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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7일 17시 42분 등록

원제는 '지知의 소프트웨어'다. 정보 내지는 지식을 입력, 가공, 출력하는 방법의 책이다. '나는 이런책을 읽어왔다'가 책과 입력에 관련된 책이라면, 이번 신간에서는 출력과 저술 경험을 이야기한다.

사실, 이야기와 콘텐츠 산업이 발달하면서, 말을 위한 말, 방법을 위한 방법이 많다. 역설적이게도 방법론의 허상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많은 방법을 경험해 보아야 한다. 그 방법이 그 방법이며, 다른 사람의 방법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방법론에 대한 회의에서 깨닫는다.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련된 그의 방법은 매우 단순한다. '정신 집중해서 읽고,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문장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 전부다.

사람 살아가는데는 많은 방법이 필요하지 않다. 일상에서는 미적분이 쓰이지도 않고, 플라톤을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비록 독서와 저술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지만, 세상사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 방법을 찾는 것은 교묘한 도피가 될 수도 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에서도 느끼지만,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나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책과 정보, 앎에 대한 저자의 무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지知라는 글자는 타치바나 타카시의 것이다. 그의 책은 쫄깃한 우동면발 같다. 나와 코드가 같아서일까? 혹은 내용이 밀도가 높아서인지, 눈길을 끄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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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대뇌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론은 하드웨어의 성능을 숙지하고 있는 자신, 하드웨어에 입각한 소프트웨어의 축적 상황과 오퍼레이터로서의 자기 자신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당사자야말로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법이다. 당사자가 그것을 자각하여 잘 알고 있는지 어떤지는 둘째 치고, 최소한 다른 사람보다는 가장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이 방법론을 더 잘 알 수 있을까? 한만디로 말하자면 결국 시행착오에 기댈 수밖에 없다. 11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앎을 획득한 당사자는 즐거워한다. 그에 비해 목적선행형의 입력은 입력 자체는 고통스러울때가 많다. 고통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 해도 최소한 즐겁지는 않다. 쾌감은 출력이라는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생긴다. 19


나는 원칙적으로 책은 사야 한다고 알고 있으며 도서관에 가는 것은 도서관에서밖에는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러 갈 때로 한정하고 있다.

시민의 독서생활에 있어서 도서관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절대 반대자다. 공공기관에서 무료로 대형 식당을 여기저기 만들어 그곳을 시민들의 식생활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식의 어리석은 의견을 부르짖는 사람은 공산권에서도 소수일 것이다.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 자신이 읽을 책 정도는 스스로 골라 스스로 사고 늘 곁에 두면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93


가능한 한 많은 돈을 쓰라고 말한 것은, 인간은 누구나 마음 저 밑바닥에서는 인색하므로 돈을 많이 써버리면 최대한 그 본전을 찾으려는 마음에 보다 성실하게 책을 읽기 때문이다. 97



정보는 권력이다. 정보 그 자체가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는 힘을 가진 자에게로 흐른다. 역으로 권력은 정보를 모으고, 수집된 정보는 권력 유지에 활용된다는 측면도 있다. 108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술론에 과잉된 기대를 건다. 147



콘티를 짜든 안 짜든 내용물은 그때까지 모은 재료들이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자기가 모은 재료에 최적의 흐름을 발견하느냐 못하느냐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163



지적 작업이 일요일 날 집에서 이러저러하게 뭔가를 뚝딱거리며 만드는 작업과 본질적으로 다른게 바로 이런 대목이다. 지적 작업은 즉물적인 재료가 있은 다음에 거기에 손을 대면 목적한 것이 생기는 단순한 일과는 뭔가 다른다. 지적 작업에는 언제나 그 사람의 존재 전부가 걸리기 마련이다. 165



문장은 잘라내면 오히려 훨씬 좋아진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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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습득은 빠르게 끝내는 게 절대적으로 좋다. 특히 외국어가 그렇다. 개그우먼 조혜련은 일본어를 6개월 공부했다고 한다. 언젠가 일본 쇼프로에서 그녀가 게스트로 나왔는데,  대화에 전혀 무리가 없었 보였다. 원더걸스도 영어를 수준있게 한다. 6개월간 네이티브가 24시간 붙어다녔다고 한다.

1:1로 학습하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돈을 아끼고자 1:다수가 되면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시간이 늘어지는만큼 효과는 더디어진다. 공부와 기술 습득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지 말자. 사람은 투자 대비 본전을 생각한다. 본전생각때문에 도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 않은가. 어설프게 투자하면, 본전을 건질 수 없다.  

IP *.129.20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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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2.18 20:48:27 *.67.52.209
항상 좋은 글 올려주셔서 잘 읽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기계과 출신이라 학교 다닐 때는 미적분 때문에 죽어났습니다. ^^
그냥 미적분 이야기가 있어 적어 봅니다
학생 때 도서관에서 공업 수학 책을 우연히 빼 보면서 '뜨~~악' 했던 적이 있습니다. ^^
까맣 건 글씨요... 흰 건 종이였습니다.... ^^

요약 하신 글 중에서

93페이지 글은 마음에 걸리네요...
저는 도서관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랍입니다.
제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저는 도서관을 세우고 싶습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이 기댈 곳은 도서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시험 공부만 하는 장소이지만
시간이 조금더 흐르면 본래 기능을 회복 할거라 봅니다. 지금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구요.
한 10년 정도 지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좀 독선적인 면이 있는 저술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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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2.19 09:04:59 *.138.196.119
저는 도서관 알바도 해봤고 도서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도서관이 정말 고마운 존재입니다.
공덕 중에 최고의 공덕은 아픈 사람을 간호하는 공덕이고
책을 보시하거나 가르침을 주는 공덕이라 봅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론, 문화콘텐츠 분야나 일반 산업 분야도 맑은님이 말씀 상황과 다르지 않으리라 봅니다. 우리나라는 응용력은 있으나.. 기초 분야는 소홀히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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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2.19 00:08:57 *.129.207.121
책은 '정신의 식사'라는 타치바나씨의 말에 동감합니다.
회사 다닐 때, 팀장이 제가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뻔한 내용 뭐하러 읽냐'하더군요.
밥을 먹어야 에너지가 생기고, 환란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밥을 먹으면 에너지가 생긴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돈이 있건, 없건 밥 먹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합니다. 그 돈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하고요.

지현님은 책을 많이 읽으시니까, 도서관이 생기면, 잘 활용하실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책 안읽습니다. 책을 식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책 읽어서 훌륭하게 된 사람이 없습니다. 기업가들, 정치가들 공부 많이 했습니까? 저는 골프 가이드를 하면서, 기업인과 정치가를 많이 봤습니다. 확실히 그들은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똑똑하고, 삶에 대한 통찰력도 지녔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행동할까요? 기업 총수가 아들 때린 놈, 똑같이 때려주고, 국회에서는 오함마가 난무합니다. 오히려 무식하다고 하면, '나는 교양을 쌓아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는 목표라도 세우겠는데,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의 행동에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싹 가십니다. 공부할 돈 아껴서 돈 벌겠다는 생각합니다. 아니면, 돈 되는 공부만 하거나.

김구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다소 웃기더라도, 이것 저것 진지하게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문화강국이라면,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 돈 많이 버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안되니까, 다양한 콘텐츠도 나오지 않지요. 여기서 말하는 '돈'이란 떼돈이 아닙니다. 먹고 살 정도의 돈입니다. 우리가 가볍게 읽는, 외국 번역서적들 로얄티가 만만치 않습니다. 또 판권료 많이 준다고, 선뜻 판권 넘겨주는 것도 아닙니다. 출판사 사장이 해당국가 출판사에 가서, 면접보고 사정해서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창피한 일입니다.


중견 소설가 1년 수입이 100만원, 말이 됩니까? 출판사가 현금이 없어서, 작가에게 인세대신 책으로 줍니다. 그렇게 받은 책을 지인에게 돌리고 나면, 작가는 남는 것이 없습니다. 글 써도 돈이 안되니까, 전념할 수가 없습니다. 또, 도서관은 도서관대로 책을 구입하기 보다는 공짜로 책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필요합니다. 빌게이츠도 자신을 키운 것은 도서관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받았으니까, 이제 베푸는 거지요.공공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 내가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공짜로 책 보면서 감사해야 합니다.

책을 밥먹듯이 돈주고 사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면, 저는 돈 있어도 도서관은 짓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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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07:16:15 *.212.21.111
맑은 님은 이율 배반적으로 밑바닥에 도서관이 필요없다고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라 책을 자신의 손으로 골라서 한권정도 몇권정도는 자신의 투자를 해서 깊게 읽을수 있다는 암시를 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사업을 하다가 크게 망했고 현재 그 빛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모든 돈의 사용을 아내와 약속을 하고 돈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책과 배움에 대한 공부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은 믿음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아마 책과 배움에 대한 투자가 없었다면 몇달전에 파산하고 죽음의 결정을 하였습니다. 돈이 없어서 도서관이 책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고, 그래서 가끔 동네 큰 서점에서 서서 그자리에서 책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책속에 낙서하고 싶은 욕구사 생겨 저는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그래 내 마음대로 책에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싶다. 정말 적어보고 싶다. 그러면 난 지금 무엇을 해야하지 그래 반드시 난 내가 보고싶은 책을 그리 적어보고 싶고, 나는 화려한 집보다 책이 가득한 서재가 갖고싶다. 그 욕구로 다시 한걸음 걷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지현님과 맑은님은 멀리 보이는 시선은 제눈에 같아 보입니다. 다만 그 가는 길에 잠시 표현만 다를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족한 사람이 몇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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