레바스가 없던 순간으로 돌아가라. “먼저 네가 들어가야 할 대문부터 찾아라.” 그리고 책을 끝맺었다. 마지막 문단에서 김소월의 초혼이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저자의 외침에 나도 모르게 죽어있던 내 본질이 고개 돌려 살아 돌아오는 기분이다. 한시가 되었든 그 어떤 학문이 되었든 간에 궁극에서 찾는 것은 결국 나의 본질이었다. 이로써 나는 저자의 경지를 믿게 되었다.

IP *.36.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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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0 13:00:11 *.154.223.199

처음부터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씌어진게 아니라 시인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거였군요. 

소통의 핵심은 지략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 시인, 삶 이렇게 나뉘네요. 정말!

이번에도 레몬님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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