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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2일 23시 08분 등록

생각의 탄생 spark of genius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 미셀 루트번스타인/ 종성 옮김   
 에코의 서재 출판 (2007)

    Robert Root-Bernstein and Michele Root-Bernstein

 

저자 소개

 

저자에 대한 특별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미시건 주립대학 생리학과 교수인 루트 번스타인은 맥아더 팔로우십 MacArthur Fellowship 수상자다. 저서로는 발견: 과학지식의 변경에 문제를 고안하고 풀기 Discovering: Inventing and Solving Problems at the Frontiers of Scientific Knowledge 가 있다. 공동저자인 미셀 루트번스타인은 그의 아내이자 연구동반자이기도 하다. 역사와 창작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들 부부는 << , 진흙, 구더기, 그리고 기타 의학적 경이들 Honey, Nind, Maggots, and Otber Medical Marvels>> 을 공동으로 저작했다.

그는 지난 11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리츠칼튼 호텔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 인터뷰 요청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답해 주는 성의 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세상에는 50대에 첫 책을 내고 60대가 돼서 위대한 발견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하며, 삶 속에서 알게 모르게 쌓인 지혜와 직관을 창조적 생각도구를 통해 연마하면 70대에도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인적 가치를 중요시하며 교양은 삶이며 우리가 어떻게 인류가 중시하는 가치에 도달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기억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교양은 좋은 시민을 만들고 특히 과학자나 기술자에게는, 위대한 발명을 하려면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명품이 그 시대의 문화 속에서 어떻게 쓰이고 보급될지,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될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발명가는 자신의 발명품을 세상에 알리고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의사 전달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 교양이 바로 그런 일들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재들이 간 길, 그들이 활용한 생각의 도구를 습득하고 연마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같은 노래라도 뛰어난 가수에게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책 생각의 탄생은 그들 부부가 절반씩 일을 분담해 완성한 것"이라고 했으며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이  과학과 수학, 시각 예술 분야를 맡았고 아내인 미셸 루트번스타인이 시.무용.저작물 분야를 맡아 완성되었다고 한다

저자들의 최근 사진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은 여늬 사람들과 달랐다. 그들의 글을 읽어서였을까?  그리고 그들은 이 책을 쓰기 전에도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이 연구를 하고 책을 쓰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을까?   그들로부터 받는 통합적인 느낌^^ 은 무척 긍정적이었다.   

 


 

내 마음에 무찔러 들어온 글귀

 

p5 창조적 사고와 지식 대통합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기 전부터 나타나며, 논리학이나 언어학 법칙이 작동하기 전에 감정과 직관, 이미지와 몸의 느낌을 통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창조적 사고로 나온 개념은 공식적인 의사 전달 시스템, 이를테면 말이나 방정식, 그림, 음악, 춤 등으로 변환될 수 있다.

 

한 분야의 창조적 사고를 배운다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과 같다.

창조적 사고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통합적이고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따라서 종합적 이해라는 직물을 짜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지식들이라는 실을 먼저 풀어놓지 않을 수 없다.

 

p6 전문적 지식의 양은 늘어나는 데 비해 학문 간의 교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종합적 이해력은 퇴보 일로에 있다. 현대 사회는 지식의 풍요 속에서 오히려 암흑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은 오로지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재통합하고 이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신르네상스인을 양성할 때 이겨낼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는 씨줄과 날줄이 있다. 창조적 사고의 본질을 이해하는 일이 날줄이라면, 창조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모색이 씨줄인 셈이다.

 

창조적인 일을 할 때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의 도구들을 사용한다. 이 도구들은 창조적 사고가 무엇인지에 관한 본질을 보여준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는 과학,예술, 인문학, 그리고 공학기술 사이에 놀라운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p7 창조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라고 나는 늘 생각해 왔다. 창조적 발상의 근원은 무엇을 끄집어 낼 것인가? 가 아니라 어떻게 끄집어 낼 것인가? 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p8 저자는 천재와 일반인의 차이란 타고난 재능이나 노력이 아닌, 남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창조적 사고 를 기르는데 있음을 주장한다.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교육방식과 규범에 얽매인 전체주의적 사고방식 속에서 창조적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받아왔다.

 

p9 중요한 것은 기존지식을 어떻게 활용하고 통합해 혁신적인 새 지식을 창조하느냐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혜로서 나는 디지로그(디지털 가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되는 첨단기술) 의 통합적 사상을 설파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워크맨, 소리바다

상상력이란 이렇듯 이미 있는 것들을 통합해 새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20세기가 전문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통합의 시대다. 이제 어는 것 하나만 잘하는 것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앞으로 지식사회를 선도해갈 인재들은 전문가들이 간과한 지식 대통합을 통해 분야을 넘나드는 창조적 사고를 해야 한다.

 

p11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운좋은 발견이 필요할지도 모르나. 이 발견은 온전히 현실화하는 것이 창작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 줄이기에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음악의 시학>중에서

 

p18  소설가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써 다룬다. 말은 내적인 느낌을 문자로 나타내는 기호일 뿐, 그 느낌의 본질은 아니다.      ?어슐라 르귄

 

p19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p19 오늘날의 교육시스템은 문학, 수학, 과학,역사,음악 미술 등 과목을 철저하게 분리시켜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수학자들은 오로지 수식 안에서 작가들은 단어 안에서 음악가들은 음표 안에서만 생각하도록 강요 받고 있다. 이것은 생각하기의 본질을 절반만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적 사고는 통찰을 서로 주고 받는데 있어 말이나 숫자만큼 중요하다. 통찰이라는 것은 상상의 영역으로 호출된 수많은 감정과 이미지에서 태어나는 것이므로 느낌 또한 커리큐럼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p 20 누구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똑같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대가가 되려면 아주 재능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오랫동안 수련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가가 되려면 아주 재능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오랫동안 수련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정신적 요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정신적 요리법은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 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로 초점이 옮겨진다.

 

p 21 요리법 자체만 들여다 보아서는 완성된 요리가 어떨지 상상할 수 없다.

정신적 요리의 대가들은 요리가 어떤 맛일지 알아낼 수 잇는 방법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가상으로 재료를 혼합한 것만 가지고도 어떤 맛이 나올지 직감으로 안다.

 

p 22 문제를 풀다가 답이라고 할 만한 어떤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면, 그것은 말로 설명하기 전에 이미 무의식 속에서 해답을 구한경우다.

 

나의 확신은 절대적이었지만 말로 설명하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그저 그게 답이라고 확신했을 뿐이었다.

 

안다는 것이 이처럼 불분명한 방식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본인들에게도 심각한 의문이 생겨났다. 문제를 푸는 모든 과정은 눈 깜박할 사이에 이루어졌다. 답이 떠오르는 순간 나는 달랐다. 그러고 나서야 하나씩 차근차근 생각하기 시작하는데, 과정이 아주 복잡했다.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그 답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중에 도식을 가지고 풀자 답이 저오학히 들어맞았다. 자 그런데 나는 종이 위에 써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서 그토록 흥분하며 유레카! 답을 알았어!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었을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알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19세기 위대한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자주 직관적으로 답을 알아내곤 했는데, 그때마다 이를 즉각 증명할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내가 찾아낸 답이 도대체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돌연한 계시와 통찰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떻게 우리는 말하거나 그리거나 쓸 수 없는 것들을 아는 걸까? 우리는 어떻게 느낌을 말로, 감정을 숫자로 옮길 수 있는 것일까? 만일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것을 연습하고 훈련하고 가르치고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p23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수백년 동안 끊임없이 숙고해왔다. 신경생물학자들은 뇌의 구조와 신경 시냅스 간의 연결구조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고 애써왔다. 아직 완전한 답을 구해지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창조적 사고를 이해 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요소들은 과소평가되고 또 간과되고 있다. 탁월한 사색가, 창작가, 발명가들의 경험이 그것이다. 그들의 내적 경험들은 창조적 사고와 관련된 모든 의문을 풀어주기에 충분치 않지만 그 연구를 위한 중요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줄 수는 있다. 무엇보다 그들의 경험은 사고 자체에 대한 기존의 고나념이 충분하지 않음을 말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 관념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전논리적 사고의 형태가 누락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고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심리적인 실체들은 일종의 증후들이거나 분명한 이미지들로서, 자발적으로 재생산되고 결합되는 것들이다.

 

p24 과학적 방법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아낸 것을 과학의 틀 속에 집어넣는 것이다. 

 

우리는 진리를 찾아내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진리를 알아낸 다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수학공식을 가동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후자다.

 

p25 아인슈타인은 이를 다음처럼 설명했다.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심상이 먼저 나타나서 내가 그것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말이나 기호가 필요한 것이다. 

 

과학자는 공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수학적 언어로 사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만의 직관적인 통찰을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게 표현해야 한다.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 (Richard Feynman) 역시 수학은 우리가 본질이라고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형식일 뿐이지 이해의 내용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p26 << 데카르트의 오류 Descartes Error>> 이 책은 마음(생각)과 몸(존재 혹은 감각)의 분리를 말한 철학자(데카르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뇌졸증, 종양으로 정서적 감응 구조가 총체적으로 바뀐 신경질환자들은 합리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몰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과학자들은 느낌으로 논리적 개념에 이른다. 그리고 모든 학문분야에서 창조적 사고와 표현은 직관과 감정에서 비롯된다.

 

인지과학자들은 사고를 단지 귀납적이고 연역적인 절차나 언어학적 규칙으로 생각한다.심지어 <<열정과 기질>> << 마음의 틀>>과 같은 저시에서 다양한 사고법의 개념을 진전시킨 하워드 가드너 같은 학자조차 창조적인 사람들의 사고는 자신을 표현하는 양식에 따라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p27 사람들의 지적 과정 중에서 단 한 가지 요인만 가지고 개인을 분류한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만큼 그릇된 것이다.

 

직관이 통찰로 이어진다.

p27 예술이란  ((적인 사실과 영적인 효과 사이의 불일치이며 삶에 대한 반응을 시각적 공식으로 나타낸 것이었다. 

 

예술이란 인간 정신의 표현이며,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막연한 심상을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시킨 것 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오카프  오래 전에 나는 깨달았다. 내가 보고 즐긴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림으로 옮겨놓는다 하더라도 그 때 내가 받은 느낌을 관람객 들에게 그대로 다시 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나는 내가 받았던 느낌과 똑 같은 것을 새로 만들어야만 했다. 이것은 복사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러한 말은 결국 예술이 제시하는 이미지가 어떤 느낌이나 개념, 감각의 직접적인 반영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p28 처음 경험한 충동이나 영상, 느낌을 말로 나타낼 수 없다. 그러나 결국에 가서 그것들은 말로 표현된다. 

 

내적인 느낌을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외적인 언어로 변환(번역)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SF 소설가 어슬라 르귄(Ursula Leguin) 은 소설가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써 다룬다. 그런데 그들의 전달매체는 소설이다. 소설은 말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역설적으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말에는 기호언어적 용법과 함께 상징적, 혹은 은유적 용법이 있기 때문이다. 즉 말은 내적인 느낌을 문자로 꾸밈없이 나타내는 것이면서 동시에 표현을 하는 기호일 뿐 그 느낌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말은 이해를 위한 표현수단이지 느낌의 구현이 아니다.

 

p29 쓴다는 것은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내적인 느낌을 심상으로 만들어 이를 체험해야 한다는 말일 텐데, 그런 노력이야말로 일생에 걸쳐 얼마나 큰 인내와 관찰력을 요구하고 있는가?  이미지의 논리 , 심상의 체험, 상상하는 삶이 요구하는 인내와 관찰, 이런 말들을 스타나슬라브 울람의 용어를 빌려서 표현하자면 초논리가 보다 적절한 이름일 것이다. 

 

이것들은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그것은 새로운 생각과 개념을 발생시킬 뿐, 그것들의 타당성이나 유용성을 보장하진 않는다. 이런 종류의 사고는 아직 제대로 연구된 바 없다. 그저 공식적인 의사소통 언어라기 보다는 비언어적이고 비수학적이며 비기호적인 것이라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도전하려는 것은 늒미과 이미지와 감정의 초논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일이다. 만일 울람의 말이 옳다면 그 결과는 수천 년 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체계화한 상징 논리학 만큼 혁명적이고 근본적인 것이 될 것이다. 실제로 초논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이 적용되는 밖으로 분명히 드러나 있는 생각의 기원과 특질을 설명해줄 것이다.

그런 초논리에 대해 현재 가장 근접한 개념은 직관이다. 아인슈타인은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하여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의 성과는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오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바로 나온다. 라고 말했다.

 

p30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과학자에게는 예술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실로 과학자와 예술가는 친척관계라고 해도 무방한데, 왜냐하면 그들의 통찰은 느낌과 직관의 영역에서 발생하여 동일한 창조적 경로를 거쳐 의식 속에 출현하기 때문이다.

느낌.감정,직관의 사용법

 

소위 창조적인 작업을 할 때 과학자나 수학자, 예술가(작곡가, 작가, 조각가 등)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도구라고 부르는 공통된 연장을 사용한다. 이 도구들 속에는 정서적 느낌, 시각적 이미지, 뭄의 감각, 재현 가능한 패턴, 유추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상상을 동원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 생각도구를 가지고 얻어낸 주관적인 통찰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공식적인 언어로 변환(번역) 하는 방법을 배운다.

 

p 31 과학자들이 공통적인 문제해결법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예술가들은 공유된 영감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과학이든 예술이든 모든 해답은 동일한 창조행위를 통해 구해진다.

 

면역학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샤를 니콜 은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아르망 트루소 (Armand Trousseau)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닿아 있다.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p 32 요즘 유행하는 교과목 통합이라는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통합수업은 드물 뿐 아니라, 모든 지식을 망라하고 아우를 수 있는 커리큘럼은 아예 생각조차 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한 학문과 다른 학문을 엮어줄 수 있는 직관적인 생각도구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각 학교와 대학들은 필요한 재료의 절반만을 사용하는 요리법을 고집하고 있다. 생각하기의 본질을 절반만 이해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가르치는 방법의 절반만 이해하고 학생들은 배우는 방법의 절반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분리된 과목과 공식언어 체계에만 기반을 둔 형행 교육이야말로 창조적 사고과정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있는 주범임이 분명하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수학적이고 통사론적 논리를 가르치면서도  느낌과 직관의 초논리는 무시한다. 우리는 말과 숫자를 통해 배우고 평가받아왔으며, 또 그것을 통해 사고하는 것을 불변의 전제로 받아들인다

 

창조적 사고라는 직관적인 방언(수학공식이나 논리 같은 공식언어가 아닌)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방언은 서로 통찰을 주고받는 데 있어서 말이나 숫자만큼 중요하다. 본래 통찰이라는 것은 상상의 영역으로 호출되는 수많은 감정과 이미지 속에서 태어나는 게 아니던가 따라서 느낌도 필히 커리퓰럼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몸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주목하고 그 느낌을 발전시키며 사용해야 하는지 반드시 배워야 한다.

 

다행히 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학문적 사고의 기반으로 직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창조적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느낌과 감정과 직관의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절대적인 명령과 같다. 그것이 정신적 요리 혹은 교육의 요체다.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도구

p34 오늘날의 교육은 이론을 가르치면서도 이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는 방법은 가르치고 있지 않다. 이것은 상상력 결핍으로 이어진다.     - 교육학자 지엔 뱀버거 -

 

p35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화가 폴 호건-

 

사진, 드로잉, 글은 잉크나 은으로 얼룩져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적, 정서적, 경험적인 느낌들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기술에 달려 있다.  이것들이 진실이 되려면 우리 자신의 내부에 그것들을 받아 들여야만 한다.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역사 속에서 가장 초조적인 사람들은 실제와 환상을 결합하기 위해 13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이용했다. 이 도구들은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그리고 통합이다.

 

p 37  전자의 발견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실험물리학자 조지프 J 톰슨(Joseph J. thomson)은 케임브리지에서 물리학을 강의하면서  수학이라는 것이 단지 시험지에 답을 써내는 용도로만 쓰인다고 여기는 학생들의 생각이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지식과 실제경험 간의 단절 현상은 오늘 교육에 만연해 있다.  

 

수학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느냐를 배우지 못하고 그저 전달언어로서의 수학을 배울 뿐이다. 그들은 총명하다고는 하나 반만 아는 헛똑똑이일 뿐이다.

 

인문학의 주된 학습법도 실재를 알려주기보다는 의사전달과 분석에만 치우쳐 있어 똑 같은 실패가 되풀이된다. 그 결과 예술가나 작가의 꿈을 가진 학생들이 정신적 불구가 되어버린다.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는 당대의 손꼽히는 걸출한 교양인이었던 아버지의 비평능력과 창작능력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p40  그의 아버지가 받은 교육이 음악, 미술, 연극, 여행 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심각한 결핍증을 불러왔고 그 결과 지적 편중과 좁은 시야를 갖게 했다는 것이다.

 

19세기 중반 케임브리지나 다른 영국대학에서 치러졌던 시험들은 극심한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이었고, 개인의 명예와 직결되었기 때문에 울프의 아버지 스티븐이 이런 편협한 분석능력만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트라이포스(tripsses)로 알려진 이 시험은 주로 암기와 빠른 구두답변으로 이루어졌는데, 주입식공부에 강했던 스티븐은 143명의 영재들 중에서 20등을 차지했다. 훗날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되어서도 그는 학생들에게 항상 시험만 생각하고 책에만 매달리며, 학사학위를 따기 전까진 아무것도 즐기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런식으로 학교공부에만 과도하게 매달린 스티븐에게 예술에 할애할 시간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그는 문학비평이 아닌 다른 분야, 즉 미술이나 음악, 연극, 오페라 같은 분야에는 스스로를 필리스틴(Philistine : 원래 유대인의 오랜 라이벌 종족으로, 미적 우아함을 적대시하는 무교양 속물주의자를 일컫는다.) 사람이라고 부를 정도로 무지했다. 심지어 그는 예술가들이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개인적 세계에 매몰되는 존재라서 차라리 예술행위의 유혹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p41 그녀는 정규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독학을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육은 학생들이 두뇌만 집중적으로 사용토록 하여 정신을 불구로 만들었다.

 

p 42 울프는  문학의 무엇뿐만 아니라 어떻게를 체득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 소설은 단순히 읽을거리가 아니라 써야 할 무엇이었다.

 

울프가 무엇어떻게를 분리하는 제도권 교육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이나 조각, 음악작품을 단순한 하나의 대상, 다시 말해 분석하기 위한 무엇으로 보거나 듣는 것은 환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실제는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고 삶과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 우리가 이해할 때라야만 경험 할 수 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자신의 명저<<경험으로의 예술 Art as Experience >>에서 종래의 예술교육이 과학교육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그 실패가 이론과 실천간의 연계를 드러내지 않고 은폐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한다.

 

듀이에 따르면 우리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그것을 형성한 근원적인 경험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예술과 무관한 영역 속에 작품을 고립시키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경험을 정련하고 강조한 결과물인 예술작품경험을 이루어내는 매일매일의 사건, 행위,고난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지게 된다.

 

p43 교육에서 무엇어떻게의 결별은 곧 어떤 것을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분리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해함으로써 앎에 이르는 게 아니라 외움으로써 알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응용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지식은 실로 허약하며 쓸모 없고, 교육적 실패의 결과물에 불과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학문적 성취의 외장일 뿐이다.

 

한편 실재와 환상의 부재를 동일시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지금까지 말한 것들과는 반대되는 또 하나의 교육적 실패인데 지난 수년간 관심을 끌어온 주제이기도 하다.

 

교육심리학자 지앤 뱀버거는 일상생활에서는 똑똑한 아이들이 학교성적은 아주 신통치 않은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다.     

 아이들에게 이론적 지식이라는 환상이 없다는 것은 그들이 학문적 행위를 수행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그것이 어떤 원리로 되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44 뱀버거는 이 아이들이 경험으로 습득한 손지식 hand knowledge 을 가지고 있고, 이는 학교에서 배우는 기호적 지식 symbolic knowledge 만큼 강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뱀버거는 이처럼 경험에 기반한 이해를 가리켜 빈약하긴 하나 질높은 이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모델만들기나 조립하기를 과제로 내면서도 정작 본인들은 하지 못했다고 뱀버거는 지적한다.

 

그들이야말로 이론은 알지만 이를 실제세계에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p 45  (헛똑똑이들은) 상상력이 부족했고 마음과 몸, 지성과 직관을 연결하는 능력이 결핍되어 있었다. 그들은 사실을 습득했지만 그것의 의미는 상상해내지 못했다. 알기이해하기 그리고 환상과 실재를 분리시킨 교육은 그들의 총명한 머리를 한쪽만 쓰게 만들었다.

 

피카소는 상상을 사실보다 진실하다고 믿었다.

 

상상할 수 없다면 창조할 수 없다. 작가이자 화가인 폴 호건 Paul Horgan 에 따르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하고 있는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자기 자신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으로 실재를 보게 된다.  더 나쁜 것은 환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춘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육체의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류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환상은 실재에 의해 끊임없이 단련되어야 하며, 이론은 항상 실험과 관찰에 의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 예로든 <<유령 요금소>>에서 마일로는 실재의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빌딩 사이와 거리 위로 왕래하지만 정작 그들은 빌딩과 거리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토록 바삐 움직이면서도 보고자 하는 것은 정작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다. 동행인 험버그는 그럴 거라면 차라리 환상의 도시에 사는 게 낫겠네 그러면 자기들이 어디 사는지 보이기는 할 텐데, 라고 빈정거린다. 그러자 길 안내자인 알렉이 이렇게 대꾸한다. 그들 중의 많은 수가 이미 그곳에 살고 있다네, 그러나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곳에 사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곳에 사는 것만큼이나 좋지 않다네 결국 마일로는 환상과 실재 속에서 동시에 살아야 함을 알게 된다. 환상과 실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환상없이는 실재의 명확한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p46 판타지 작가 어슬라 르귄은 소설가들 역시 진실을 열망하고 알고자 하고 말하고 싶어 하며 그것에 헌신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과 장소, 일어난 적 없는 사건들을 우회적이고 독특한 방식으로 꾸며내는 것으로 이를 만들어 낸다.  그들은 이 모든 허구들을 아주 상세하고 길게,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한 보따리의 거짓말을 다 쓰고 나서 그들은 이렇게 외친다. 여기에 진실이 있다! 라고  르귄은 더 나아가 작가들이 하는 거짓말의 연속은 갖가지 사실들이 뒷받침해준다고 주장한다.

 

지각심리학자인 리처드 그레고리 Richard Gregory 허구허위와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한다. 허구와 사실을 서로 맞춰보고 대조함으로써 작가들은 진실에 가까운 근사치를 얻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인 견지에서 볼 때, 상상으로 꾸며낸 허구는 사실이상의 것이다. 왜냐하면 창조의 과정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 역시 창조적인 일에는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라고 단언한다.

 

피카소 Picasso 예술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직접 받아들이는 것들, 즉 일출과 일몰 , , 사진이나 드로잉, 종이 위에 휘갈려 쓴 글씨들은 전혀 실재가 아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들은 자체만 가지고서는 우리에게 실재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이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상상력을 빌어 해석해야만 한다. 

 

p47 모든 과학과 예술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문은 단순히 경첩에 매달려 있는 나무판이 아니다. 그것은 회전력과 크기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이고 또한 목재와 손재주와 실용적 목적이 결합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출구나 입구가 될 수도 있고 예술적인 디자인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이토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을 생각한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것을 지각하도록 요구한다.

 

지구는 우리가 보는 것과는 다르게 태양 주위를 돈다. 그리고 태양계의 중심은 지구가 아닌 태양이다. 사진 , 드로잉, 글 같은 것들은 잉크나 은으로 얼룩져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들이 그 이름에 값하는 하나의 실제로서 다시 태어나는 곳은 우리들 마음속이다. 그리고 그것의 탄생은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이며 경험적인 느낌들을 재창조해낼 수 잇는 우리들의 기술에 달려 있다. 그것들은 진실의 반지를 끼고 있는 허구다. 이 진실이란 우리가 우리 내부에 받아들여만 진실이 되는 어떤 것이다.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이루어진다.

 

창조를 이끄는 13가지 생각도구

 

p 48 생각의 도구들 이것이야 말로 창조적 이해의 핵심이다. 이 도구들은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놀이, 변형, 그리고 통합이다.

세상에 관한 모든 지식은 처음에는 관찰을 통해 습득된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들 말이다. 이런 느낌과 감각을 다시 불러내거나 어떤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형상화다. 실제로 과학자나 화가, 음악가들은 그들이 실제로 보지 못한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아직 세상에 나온 적이 없는 노래나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한번도 만진 적 없는 어떤 것들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감각적 경험과 감각적 형상은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창조적인 사람들은 필수적인 생각도구로서 추상화를 활용한다. 피카소 같은 화가건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건 헤밍웨이 같은 작가건 간에 그들은 복잡한 사물들을 단순한 몇 가지 원칙들로 줄여나갔는데,

추상화는 바로 이것을 일컫는다.

 

이 단순화는 자주 패턴화와 짝을 이룬다. 이 패턴화는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뉜다. 챗째, 패턴인식은 자연의 법칙과 수학의 구조를 발견하는 일뿐만 아니라 언어와 춤, 음악의 운율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림의 경우 화가의 형식적 의도를 감지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 패턴을 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첫 걸음이다. 음악이나 미술, 공학, 혹은 무용, 그 어떤 분야이건 간에 기발한 패턴을 형성한다는 것은 단순한 요소들을 예상 외의 방법으로 조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패턴이 스스로 패턴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p49 게다가 패턴 속에 들어 있는 패턴을 인식한다는 것은 곧 유추로 이어진다. 명백히 달라 보이는 두 개의 사물이 중요한 특질과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학과 예술작품, 불후의 과학이론, 공학적 발명을 이루어내는 일의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다.

 

생각도구들은 언어와 상징 이전의 것이다.

바로 몸으로 생각하기가 정확히 그런 것인데, 생각이란 것이 먼저 감각과 근육 힘줄과 피부를 타고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의사표현 수단으로 말과 공식을 발견하기 훨씬 이전부터 수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의 덩어리가 솟아오름을 느끼고있었던 것이다.

 

몸의 감각과 근육의 움직임, 감정들은 보다 정련된 사고의 단계로 뛰어오르게 하는 도약대 역할을 한다. 운동선수와 음악가는 동작의 느낌을 상상하고, 물리학자와 미술가는 몸 안에서 전자나 나무의 움직임과 긴장을 감지한다.

 

감정이입은 몸으로 생각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뭔가를 생각할 때 자기자신을 잊는다고 말한다. 를 잊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배우들은 맡은 배역을 자신의 일부로 만든다. 과학자나 의사, 화가 역시 배우들처럼 일종의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나 동물, 나무, 전자, 별이 된다.

 

생각도구 가운데 공간적 경험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다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다차원적 사고란 어떤 사물을 평면으로부터 끌어내어 3차원 이상의 세계로, 지구로부터 우주로, 시간을 통과하여 심지어 다른 세계로 옮길 수도 있는 상상력을 일컫는다. 이것은 생각도구들 중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도구지만 공학, 조각, 시각예술, 의학, 수학, 천문학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평면적 차원의 그림을 보다 높은 차원 속으로 옮겨 해석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p50 지금까지 개괄한 생각도구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 중 어떤 것도 다른 것들과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 몸으로 생각하기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과 분리될 수 없다. 유추는 패턴인시고가 패턴형성에 의지하고 있다. 패턴화는 다시 관찰에 의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실습하는 과정에서는 각각의 생각도구들을 분리할 수 있다.

 

그 밖의 생각도구들은 보다 높은 단계의 것들로서, 기본적인 생각도구들을 기반으로 통합한 것들이다. 어떤 대상과 개념을 모형으로 만드는 것은 다차원적 사고, 추상화, 유추, 소재주의 결합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시인과 작가는 앞세대의 작가들이 남긴 전범을 보면서 장르의 패턴을 익힌다. 화가나 조각가들은 대형작품을 제작하는 준비단계로 스케치를 하거나 작은 모형을 만든다. 무용수들은 일반 사람들의 동작에서 안무를 뽑아낸다.의사들은 특수한 인체모형을 놓고 시술과정을 배운다. 엔지니어들은 작업모형을 다루면서 설계를 검토한다.

 

놀이는 또 다른 통합적인 생각도구로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역할 연기와 모형 만들기 등의 생각도구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놀이는 작업에 즐거움을 불어넣어주며 관습적인 절차나 목표, 게임의 법칙들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과학과 예술, 기술의 한계에 장난스럽게 도전한다는 것은 기발한 생각들이 탄생하는 가장 흔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변형은 하나의 생각도구와 다른 생각도구 사이, 그리고 생각의 도구들과 공식적인 의사전달언어 사이에서 이어나는 변화과정이다.

 

생활에서 우리는 마음이나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통해 문제를 포착한다. 그러나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말이나 동작, 혹은 방정식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느낌에서 의사전달로 이행하는 데에는 거쳐야 할 일련의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문제를 이미지나 모형으로 변환하고 면밀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패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가지고 추상화하여 그것을 다시 모형으로 만든다.  그런 다음 감정이입과 역할 연기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모색하며 놀아본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깨달은 것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언어를 찾는다.  변형은 나머지 다른 생각도구들을 한데 엮어서 하나로 기능하는 전체로 만들고 각각의 기술을 다른 기술들과 상호 접합시킨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통합은 지금까지 설명한 생각도구들의 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해한다understanding 는 것은 항상 통합적이며 많은 경험의 방식들을 결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통합에는 두 개의 기본적인 요소가 있다. 하나는 공감각(共感覺 synesthesia)으로 이는 동시에 복수적으로 감각하는 것을 일컫는 신경학적, 예술론적 용어다.   

 

통합은 지식의 통합을 전제로 한다. 통합된 지식 안에서는 관찰, 형상화, 감정이입과 기타 생각도구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이 작용은 앞서 설명한 변형의 경우에서처럼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며 기억, 지식, 상상, 느낌 등 모든 것들이 따로 따로가 아닌 전체로, 그리고 몸을 통해서 이해된다. 이 단계에서 토크를 숫자로 표시하는 방정식이 실제로 문을 열 대 손에 느껴지는 회전력으로 직접 다가온다. 우리는 이것을 몸과 마음, 감각과 분별력을 이어주는 통합적 이해 unified understanding , 혹은 종합지(綜合知 synosia )라고 부르는데 이것이야말로 생각도구를 가르치는 일의 최종목표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의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열세가지 생각도구와 관련해서 여섯 개의 중요한 점들은

첫째, 우리의 이론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실제 사용했던 사고방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둘째, 우리는 이러한 생각도구에 주목한 최초의 사람들이 아니다.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생각의 도구들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본인 스스로 사용한다고 말한 것들이며, 그들의 창작과정을 연구해본 결과 우리는 그들이 정말로 이것들을 사용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셋째,우리는 이 생각도구들이 환상과 실제 사이에 다리를 놓아 통합적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속학자이면서 인문학자, 또 화가이기도 했던 시릴 스탠리 스미스는 생각의 도구들이 그 본질상 실제적인 것과 상상의 것, 창조된 것들 사이에 영속적인 연결망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생각의 도구란 사물을 통합하는 것이다.

 

넷째, 우리는 이 생각도구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이 도구들은 뇌의 해부학적 구조나 신경단위체계와는 관련이 없다. 생각도구들은 글자 그대로 도구일 뿐이다.  이것들은 빗자루나 칼 강판, 압설자. 믹서 등과 똑같다.

실천력과 결심만 있으면 누구나 이 도구들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이 도구들이 논리학 같은 분석도구나 말이나 방정식 같은 의사전달도구들과 변형적으로 사용되기를 원한다. 이 생각도구들은 보조적인 것이지 다른 인지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섯째, 주방기구를 능숙하게 다룬다고 해서 요리법을 혁신시킬 수 있는 게 아니듯이 독창성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요리사나 생각하는 사람도 장비 다루는 법을 연습하지 않는다면 창조적으로 될 수 없다.

생각도구들은 창조성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도구들은 혁신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사용되어야 한다.

 

이 도구들은 일터나 집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쓰임새는 교육에 있다.

 

p54 우리의 교육시스템이란 것은 우리들의 인지적 창조적 이해를 구현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창조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실패한다면 창조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 시스템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역으로 창조성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사회라면 교실에서 그것(창조성)을 키워낼 수 있다.

 

우리는 이 도구들이 지성과 상상력을 동시에 배양시키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마음의 지식과

몸의 지식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그리고 만은 예술가와 과학자,무용가 공학자 음악가, 발명가가 생각하고 창조하여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추었던 저 놀라운 것들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 광휘로운 세부를 드러내 주기를 희망한다.

 

지식은 점점 더 빠르게 파편화되고 있고 진정한 이해는 점점 더 보기 드문 일이 되고 있다.

C.P 스노우 C.P Snow 가 말한 분리된 두 문화들은 점점 더 늘어나서 상호소통 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점점 더 많지만 정작 우리는 그것을 점점 더 적게 이해하고 이용한다. 만일 사회가 통합적 이해에 이르는 통로를 대중에게 열어주지 않는다면 정보혁명은 쓸모 없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인류문명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우리는 생각도구를 가지고 환상과 실재를 통합함으로써 이해에 도달하고자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확한 위치에 손을 대고 문을 밀면 앞날은 활짝 열린 것이다.

 

관찰

 

p57 음악은 우리에게 그냥 듣는 것주의 깊게 듣는 것을 구분하도록 한다.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만일 우리가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주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그래서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p58 어느 순간 내가 주변에 잇는 것들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것들을 인식한다. 보지 않아도 인식은 하는 것이다.

 

p59 많은 예술가들은 보기관찰의 차이를 인식하게 된 순간을 잘 기억하고 있다.

 

p61 실제로 많은 화가들은 손이 그릴 수 없는 것은 눈이 볼 수 없는 것이다. 라는 말을 믿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목표는 뭔가를 써 내려가듯 쉽게 뭔가를 그리는 것이었고 자신이 본 것을 나중에 마음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보는 능력을 갖는 것이었다.

 

p63 다수의 과학자들도 관찰력의 비결은 시간과 참을성에 있다고 믿었다.

 

곤충학자 칼 폰 프리시에 따르면 행인들이 무신경하게 못 보고 지나치는 순간, 세계는 참을성 많은 관찰자에게 그 놀라운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p64 관찰의 진짜 기술은 빠르고 예리한 시각적 식별력에 있다. 그것은 책 전체에 단 한번 나오는 단어를 찾기 위해 책장을 휙휙 넘기는 일과 같다.

 

단순히 참을성 있게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가 중요하다.

 

p65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57가지 약기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고 전화로 들리는 목소리만으로 누가 전화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단 한가지 감각에만 의지해서 관찰하면 안 된다는 것을 경고했다.

 

p67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자체, 특히 현대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그냥 듣는 것주의 깊게 듣는 것을 구분 시켜준다고 했다. 이것은 현대미술이 우리에게 그냥 보기보다는 주목하기를 더 요구하는 이치와 같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음악은 향상 청중에게 흘려듣는 자가 아닌 경청자가 될 것을 요구하며 음악과 적극적인 관게를 맺을 것을 명령한다는 것이다.

 

안무가 얼윈 니콜라이 Alwin Nikolais 는 이것을 단순히 스튜디오에서 연습만 한다고 되는 기술이 아니라고 말했다.

 무용가는 지각능력과 기술적인 동작능력에서 모두 감각적으로 특별해야 한다. 그저 단순하게 이동하는 것과 계획이 세밀하게 자여 있는 여행을 비교해보자,   그 차이는 헌터대학에서 42번가로 곧장 가는 사람과 브로드웨이를 걷고 있는 사람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한 사람은 주변에 뭐가 있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로지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생각밖에 없다. 그냥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뿐이다. 다른 한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는 맑은 머리로 그가 지나치는 모든 것들을 관찰하고 느낀다. 그는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동작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p69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한다.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찾아 온다.

 

p70 물체의 길이가 음의 높낮이와 관련이 있음을 맨 처음 알아낸 것은 대장장이의 망치질 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피타고라스 였다.

 

p71 스트라빈스키는 진정한 창조자는 가장 평범하고 비루한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 낸다. 라고 했다.

 

우리의 모든 동작에 아름다움이 있고 모든 것에는 반드시 분명하지는 않아도 어떤 의미가 있다고 깨닫게 만든다.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이미지의 반역은 파이프를 묘사한 그림인데  거기에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고 적혀 있다. 이 명백한 모순은 파이프 란 단어가 파이프 자체가 아닌 것처럼 파이프 그림 역시 파이프 자체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만든다.

 

p72 시각적 이미지는 단지 하나의 기호일 뿐 자연 그 자체는 아니다.

 

관찰하는 것과 관찰한 것을 일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마음이 하는 일이다. 만일 우리가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주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p73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루돌프 아른하임은 1969년에 쓴 저서<<시각적 사고 Visual thinking>>에서 사고라고 부르는 인지작용은 지각 너머의 지각보다 상위에 있는 정신적 과정이 아니라 지각 자체를 이루는 본질적 요소다 라고 적고 있다.

 

p74 객관적 관찰은 가능한 것이 아니다. 소설가 존 스타인백 과 생물학자 에드워드 리켓 이 멕시코의 코프테즈해에서 지낸 바다생활에 대해 쓴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보고 기록하고 구축한 모든 것들은 모든 지식의 틀이 뒤틀리는 것처럼 왜곡되곤 한다. 첫째는 우리 시대와 종족의 종단적 압력과 시대적 흐름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들 각자가 가진 개별적 성향때문이다.

 

그들은 논픽션 책을 쓰면서도 거기서 자신들이 말하는 진실이란 소설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선입견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생각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관찰하는 우리의 행위도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정신적 편견과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확실히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생각의 한 형태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다. 결국 관찰행위의 목적은 감각적 경험과 지적 의식을 가능한 한 가깝게 연결하는 데 있다.

 

생화학자 스젠트 기요르기는 이렇게 말한다.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고 말한다. 관찰은 감각작용을 이해하는 일이다.

 

p 75 시각예술이 어느 정도까지는 시각적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유용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루이 모르강은  조소나 그림의 관점에서 생각을 하는 습관은 틀림없이 작가로서 글을 쓰는 일에 영향을 주죠, 만일 당신이 나처럼 두 가지 일을 해본다면 맨 먼저 하게 되는 일이 바로 보는 일일 겁니다.

 

p76 많은 과학자들 역시 관찰력을 기르는 방법의 하나로 미술을 들고 있다. 그들은 그리지 못한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다. 라는 논지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신경해부학자 산티아고 라몬아카힐 은 어떤 것을 묘사하는 일은 주의력을 훈련시키고 강화시키며 현상 전체를 보게 만든다.

 

p 77 화가인 파울 클레는 미술은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p 79  우리는 또한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을 알아낼 수 있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다. 스타니슬라브스키나 볼레스라브스키가 제자들에게 누차 강조하듯이 모든 주의력을 모아야하는 것이다. 어떤 대상물을 골라 그것의 형태, , , 소리, 촉감적 특징, 냄새, 심지어 맛까지 머릿속에 집어넣은 다음 그것을 치우고 세부사항들을 하나씩 최대한 많이 떠올려 보라. 지각한 것들을 적거나 그려보고 다시 대상물로 돌아가서 관찰하고 대조하라. 이런 노력들이 대상을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관찰하도록 해줄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을 정확히 평가하고 특성을 제대로 규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p80 텔레비전처럼 세속의 물건에도 지각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그 속에서 어떤 잠재된 것들을 발견하려면 매일 매일 새로운 관찰을 하겠다는 참을성과 끈기를 길러야 한다.

 

 

형상화

 

p 81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형상화는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의 눈, 내면의 귀, 내면의 코, 내면의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형상화할 때 마음에 떠오른 모든 이미지들은 다른 전달수단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전달수단은 말, 음악, 동작, 모형, 회화, 도형, 여화, 조각, 수학 논문 등 매우 다양하다.

 

p90 형상화는 단순히 사물의 기하학적 형태를 보는 일을 넘어서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environment)를 재창조하는 데까지 이른다.

 

p91 1990년에 쓴 <이미지와 이해 Images and Understanding> 라는 책에서 호레이스 바로우 와 콜린 블랙모어 , 미랜다 웨스턴스미스 는 이미지가 그림의 형태 말고도 비시각적인 방법으로 지각되고 전달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잠시 인용해보겠다.

  화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오래된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이나 사실을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옮겨놓는가? 어떻게 이 마음의 수혈은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이미지를 통해서다. 거기에는 그림이나 도형의 형태도 있지만 말,시연, 음악이나 춤의 형태도 있다

 

p 92 우리는 관찰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상을 통해 형상화가 이루어진다. 

 

몸의 운동감에 의한 형상화 부분에서 비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사고의 사례를 보다 확실하고 풍부하게 제시할 것이다.

 

p93 전반적으로 일반적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 이미지를 상상하는 능력이 없다. 우리들 중에서 악보를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p 97 형상화라는 것은 어찌 보면 시각이나 청각, 그 밖의 뛰어난 감각을 이요한 일종의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속기술 같은 것이다. 거기에는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되어 있다 이미지에 의지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에 따라서, 또한 그가 추구하는 바에 따라서, 특정한 이미지가 더 중요해 질 수가 있다.

 

p99 현대의 과학자들이 사고실험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는데 이는 어떤 물리학적인 상황을 구체적인 형체가 잇는 것처럼 보고, 느끼고 조작하고 변호를 관찰하되 이 모든 것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말한다.

 

p 101 시각, 청각, 고유수용감각 등에 항상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시각적 사고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결국 상상은 경험이라는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p102 텔레비전이나 영화 비디오, 컴퓨터 에니메니션도 청각적 시각적 그림을 제고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기성 이미지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면 스스로 이미지를 상상해내는 힘이 자라지 않거나 사라질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들

 

첫째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둘째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셋째 에술을 하라, 그러나 음악이나 춤, 회화나 요리에 관한 것을 배우기만 하지말라.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 보라.

마지막으로 내면의 눈, , , 촉감과 몸 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p104 언젠가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미지를 스크린에 투사해서 보이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아직 원시단계에 있기 때문에 마음에 떠오른 모든 이미지들을 다른 전달수단으로 변환(번역)해야한다. 그 전달 수단에는 말, 으악, 동작, 모형, 회화, 도형, 영화, 조각, 수학공식 등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직접 형상화 direct imaging;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대단한 표현의 수단이 생긴 것이니까..

 

 추상화

 

p109 피카소는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 것을 그렸다.

추상화는 곧 단순화이다.

추상화의 본질은 한 가지 특징만 잡아내는 것

움직임도 추상화될 수 있다.

분야간 경계는 추상화를 통해 사라진다.

추상화는 중대하고 놀라운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과정

 

 

p111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할 일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p112 우리는 자주 어떤 개념이나 이론에 추상이라는 호칭을 부여하는데, 그것들이 실제의 전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화가나 작가 교사 같은 전문가들도 이 추상화 연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들은 추상화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아주 소수만이 우리가 흔히 추상미술이라고 할 때의 추상에 값 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그보다 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상상력 넘치는 재대로 된 추상을 창조해냈다.

 

p114  추상은 어떤 대상의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덜 띄는 한 두 개의 특성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p116 피카소는 우리에게 이렇게 훈계한다. 당신들은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눈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라

 

단어라는 것은 말로 하면 들리는 것이지만 써놓으면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p118 가장 단순한 추상이 파악하거나 고안하기가 가장 어려운 반면 가장 중요한 통찰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Nothing 그 자체는 하나의 추상인 영 zero 이며 실재하지 않는 것인 동시에 모든 수의 기반이 된다.

 

수학자 필립 데이비스 와 로이벤 허시는 추상화는 지성 그 자체의 특징이거나 그것과 동의어라고 단언한다.

 

모든 과학이론과 법칙은 놀랄 만큼 강력하고 통찰력 넘치는 추상이다.

 

물리학자이자 발명가인 미첼 윌슨은 다음과 같이 썼다.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말해 본다면  우선 매우 복잡한 것들을 이해하는 능력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가장 복잡한 것처럼 보이는 무엇을 간파해서 한 순간에 그 저변에 깔려 있는 단순성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문학이 하는 일은 개체가 아닌 종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전체를 포괄하는 속성과 주된 형상에 주목하는 것이다.

 

p119 예술작업의 보다 높은 단계는 단순화다. 그것은 실로 고급 예술작업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없어도 되는 관습적 형식과 무의미한 세부를 골라내고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만을 보존하는 일이다.

 

세계 어딜 가나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몸짓을 사용한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제스처를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막 읽은 책을 누군가에게 요약해서 말해주면서 추상화를 한다.

 

p120 이 모든 숫자, 단어 몸짓 등은 너무도 기초적이고 단순해서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추상의 본질이란 것은 우리가 혼잣말로 우리 아이는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피카소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거듭 언급하고 있다.  커밍스 역시 그는 자신이 본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고 말한다.

 

윈스턴 처칠 은 5분짜리 애깃거리를 가지고 하루종일 떠들 수는 있지만, 말할 시간이 5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걸 위해서 하룻동안 꼬박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보다 높은 단계의 예술은 없어도 되는 관습적 형식과 무의미한 세부를 골라내고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만을 보존하는 일이다.

 

에드윈 A 로빈슨 은 나이가 예순이 넘고 보니 시를 짧게 쓰는 것이 너무 힘들구나.라고 말했다.

 

p121 교사들은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어느 정도 배움이 진척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휠씬 더 어렵다고 한다. 이유는 그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단순화시켜 가르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초 원리는 저변의 단순성에서 태어난다. 현실을 꿰뚫고 단순한 원리를 발견하는 일은 위대한 천재성을 요구한다.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  더 큰 일반성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은 추상성 속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추상화가 고도화될수록 일반화의 영역은 더 확대된다. 라고 썼다. 리처드 파인먼은 이보다 간결하게 적어놓고 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p122 피카소는 추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상 구체적인 실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뭔가 실체가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만 나중에 실재의 흔적들을 제거해 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다해도 큰 위험은 없다. 왜냐하면 그 오브제가 표방하는 이념은 아무리 지운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표시를 남길 테니까.

 

p124 추상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어떤 대상이든 수많은 추상이 가능하고 추상 하나하나가 숨은 진실을 비춰준다는 것이다. 현실이란 모든 가능한 추상의 총체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움직임도 추상이 될 수 있다.

 

p128 모든 과학실험이나 이론은 추상화나 시만큼 추상이다.

 

과학에서 실험이란 예술에서의 새로운 시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추려내기 위한 양식화된 과정이다.

 

p132 우리도 모두 추상화를 할 수 있다. 방법은 추상화 주제를 잡고 그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거시다. 먼저 주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그 다양한 특성과 특징을 두루 생각하라 가장 본질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잡으라, 그 다음 시간이나 공간의 거리를 두고, 추상화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거듭 생각하라.

 

p 133 추상화를 위한 질문에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오직 끊임없이 이어지는 보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진실에 대한 탐색이 잇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밟아가고자 하는 길을 박게 비추는 빛이 될 것이다.

 

패턴인식

 

p 136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한 조각 하나가 아니라 전체 그림을 가늠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조각들과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과학자 뉘슬라인 폴하르트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린 다음 새로운 관찰 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 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 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p138 호레이스 저드슨 의 주장에 따르면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아는 것을 의미한다. 패턴 인식능력은 예측과 기대형성능력의 기초가 된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끌어내며 이것을 예상의 근거로 삼게 된다.

 

p139  심리학자들이 게쉬탈트 쉬프트 gestalt shift 라고 부르는 것, 즉 하나의 감각정보가 동일하지 않은 복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현상을 겪게 된다.

 

p144 메타 패턴 meta-pattern 패턴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패턴

 연습을 하는 목적은 시각적, 청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모두 엮어서 하나의 완전무결한 메타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에덤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모든 것들은 크고 단순한 창조적 패턴으로 묶이는데 이것은 높은 수준의 기억과 이해, 감수성을 나타낸다.

 

p145 모든 패턴인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패턴이 분명히 나타나기 전에 무엇을 예측하고 또 사물들을 어떻게 비교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칼이나 병 혹은 시계 같은 물건들이 어디에 있느냐에 상관없이 그것을 인식하고 상상 속에서 재현해낸다.

 

p147 하나의 사물이나 개념을 대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겨우 한 가지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p148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  0부터 100 까지의 숫자의 합

 

수학의 목표는 무질서가 시배하던 곳에 질서를 세우고 혼잡과 수란에서 구조와 불변성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 필립 데이비스와 로이벤 허시

 

p149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은 패턴을 인식하는 일과 같다.

p 150 지리학자 알프레드 베게너 는 한 때 모든 대륙이 하나로 붙어 있었다는 이론을 창안하면서 이 초대륙에 판게아 Pangaea 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로부터 50년 후 헤리 헤스 는 대륙유동의 원리를 알아냈고 판게아가 깨어져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 같은 분리된 대륙이 만들어졌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애초에 하나였다가 해체된 패턴으로서의 조각 맞추기 퍼즐은 과학자들에게  강력한 은유가 된다. 그들은 관찰작업보다는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을 할 때 이것을 응용한다.

 

과학자들의 수중에 서로 다른 종류의 퍼즐 조각들만 무수히 섞여 있을 때가 많다. 아무런 지침도 없고 다른 종류의 조각이 얼마나 많이 섞여 있는지 알 수가 없다.

 

p151 뉘슬라인 폴하르트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한 조각 하나가 아니라, 전체 그림을 가늠할 수 잇을 만큼의 조각들과 그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연구의 핵심은 자료를 모으는 게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료가 충분해지고 개념들 간에 모순이 없으며, 개념적 퍼즐이나 패턴 혹은 온전한 그림이 될 때 과학자들은 이것을 이론 또는 자연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완성된 그림은 어떤 조각들이 사용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새로운 구조물이다. 그러나 빠진 조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빈 자리 역시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그 빈 자리에 들어맞는 조각을 찾을 수 있따. 조각 맞추기는 마구잡이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답이 필요한 특정한 문제와 제시된 답을 검증하는 데 사용할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문제 자체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다면 해답의 절반 이상은 건진 것이다. 라는 문구는 거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금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제 또한 패턴으로 볼 수 있다.

 

p152 인디애나 대학 심리학 교수 엘리어트 허스트 는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가 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의 생각은 보다 급진적이다. <심리와 무 psychology and Nothing>라는 흥미로운 논문에서 그는 음악가들에게 무無란 침묵을 의미하는 휴지부이고, 화가와 건축가에게는 물체들 사이의 음陰의 공간이며, 과학자들에게는 완전한 진공이자 절대 영零이고 철학자들에게는 허무주의 소설가들에게는 셜록 홈즈가 주인고인 탐정소설에서처럼 중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짖지 않는 개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p153 그러면서 그는 무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 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무에 가깝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부제, 삭제된 것, 발생하지 않은 것들을 인식하고 이것들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고 허스트는 논문에서 쓰고 있다. 그는 동물이나 사람은 실재하는 것만을 강조한다 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에언에 의해서든 모호한 직관에 의지하든 간에 특정한 상황에서 무엇이 존재해야 하는지 충분한 감을 쌓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부재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흥미로운 것이 된다는 것이다. 허스트는 만일 어떤 일과 정보의 부재, 미발생, 사라짐을 다루는 주제가 학습과정에 보다 활성화되고 정규적인 형태로 통합된다면 무는 다른 어떤 것만큼이나 지각하고 기억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무에 대한 우리의 무지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패턴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재하는 경우와 지각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경우를 어떻게 구분하느냐이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자연과학부에서 사용해온 한 시각퍼즐이 적절한 예가 딜 수 있을 것이다. 이 퍼즐에는 이론은 자료들의 패턴이다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자료자체(퍼즐조각)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전체 개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패턴을 먼저 알아내야 한다.

 

p154 문화는 패턴인식에 미묘한 영향을 끼친다.

 

패턴인식에 미치는 문화적 영향은 우리가 고안해내는 것들과 그 방법을 규정한다.

예를 들면 서구의 과학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세계를 유클리드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우리가 3차원 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각각 다른 축에 대해 직각인 데카르트 좌표의 x-y-z 축을 가리킨다. 우리가 보는 거의 모든 것은 이 관점에서 설명되고 수립된 것이다.

이 좌표체계는 토머스 쿤이 패러다임이라고 부른 것인 데 어떤 특정한 분야에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데 쓰이는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패턴을 말한다. 그러나 모든 패러다임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상의 한 고정된 지점에서만 작동하는 입체패턴은 세계를 일주할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경도와 위도를 생각해보라. 그것들은 데카르트 좌표에서처럼 직선으로 뻗어나갈 수가 없다. 오직 지구를 따라 둥글게 구부러진다.

 

p 156 문제는 우리가 알지 모사는 것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패턴인식능력은 다른 공간을 학습함으로써 발달된다. 이것은 다른 형태의 사방치기 놀이를 연구함으로써 패턴인식능력이 향상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p158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패턴은 알아낼 수가 없다. 우리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하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중 하나가 분야를 막론하고 걸출한 사람들의 다수가 퍼즐 중독자이거나 퍼즐 게임 개발자라는 사실이다.

p159  음악 패턴이나 그것을 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비교해보자, 그리고 다시 이 리듬을 언어패턴과 비교해보자 이런 음악적, 운동감각적 시각적 혹은 언어적 패턴들이 옷을 뜨거나 천을 짜는 패턴과 유사하지 않은가? 어떤 나라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직조패턴들은 그곳의 전통적 미술이나 음악의 패턴과 연관성이 있지 않은가? 패턴들 사이의 패턴들 (메타패턴)을 발견하는 능력은 사물 등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순서나 양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그 답을 찾아내기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일에 달려 있다.

 

각각의 사방치기 놀이는 지역 특유의 시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p160 니보코프에게  청각적  시각적, 언어적 패턴을 움직임의 패턴과 결합시킨 일은 그에게 대단히 중요한 경험이었다.

 

제발 부모들에게 간청한다. 아이에게 서둘러라고 말하지 말라 니보코프가 충고한 것처럼 최소한 아이들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빈축을 놓기 전에 잠시 멈추고 그들의 말이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발한 수수께끼가 그런 것처럼, 넌센스라는 것이 별 것 아닌 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센스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

 

패턴 형성

 

p163 우리는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고안해낼수록 더 많은 실제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이해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패턴형성기술을 배우는 것은 모든 분야와 교과과적에서 혁신의 열쇠가 되는데, 그것은 특벼한 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운동감각적 패턴과 청각적 패턴 리듬감만을 이용해서 훈련할 수 있다. 한 패턴을 분해하면서 동시에 다른 패턴을 조립하는 일은 어떤 현상과 과정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지식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인다.

 

p165  패턴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둘 이상의 구조적 요소나 기능적 작용을 결합하는 것일 뿐이다. 일관적인 기법으로 하나의 요소나 작용을 다른 것과 병치하는 것은 둘을 단순히 합는 것 이상의, 그것과는 전적으로 다른 종합적 패턴을 만들어낸다.


 

p166 뜨개질 같은 수공예는 패턴형성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장인들이 세대를 이어가며 전수해준 그 기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장에서 우리가 중점을 두어 말할 것은 어떻게 해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패턴을 만들 수 있느냐이다.

 

패턴을 만드는 일에도 패턴이 있다. 이것은 사람이 학문 간, 분야간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고 한 영역의 개념들을 다른 영역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p167 중앙아프리카의 다多리듬 음악을 기록한 수백 편의 오디오 및 영상기록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의외로 간단한 원칙 하나를 찾아냈다. 아프리카 음악에는 박beats의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데, 그 주기가 염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 음악의 복잡성은 이러한 패턴을 여러 개 병치시킨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175 스웨덴의 수학자 헬게 폰 코흐 Helge von Koch 는 코흐 곡선 koch curve 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별 모양을 탄생시켰다.

현대 수학자들은 단순한 작업을 통해 놀라운 특성들을 가진 복잡한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나의 예로 삼각형에 간단한 조작을 가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우선 종이 한 장을 놓고 한 변이 9센티미터 정도 되는 정삼각형을 그린다.  삼각형의 각 변을 3등분한다. 한 변이 3개로 나뉘었으며 그 중 가운데 부분을 한 변으로 하는 작은 정삼각형을 이 삼각형의 바깥쪽에 그린다. 새롭게 그려진 삼각형의 변의 길이는 원래 삼각형의 변 길이의 3분의 1이 된다. 같은 작업을 새로운 삼각형의 외부에도 해본다. 새 삼각형의 각 변을 다시 3등분하고 여기서 가운데 부분을 한 변으로 삼아서 바깥 쪽으로 삼각형을 다시 그려가는 것이다. 이 작업은 무한히 계속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우리가 코흐 곡선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별 모양이 탄생한다.

 

코흐 곡선은 유한한 면적과 무한한 둘레라는 놀랍고도 기이한 특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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