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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2일 22시 54분 등록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셀 루트번스타인 지음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 455쪽


? 저자 소개

남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시간 대학에서 생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맥아더 펠로우십(MacArthur Fellowship) 수상자로, 저서로는 『발견: 과학지식의 변경에서 문제를 고안하고 풀기Discovering Inventing and solving Problems at the Frontiers of Scientific Knowledge』가 있다.


그는 창의력에 관해 15년 이상 연구 및 컨설팅 일을 해오고 있으며 생리학자임에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5년 간 알카텔 루슨트(Alcatel-Lucent), 3M, 록히드마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상대로 ‘창조 컨설팅’을 해왔다. 그가 주력하는 부분은 조직 구성원들의 상상력 훈련 분야다. 결국 창조 경영은 조직 내부의 창의적인 괴짜 구성원들을 키우는 데서 시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내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1981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는 창조적 상상력에 대해 공부하였다. 남편 로버트의 연구동반자인 그녀는 남편과 공동으로 <꿀, 진흙, 구더기, 그리고 기타 의학적 경이들 History, Mud, Maggots and Other Medical Marvels>의 저서를 저술한 바 있다.


이들 부부는 창의력 있는 인재의 중요성을 기업과 사회전반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놀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면 결국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틀에 갇히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창조경영의 토양이 되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어떻게 나오는지’ 줄곧 의문을 품었고 창의력의 비밀을 풀기 위해 그는 역사학자인 부인과 함께 천재들의 사고 구조 분석에 매달렸다. 역사적인 천재들은 하나같이 ‘생각의 도구’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정리해 ‘Great Idea' 로 가는 길을 제시해주었다.


? 내 마음의 글귀

1.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누구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똑같이 ‘잘’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 요리의 대가에 견줄 수 있는 사고의 달인이 있다. 그는 여러 가지의 정신적 재료들을 가지고 맛을 내고 섞고 조합하는 것에 도통한 사람이다. 우리가 어떤 ‘지적’ 만찬을 준비한다면 그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Page.20>>


우리 역시 대가가 되고자 한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요리법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우리에게 ‘정신적 요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정신적 요리법은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로 초점이 옮겨진다. << Page.20>>


아인슈타인은 다음처럼 설명했다. “직감과 직관,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이것은 수학이나 형식논리학이 아인슈타인에게 부차적인 수단이었음을 말해준다. “기존의 말이나 다른 기호들은 이차적인 것들이다. 심상이 먼저 나타나서 내가 그것을 마음대로 부릴 수있게 된 다음에야 말이나 기호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자는 공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 역시 “수학은 우리가 본질이라고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형식일 뿐이지 이해의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느꼈던’ 그는 “내가 문제를 푸는 과정들을 보면 수학으로 해결하기 전에 어떤 그림 같은 것이 눈앞에 계속 나타나서 시간이 흐를 수록 정교해졌다”라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과장된 것이다.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낳을 수 있다.  << Page.25>>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 Page.26>>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아르망 트루소는 이와 같이 말한다. “모든 과학은 예술과 닿아 있다. 모든 예술은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 최악이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Page.31>>


교육의 시작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은 문학, 수학, 과학, 역사, 음악, 미술 등으로 분리된 과목을 공부한다. 마치 그 과목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별개의 것이고 상호 배타적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교과목 통합’이라는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통합수업은 드물 뿐 아니라, 모든 지식을 망라하고 아우를 수 있는 커리큘럼은 아예 생각조차 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한 학문과 다른 학문은 엮어줄 수 있는 직관적인 생각도구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 수학자들은 오로지 ‘수식 안에서’, 작가들은 ‘단어 안에서’, 음악가들은 ‘음표 안에서’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Page.32>>


2.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울프의 회상에 따르면 분석적 사고라는 측면에서 아버지를 보았을 때는 날카롭고 명징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야말로 케임브리지적인 분석정신의 경탄할 만한 전범이었다. 하지만 실생활 측면에서 보면 매우 조야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었다. 울프는 아버지가 받은 케임브리지의 교육이 일방적이고 두뇌만 집중적으로 사용토록 하여 정신을 불구로 만드는 교육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입식’ 공부에 강했던 스티븐은 훗날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되어서도 학생들에게 항상 시험만 생각하고, 책에만 매달리며, 학사학위를 따기 전까진 아무것도 즐기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받은 교육은 음악, 미술, 연극, 여행 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심각한 결핍증을 불러왔고 그 결과 지적 편중과 좁은 시야를 갖게 했다는 것이다. << Page.40>>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딸 울프는 괄목할 만한 문학적 성취를 이룩했다. 아버지가 한계와 진부함 속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녀는 역대 어느 작가보다도 모험적이고 창의적이었다. 아버지가 대학에 보내주지 않았을 때만 해도 울프는 좌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정규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독학을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울프는 집에서 폭넓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학습했다. 그녀의 모든 학습 경험은 몸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 Page.41>>


울프가 ‘무엇’과 ‘어떻게’를 분리하는 제도권 교육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이나 조각?음악 작품을 단순한 하나의 대상, 다시 말해 분석하기 위한 ‘무엇’으로 보거나 듣는 것은 환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실재는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고 삶과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 우리가 이해할 때라야만 경험할 수 있다. << Page.42>>


교육에서 ‘무엇’과 ‘어떻게’의 결별은 곧 어떤 것을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분리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응용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 Page.43>>


‘알기’와 ‘이해하기’ 그리고 환상과 실재를 분리시킨 교육은 총명한 머리를 한쪽만 쓰게 만든다.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하고 있는 세계에 머무르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자기 자신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으로 실재를 보게 된다. 더 나쁜 것은 환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춘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육체의 눈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Page.45>>


지구는 우리가 보는 것과는 다르게 태양 주위를 돈다. 그리고 태양계의 중심은 지구가 아닌 태양이다. 사진, 드로잉, 글 같은 것들은 잉크나 은으로 얼룩져 있는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들이 그 이름에 값하는 하나의 실재로서 다시 태어나는 곳은 우리들 마음속이다. 그리고 그것의 탄생은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이며 경험적인 느낌들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우리들의 기술에 달려있다. << Page.47>>


생각도구 1 관찰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 Page.58>>


작금의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재능과 관찰력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많은 화가들은 “손이 그릴 수 없는 것은 눈이 볼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말을 믿고 있다. 외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는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Page.61>>


단순히 참을성 있게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가 중요하다. 관찰의 진짜 기술은 빠르고 예리한 시각적 식별력에 있다. 그것은 책 전체에 단 한번 나오는 단어를 찾기 위해 책장을 휙휙 넘기는 일과 같다. 열대조류 전문가인 생물학자 저레드 다이아몬드(Jaread Diamond)는 청각적 관찰을 크게 강조한다. 그는 뉴기니아의 밀림이 너무 빽빽하여 새를 볼 수 없었고 오직 소리에만 의지해서 새를 식별해야 했던 경험을 들려준다. “어느 날 아침 열대우림으로 들어가서 다음날 아침이 되기 전에 그곳을 빠져나왔는데, 아침 7시 30분까지 나는 총 57종의 새소리를 듣고 무슨 새인지 알아냈다. 눈으로는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 Page.64>>


한 감각기관이 마비되면 다른 감각기관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생물학자 제라트 버메이(Gerrat Vermeij)의 이력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전에는 그냥 무시해버렸던 것들이 이제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내 세계는 컴컴하거나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전과 다름없이 찬란했다. 단지 소리, 냄새, 형상의 요철이나 질감으로 느껴지는 것이 달랐을 뿐이었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남은 모든 감각기관이 협력해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세계의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다.”라고 그는 말한다. << Page.65>>


자연에 관한 많은 지식들은 책에서 얻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획득된 지식은 한번 걸러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관찰을 대체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단 한가지 감각에만 의지해서 관찰하면 안된다.<< Page.66>>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한다.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sublimity of the mundane)',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 Page.70>>


스트라빈스키는 “진정한 창조자는 가장 평범하고 비루한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낸다”라고 했다. << Page.71>>


마르셀 뒤샹의 기성품들은 눈을 치우는 삽이나 변기처럼 변형을 가하지 않은 오브제들인데, 이는 보다 충격적인 미술의 재관찰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찾아낸 오브제들은 관람객들을 향해 이렇게 말을 건다.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당신이 가장 생각을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라.”<< Page.72>>


보긴 보되,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것을 봐야 한다. 화가인 파울클레는 ‘미술은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Page.77>>


생각도구 2 형상화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형상화는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의 내면의 눈, 내면의 귀, 내면의 코, 내면의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형상화할 때 마음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다른 전달수단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한다. << Page.83>>


형상화는 세계를 재창조한다.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시의 생명이자 정점이다. << Page.88>>


우리는 마음의 눈으로 볼 뿐만 아니라 마음의 귀로도 들으며, 냄새와 맛과 몸의 느낌을 ‘상상’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감각을 통해 형상되는 것들은 상상이나 이미지의 전달과 관계가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가 눈으로 관찰한다면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이고, 우리가 손을 써서 관찰한다면 손의 위치, 손의 움직임에 대한 이미지와 함께 촉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만일 우리가 코로 관찰한다면 냄새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인데 이것은 과학적 발명과 예술적 발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컨대 우리는 관찰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상을 통해 형상화가 이루어진다. << Page.92>>


소리로 생각하기는 일류 음악가들이 ‘소리를 안 내고 연습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해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곡을 상상한다. 마치 운동선수가 머릿 속으로 동작을 연습하는 것과 같다. << Page.93>>


테너 루치나오 파바로티는 내셔널 퍼블리 라디오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저는 머릿 속으로 음악을 연습합니다. 피아노 앞에서 실제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더 많이요. 음악을 봐야만 해요. 그리고 그 곡을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아주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처럼 말이죠.” << Page.95>>


누군가가 실재를 이해하기 위해 방정식을 사용한다면 또 누군가는 그림을 이용한다. 만일 이 그림이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이런 다감각적 이미지야말로 제대로 활용할 경우 추상에 머루리고 있는 현재의 교수법에 훌륭한 보완재가 될 것이다. << Page.99>>


<< Page.형상화 능력을 배양시키는 방법>>

1. 자신의 시각적, 청각적, 기타 감각적 이미지를 인식해보라.

2.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만일 소리를 이미지 형태로 사고하고 싶다면 가장 좋아하는 노래나 협주곡의 선율뿐만 아니라 화성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거나 들으려고 해야한다.

3. 예술을 하라. 음악이나 춤, 회화나 요리에 관한 것을 ‘배우기’만 하지 말고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 보라

4.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생각도구 3 추상화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Page.111>>


피카소는 우리에게 이렇게 훈계한다. “당신들은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눈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라!” << Page.116>>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5분짜리 얘깃거리를 가지고 하루종일 떠들 수는 있지만, 말할 시간이 5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걸 위해서 하룻동안 꼬박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인 에드윈 A 로빈슨(Edwin A. Robinson)도 이런 말을 남겼다. “나이가 예순이 넘고 보니 시를 짧게 쓰는 것이 너무 힘들구나.” 이처럼 글쓰기의 본질은 종이 위에 단어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고 버리는 데 있다. << Page.121>>


리처드 파인먼은 간결하게 적어놓고 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Page.121>>


추상화란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 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추상화한다는 게 무엇인지, 그게 왜 중요한지를 깨닫는 것은 문제해결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해야 복잡한 현상 뒤에 숨어있는 단순한 개념들을 알아내느냐 하는 것이다. 추상화를 할 때 대다수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현실을 무시하면서 추상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대상을 관찰하는 것은 어떤 예술가에게든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 Page.122>>


피카소의 말에 따르면 추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항상 구체적인 실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뭔가 실체가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만 나중에 실재의 흔적들을 제거해나갈 수 있다. << Page.122>>


자신의 말 그대로 피카소는 그 유명한 황소 연작물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황소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황소의 몸에서 펑퍼짐한 부분들이 형태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서 연작을 그려나갔다. 그러다가 평면들의 가장자리와 모서리에서 황소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간단한 외곽선 몇 개로 황소를 처리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황소의 몸을 이루는 요소들을 대부분 제거하고 머리의 특징을 잡아낸 그림을 그렸다. 아래의 그림은 몸을 구성하는 특징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황소다움’의 본질을 보여준다. 피카소에게 있어서 황소다움이란 머리의 크기나 몸뚱이에 있는 게 아니라 뿔처럼 아주 단순한 것에 깃들어 있다. << Page.123>>


움직임도 추상화될 수 있다.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 Page.124>>


스젠트 기요르기는 글쓰기의 방법을 이렇게 응용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모두 다 씁니다. 그런 다음 쓴 종이를 치우죠. 그러다가 한 달 후에 처음 쓴 것은 보지 않고 다시 씁니다. 두 번째 글이 첫 번째 글과 다르면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그렇게 해서 열여섯 번쯤 쓰게 되는데 글이 더 이상 달라지지 않을 때까지 쓰는 셈이죠.” 그의 경우 글을 거듭 써갈 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 남게 되는 것이다. << Page.128>>


추상화는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며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다. 추상화는 화가도, 작가도, 과학자도, 수학자도, 무용수도 모두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 Page.131>>


<< Page.추상화 능력을 배양시키는 방법>>

1. 주제를 잡고 먼저 주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한다.

  - 다양한 특성과 특징을 두루 생각하고 가장 본질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잡는다. 그 다음 시간이나 공간의 거리를 두고, 추상화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거듭 생각한다.

2. 추상을 하고, 몸짓으로, 노래로, 산문으로, 시로 나타내어 개념과 은유를 추출한다.

3. 어떤 물체나 개념에서 다소 불분명해 보이더라도 보다 근본적이고 놀라운 특질을 추출해낼 수 있다.

4. 대가들의 추상화 사례를 보면서 영감을 얻으라 << Page.132>>


생각도구 4 패턴인식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 다음 새로운 관찰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 Page.137>>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vinci) 역시 ‘패턴인식’을 이용하여 새로운 생각을 내놓곤 했다. ‘마음을 일깨워 발명하는 방법’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벽에 낀 얼굴이나 종류가 다른 돌들이 만들어내는 문양 속에서 하나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산과 강, 바위, 나무, 평야, 넓은 계곡, 언덕으로 이루어진 풍경과의 유사성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전투장면이나 움직이는 현상, 기이한 얼굴과 의상, 그 밖에 어떤 완벽한 형상으로도 환원될 수 있는 무한히 다양한 대상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다빈치는 자신의 ‘발명기제’를 시각적으로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사용했다. 이탈리아 궁정에서 열리는 여흥이나 즉흥연주회에 참여할 만큼 뛰어난 음악가이기도 했던 그는 패턴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눈만큼 귀도 예리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벽의 복잡한 문양 속에서 형상을 발견하는 것은 마치 시끄러운 종소리 속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름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일과 같다.” << Page.142>>


피아니스트 미샤 디히터는 자신이 음악을 어떻게 외우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잇따. “내 머리가 화성구조나 멜로디패턴 같은 몇 개의 큰 덩어리들에 고정되어 있는 동안 내 손은 덩어리들의 시각적 상을 거의 완성한다. 화성은 물론 이 덩어리들을 연주하고 있는 손 자체까지 그 성 안에 들어오는 것이다” 연습을 하는 목적은 시각적, 청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모두 엮어 하나의 완전무결한 메타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 Page.144>>


수학의 목표는 무질서가 지배하던 곳에 질서를 세우고 혼잡과 소란에서 구조와 불변성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 Page.148>>


자연의 무질서 속에서 찾는 새로운 패턴 : 알프레드 베게너가 그린 판게아 대륙 << Page.149>>


패턴 사이의 패턴을 발견하는 것은 어떤 반복적인 순서나 양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 답을 찾아내기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일이다. << Page.160>>


생각도구 5 패턴형성


우리는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고안해낼수록 더 많은 실제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이해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한 패턴을 분해하면서 동시에 다른 패턴을 조립하는 일은 어떤 현상과 과정을 이루는 기본요소들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 Page.163>>


패턴을 만드는 일에도 패턴이 있다. 이것은 사람이 학문 간, 분야 간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고 한 영역의 개념들을 다른 영역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 Page.166>>


단순한 요소들이 결합해서 복잡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패턴형성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특징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색깔들은 빨강, 파랑, 연초록, 혹은 빨강, 파랑, 노랑이 일정하게 혼합된 것이다. 오직 4개의 핵산 염기만으로 지구상 전 생명체의 모든 유전자 정보가 암호화된다. 자연상태에서 파악된 모든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 안에 있는 수억 개의 화학물질은 불과 100개 미만의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모든 언어가 두 개의 기호(모르스부호의 점과 장음)로 옮겨질 수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모든 정보가 0과 1로 변환되어 컴퓨터에 입력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패턴형성에서 인상적인 것은 결합되는 요소들의 복잡성이 아니라 그 결합방식의 교묘함과 의외성이다. << Page.179>>


패턴형성에서 인상적인 젃은 결합되는 요소들의 복잡성이 아니라 그 결합 방식의 교묘함과 의외성이다. << Page.180>>


장난감들의 사례로부터부터 두 가지 배울 점을 찾아낼 수 있다. 첫째 패턴 형성이 모든 학문분야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이다. 둘째 장난감으로 패턴을 만들어내는 일은 시각예술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물의 복잡성이 부속이나 요소 자체의 복잡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토록 다양하고 경이로운 결과를 생성해내는 것은 단순한 부속을 다루는 솜씨와 ‘교묘함’에 있다는 것이다. << Page.181>>


우리는 이 교훈이 항상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과학분야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화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주기표를 가르치는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낸 구조를 단순 암기하도록 하지 말고 자신들만의 주기표를 고안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혼자 힘으로 어떤 패턴을 만들어본다는 것은 암기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한 패턴을 분해하면서 동시에 다른 패턴을 조립하는 일은 어떤 현상과 과정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요구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지식의 새로운 세상을 우리 눈앞에 열어보일 것이다. << Page.185>>


생각도구 6 유추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이나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 기능적 유사성이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유추가 비논리적이라서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고 폄하하지만, 오히려 유추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다리가 될 수 있다. << Page.189>>


헬렌 켈러는 자신의 유추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나는 관찰한다. 나는 느낀다. 나는 상상한다…. 나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인상과 경험, 개념을 결합한다. 이 가공의 재료를 가지고 내 머릿속에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 세계의 안과 밖 사이에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닮은 것들로 가득찬 바다가 있지 않은가….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꽃의 신선함은 내가 맛본 갓 딴 사과의 신선함과 닮았다. 나는 이러한 유사성을 이용해서 색에 대한 개념을 확장한다. 내가 표면과 떨림과 맛과 냄새들의 특질에서 이끌어낸 유사성은 보고 듣고 만져서 찾아낸 유사성과 같은 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견디게 했고 눈과 손 사이에 놓인 간극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Page.196>>


유추 analogy와 닮음 similarity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들 사이에 기능적으로 유사하거나 일치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 Page.197>>


과학적 발명품과 공업제품도 자연에 대한 유추의 결과들이다. 오늘날 병원에서 상처를 봉합하는 데 쓰이는 외과용 스테이플러는 원시부족민들이 무는 개미를 이용해서 벌어진 상처를 잡아매는 것을 보고 착안한 물건이다. 진공집게나 착유기는 흡혈 거머리를 기계적으로 유추한 결과물이다. 유추의 결과는 아주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도개교의 원리는 사람의 눈꺼풀을 모델로 유추한 것이다. 다리의 움직임은 눈꺼풀의 깜빡임과 기능적으로 매우 유사하며 ‘눈꺼풀’이 닫히면 다리가 내려와 행인들과 차량들이 지나간다. 반면 배가 지나갈 때 ‘눈꺼풀’은 위로 올라간다. << Page.201>>


제이콥 브로노프스키는 유추를 이렇게 설명한다. “유추라는 수단에 의해 과학자나 화가는 ‘자연의 두 모습’인 두 개의 현상을 병치시킨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로 녹여 붙인다. 이것은 창조의 행위이고 거기에서 독창적인 사고가 탄생한다.” 윌리엄 위즈위스는 “닮지 않은 것에서 닮은 것을 찾아내는 기쁨”에 대해 쓰고 있다 << Page.202>>


스페인의 위대한 조각가 에두아르도 칠리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삶을 베낀다. 그러나 삶의 외양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가로질러 진화해가는 삶의 행보와 단계를 베낀다. 나는 작품 속에서 이 진화를 베낀다.” << Page.205>>


브룩스의 말에 따르면, “요즘의 장난감은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놓지 않는다. 컴퓨터칩이 사고를 대신해준다. 캐릭터들은 이미 정해져 있고, 모든 인형에는 필수 액세사리들이 다 딸려나온다. ”라는 것이다.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없는 어린 아이들은 물질이 갖고 있는 다른 가능성과 용도, 목적을 깨닫지 못한다.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이 무엇인가’가 아닌 ‘그것이 무엇이 될까’에 착안해야만 우리는 사물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 Page.205>>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자는 알려지지 않은 것을 잘 알려진 것에 비유해서 사람들이 알아듣도록 해야 한다. 만일 유추라는 것이 없다면 설명은 불가능하다 << Page.210>>


생각도구 7 몸으로 생각하기


우리는 몸을 움직여 어떤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인지할 때가 있다. EH한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의 느낌을 알게 될 때도 있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손가락에 이 기억들을 저장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마치 배우들이 몸의 근육 속에 자세와 몸짓의 기억을 저장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사고하고 창조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 등을 떠올릴 때 비로소 ‘몸의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때가 사고하는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사고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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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생각하는 것은 근육의 움직임, 자세, 균형, 접촉에 대한 우리의 감각에 의지한다. << Page.217>>


오귀스트 로댕은 몸의 지각을 고양시켜 조각 자체로 전환시켰다. 그는 조각이 안에서 밖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점토로 형을 뜨기 전에 조각하고 싶은 주제를 여러 번 그렸는데 눈으로 보는 것이 손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느끼고 있는가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은 모든 시인과 화가, 발명가를 상징하는 한 벌거벗은 남자가 긴장감을 주는 자세로 바위 위에 앉아서 생각에 빠져 있는 조각인데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 작품 <생각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의 머리, 찌푸린 이마, 벌어질 콧구멍, 앙다문 입술만이 아니다. 그의 팔과 등과 다리의 모든 근육, 움켜쥔 주먹, 오므린 발가락도 그가 생각 중임을 나타낸다.”<< Page.223>>


과학자들도 문제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MIT의 금속학자 시릴 스탠리 스미스는 금속구조에 대한 감을 키우기 위해 그래픽 아트를 일부러 공부했다. 여기서 ‘감’이란 글자 그대로의 의미인데, 그가 1972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오래전에 합금을 개발하던 때의 일이라네. 나는 그때 뭔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는 느낌을 받았어. 무슨 말이냐면 내가 실제로 어떤 종류의 합금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왔다는 말이지. 경성, 연성, 전도성, 가용성, 변형성 등 금속이 가지고 있는 모든 성질이 나의 내부에서 글자 그대로 감각을 타고 느껴졌다네.” 이러한 사례는 사고하는 것이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 사고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 Page.226>>


해부학자인 실리아 벤슬리(Sylvia Bensley)는 “우리의 감정과 내장의 해부학적인 연계성은 직접적이며, 이 연계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밀접하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좋거나 싫을 때 느끼는 감정, 행복감이나 비애감을 느낄 때 마음은 실재로 내장에 연결되고, 내장은 다시 마음이나 근육과 통하고 있다. 마음과 몸은 하나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상호연계성을 어떻게 이용하고 촉진시켜야 할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 Page.229>>


대영백과사전에서는 마임을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만국 공통언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연극연출가 스타니스라브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란 모름지기 날카로운 관찰력과 발달된 근육기억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안에 저장된 자세와 몸짓을 항상 재생해낼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사고와 몸을 조화롭게 연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Page.229>>


크기나 목적에 상관없이 특정한 사용기술이 필요한 모든 도구에는 사람들의 몸감각이 투사된다. 심지어 우리는 도구활용을 위해 몸 환각 body phantom을 개발하기도 한다. 건설노동자들이 중장비와 교감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놀랍기 짝이 없다. “마음을 비우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으면 굴삭기가 내 팔의 연장이 됩니다.” “내가 장비의 일부고, 장비는 나의 일부죠.”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그런 식으로 체화한다. 실제로 차 안에 있는 사람이 차가 어느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는지 가늠하지 못해도 주차가 가능한 이유는 그 차들이 운전자의 확장된 ‘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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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생각하기는 ‘알기’의 객관적인 방법과 주관적인 방법을 결합시킨다. 우리가 다루는 것이 더 이상 ‘타자’가 아닌 ‘나’의 연장일 때 그것은 우리의 의지와 욕구에 따르게 된다. << Page.234>>


고대 중국에는 다음과 같은 격언이 전해 내려온다.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 그러므로 그냥 앉아 있지만 마라. 원숭이처럼 움직이다 보면 자신이 어느새 문제를 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직 몸만이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age.237>>


생각도구 8 감정이입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는 것이다.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는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을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라고 보았는데 이것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서 그 문제의 일부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감정입적 상상력을 촉진하고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연극경험이나 문학적 소양이 도움이 된다.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스스로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Page.241>>


번스타인은 감정이입을 심리학적 개념 이상의 것으로 설명하는데 그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감정이입은 단순한 심리학적 개념이 아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인물 개개인의 인생을 대신 ‘살았던’ 작가들이 상상력을 통해 창조 해낸 것이고, 이 작가들은 작중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독자에게 소개한다. 문학은 학생들에게 상상력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제공한다. 다라서 문학적 소양은 감정이입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Page.247>>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외부인이 시각에서 객관적으로만 이해하려 해서는 안되며 타인의 내부에서 주관적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감정이입’은 형상화나 고유수용감각적 사고와 차별화 된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감정이입을 이해하는 열쇠는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법을 배우는데 있다.<< Page.248>>



제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사냥꾼이라 할지라도 사냥에 성공하려면 사냥감처럼 생각하는 법을 매워야 한다.<< Page.253>>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대나무가 내 속에서 자라나게 해야 한다. 손에 붓을 쥐고 눈으로 집중을 하면, 그림이 바로 내 앞에 떠오른다. 그럼 그것을 재빨리 잡아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냥꾼을 본 토끼처럼 잽싸게 사라진다.<< Page.262>>


우리가 ‘자신’이 아니고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어떤 시스템 내에서 특정 부분을 맡아 기능하고 연기하는 것은 이해를 축조하는 것이다. 사실 감정이입에 관해서라면 세상전체가 그 대상이 되는 무대인 셈이다. << Page.264>>



생각도구9. 차원적 사고


차원적 사고 는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혹은 그 역방향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어떤 한 차원에서 주어진 정보들을 변형시켜 다른 차원으로 옮겨놓거나, 아니면 차원 내에서 어떤 물체나 과정이 차지하는 크기를 일정한 비율로 줄이거나 변경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따라 공간과 시간 너머의 차원들을 개념화 하는 것을 뜻한다.<< Page.270>>


우리는 모두 진흙이나 눈, 콘크리트 위의 발자국을 보고 어떤 생물이나 사람이 그것을 남겼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기괴한 유령 같은 그림자가 어떤 원리로 자신을 항상 따라다니는지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누군가의 몸 일부 혹은 전무가 상재적으로 편평한 면에 투영된 것이거나 상로 맺힌 것이다. 이는 3차원 물체를 2차원으로 표현한 것과 같다. 이런 표식들은 많은 직업에서 큰 중요성을 갖는다. << Page.272>>


우리는 시간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 할 필요가 있다. 시간 역시 우리가 취하는 크기와 시각에 따라 다르다. << Page.282>>


조각 작업은 3차원 형태에 감응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그래서 아미도 조각이 모든 미술 분야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분야가 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확실히 조각은 2차원으로 이루어진 것, 평면적 형상이나 그 감각과 결부된 다른 어떤 예술보다 더 어렵다. ‘색맹’인 사람보다 ‘형태맹’인 사람들이 더 많다. 형태맹이라는 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에트 몬드리안에 의하면 ‘평면적 시각이미지는 한 가지 관점에서만 유효하며 오직 한 사람의 감상자만을 염두해 두고 있다. 반면에 조소나 디자인은 감상자의 위치에 구애받지 않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감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Page.285>>


다차원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은 예술의 범주를 뛰어넘는 중요성을 지닌다. 그 이유에 대해 몬드리안은 이와 같이 주장한다. “우리가 지금 당장의 위치에만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 모든 위치에서 사물을 보려고 한다면, 즉 보편적으로 사물을 보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단 한가지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게 되지 않는다.”<< Page.286>>



생각도구10. 모형 만들기


모형은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모형은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 Page.295>>


모형을 살펴보면, 우선 표상적 혹은 물리적 모형으로서 실제 물체의 물리적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고, 기능적 모형은 어떤 물체나 기구의 본질적인 작용을 포착하고 있으며, 이론적 모형은 어떤 과정의 실행을 규준하는 기본적 개념을 규현하고 있다.  모든 모형은 해당 대상의 구조와 기능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소소만을 추출한 것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추상화와 유추, 차원적 변형을 구현한다.<< Page.299>>


모델링 작업은 많은 상상기술을 요구하는 동시에 이것들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모형은 대상이 되는 시스템이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 다음에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상의 중요한 특징을 잡아 사람이 다루기 쉽게 크기를 조정하는 등의 단순화 과정과 형을 떠내거나 언어적, 수학적, 혹은 예술적 수단을 통해 구체화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Page.301>>


감각기관으로 지각할 수 없는 현상을 인지할 목적으로 모형을 만들 때는 대단히 강력한 형상화 기술이 필요하다. ‘실재’를 ‘대리’하는 모형은 유추와 추상화에 의지한다. 거의 모든 모형들이 차원적 사고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 Page.301>>


모형은 우리가 다른 방식을 이해하기 어려운 생각이나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과학에서도 모델링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탄생이나 이론의 진전, 실험에 의한 사실이나 오류의 입증 등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Page.311>>


모형 만들기를 통해 창의력이풍부한 사람들은 일찍부터 ‘형상화’, ‘추상화’ ‘유추’, ‘차원적 사고’ 등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연구기술들을 연마할 수 있었다.<< Page.318>>


모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것이 구현하고 있는 아이디어나 기능이 무엇인가, 그리고 모든 세부를 재구성하기 위해 모형제작자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이다. 상상력에 의해 ‘생명’을 부여 받지 못한 모형은 아무것도 아니다.<< Page.319>>



생각도구11 놀이


놀이에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바로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게 하여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 Page.323>>


놀이는 여타의 생각도구들을 가지고 연습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도구 자체인 동시에 도구의 도구다. 어떤 소재, 기술, 규칙을 가지고 ‘장난치며 노는 것’은 기발한 행동과 관찰, 참신한 생각을 낳는다.<< Page.328>>


어떠한 구분, 경계, 난공불락의 진실, 용도의 한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를 하는 것은 각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람들이 취하고 있는 대표적인 태도다. 문법이 와해되고 논리가 전도되며 인식에 혼란이 오는 순간 우리는 “게임이 시작”되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안다.<< Page.335>>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공부한다는 것은 음을 재생하는 것 이상의 적이고 음악을 창조한다는 것은 음악적 관습이나 당대의 취향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 이상이 된다. 여러 음악 패턴을 가자고 노는 것은 작곡의 즉흥연주의 기술을 향상시킨다.<< Page.341>>

놀이에 있어서 유일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할 만큼 충분히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Page.346>>


규칙에 얽매인 일이 우리가 원하는 통찰이나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때, 관습적인 생각이나 행동, 지식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의 장애가 될 때, 놀이는 이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하는 재미있고 위험 없는 수단이 되며, 압박감을 주지 않는 학습과 공포를 유발하지 않는 탐험의 방식이 된다. << Page.348>>


생각도구12  변 형


현실세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규정할 때, 그 문제를 조사할 때, 그리고 해답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표현할 때 적합한 생각도구들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도구를 연속적, 혹은 동시에 사용하여 생각도구끼리 영향을 주고받거나 작용하게 하는 것을 가리켜 변형 혹은 변형적 사고라고 부른다 << Page.353>>


어떤 종류의 창조적 노력이든 간에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던 구상이나 통찰이 다수의 생각도구들을 거쳐 변형되고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표현매체로 변환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Page.360>>


변형적 사고의 힘이란 그것이 음악, 유전자, 전신, 시, 수학 등 서로 상이한 분야를 연결해 주는 메타패턴을 드러내준다는 데 있다.<< Page.368>>


변형적 사고는 특정영역에 치우친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통찰을 낳는다. 사람들의 재주와 능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가지 단일한 생각을 다양하게 변형 시킬 때 단 한가지 공식으로만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연관을 맺게 된다.<< Page.378>>



생각도구13 통 합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으느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 Page.398>>


변형적 사고는 필연적으로 종합적 이해라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감가적 인상과 느낌, 지식과 기억이 다양하면서도 통합적인 방법으로 결합되는 것을 말한다.<< Page.390>>


나보코프와 라이트 힐이 보여주고 있는 통합적 사고의 세계는 분명히 경험의 일반적인 범주(아는 것을 느끼고 느끼는 것을 안다는)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해는 생각도구들을 통합적으로 이용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첫째, 감각적인 인상과 느낌을 종합한다는 것이고, 둘째, 감각적으로 종합된 것을 패턴이나 모형, 유추 등 고차원적 형태로 구축하여 기억 속에 저장하고 있는 추상적 지식과 함께 아우르는 것을 말한다.<< Page.392>>


누구에게나 특정한 소리, 냄새, 맛 또는 행동은 특별히 유쾌하거니 불쾌한 공감각적 기억을 환기시킨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것들, 이미 앞의 장들에서도 논한 바 있지만 우리가 기억과 생각을 운동감각적,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기타의 감각적인 형태나 패턴으로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기억이나 생각들을 다시 끄집어 낼 때 그것들은 애초에 우리가 경험한 방식이나 감각적 형태로 되돌아간다.<< Page.397>>


‘통합’이라는 말에는 감각적이거나 미학적인 것 이상의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나보코프와 라이트 힐 모두 공감각은 사물을 한가지의 지각양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의 경험과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열쇠와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올더스 헉슬리의 정의를 차용할 수 있다. 그는 “아는 것은 수동적인 것이며, 이해한다는 것은 앎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Page.401>>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감정융합능력을 키우건 안 키우건 간에 생각이라는 것은 감각과 지식 사이에 만들어지는 결합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감각기관들이 따로 따로 지각작용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것들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통합하고 조정해야 한다.<< Page.403>>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은 오직 ‘전인whole men’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술자, 순수과학자, 예술가 중 하나만 되는 것을 드러내놓고 거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Page.412>>



3.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


통합교육에는 여덟 개의 기본 목표가 있다.

첫째, 교육 목표는 보편적인 창조과정을 가르치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창조과정에 필요한 직관적이고 상상적인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 예술과 과학은 유용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이 두 과목을 동등한 위치에 놓는 다학문적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과목간의 경계를 넘는 사고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다섯째, 한 과목에서 배운 것을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과목간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문 사람들의 경험을 창조성의 본보기로 활용한다. 일곱째, 정신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과목에서 해당 개념들을 여러 형태로 발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여덟째, 상상력이 풍부한 만능인을 양성해야 한다. << Page.415>>


어떤 박식가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취미활동을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복수의 직업을 갖기도 했다. << Page.427>>


작곡자이자 건축가이며 공학자인 야니스제나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 예술가, 다시 말해 창조하는 사람은 수학, 논리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유전학, 고생물학, 인문과학, 역사학을 망라한 다양한 분야의 식견과 창의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곧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은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두어야 하고 그것들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Page.428>>


교육의 목적은 ‘전인’을 길러내는 데 있어야 한다. 전인이야말로 축척 된 인간의 경험을 한데 집약하여 ‘전인성’을 통해 한 조각 광휘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통합교육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오로지 그것 하나이다.<< Page.429>>



? 내가 저자라면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의 상상력을 펼쳤을까?’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저서, ‘생각의 탄생’의 시작은 이와 같이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들이 책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누구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누구라 똑같이 ‘잘’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의 대가가 되기 위해 그들은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제시하는데,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창조적 발상의 근원이 ‘무엇을 끄집어낼 것인가’에서 ‘어떻게 끄집어낼 것인가’에 달려있음을 주장하며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의 답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잘 쓰여진’ 책이다. 현행 교육의 지식 습득이 ‘실제 경험과 유리’되고, 철저히 ‘분리된 과목’ 내에서 이해함으로써 아는 것이 아닌 ‘외움으로써 아는 것’이 되어버린 것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창조적 사고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생각의 탄생’에 담긴 방대한 량의 정보는 루트번스타인 부부가 이 책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연구를 하였으며 정리작업을 거쳤는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책안에 담긴 내용은 그야말로 보물상자이나 그야말로 너무나 방대하다. 내가 저자였더라면 이 책의 주제인 ‘창조적인 생각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문학적 장치를 두었을 것이다. 가령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머릿 속에 사진처럼 넣어 언제든지 필요할 때 떠올릴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그들 사이의 유사성을 찾고 관계의 상하관계를 찾아 이미지로 형상화시킨다면 생각의 도구를 ‘외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서 아는 것’이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생각의 탄생’ 은 내용은 좋지만 너무나 방대해 다 읽고 책을 덮은 후 생각의 도구들을 떠올리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사고의 일련과정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13가지 생각의 도구를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할 수 있겠지만 나는‘생각의 사다리’라는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각각의 생각의 도구가 어떤 역할을 할지를 짧은 스토리를 구상해 상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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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Idea'라는 열매를 따기 위해 나는 창고에 사다리를 꺼내 나무에 기대었다. 사다리를 한단계 한단계 밟는 것을 상상하며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사다리의 단 하나하나에 배치해 본다


첫째 단은 형상화이다. 문제를 머릿속의 어떠한 이미지로 생생하게 형상화한다. 이를 위해 일상의 가치를 주의 깊게 재관찰하고, 단지 눈이 아닌 오감을 통해 예리하게 다듬는다.

그리고 두 번째 단은 패턴화이다. 사물에 나타나는 반복적인 순서나 양식에 집중하며 패턴을 인식하고 이미 만들어진 재료를 결합해 새로운 패턴을 형성해본다. 이 과정에서 유추가 활용된다.

세 번째 단은 모형만들기이다. 패턴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내용을 가려 추상화하고 다차원적인 사고를 통해 모형을 만든다.

네번째 단은 놀기이다. 모형을 가지고 감정이입과 역할역기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모색하며 놀아본다. 마지막 단은 통합이다. 깨달은 것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언어’로 변형하여 여러 해결책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짧은 시간동안 구상한 것이라 완벽하게 내용을 포함하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하나의 이미지로 변형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하나의 이미지가 한 권의 텍스트 북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한다고 나는 믿는다. 앞서 소개한 생각의 사다리, 단순화한 도표 등을 더 활용해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다른 식으로 소개하였다면 더욱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한다.


또한 내가 이 책의 저자였다면 ‘생각의 탄생’이 지속적인 ‘창조적인 생각’의 산출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재밌는 프로젝트를 구상했을 것이다. 미디어 채널 구축이 그것인데, 온라인 상에 ‘생각의 탄생’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두어 독자들과 함께 ‘창조적인 생각’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2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첫 번째 작가의 공간에서는 책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사례를 다룬다던지, 각 사례의 이미지나 동영상 자료를 등록하여 독작들이 책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두 번째 독자의 공간에서는 발굴되지 않은 멋진 생각, 아이디어 사례를 모집하고 그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만약 문제해결을 위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이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전 세계의 ‘Creative Thinker'들에게 코멘트를 받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고, 지속가능해진다면 ‘생각의 탄생’이란 책은 그야말로 ‘생각의 태어남’, 즉 시작으로 작용하고 이 커뮤니티를 통해 실제 ‘생각이 발전하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진행형의 ‘Great Idea' 집합소가 될 것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이러한 사례들이 모이고 모여 제 2권, 제 3권의 생각의 탄생 책이 저술될지 말이다.


이 책은 ‘생각의 도구 사용설명서’이다. 말인즉슨 이 책 자체만으로 환상적인 생각, 창조적인 생각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13가지의 생각의 도구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익숙하게 만들어 궁극적인 목적인 ‘감각적 체험이 이성과 결합하고, 앎이 실제와 연결되며, 직관이 지성과 짝을 이루는’ 전인(全人)이라는 새로운 인재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IP *.145.5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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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09.02.23 19:51:56 *.111.241.42
저 생각사다리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어도 좋겠어요. 창조적 발상키우기 게임.
패턴화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유추나 패턴인식을 도구 하나를 잘 써야만 올라갈수 있는.. 뭐..그런.
그래서 Great Idea'에 올라가면 박사가 되는..ㅋㅋ 먼저 뭐가 되고 싶은지 설정하게 하면 좋겠어요. 발명가나 화가. 디자이너,공주 등등
왜 이들 게임보면 입벌리고 뽀옹뽀옹가는 거 있잖아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아니에요? 대박 날거 같은데요..^^
왜냐...엄마들이 창의력 키우는 게임이라면 적극 권장할 듯..ㅋㅋ 이 유명한 저서 생각의탄생을 모티브로 했다면 더욱 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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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09:45:47 *.255.182.40
제가 이 책 읽으면서 막연히 분야별로 2~3권 정도로 분권해서 재출간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춘희님 분석과 정세희님 사다리보니까 정말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팍팍 들어요.

사실 이 책은 일반인이 읽으면 어딘가 자기에게 맞는 분야 골라먹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두 분 정말 '실용편'하나 따로 만드셔도 좋을듯한데요~

정세희님, 반갑습니다. 계속 함께 화이팅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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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5 15:00:14 *.246.196.44
춘희님~ 와..재미있는 아이디어네요 ^^ 게임으로 발전시킨다는 생각까지는 미처 못했는데
역시 아이디어는 공유하면 공유할 수록 발전되는 것 같아요~

박정현님~ 저두 너무 반가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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