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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일 09시 12분 등록

예담_EBS<아기성장 보고서> 제작팀 지음

둘째 아이를 위해서 구입했다. 책을 읽으면서는 나를 돌아보았다. 슬펐다. 

상해 외탄공원이었다. 강 건너로 동방명주 탑이 보였다. 출장 가서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일하러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들 사진 찍는 분위기라 나도 한 컷 찍었다. 서울에 와서, 사진 속 내 얼굴을 보고, 연민이 들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이 경영하는 가게에, 카운터 보시는 분이 휴무라 내 가게 영업을 마치고, 이동해서 밤을 새웠다.  오늘 오전에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처리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했다. 어머니는 못마땅해 하신다. 생각해 보니, 부모님께 나는 인정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에 노력해서 성적이 올라도, 아버지는 칭찬해 주지 않았다. 회사를 다닐 때도 내 월급이 그것 밖에 안되냐는 말씀을 하시면, 난 의기소침해졌다. 

아마도 부모님은 나에게 기대하시는 것이 컸는데, 당신들 따라서 장사하는 모습이 맘에 안드시는 것 같다. 어머님에게 섭섭한 이야기를 들으면, 난 나름대로 투정을 부렸다. 성격상 소심하게 일탈을 하기도 했다. 이 나이에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짜증이 났다.   

나의 과거와 나를 둘러싼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내 아이도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다. 외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부터 사랑해야 한다. 개인의 치유와 건강은 의무다. 가장이라면 더 절실하다. 상처 가득한 영혼은 필연적으로 타인도 상처 준다. 

 교포 유미리는 '가족시네마'라는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다. 그녀의 삶이 순탄치 않다. 자살시도를 했으며, 미혼모다. 성격이 신경질적이라, 글이 잘 안풀려,  타자기를 7대나 부셨다고 한다. 10년 전에 들은 이야기니까, 지금 더 부셨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상처가 그녀의 글일까? 작가는 지식이 아니라, 상처가 자산이다.

혼란, 내적 불안, 치유되지 않은 상처, 이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세월이 흐름에 상처투성이가 되면, 만신창이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나 만큼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저 사람도 나만큼 예민하고, 살랑 바람에 심히 흔들린다.

사람에 대한 연민이 나의 상처까지 보다듬어 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는 인식은 내게도 위로가 된다.

이것은 어쩌면, 내 재산이다. 그만큼 타인을 세심하게 배려하라는.

'성장통'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한 노인은 '내가 나를 달랜다'고 했다. 부서진 가슴 쓸어담는 사람은 결국 나다.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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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던   쥐들이 실험실 우리에만 갇혀 살던 쥐들보다 미로를 훨씬 쉽게 빠져나갔다.  이 실험 결과를 통해 경험의 차이가 문제해결 능력, 즉 학습능력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95.

끊임없이 쏟아지는 학습 도구나 교육 서비스가 아기의 두뇌 발달을 촉진시켜줄 거라 믿는 것 또한 아기들의 왕성한 호기심을 꺽는 행위이다. 진정, 아기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믿는다면 부모는 수없는 시행착오를 경험할지라도 아기 스스로 엄청난 탐구욕을 발휘해 세상을 배우는 해법을 찾아내기를 기다려야 한다. 칭찬과 격려라는 도구만으로 말이다. 111

세상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과 생각을 가진 아기는 다른 사람과도 쉽게 친해진다. 이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기본적인 신뢰감이 모든 사람에게 확대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향은 장기간 지속되어 아기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에 대한 긍정적인 애착을 가진 아기는 다른 사람에게 더 친절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며, 타인을 잘 보살피는 동시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121

아기와 엄마의 애착관계는 엄마가 아기의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가 아니라 엄마가 아기의 신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기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 중요한 건 아기와 만들어가는 상호작용의 질인 셈이다. 140

회피형은 다른 사람과의 긴밀한 관계를 피하는 경향이 짙다. 타인을 믿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있어 주로 혼자 노는 경우가 많고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146

아기의 성격은 아주 편한한 사람, 남을 믿을 수 있는 사람, 남하고 잘 지낼 수 있는 사람, 또 내가 필요한 게 있으면 기댈 줄 알고 남이 필요로 하면 그 요구를 받아 줄 줄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대인관계능력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원만한 성격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152

아기가 안정애착을 형성하려면 무엇보다 부모 자신이 어떤 애착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부모 자신의 애착 경험이 자녀의 애착 유형으로 대물림되기 때문이다. 169.


IP *.32.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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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2.02 19:13:51 *.190.122.154
좋은 책을 읽으셨군요.

예전에 제가 자주 방문하는 싸이트에서 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시는 분이 적극 추천해 주셨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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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2.02 20:32:35 *.129.207.121
무엇보다 읽기 쉽습니다.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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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4 22:08:43 *.47.118.42
맑은 님의 글을 읽고 나면, 항상 마음 한켠이 짠하게 시려 옵니다.
그리 오랜 인생을 산 것도 아닌데 그렇게 힘든 삶의 고난을 헤쳐 온 것도 아닌데
저는 감히 굽이굽이 공감이 되는 듯 합니다.
사람마다 가늠의 깊이가 다르겠지만 분명 저마다의 가슴을 울리는 공통된 주제는 있을 줄 압니다.

맑은 님, 생각할 수 있는, 큰 숨 한번 내쉴 수 있는 감성적 여백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맑은 님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삶의 지혜를 공유하면서
저는 한 순간 한 순간 보이지 않게 도약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곳엔 경솔하고 가벼운 저를 채찍질하게 만드는 훈장 선생님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더 배우고 더 겸손해 지고 더욱 진실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 그럴까요.
오늘 밤도 역시 마음 한 켠이 따뜻한 군불로 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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