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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6일 14시 45분 등록
 

깊은 인생

   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1. ‘저자에 대하여’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선생님 인터뷰

 

     구본형선생님은 최근에 자신을 ‘변화경영사상가’로 이름 붙였다. 그러면서 ‘변화경영시인’으로 죽고 싶다고 했다. 우리들의 눈에는 그는 이미 시처럼 아름답게 자유롭게 멋지게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나는 그를 변화경영구루(guru)로 부르고 싶다. 오늘 나는 그를 ‘구루’로 부를 것이다.

    진즉에 한 번 뵙고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기회를 얻었다. 인터뷰는 세검정에 위치한 구루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구루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북악산과 인왕산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어 아름다운 겨울풍광을 연출하고 있었다. 눈 위에 발자국을 찍으면서 구루의 집으로 들어섰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감추면서 구루의 깊고도 예리한 눈빛과 마주했다.

  - 삶과 노동이 유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즐겁게 사는 구루의 삶의 방식에 대해 궁금합니다.

  ☆☆☆ 내 삶이 더 이상 큰 만족도 희망도 없는 노동하는 삶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강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 ‘1인 기업가’입니다. ‘1인 기업가’라는 나의  아이디어에 홀딱 반했지요. 경제적 도구로서의 일과 살고 싶은 삶이 분리되지 않는 일을 갖게 된다는 것에 전 흥분했지요. 하고 싶은 일을 나의 방식으로 펼쳐가면서 일이 취미이며 곧 놀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서 있는 그곳이 바로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창출되어진다는 것에 기쁨을 넘어 황홀을 느꼈어요. 날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잖아요.(웃음)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해 관심과 열정을 가지게 되면 세상은 눈부시게 빛나 보입니다. 일상에서 찾는 저의 기쁨은 거창하지 않아요.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듣고, 장정이 마음에 드는 공책 위에 검은색 파커만년필로 글을 쓰는 것, 골뱅이 안주를 앞에 놓고 막걸리를 마실 때, 저는 행복을 느껴요.

-책이란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탄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유자적한 생활 속에서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내신 그 비법을 좀 가르쳐주세요.

  ☆☆☆ 변화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새벽 4시에 기상합니다. 벌써 13년이 되었어요. 새벽의 시간은 아무도 나를 건드릴 수도 불러낼 수도 없는 나만의 성스러운 시간입니다. 매일 새벽에 두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는데, 이것이 13년 후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비법 치고 좀 시시한데요? 비법의 향기를 어딘가에 감추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어요.

  ☆☆☆  그런가요?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동안 책도 읽지 않고 오로지 글만 씁니다. 쓰다보면 글이 나를 이끌고 간다는 느낌이 들며 엑스터시를 느끼곤 하지요. 나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같은 시각에 한 가지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습관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이지요. 집중해서 하루에 두 시간씩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나간다면 일 년에 책 한권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글쓰기를 위해서는 책읽기가 동반되어야겠지요. 하루에 두 세 시간은 책읽기를 하니, 하루 5시간 이상 책과 더불어 노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의 습관만큼 좋은 스승이 없고 비장의 무기가 없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그늘은 누구나 다 있는 것인데 유독 구루께서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변화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저는 구루의 그늘을 읽으면서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 그리고 인내심이 강철같은 사람으로 이해했습니다.

   ☆☆☆  싱가포르의 출장이 저를 바꾸어놓았죠. 회사 업무에 관한한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이 넘쳐흘렀는데, 그 자리에서는 무능한 사람으로 비쳐졌으니까요. 그 현장에서는 저의 영어가 빛을 잃었기 때문에 저를 슬프게 만들었죠. 사흘 동안의 ‘그늘체험’을 통해 ‘변화경영전문가’로 새로 태어나게 되었어요. 그늘을 체험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속에 이미 사회 혹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촉발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늘체험이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에 그때 저는 이미 누구에게도 고용되지 않는 ‘1인기업가’를 생각해냈어요.

-제러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방법론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구루께서는 ‘노동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1인 기업가’라는 확실한 방법과 비전을 제시했어요. 전 구루의 위대성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책은 제목부터가 도발적이고 충격적이었어요. 자신이 경영자가 되고 또 자신이 고용인이 된다는 이 관계를 아주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 IMF이후 직장인은 죽었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어요. 고용의 미래가 우리 시대의 핵심적인 이슈로 등장했어요. 실업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용당한다’는 개념에서 해방되어야 해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여 계발함으로써 스스로 경제적 가치를 찾고 삶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야 합니다. 이것은 바로 자기혁명입니다. 여기엔 구체적인 자기혁명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혁명가, 선동가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혁명가 선동가라는 단어에는 뜨거운 열정과 시대를 리드한다는 그런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구루께서는 마흔 셋에 ‘1인 기업가’로 변신했고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전 ‘1인 기업가’가 되라고 선동하는 구루가 좀 위험한 인물로 비쳐져요. 성공하지 못할 때는 어떻게 되는 거죠?

  ☆☆☆   많은 직장인들이 독립하기를 바라면서 나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체계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구변형의 필살기>라는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어요, 고용인으로 살고 있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누구나 다 한 가지 재능이 있어요. 평범할 수도 있는 재능을 개발하여 차별화하여 프로페셔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독보적인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과 열정이 있어야 하고, 수십 년은 갈 수 있는 시장 트렌드를 읽어내어야 하겠죠. 성공의 의미는 저마다 다릅니다. 저는 좋은 직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빛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 일을 아주 잘하게 되면 돈과 명예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변화경영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  변하는 것을 다루기 위해 변하지 않는 핵심을 껴안고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바람 불고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 속에 있더라도 인생에서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 되는 그러한 것들을 지켜나가는 것이지요. 바른 가치관을 정립했다면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변화경영의 핵심입니다.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자신의 정체성, 바른 가치관, 인생관 등을 지켜나가라는 말씀인가요?

  ☆☆☆ 그 부분은 자신 스스로가 답을 찾아보세요. 숙제로 내겠습니다.

-구루의 글을 읽으면 매혹 당하게 됩니다. 변화를 위한 경영서인데도 불구하고 문체가 유려하고 시적이고 문학적입니다. 훔치고 싶은 구절도 많고요, 그리고 마음속에서 질투가 일어납니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난 왜 이런 구절을 발견하지 못했고, 그 책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을까 하고요. 글을 쓰기 위해 40년을 기다렸다는 표현이 맞나요?

☆☆☆  첫 번째 저서인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쓰기 전까지도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나는 ‘책을 읽고 감동적인 곳을 골라내어 내 방식으로 걸러 재편하는 데는 이미 능숙했어요. 그런 능력을 바탕으로 ’책을 읽고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책을 쓰게 되었죠.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야와 분야를 재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나는 책을 볼 때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집중하는데, 저마다 쓰고 싶은 책의 주제가 있다면 그 주제에 맞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구루를 변화시킨 책 한 권을 꼽는 다면은 어떤 책입니까?

  ☆☆☆ 조지프 캠벨의 책을 다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가장 좋아하고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어요. 조지프 캠벨은 5년 동안 뉴욕 주에 있는 우드스틱의 작은 오두막집을 빌려 거기서 그저 책만 읽고 또 읽었어요. 우드스틱시절은 그에게 가난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어요. 나는 그런 시절을 가진 조지프 캠벨이 너무 부러워요. 카를 융, 파블로 피카소, 니체 등도 좋아합니다.

-저도 구루의 제자가 되어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함께 공부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어요.*^^*

-구루께서는 나눔과 공헌에 대해 많이 고민하시고 그것을 실천하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것이던, 정신적인 것이던, 지적인 것이던 나누어야 흐른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도태되는 것이고 퇴보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세상에 빚지지 않은 것은 없어요. 사람들로부터 얻은 것을 그들에게 환원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첫 번째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내 꿈의 첫 페이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이 스스로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밥을 위해 살아온 살아야만 하는 이 현실에서 탈피하기 위해 단식에 들어갑니다. 이곳에서 밥이 곧 꿈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 대학원을 하나 만들었어요. 교실이라는 공간을 가지지 않은, 하지만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소프트웨어로 진행되고 있는 독특한 학교입니다. 벌써 신입생 8기를 뽑고 있으며, 60명의 연구원을 배출하였어요. 저는 60명의 연구원들 속에서 훌륭한 변화경영전문가나 작가들이 나타난다면 충분히 보상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루의 저서를 통해서 굉장히 소탈하고 소박한 분, 형식적이고 권위를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중들의 사랑과 흠모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 권위라는 것은 겉모습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은 권위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오감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때 그리고 얻을 수 있을 때 그때 열광하는 것입니다. 나는 형식과 권위라고 하는 것은 개에게나 던져주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는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과 더불어 호흡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 이러한 모습이 구루의 또 다른 카리스마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루의 말씀 중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실천하라”는 그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구루와의 인터뷰, 가문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렇다. 구본형이라는 이름 앞과 뒤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변화경영전문가, 변화경영구루, 변화경영의 전도사, 자아경영의 창시자, 자아경영의 귀재, 시대를 앞서가는 창조자, 진부한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이시대의 총아(寵兒), 이 시대 최고의 강연가 등 온갖 찬탄과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도 결코 넘치지 않는다. 그리고 구본형선생님의 저서들은 경영학과 인문학의 절묘한 결합이다. 벌써 십 수 년 전에 학문 간의 결합을 시도한 책들을 세상에 내놓았으니,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다.

   그는 어디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금빛 찬란한 ‘자신의 제국’을 선보였다. 그리고 대중들을 자신의 제국 앞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추종자로 만들었다. 나 또한 추종자중 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깊이 관찰하다보면 한 가지 재능은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이야기를 강하게, 자기만의 이론을 내세워 주장했다. 이 이론은 많은 이들에게 자신감과 함께 자아경영, 변화경영의 시발점이 되었다. 우리 사회에 1인 기업가에 대해 인식하게 만들었고, 그 방법론을 제시하여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스승이요 우상이 되었다.

   구본형선생님을 소개하자면 나는 좀더 수다스러워져야 한다. 독자들은 나의 수다를 이해할 것이다. 첫 저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전문가가 뽑은 '90년대의 책 100선'에 선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는 동아일보가 뽑은 '2001년 전반기 읽어야 할 책 10선'에 선정 되었고, 동시에 중앙일보 선정 '2001년 좋은 책 100선'에 올랐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2004년 리드앤리더 자문위원단이 뽑은 국내외 ‘비즈니스 명저 40’에 선정 되었다. 선생님은 처음부터 홈런을 날렸고, 내는 책마다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분명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나는 그를 이류, 아류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이라 결론 내렸다. 


    

3. 내가 저자라면

♠♠♠책에 대한 전체적인 개요

 <깊은 인생>은 변화경영에 관해서 또 다른 형식으로 쓰인 책이다. 평범한 삶이 아주 특별한 삶으로 바뀐 위인 일곱 사람을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깊은 인생>에 등장하는 일곱 사람에게는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도 있었고, 일만 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 온 사람도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깊은 인생>은 저자가 ‘자신의 제국’을 건설한 그 과정과 끊임없이 자신의 제국을 구축해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일곱 분의 ‘위인-간디, 마사 그레이엄, 윈스턴 처칠, 조지프 캠벨, 스피노자, 조주선사, 아니타 로딕-을 내세웠다. 간디는 우연히 일어난 마리츠버그역에서 당한 모욕적인 사건을 통해 변호사에서 위대한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가 되었다.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은 열일곱 살에 한 장의 포스터로 무용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평생을 무수한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무용을 만들어갔다. 윈스턴 처칠은 세계사에 길이 남는 정치가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예지력과 신념을 지켜나갔다. 조지프 캠벨은 5년 동안 오로지 책 읽는 것으로 세월을 기다렸다. 성공의 길로 가려면 침묵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가족과 친척들과 지인들로부터 배척당하고 홀로 고독을 견디면서 학문연구에 매진하였다. 고독이란 자신과의 대화이며 자기의 내면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위인이 되고 싶다면 고독의 시간을 즐겨야 한다. 조주선사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기 때문에 선가의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인생에서 스승을 만나지 못한 것도 불행 중 하나이다. 아나타로딕, 오히려 ‘바디숍’으로 더 친근한 인물이다. 무모한 도전으로 사업을 일구어낸 그녀는 궁핍을 밥으로 삼고 끝없는 노력을 반찬으로 삼아 결국엔 ‘바디숍’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어냈다.

  저자는 일곱 사람들이 체험한 변화의 순간 혹은 변화의 과정을 잘 정리하여 우리 앞에 내놓았다. 저자는 변화경영에 관한 자신만의 체험 중 골수만 뽑아서 간략하게 정리하여 선보였다.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변화경영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독서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였다.

♠♠♠ 책의 편집에 관해서 아쉬웠던 점

1. <깊은 인생>은 각 장마다 네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방은 ‘이입의 방’, 두 번째 방은 ‘이성- 생각하는 힘’, 세 번째 방은 ‘저자의 신화가 자신의 신화로 바뀌는 방’이다. 네 번째의 방은 ‘깨닫는 방’이다. 책에는 네 번째의 방에 대해서 아무런 자취도 남겨놓지 않았다. 독자들의 사색과 깨달음을 위해서 종이 한 장, 즉 백지 한 장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을 것 같다. 그 텅 빈 종이엔 독자들의 사색을 돕기 위한 작은 그림들-등불, 나무 한 그루, 의자, 사자 한 마리 등등-을 하단에 그려 넣어 두어도 좋았을 것 같다. 말하자면 네 번째의 방에서 독자들이 깨달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빈 공간(종이)을 만들어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각적인 효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깊은 인생>을 읽고 나면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해져 그들의 전기집 혹은 저서들이 읽고 싶어진다. ‘참고도서’ 목록을 만들어두었더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3. 역사적인 인물이 일곱 사람이나 등장하고, 변화경영사상가가 된 저자의 스토리까지 결부된 방대한 내용인 것에 비해 책의 두께가 얇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300페이지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감동적이었던 구절

각 장마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부제를 달아 변화경영에 관한 저자의 경험과 철학을 풀어놓았다. 저자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독자들에게도 이 부분은 술에 취하듯 저자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1. 나는 IBM 본사에서 아시아 태평양 조직의 경영 진단과 평가를 수행하는 심사관으로 일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새로운 자극을 찾고 있던 나는 그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제안을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급히 IBM 싱가포르의 경영 성과를 진단하는 심사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나는 그 팀에서 평가 모델을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채 참석한 유일한 옵서버였으며 가장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나는 가장 어두운 그늘 속에 앉아 며칠을 보냈다. 마리츠버그에서 추위에 떨던 간디처럼 내게도 그 어두운 며칠이 새로운 전의를 불태우게 했다. 한국 IBM의 경영 혁신 팀장이라는 좁은 경력의 세계를 넘어 더 넓은 경영혁신 분야의 차별적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월급쟁이가 아니었다. 월급쟁이의 생각과 태도를 버렸다. 한국 IBM의 경영혁신 팀장은 이제 내 직업의 정체가 아니었다. 그 대신 나는 한국 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내 존재를 재정의하게 되었다. 이 분야에서 나는 유명해지고 싶었다. (45페이지)

***누구에게나 그늘체험은 있다.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늘체험을 분노와 후회로 끝내버리고 말지만 그것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았다는 것이 눈부시다. 자아 변화경영의 출발점은 여기서 부터이다.

  2. 그때 마음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렷다. “ 일어나 글을 서라. 너는 글을 써보고 싶지 않았느냐?” 내속에서 무언가가 소리쳤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일어나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가 마흔 세 살이었다. 그전까지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그 후 6개월이 지나서 나는 한 권의 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 책이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그 책 덕에 나는 1990년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다. (67페이지).....나는 새벽에 글을 쓴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새벽은 혼자 있기 좋은 시간이다. 새벽은 명징하지만 나는 새벽이 늘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그것을 믿는 훈련을 한다. 글은 그런 사고의 표현들이다. (69페이지)......세상은 원소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종종 나는 세상이 이야기들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정말로 믿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이 주인공인 신화 하나를 만들어 갖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 훈련하다. 아침에 일어나 불가능한 일 하나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것은 어제 꾸었던 꿈의 연장일 때도 있고, 불현듯 떠오르는 다른 꿈이기도 하다. 나는 현실이 아닌 비현실 하나를 믿는 훈련을 해본다. 내 마음대로 해볼 수 있는 세상 하나를 창조해보는 연습을 한다.(69페이지).....나는 결국 작가가 되었다.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썼다. 늘 스스로에게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해 책을 쓰라고 주문해왔다.  나는 내 책의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독자이기도 하다. (70페이지)

****변화를 결심한 이후 어떻게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는 이 시대의 연금술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유리병 속에 무언가를 넣고 열을 가하여 금빛 찬란한 그 무엇으로 새로이 탄생시키는 연금술사, 많은 이들이 그의 연금술에 매혹 당했고, 그의 추종자가 되기를 원한다. 

   3. 2000년 이후 난 ‘변화경영전문가’라는 1인 기업가가 되었다. 지금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난 지 13년이 되었다. 매일 새벽에 두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두세 시간 정도는 책과 더불어 보낸다. 그러니 매일 다섯 시간 내외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학 있다. 그 덕에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내게 되었다. 앞으로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120페이지).......과거는 어떻게 미래의 가장 첨예한 부분에 닿을 수 있는 것일까?  과거와 싸우지 마라. 먼저 과거의 유산을 상속받으라. 부끄러움 없이 훔쳐 모방하고 반복하여 먼저 과거의 정점에 서도록 해라. 미래의 풍경은 그 산 너머에 있다. 그러니 매일 걸어라. 매일의 힘만이 꿈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믿음직한 주술이다. 명심하라.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도 그 분야에 대해서 너를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다.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한 10년,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틱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121페이지)

****침묵의 시간, 일만 시간의 법칙을 거쳐야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르침, 참으로 귀하다. 10년이라는 세월은 강산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나를 바꾸는 그런 길고도 긴 시간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10년이 길다면 일만 시간을 채워야 한다. 쉽게 얻으려 하지 말고 노력에 노력을 보태어야 한다고 저저는 말하고 있다.

  4. 따지고 보면 모든 성공의 요인은 사실 내게 돈이 없었다는 점이다. 돈이 없고 배고프면 창의력이 생긴다. 노력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으면 생각하지도 않고 추진력도 생기지 않는다. 다른 성공한 기업가들처럼 궁핍이 나를 생각하게 했다. 나는 아웃사이더였다. 이민자의 노동윤리를 가진 아웃사이더였기에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일을 할 때 화가나 작가와 같은 열정이 나를 휩싸고 지나갔다. 나는 궁핍으로 인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믿었으며 그것을 실현하고 그것으로 먹고 살고 그것으로 이익을 내기를 바랐다. 보디숍은 내 손으로 만든 내 자식이 이었으며 그것은 또 다른 내가 되었다. (193~194페이지).......세상을 살며 가치 있는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내게 삶은 늘 고마운 것이었다. 내가 삶에 해준 것보다 삶이 내게 해준 좋은 일이 열배, 백 배 많았다. (194페이지)

***무엇보다도 ‘아나타 로딕’을 등장시킨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깊은 인생>이 아니었더라면 몰랐을 인물이다. 궁핍에서 창의력이 나오고 창조정신이 나온다는 대목에 감동했다. 궁핍한 환경을 탓하지 말라. 그것에서 무궁무진한 것이 나올 수 있음을 가르쳐준다.

   5. 꿈은 무엇인가? 자신을 주도적 인물로 정립하기 위한 정신작용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축소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대로 사는 삶을 버리고 세상 속에서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제국 하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기 선언인 것이다. 모든 평범한 자는 우연한 사건을 만나 영혼을 흔드는 각성을 거쳐 사회가 강요한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꾸게 되는 위대한 모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꿈길, 우리의 모든 걸출한 모험은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시작된다. 꿈은 과거에 대한 미래의 승리인 것이다.(219페이지)

***‘꿈을 가져라’는 대목에서 감동했다. ‘나만큼 내 능력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면서 분수에 넘치는 꿈은 꾸지도 않았다. 오히려 남들이 만든 제국에 편입하지 못해 안달하고 실망했다. 스스로가 제국을 건설하면 될 터인데 말이다. 제국이라 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로 제국의 토대를 만들고 그 자양분으로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보완점에 대한 평설

 ‘변화’라는 키워드로 <깊은 인생>은 짜여져 있다. ‘변화’라는 주제 외의 잔가지는 모두 잘라내 버렸기 때문에 저자가 의도한 대로 책에 대한 집중력은 높았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을 불러와서 한 꼭지씩 이어나가고 있지만, 역사적 인물 그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위인들의 잔잔한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만 전하겠다는 저자의 의도는 좋지만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제공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저자 또한 글을 쓰면서 역사적 인물에 대한 비중에 대해서 고민했을 것이다. 

 첫 번째 방은 ‘이입의 방’이다. 몇몇 등장인물에게 푹 빠져 가슴은 감동의 물결로 가득 찼다. 감동의 물결을 이룬 등장인물들- 간디, 마사 그레이엄, 조지프 캠벨, 아니타 로딕-은 그들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했기 때문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윈스턴 처칠’의 생을 이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의 정치적 소신과 인생에 대한 소신을 좀더 자세하게 묘사했더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스피노자의 생애에 관해서인데, 파문을 당하게 된 그 배경을 좀더 언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스피노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은 사건인 만큼 조금은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대한 느낌 정리

  <깊은 인생>은 독자에게 독서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조지프 캠벨’은 역사적인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책 곳곳에 여러 번 언급된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깊은 인생>은 ‘영웅’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있다.

앞으로 나만의 주제로 <깊은 인생>을 텍스트로 하여 책 한 권을 쓰고 싶다.

IP *.85.249.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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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1 17:20:09 *.154.223.199

변화경영구루와의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정신 없던 1주차에도 대략 훑어본 어떤 분의 글에 헤로도토스와의 인터뷰가 있었던 기억이 났어요.

그 어떤 분이 문윤정님이신가? 하고 있습니다. ^^

문윤정님만의 주제로 된 <깊은 인생>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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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문윤정
2012.03.02 22:09:38 *.85.249.182

관심 가져주셨어 감사합니다.

저도 이름이 같아  어떤  분일일까 궁급합니다.

저마다 원하는 바를 다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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