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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3일 20시 20분 등록

마을을 그리는 페인트공

아시키 가호 글/ 데쿠네 이쿠 그림/ 고향옥 옮김/ 청어람 미디어 출판

20110801-painter-1.jpg

원제 : PENKI-YA

1. 줄거리

페인트공 싱야가 어머니로 부터 아버지가 대단한 페인트공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프랑스로 가는 도중에 싱야는 안개 속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어느 여인을 만난다. 배를 위트릴로의 흰색으로 칠해달라는 말을 듣는다.  프랑스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았으나 아버지는 '불세출'의 페인트공이었다는 것만을 알았을 뿐 무덤은 찾지 못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아버지의 붓을 발견하고 가지고 온다.돌아와서 싱야는 가게를 내고 페인트공으로서 인생을 살아간다. 그가 칠한 페인트를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싱야는 어느날 밤 배에서 만났던 여인을 만나고, 자신의 부변이 흰색으로 변한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다음날 심장마비로 죽은 채 발견된다. 그리고 그의 무덤에는 '불세출의 페인트공 여기 잠들다'라는 글이 씌여진다.

 

2. 멋진 대목 + 느낌 + 생각

"이봐, 가령 딱 잘라 회청색이라 했더라도 회청색이라고 할 수 있는 색은 수도 없이 많아. 손님이 정말 원하는 색은 느낌으로 알아야 하는 거야. 느낌이 오면 그색을 페인트로 나타내는 거야."

감독은 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은 싱야에게 아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8쪽)

-> 정말이지 여러가지 회청색이 있지, 손님이 원하는 색을 느낌으로 어떻게 안단 말인가... 아주 가끔만 알 수 있지 않은가? 

 

어머니는 아버지의 재능을 입이 닳도록 칭찬했지요.

"그렇게 말해 준 사람은 당ㅅ니뿐이요."

"그렇게 말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어. 아버지한테 그림을 그려보라고 말해 준 사람들은 많이 있었단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했습니다.(14쪽)

-> 둘이 짝이었네. 운명이니까 그게 그렇게 눈에 들어왔겠지.

 

여러가지 일들 가운데서 싱야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갑판 청소였습니다.

싱야는 갑판을 닦으면서 하늘과 바다가 갖가지 색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아침노을

저녁뜸

칠흑 같은 어둠 속의 밤바다조차 여러 빛깔을 품고 있었습니다.(16~23쪽)

-> 싱야가 바다와 하늘을 보기 위해 갑판에 같은 위치에서 보고 있는 그림이 너무 좋아보인다. 바다나 하늘에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싶다.

"당신도 언젠가 이 배를 칠해 주겠지요?"

"이 배, 말인가요?"

싱야는 깜짝 놀라 되물었습니다. 싱야 혼자서는 도저히 이런 배를 칠할 수 없거든요.

"네, 위트릴로의 흰색으로 부탁해요."

"위트릴로의 흰색?"

"그래요. 기쁨과 슬픔, 들뜬 기분과 쓸쓸한 기분, 분노와 포기의 감정이 모두 담긴 위트릴로의 흰색. 세상의 혼탁함도, 아름다움도, 덧없음도 모두 머금은 위트릴로의 흰색 말이에요."

'그것은 대체...'하고 싱야가 물으려는 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져 걸쭉한 우유 같아지더니 마치 여자를 삼겨 버린 것 같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자는 온데간데 없었지요.(24쪽)

--> 아무래도 이 대목은 싱야가 뮤즈를 만난 것 같다. 페인트공으로서 신고식을 하고 있다. 운명이다. 사이클 선수에게는 사이클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신고식이라고 하고, 서예하는 사람은 붓이 꿈틀거리는 건가? 하여간... 이건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징조인데 페인트공으로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신고식'이라는 말 말고는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유리씨는 "흰색은 어떨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유리씨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색을 잘 모르고 있다는 말이지요. 그 말을 하는 유리씨는 왠지 불안해 보였습니다. 흰색을 칠해달라고 한 것은 밝은 곳을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싱야는 생각했습니다.

'밝은 색이라면 당연히 흰색이겠지, 하지만....'

싱야는 그날 밤 아버지의 붓을 머리맡에 두고 잤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서 유리씨가 나타났습니다.

"힘을 주세요."

유리씨가 말했습니다.

"외로운가요?"

 

이튼날 아침, 싱야는 유리 씨의 방을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연한 크림색에 가까운 차분한 레몬예로색으로 말이예요.

"이 색은 내가 말한 거과 달라....."

유리씨는 방에 들어서자 마자 실망한 낯빛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천천히 둘러보더니 가만히 눈을 감고, 마침내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지만 그보다 훨씬 좋아요." (32~43쪽)

 

싱야는 그제야 퍼뜩 생각났습니다.

바로 위트릴로의 흰색을 주문한 사람이었습니다.

벌써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싱야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거든요.

"죄송합니다."

싱야가 막 그렇게 입을 뗐을 때입니다.

그 사람은 둘레는 휘익 돌아보더니 "멋지군요, 상상을 훨씬 뛰어넘어요."

싱야도 새삼스레 둘레를 둘러보니 방금 따뜻한 오렌지빛깔로 칠했던 레스토랑 안이 어느새 하얀 배의 갑판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요?

더그나 그냥 하얀 색이 아닙니다.

군데군데 싱그러운 초록 빛깔이며, 깊은 어둠을 떠오르게 하는 칠흑에 가까운 보라, 그리고 황금빛 새벽 같은 ㄴ누비신 황금 빛깔이 스며있가도 한.....

그것은 모든 색을 머금은 흰색이었습니다.

그래요, 바로 위트릴로의 흰색이었답니다.

싱야는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정말로 자신이 이 일을 할 것일까요. (42-43쪽)

--> 배는 상징적인 것 같다. 물론 '위트릴로의 흰색' 또한 상징이다. 싱야의 인생과 같다. 이건 싱야의 인생을 상징하는 색인 것 같다.

 

3. 뭘 이야기 하려는 거지?

싱야는 결국 위트릴로의 흰색을 칠하게 된다. 그것은 그의 인생이 그렇다는 것이다.

'마음을 칠하는 페인트공'이란 제목처럼 그가 어떤 태도로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하고 페인트를 칠하느냐 하는 것이 그가 속한 세상을 무슨  색으로 칠하느냐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내게 '어떤 그림을 그릴거냐?' 라고 묻는 거와 같다. '올리버는 세상을 어떻게 요리했나?'가 요리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쪽의 일을 배워오는 것을 모은 것이라면, 이 책의 페인트공, 싱야 단 한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살래를 묻고 있다.

 

싱야는 위트릴로의 흰색을 알고 있었을까?

내가 그리게 되는 그림이나, 만들게 될 그 무엇인가가 이렇게 마음이 담기게 될까?

 

4. 나에게 적용하기

싱야와 같은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골프를 하면서 어떤 골프선수가 될지를, 바이올린 연주가는 어떤 음악을 하게 될지를, 강연을 하는 사람은 무엇을 주제로 어떤 강연을 하게될지를, 나는 꿈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꿈그림을 그리게 될지를.

꿈그림을 그리는 동안 싱야처럼 의뢰인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그리기도 하고, 의뢰인에게는 평화롭고 기쁜일이 필요할 것 같아서 기쁘게 그리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 속에 깊이 살라는 의미로 영화속의 한 장면 같은 콘티같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것들은 때로는 마음에 들어했고, 때로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그래도 페인트공이 마음을 다해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나 또한 의뢰인의 마음 속까지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려야 하는 것임을 안다. 

 

페인트공이든, 꿈을 그리는 화가이든 위트릴로의 흰색은 자신의 인생으로 칠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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