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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3일 09시 21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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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탄생>으로 일약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이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부부이자 공동연구자다.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교 생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발견: 과학지식의 변경에서 문제를 고안하고 풀기’라는 저서를, 역사학자인 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꿀, 진흙, 구더기, 그리고 기타 의학적 경이들’을 출판한 바 있다고 하나 국내에는 소개된 바 없다. 국내에서는 <생각의 탄생>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셈이다.

 부부 공동연구로 다소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을 내놓았으며, 방대한 분량의 책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 부부를 연상케 한다. 이 시대의 화두가 된 ‘창조성’을 계발하는 방법을 열세 가지로 풀어내는 그들의 저술은 전공분야인 생리학과 역사학적 뿌리를 두었기에 풍성하고 수려하다. 이 책의 특징인 방대한 사례는 이 연구가 십 수년 간의 축적된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내가 저자라면’에 자세히 기술하였듯, 그들의 글을 다루는 능력이 무척 뛰어나 두꺼운 책을 단번에 읽어나가게 하는 힘도 있다. 특히 기존 통념과는 달리 어느 누구나 늦은 나이에도 노력하면 창조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그들의 주장은 전세계 독자들을 열광시킬 만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들이 ‘제2의 토플러 부부’가 되어 전세계를 열광시키는 지식생산자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이 몇 가지 더 있다. 먼저 생리학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가 기업 경영에 관한 조언자가 되기 위해 이 책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학제간 구분은 없어져야 하겠으나, 소위 ‘뜨는’ 이슈인 창조적 기업 경영과 창조적 인재 육성의 전문가가 되어 기업과의 협업이 많아질수록 이들의 차기 저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자칫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우이겠지만, 시대의 학문이 되어버린 ‘경영학’에 관심을 갖는 많은 경우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봐온 탓이다.

 더불어 몇 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시대의 요청에 따른 훌륭한 연구와 일반인을 위한 저술활동을 해 주었으면 한다. 이미 저자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세상과 유리된 학계는 대중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의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의 확장이야말로 학제간 통합의 좋은 예가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들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우리 역시 대가가 되고자 한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요리법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중략) 정신적 요리는 마음의 부엌에서 시작된다. (20페이지)

돌연한 계시와 통찰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어떻게 우리는 말하거나 그리거나 쓸 수 없는 것들을 ‘아는’ 걸까? 우리는 어떻게 느낌을 말로, 감정을 숫자로 옮길 수 있는 것일까? (22페이지)

실제로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었다. 놀랍게도 그것들은 내 친구처럼 느껴졌다. 옥수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것이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 나는 종종 나 자신을 잊어버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24페이지)

“우리는 진리를 찾아내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진리를 알아낸 다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수학공식을 가동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후자다. (24페이지)

심상이 먼저 나타나서 내가 그것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말이나 기호가 필요한 것이다. 과학자는 공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25페이지)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25페이지)

과학자들은 느낌으로 논리적 개념에 이른다. 그리고 모든 학문분야에서 창조적 사고와 표현은 직관과 감정에서 비롯된다. (26페이지)

나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말해야 할 것을, 또 그것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나는 내가 할 말을 조각으로 번역하기 위해 노력했다. (27페이지)

“책은 내 마음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뱃속 어딘가에서 떠오른다. 그것은 내가 접근하지 못한 대단히 어둡고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겨져 있으며 내가 그저 모호한 느낌으로만 짐작하는 것, 아직 형체도 이름도 색깔도 목소리도 없는 그런 것이다.” (28페이지)

“소설가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써’ 다룬다. 그런데 그들의 전달매체는 소설이다. 소설은 말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역설적으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말에는 기호언어적 용법과 함께 상징적, 혹은 은유적 용법이 있기 때문이다.” 즉, 말은 내적인 느낌을 문자로 꾸밈없이 나타내는 것이면서 동시에 표현을 하는 기호일 뿐 그 느낌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28~29페이지)

그저 공식적인 의사소통 언어라기보다는 비언어적이고 비수학적이며 비기호적인 것이라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29페이지)

그런 초논리에 대해 현재 가장 근접한 개념은 ‘직관’이다. (29페이지)

소위 ‘창조적인 작업’을 할 때 과학자나 수학자, 예술가(작곡가, 작가, 조각가 등)들은 우리가 ‘생각을 위한 도구’라고 부르는 공통된 연장을 사용한다. 이 도구들 속에는 정서적 느낌, 시각적 이미지, 몸의 감각, 재현 가능한 패턴, 유추 등이 포함된다. (30페이지)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31페이지)

교육의 시작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은 문학, 수학, 과학, 역사, 음악, 미술 등으로 분리된 과목을 공부한다. 마치 그 과목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별개의 것이고 상호배타적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31페이지)

한 학문과 다른 학문을 엮어줄 수 있는 직관적인 생각도구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 수학자들은 오로지 ‘수식 안에서’, 작가들은 ‘단어 안에서’, 음악가들은 ‘음표 안에서’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31~32페이지)

‘느낌’도 필히 커리큘럼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몸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주목하고 그 느낌을 발전시키며 사용해야 하는지 반드시 배워야 한다. (32페이지)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문제는 존이 머릿속에 있는 이론과 자신이 겪고 있는 실제세계의 물리학적 경험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중략) 그의 ‘환상’은 ‘실재’와 연결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많은 학생들에게 공부와 실제생활은 이처럼 별개이다. (37페이지)

이와 같은 학교지식과 실제경험 간의 단절현상은 오늘날 교육에 만연해 있다. (38페이지)

그들은 총명하다고는 하나 반만 아는 헛똑똑이일 뿐이다. (39페이지)

울프의 회상에 따르면 아버지 스티븐은 철학자로서도 작가로서도 항상 패배의식을 안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학문적으로 눈부신 성취를 이루었지만 정작 딸에게는 자신이 그저 그런 이류 지성인에 불과했음을 고백했다고 한다. (39페이지)

울프는 아버지가 받은 케임브리지의 교육이 일방적이고 두뇌만 집중적으로 사용토록 하여 정신을 불구로 만드는 교육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가 받은 교육이 음악, 미술, 연극, 여행 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심각한 결핍증을 불러왔고 그 결과 지적 편중과 좁은 시야를 갖게 했다는 것이다. (중략) 심지어 그는 예술가들이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개인적 세계에 매몰되는 존재라서 차라리 예술행위의 유혹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40페이지)

스스로의 감정과 느낌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능력도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시나 소설 쓰기처럼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딸 울프는 괄목할 만한 문학적 성취를 이룩했다. 그녀의 작품은 문장력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대단히 혁신적이었다. (중략) 하지만 그녀는 정규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독학을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울프는 집에서 폭넓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학습했다. (중략) 아버지 스티븐은 딸이 열한 살쯤 되었을 때 그녀가 장차 당대를 주름잡을 작가가 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41페이지)

그녀는 최고의 문학작품들을 따라 써보는가 하면 언니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옆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울프는 문학의 ‘무엇’뿐만 아니라 ‘어떻게’를 체득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 소설은 단순히 읽을거리가 아니라 써야 할 무엇이었다. (42페이지)

듀이에 따르면 우리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그것을 형성한 근원적인 경험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예술과 무관한 영역 속에 작품을 고립시키게 된다고 한다. (42페이지)

그러나 이 아이들은 첫 장에서 소개한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이 가졌던 시원始原적인 통찰, 아직 표현하기는 이르지만 개념의 씨앗과도 같은 ‘실재’를 이해하고 있었다. (43~44페이지)

‘알기’와 ‘이해하기’, 그리고 환상과 실재를 분리시킨 교육은 그들의 총명한 머리를 한쪽만 쓰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심각한 장애로 나타난다. 상상할 수 없다면 창조할 수 없다. (중략)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하고 있는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자기 자신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으로 실재를 보게 된다. 더 나쁜 것은 환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춘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육체의 눈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45페이지)

피카소Picasso는 “예술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중략) 그는 상상력이 진실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46페이지)

교육자나 독학자, 부모들이 맡아야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실재와 환상, 이 둘을 재결합하는 일. (47페이지)

이 감각적 경험과 감각적 형상은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창조적인 사람들은 필수적인 생각도구로서 추상화를 활용한다. (48페이지)

패턴이 스스로 패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48페이지)

생각도구들은 언어와 상징 이전의 것이다. 바로 몸으로 생각하기가 정확히 그런 것인데, 생각이란 것이 먼저 감각과 근육, 힘줄과 피부를 타고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49페이지)

감정이입은 몸으로 생각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뭔가를 생각할 때 자기 자신을 잊는다고 말한다. ‘나’를 잊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49페이지)

지금까지 개괄한 생각도구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중 어떤 것도 다른 것들과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 (50페이지)

생활에서 우리는 마음이나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통해 문제를 포착한다. (50페이지)

우선 문제를 이미지나 모형으로 변환하고, 면밀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패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가지고 추상화하여 그것을 다시 모형으로 만든다. 그런 다음 감정이입과 역할 연기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모색하며 ‘놀아’본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깨달은 것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언어’를 찾는다. (51페이지)

이 작업은 (중략)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며 기억, 지식, 상상, 느낌 등 모든 것들이 따로따로가 아닌 전체로, 그리고 몸을 통해서 이해된다. (중략) 우리는 이것을 몸과 마음, 감각과 분별력을 이어주는 ‘통합적 이해 unified understanding’, 혹은 종합지綜合知, synosia라고 부르는데 이것이야말로 생각도구를 가르치는 일의 최종목표라 할 수 있다. (51페이지)

그의 관찰에 의하면 그 천재들은 사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데 능했고, 몸으로 생각했으며, 수리적인 관념들을 구체적인 것으로 변형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52페이지)

우리는 이 생각도구들이 환상과 실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 통합적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생각 도구들은 글자 그대로 ‘도구’일 뿐이다. 이것들은 빗자루나 칼, 강판, 압설자, 믹서 등과 똑같다. 실천력과 결심만 있으면 누구나 이 도구들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중략) 어떤 요리사나 ‘생각하는 사람’도 장비 다루는 법을 연습하지 않는다면 창조적으로 될 수 없다. 생각도구들은 창조성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도구들은 혁신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사용되어야 한다. (53페이지)

만일 사회가 ‘통합적 이해’에 이르는 통로를 대중에게 열어주지 않는다면 정보혁명은 쓸모없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인류문명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우리는 생각도구를 가지고 환상과 실재를 통합함으로써 이해해 도달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확한 위치에 손을 대고 문을 밀면 앞날은 활짝 열릴 것이다. (54페이지)




생각도구 1 ? 관찰

내가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것들을 ‘인식’한다. (58페이지)

그 꽃을 그렇게 집중해서 들여다본 것은 그때가 처음인 걸로 기억한다. 그때부터 나는 어떤 사물이든지 매우 주의 깊고 세밀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어떤 유기체의 외형과 색채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60페이지)

원래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 선천적으로 관찰한 것을 잘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물론 따로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눈이나 다른 감각기관은 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61페이지)

그는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를 그려내지 못하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목표는 뭔가를 써내려가듯 쉽게 뭔가를 그리는 것이었고 자신이 본 것을 나중에 마음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잘’ 보는 능력을 갖는 것이었다. (61페이지)

“사람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은 작가의 필수적인 자세다’라고 했는데 그 말은 사람의 외관뿐만 아니라 대화, 행동까지 관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중략) 작가들에게 관찰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다. ‘진짜처럼 보이는’ 플롯의 전개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말과 몸짓과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62페이지)

그때 그녀는 대화자로서의 의식과 이를 관찰하는 자로서의 의식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중략) 그러나 이 생각들이 결국에 가서는 하나의 단편이나 장편소설로 나오게 될 것이었다. (62페이지)

그러나 단순히 참을성 있게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가 중요하다. (64페이지)

과학에서건 다른 분야에서건 관찰은 시각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64페이지)

“전에는 그냥 무시해버렸던 것들이 이제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중략)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남은 모든 감각기관이 협력해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세계의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65페이지)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은 소리에 대한 귀의 감응능력은 음악적인 훈련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리를 듣는 것으로도 향상될 수 있다고 했다. (66페이지)

이를테면 스트레스는 사람의 체취를 증가시킨다. (69페이지)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sublimity of the mundane’,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 (69~70페이지)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당신이 가장 생각을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라.” (72페이지)

의심할 바 없이 독자가 읽고 있는 이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각’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관찰하는 우리의 행위도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정신적 편견과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확실히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74페이지)

수많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시각예술을 공부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75페이지)

어떤 것을 묘사하는 일은 주의력을 훈련시키고 강화시키며 현상 전체를 보게 만든다. (76페이지)

관찰은 음악을 공부하면서도 키울 수 있다. (77페이지)

음악비평가들은 수많은 연주를 듣고 비교하고 또 비교하는 것만이 일급 연주자와 평범한 연주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그것만이 아주 미세한 질적 차이를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중략) 한 심장전문의는 여러 종류의 심장이상 소리를 고음질로 녹음해서 운전하는 중에 틀어놓기도 한다. (78페이지)

어떤 대상물을 골라 그것의 형태, 선, 색, 소리, 촉감적 특징, 냄새, 심지어 맛까지 머릿속에 집어넣은 다음 그것을 치우고 세부사항들을 하나씩, 최대한 많이 떠올려보라. 지각한 것들을 적거나 그려보고 다시 대상물로 돌아가서 관찰하고 대조하라. (79페이지)

우리의 교육목표 중 하나가 평생 배우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관찰력을 연마하는 것보다 더 좋은 훈련이 뭐가 있겠는가? (80페이지)




생각도구 2 ? 형상화

“중요한 것은 내가 실물이나 형체 없이 그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한다는 것이다” (85페이지)

드물게도 극히 소수의 사람들은 눈을 뜬 채로 삼각형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중략) 이들 중의 일부는 삼각형의 크기나 색깔, 원근까지도 조정할 수 있다. (86페이지)

파인먼이 밝힌 대로 그는 어떤 문제를 풀 때 먼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다듬는 작업을 했다. 그러고 난 뒤에 그 답을 이미지 형태에서 방정식 형태로 변환시켰다. (88페이지)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40명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는 예술적 조예와 시각적 사고능력, 과학적 성취도 사이에 상당히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89페이지)

그는 자신의 사고가 언어의 기록이 아닌 어떤 ‘보는’ 과정, 즉 심상에 의지하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89페이지)

미술적 재능이 있는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책의 주제와 등장하는 사건들을 그림과 표로 만들었다. (90페이지)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매우 다양한 이미지들을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시각적 형상화능력, 특히 냄새나 맛과 관련된 연구는 거의 없다. (92페이지)

“음악을 봐야만 해요. 그리고 그 곡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아주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처럼 그대로 말이죠.” (95페이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청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종이에 글을 쓸 때 이에 상응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95페이지)

과학자들 역시 사고할 때 시각적, 운동감각적, 청각적 이미지들을 모두 동원한다. (96페이지)

“내 발견들이라는 것은 음악적 지각의 결과물이다.” (96페이지)

말과 수라는 것은 그에 앞서 형성된 ‘시각적인 기반’ 위에 순차적으로 견고하게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99페이지)

나보코프는 좋은 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가만큼이나 미술교육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좋은 독자라면 반드시 자신들이 읽고 있는 것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소설에 나오는 방과 옷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시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01페이지)

시 낭송이나 소설 낭독에 귀를 기울일 때 내면의 소리는 커지고 눈은 종이책에서 해방된다. (101페이지)

이런 기성 이미지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면 스스로 이미지를 상상해내는 힘이 자라지 않거나 사라질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102페이지)

둘째, 하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마음껏 해보라. (102페이지)

예술을 하라. (중략) 직접 그리고, 작곡하고, 시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보라. (중략) 마지막으로 내면의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라. (103페이지)

“언젠가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미지를 투사해서 보이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 것” (중략) “만일 그런 진보가 이루어진다면 모든 인간관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런 놀라운 일이 제때 이루어질 것이고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한다.” (104페이지)

오직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두 가지 접근법 사이를 쉽고 기민하게 왕래하며 상호전환할 수 있다. (107페이지)



생각도구 3 - 추상화

피카소는 자신과 모델의 실제모습을 그려보임으로써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녀와 똑같은 초상화를 그릴 수도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략)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눈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라!” (115~116페이지)

문학에서의 추상이란 그 이상의 깊이가 있다. (중략) “문학이 하는 일은 개체가 아닌 종種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전체를 포괄하는 속성과 주된 형상에 주목하는 것이다.” (119페이지)

무용에서 추상은 본질에 닿아 있으며 개념을 정제한다. (119페이지)

“나이가 예순이 넘고 보니 시를 짧게 쓰는 것이 너무 힘들구나.” 이처럼 글쓰기의 본질은 종이 위에 단어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고 버리는 데 있다. (121페이지)

현실의 복잡성을 꿰뚫고 단순한 원리를 발견하는 일은 위대한 천재성을 요구한다. (121페이지)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121페이지)

“어쨌든 현실이야말로 화가가 그림을 시작하게 되는, 마음이 흥분되고 감정이 동요되는 출발점이 된다.” (122페이지)

이와 같은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어떤 대상이든 수많은 추상이 가능하고 추상 하나하나가 숨은 진실을 비춰준다는 것이다. 현실이란 모든 가능한 추상의 총체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124페이지)

누군가 명료함의 비결을 물었을 때 바르부르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열여섯 번이나 고쳐씁니다.” (중략) “한 달 후에 처음 쓴 것은 보지 않고 다시 씁니다. 두 번째 들이 첫 전째 글과 다르면 처음부터 다시 씁니다. 그렇게 해서 열여섯 번쯤 쓰게 되는데, 글이 더 이상 달라지지 않을 때까지 쓰는 셈이죠.” 스젠트 기요르기의 경우 글을 거듭 써갈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본질만 남게 되는 것이다. (128페이지)

언어적인 묘사는 점차 간결해지고 일종의 시 형태로 응집되면서 각각의 단어는 보다 큰 외연과 중요성을 갖게 된다. 문학적 글쓰기를 하건, 과학적 연구결과를 기록하는 글을 쓰건, 이것이 글쓰기의 진실이다. (130페이지)

추상화는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며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다. (131페이지)

궁극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밟아가고자 하는 길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될 것이다. (133페이지)


생각도구 4 - 패턴인식

패턴 속의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많은 예술가들을 자극한다. (중략) 그는 우툴두툴한 나무바닥에 종이를 대고 연필로 그 위를 문질렀다. 그러자 서로 들어맞지 않는 상像들이 비현실적으로 이어진 무늬가 나타났다. (중략) “호기심이 솟고 흥분으로 가슴이 뛰었다. 나는 눈에 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거기에 대고 작업을 계속했다.” (140페이지)

학생들에게 머리만 써서 리듬패턴을 공부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 책에 따르면 차라리 비밥이나 모던재즈를 듣고 춤을 추는 것이 더 좋은 학습방법이라고 한다. (143페이지)

연습을 하는 목적은 시각적, 청각적, 운동감각적 패턴을 모두 엮어서 하나의 완전무결한 메타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144페이지)

하나의 사물이나 개념을 대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겨우 한 가지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147페이지)

단지 각각의 문제에 적용되는 문제해결의 패턴유형만 알아내도 수학을 절반은 정복한 것이다. (중략) “수학의 목표는 무질서가 지배하던 곳에 질서를 세우고 혼잡과 소란에서 구조와 불변성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148페이지)

빠진 조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빈 자리 역시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그 빈 자리에 들어맞는 조각을 찾아낼 수 있다. (151페이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는 것, 곧 무지의 패턴을 안다는 것은 무엇을 아는지 아는 것만큼 귀중하다. (152페이지)

부재, 삭제된 것, 발생하지 않은 것들을 인식하고 이것들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고 허스트는 논문에서 쓰고 있다. (153페이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자신이 성장한 지역 특유의 예술과 과학체계가 선호하는 패턴만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154페이지)

그러나 모든 패러다임에는 한계가 있다. (155페이지)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패턴은 알아낼 수가 없다. (156페이지)

조각 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도 패턴인식의 연습이 된다. 우리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하면서 놀라운 사실 중 하나가 분야를 막론하고 걸출한 사람들의 다수가 퍼즐 중독자이거나 퍼즐 게임 개발자라는 사실이다. (158페이지)

패턴들 사이의 패턴들(메타패턴)을 발견하는 능력은 사물 등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순서나 양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그 답을 찾아내가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일에 달려 있다. (159페이지)



생각도구 5 - 패턴형성

그러나 이 장에서 우리가 중점을 두어 말할 것은 어떻게 해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패턴을 만들 수 있느냐이다. (166페이지)

아프리카 토속음악의 다리듬구조는 혁신적인 미국 흑인음악에 영향을 주었으며, 랙타임, 재즈, 스윙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조의 천재성을 모태로 발아한 것이다. (169~170페이지)

놀랍게도, 서구 고전음악의 전범 중에서 가장 정교하다는 작품들도 그것이 근거하고 있는 패턴형성개념을 보면 아카 피그미나 타악 공연그룹인 스텀프의 그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말할 수 없다. (170페이지)

작곡가 다리우스 미요는 이와 같은 순열조합론을 이용해서 복수의 조를 동시에 구사하는 다조多調음악을 연구했다. (171페이지)

식물학자들은 나무의 구조 안에서 프랙털을 발견하고, 생리학자들은 폐기관지에서 그것을 찾아냈으며, 몇몇 음악가들은 프랙털 음악이란 것을 작곡하여 음악 속에서 프랙털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176페이지)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패턴들을 생성해냄으로써 글의 구조를 만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울프가 장면과 인물을 구상할 때, 그녀는 다음과 같이 패턴을 인식했다. “따로 떨어져 있는 어떤 것들을 결합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으며…… 쓰면서 나는 내가, 무엇이 무엇에 속하고 있는지를 발견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중략) 어쨌든 그것은 내가 소유하게 된 항구적인 관념이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영위하는 일상사에도 어떤 패턴이 숨겨져 있다는 것 말이다.” (177페이지)

아놀드 쇤베르크가 고안해낸 12음계는 표준적인 서구의 음계가 허용해온 것과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전발레 몸동작의 ABC는 무용수에게 한 가지 가능성만을 허용했다. 그러나 현대무용가들이 고안한 동작의 ABC는 이와는 다른 것이고 기계체조나 무술에서 가려낸 동작의 ABC는 또 다른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발명해낼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실제지식을 소유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이해는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180페이지)

실제로 과학사나 과학논쟁사를 공부하다 보면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깨달음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다. (중략) 혼자 힘으로 어떤 패턴을 만들어본다는 것은 암기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185페이지)



생각도구 6 - 유추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을 ‘사고의 영역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성의 최고형태’라고 칭송했다. 이 말은 양자론의 음악성과 과학성 양쪽에 바치는 찬사다. (192페이지)

에너지를 방사하는 원자핵은 배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발견은 핵 자기공명 분광학으로 이어졌다. (중략) 원자핵이 공명할 때 내는 특정한 양의 에너지나 주파수를 통해 우리는 몸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 원자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 소리를 시각적 영상으로도 전환시킬 수 있게 되었다. (194페이지)

양자역학이나 논리학이니 민주주의니 선善이니 하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바로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어떻게 우리는 실제로 지각할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설명할 수 있는가? (194페이지)

사실 우리가 눈과 코, 귀, 입, 피부를 통해 직접 지각할 수 있는 범위는 초라하리만큼 제한적이다. (195페이지)

맛과 냄새의 전 영역은 우리들의 지식과 상상력의 범위 저 너머에까지 뻗쳐 있다. (196페이지)

켈러가 장애인이면서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맛, 냄새, 느낌으로 알았던 것들 사이에서 ‘수많은 연상과 유사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96페이지)

켈러가 듣지 못하면서 말을 배웠다는 것, 보지 못하는데도 읽고 쓰는 능력을 익히고 순전히 점자만을 통해 몇 개 국어를 읽을 수 있었으며, 사람의 생각에 관한 설득력 있는 글을 썼다는 것, 그리고 보고 듣는 세계와 이것이 차단된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는 것은 유추적인 상상력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다. (197페이지)

우리를 구속하거나 자유롭게 하는 것은 감각이 아닌 유추를 통해서 미지의 것들을 조명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임을 알게 된다. (197페이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유추analogy와 닮음similarity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들 사이에 기능적으로 유사하거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197페이지)

유추는 글 자체는 물론이고 문학적인 시도까지 만들어낸다. 시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자신과 같다는 가정하게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촉각적 이미지를 다듬고, 그것을 통해서 독자들의 가슴속에 자신이 경험한 것과 가까운 정서적 느낌을 불러일으키려 애쓴다. 그들이 시를 쓰는 목적이 그것이다. (203페이지)

다양한 것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혁신가에게 유익한 유추의 원천이다. (205페이지)

몇 개의 단순한 리듬이 강한 대비를 이루면서 아프리카 음악처럼 대단히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패턴으로 변화한다. 길버트는 이 과정이 세포가 배아를 거쳐 성체로 자라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7페이지)

카논이라는 단어의 다른 뜻이 주기성을 결정하는 ‘규칙’임을 상기하자. (208페이지)

“바흐의 음악을 듣는 것은 가장 위대하고 정교한 패턴제작자에게서 방법을 배우는 것과 같았다.” “바흐는 내게 강한 영감을 주었다. 투명하고 논리적인 언어와도 같은 그의 음악은 내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도안을 완성시켜주었다.” (208페이지)

꽃을 사람으로 보고 버섯을 요정의 계단이라고 말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장난감이라고 곧이곧대로 말한다면 그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훼손될지 생각해보라. (209페이지)

아이들이 블록이나 인형, 종이, 헝겊, 일상용품을 가지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놀게 하라. (210페이지)

기능과 목적이라는 숨은 실체를 찾아낼 때 우리는 ‘단계적으로’ 세상과 자아의 의미를 자각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한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 (2120페이지)



생각도구 7 - 몸으로 생각하기

우리들은 과도하게 머리만 쓰는 경향이 있어서 몸이 먼저 일의 처리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217페이지)

동작이 완전히 몸에 익으면 점차 의식하지 않고도 그 일들을 할 수 있다. (217페이지)

“몸으로 안무를 해야지 마음으로 하지는 못한다.” (219페이지)

무용수가 도약할 때 몸의 에너지를 모았다가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그 과정은 켈러에게 어떤 관념이 의식 속으로 갑자기 뛰어들어오는 양태를 떠오르게 한다. 켈러 자신은 이런 종류의 정신적 도약을 자주 경험했다. (219페이지)

가드너는 “몸은 자신의 지성을 품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220페이지)

보스턴 교향악단의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Ozawa Seiji는 지휘를 “몸 전체를 가지고 ‘음악의 형상’을 춤으로 표현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224페이지)

연주자들 또한 ‘몸의 상상력’으로 연주를 한다. (중략) 피아니스트의 기술은 기본적으로 근육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224페이지)

오로지 몸을 써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이를 습득할 도리가 없다. (226페이지)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창조적인 작업들을 돌아보면 불쾌감을 동반한 어떤 난문제가 가장 먼저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마음에서 기인한 몸의 고통이나 쾌락을 겪은 적이 있다. (228페이지)

우리가 좋거나 싫을 때 느끼는 감정, 행복감이나 비애감을 느낄 때 마음은 실제로 내장에 연결되고, 내장은 다시 마음이나 근육과 통하게 된다. 마음과 몸은 하나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상호연계성을 어떻게 이용하고 촉진시켜야 할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229페이지)

바흐라이트너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은 인형 내부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232~233페이지)

건설노동자들이 중장비와 교감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놀랍기 짝이 없다. (233페이지)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그런 식으로 체화體化한다. 좁은 장소에 주차할 때난 차를 차고에 집어넣을 때 운전자는 차가 부딪치지 않고 적당한 자리에 들어가는지 어떻게 아는가? (234페이지)

“모든 것은 우리의 머리 어딘가에 해부학적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를 불러내고 재연하는 훈련을 통해 나는 지금의 나보다 열 배는 더 영민해진다.” (중략)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 (중략) 오직 몸만이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237페이지)



생각도구 8 - 감정이입

“음악가는 스스로 감동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그는 자신이 청중에게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모든 감정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242페이지)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은 무용이 음악과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들의 몸속에서 감정이입 기제를 자극하여, 그들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43페이지)

스스로를 그 인물의 위치로 밀어넣어야 한다. (244페이지)

“나는 환자들의 복잡다단한 마음속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들이 되었던 것이다.” (중략) 감정이입을 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은 생소한 검사나 절차 앞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알 수 있다. (245페이지)

“문학은 젊은 의사들이 적절한 감수성을 갖도록 해주고,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단어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심지어는 자신이 환자가 된 것처럼 느끼게 해줄 수도 있다.” (중략) “문학은 학생들에게 상상력을 가동시킬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제공한다. 따라서 문학적 소양은 감정이입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247페이지)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감정이입을 이해하는 열쇠는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248페이지)

“나는 사람이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라고 본다. 문제 속으로 들어가서 그 문제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248페이지)

코헨 자신도 똑 같은 크기의 상자에 들어가 같은 조건에서 열차여행을 했다. 7시간 동안 이동하면서 그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폐소공포증과 탈수, 고열에 시달린 나머지 몇 차례 의식을 잃기도 했다. (249페이지)

현장을 향한 열의는 글을 써 나가는 손에 참신함과 독창성, 힘을 더해준다. (250페이지)

이처럼 과거라는 것을 직접 살아봐야만 경험할 수 있는 외국과도 같은 것이다. (250페이지)

선禪 연구가나 서구 철학자들이 시사하다시피 우리는 동식물에서부터 무생물에 이르는 모든 것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251페이지)

사냥을 잘하려면 동물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냥감이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하면서 역할 연기를 해보는 것보다 더 좋은 사냥법 학습이 어디 있겠는가? (252페이지)

“물고기처럼 생각하기까지는 3년이나 걸렸다구.” (254페이지)

그녀는 자신이 페기라고 이름 지어준 원숭이에게 심정적으로 동조하게 될 때까지 이 무리를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57페이지)

감정과 과학이란 한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상호배타적이지 않았다. 감정은 과학을 억압하지 않는다. (257페이지)

연구대상에게 이 정도로 친밀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258페이지)

그녀가 나중에 말하기를 유기조직체에 너무 깊이 빠진 나머지 실제로 스스로가 유전자나 염색체가 된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259페이지)

“나는 이런 능력이 연구자로서의 그의 성공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을지 자문했다.” (259페이지)

버지니아 울프는 종종 작업 중에,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사물이 될 때까지 계속 앉아서 그것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했다. (261페이지)

당신도 세포나 바이러스, 탄소원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63페이지)

위에 언급한 모든 사례들은 우리가 ‘자신’이 아니고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64페이지)




생각도구 9 - 차원적 사고

요즘 의학계 문한들을 보면 근시교정에서 안면성형에 이르는 기술들을 놓고 3차원, 4차원, 5차원, 심지어는 6차원으로 분석하는 논문들이 눈에 많이 띈다. (273페이지)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학자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조정의 폭은 그의 학문적 영역과 정확히 일치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279페이지)

“나는 그 꽃이 나에게 의미하는 것을 그려내려고 했다. 나는 꽃을 아주 크게 그렸다. (중략) 나는 내가 꽃 속에서 본 것을 아무리 바쁜 뉴요커들이라 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보게 만들었다.” (280페이지)

“물질의 내부로, 우리들 자신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진짜다.” (281페이지)

우리가 잘 때나 명상을 할 때 시간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중략) 한 살짜리 아이가 살아온 전 생애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한 달과, 100살 노인이 지내온 시간의 12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 달이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는가? (282페이지)

그러나 그 폭넓은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차원적으로 생각하는 훈련과정은 실제의 제도권 교육에서는 거의 완전히 배제되어 왔다. (284페이지)

3차원 물체보다 2차원 이미지를 더 우선시하고 의존할 경우 다각도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능력이 위축될 것이며 조각가나 건축가, 디자이너, 발명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제한하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들의 시야를 가림으로써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286페이지)

창조적인 사람은 새로운 유형의 도표와 투영법을 만들어냈을 때 가장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했다. (287페이지)

팝업북 역시 바우하우스식 실습과 유사한 것이다. 자신만의 팝업북을 만들어보는 것도 차원적 사고를 훈련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289페이지)

교육개혁가 프리드리히 프뢰벨은 모형 만들기와 3차원적 사고를 교육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측면으로 여기고 이를 적극 옹호했다. (289페이지)

우리는 3차원을 넘어선 사고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흔히 4차원이란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시간이 아닌 네 번째 공간 차원을 말하는데 오직 간접적으로밖에 경험할 수 없다. (290페이지)



생각도구 10 - 모형 만들기

이러한 힘들은 너무나 컸기 때문에 모형으로 만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었다.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축약되고 차원을 달리한 상태에서 표현되어야 했던 것이다. (296페이지)

모든 모형은 해당 대상의 구조와 기능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요소만을 추출한 것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추상화와 유추, 차원적 변형을 구현한다. (299페이지)

모형은 대상이 되는 시스템이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 다음에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상의 중요한 특징을 잡아 사람이 다루기 쉽게 크기를 조정하는 등의 단순화과정과 형을 떠내거나 언어적, 수학적, 혹은 예술적 수단을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실제로 모형을 제작하려면 그 모형이 정신적인 것이건 물질먹인 것이건 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제작수단과 소재에 대한 이해와 깊은 분석이 있어야 한다. (301페이지)

모형만들기는 우리가 지금까지 이 책에서 다루어온 많은 ‘생각도구’들보다 상위에 있는 한편, 그것들에 의존하고 있는 생각도구다. (301~302페이지)

스트라빈스키가 이셔우드에게 글쓰기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모형을 찾아보라고 권유한 것은 그도 자신의 방식대로 해보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겪고 있는 소설 집필의 문제를 이미 해결한 전 시대의 작가를 찾아서 자신의 목적에 맞게 그 해법을 변형해 보라는 것이었다. (303페이지)

모형의 한계를 아는 것은 그것의 적절한 용도를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310페이지)

개념적으로 순수한 모형을 얻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수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313페이지)

“오늘날 사람들이 컴퓨터화면을 들여다보는 교육만 받고 있을 뿐 진짜 금속을 만져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태도는 미래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316페이지)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면 유용하면서도 다양한 모형을 만들어봐야 한다. (중략) 오직 모형을 만든다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이 행위를 통해서 이해력과 제어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317페이지)

상상력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지 못한 모형은 아무것도 아니다. (319페이지)

모형 만들기는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훌륭한 배움의 방식이 된다. 모형 만들기를 평생 습관으로 삼는다면 살아가는 내내 배움과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을 것이다. (320페이지)

 


생각도구 11 - 놀이

그는 게임을 어렵게 하는 것에서 기쁨을 찾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서 더 큰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골프를 칠 때 클럽 한 개만으로 한 라운드를 다 치거나,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드러눕기도 했으며, 퍼팅을 할 때는 클럽을 당구채처럼 쥐고 사용했다. (325페이지)

그는 일하면서 놀았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일을 가지고 놀았다. (중략) 놀이는 그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325페이지)

플레밍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연구와 장난스러운 놀이를 뒤섞는 파인먼의 태도는 일종의 전략이었다. (328페이지)

“그것들을 계속 놓아두고 있으면 말이죠, 어떤 변화가 여기저기서 일어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거든요.” (333페이지)

하지만 캐럴이라는 인물로 가장할 때도 도지슨은 내적인 일관성을 엄격하게 고수했다. 이것은 놀이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336페이지)

모차르트는 또한 자주 역행카논cancrizans을 쓰곤 했는데, 이는 음의 진행을 역으로 연주하는 것을 일컫는 음악용어다. 일종의 거울 이미지 연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로 보아 모차르트는 여러 단어놀이에서 음악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344페이지)

우리가 그저 재미로 해보는 놀이는 의외의 보답을 해준다. (345페이지)

놀이에 있어서 유일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할 만큼 충분히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45~346페이지)

놀이는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우리는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창안자가 될 수 있다. 규칙에 얽매인 일이 우리가 원하는 통찰이나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때, 관습적인 생각이나 행동, 지식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의 장애가 될 때, 놀이는 이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하는 재미있고 위험 없는 수단이 되며, 압박감을 주지 않는 학습과 공포를 유발하지 않는 탐험의 방식이 된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어내게 함으로써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348페이지)




생각도구 12 - 변형

라에톨리 발자국의 발견과 해석의 과정은 창조적 상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리키와 그녀의 팀원들은 놀았고, 관찰했고, 패턴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 차원적 사고를 했으며, 몸의 움직임을 상상했고, 역할을 연기했고, 패턴을 만들고, 유추하고, 모형을 만들었다. (중략) 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중에도 이러한 상상력 넘치는 통찰들은 사진과 그림, 모형, 단어, 재연 등으로 변환되어 머릿속의 생각을 검증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359페이지)

우리는 하나의 생각도구가 다른 생각도구에 영향을 주거나 작용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생각도구를 연속적, 혹은 동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일컬어 변형transforming, 혹은 변형적 사고transformational thinking라고 부른다. (360페이지)

변형적 사고의 힘이란 그것이 음악, 유전자, 전신, 시, 수학 등 서로 상이한 분야를 연결해주는 메타패턴을 드러내준다는 데 있다. (368페이지)

이제 이런 변형작업은 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모든 분야의 자료들은 그래프나 여타의 시각적 이미지들로 전환되고 있다. (371페이지)

시각정보와 달리 청각정보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들을 수 있게 한다. (373페이지)

여기서 말하려는 요점은 한 가지 생각이나 자료를 다르게 변형시킴으로써 다른 특성과 용도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 변형작업이 독특할수록 놀라운 통찰을 얻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374페이지)

복잡한 몸동작을 기호로 묘사하는 무보법의 발명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374페이지)

이는 수학이론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운동감각적 모형으로 변형시킨 탁월한 사례가 되었다. (375페이지)

음악은 오로지 시간을 따라 한 방향으로 가면서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각적인 다성은악은 어떤 방향에서든, 또는 방향들의 조합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377페이지)

변형적 사고를 하면 또 다른 혜택이 주어진다. (중략) 변형적 사고는 특정 영역에 치우친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통찰을 낳는다. 사람들의 재주와 능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단일한 생각을 다양하게 변형시킬 때 단 한 가지 공식으로만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연관을 맺게 된다. (378페이지)

우리는 변형적 사고를 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 (379페이지)

우리가 생각에서 일어나는 변형을 의식한다는 것은 사고과정으로서의 ‘창조적 상상’에 제대로 개입하고 있다는 말이다. (382페이지)



생각도구 13 - 통합

“나는 대양의 파도와 조수와 해류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고 내가 그것들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믿기 때문에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중략) 나는 수영을 하기 위해 파도와 조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실제로 활용한다.” (391페이지)

창조성이 뛰어난 다른 사람들 또한 이처럼 제어할 수 없는 감각교차현상을 경험했다. (393페이지)

“닭고기 맛에 ‘뾰족한 데’가 없어!” (중략) 이 말에 흥미가 생긴 사이토윅은 다른 신기한 감각융합현상에 대해서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떤 소년은 듣는 말소리에 따라서 자세와 동작이 달라졌으며, 어떤 사람은 맛을 색으로 느꼈고, 어떤 사람은 보는 것마다 각기 다른 냄새를 맡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96페이지)

의식적인 감각의 융합과 그것의 강도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감각을 융합시키는 힘이나 강도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은 드물다. (396페이지)

연상적인 공감각현상은 약 절반 정도의 어린이들과 성인 인구의 5내지 15퍼센트의 사람들에게서 일어난다. (397페이지)

녹차는 자연의 생명을 상징하며 이를 마신다는 것은 이 자연의 향, 맛, 색, 느낌을 사람에게 주입한다는 것이다. (398페이지)

“마치 중세의 미사가 모든 감각을 끌어들이는 것과 같다.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면서 향내를 맡는다. 무릎을 꿇고 있을 때나 행렬이 지나갈 때 그쪽으로 쏠리는 몸의 운동감각, 이마에 성수를 찍을 때 느껴지는 찬 기운 등 모든 감각이 의식에 동원되었던 것이다.” (399페이지)

“나는 나의 모든 감각에게 말을 거는 나의 전 존재와 더불어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방법으로 지각한다.” (399페이지)

“다 같이 모여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중략) 우리는 어떤 체험이 공감각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에 비로소 진정 자신을 잊고 그것(체험)과 일체가 된다. (401페이지)

그녀는 낮은 음의 경우 주로 다리나 발을 이용해서 느끼고 높은 음은 얼굴의 특정 부위나 목, 가슴으로 느낀다. (402페이지)

“그러나 장애인의 마음은 상실된 육체적 감각에 해당하는 것을 제공해줍니다. 그것을 통해 외면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의 유사성,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일치를 지각할 수 있는 거지요.” (403페이지)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사람들은 온 두뇌를 써서 사고한다. (중략) 맛 테스트를 할 때 참가자들 앞에 사과와 토마토 조각을 먹으라고 내놓으며 보지도, 냄새 맡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둘을 쉽게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404페이지)

마음과 몸은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다. 감각sense과 감성sensibility은 분리될 수 없다. (404페이지)

이것은 단순히 감각의 결합 이상의 것으로, 공감각적 앎이라 할 수 있다. 즉 감각, 느낌, 기억, 그리고 합리적 사고가 결합된 것이다. 모든 창조적인 작업은 이것에 기초하고 있다. (405페이지)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이면서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종합지 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실제로 이 통합적인 앎의 방식은 모든 창조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서 추구하는 것인 동시에 다른 사람의 일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408페이지)

그는 심지어 녹음된 음악도 듣지 않았는데, 음악이 운동감각적으로 연주되는 것을 보는 것이야말로 듣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408페이지)

“마음은 몸이고, 몸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 둘을 별개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마음을 담기 위해 몸을 사용하고 몸을 고양하기 위해 마음을 사용하는 사람은 시간을 초월해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면 일종의 ‘천상적 현실’을 갖게 되며 공간을 자유롭게 활보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면에 천국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408페이지)

“모든 문학과 시는 대개는 의식의 주변부 아니면 그 너머에 있는 생각과 정서의 특별한 융합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 (409페이지)

현대생활과 교육에 남겨진 과제는 시와 물리학, 미술과 화학, 음악과 생물학, 무용과 사회학, 그리고 기타 가능한 모든 미학적 지식과 분석적 지식을 재통합해서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것을 느끼게 하고, 느끼고자 하는 것을 알도록 하는 것이다. (410페이지)

우리에게는 통합적인 마인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오늘날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 중에서 단일한 학문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분석적이건, 정서적이건, 아니면 전통적이건 한 가지 접근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혁신의 기법이란 항상 모든 분야에 걸쳐 있으며 다양한 방법론을 가진다. 따라서 미래는 우리가 앎의 방법 모두를 통합해서 통합적 이해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412페이지)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은 오직 ‘전인whole man’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술자, 순수과학자, 예술가 중 하나만 되는 것을 드러내놓고 거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중략) 종합지는 이상이나 꿈이 아니다. 그것은 당위이며 필수다. (412페이지)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

교실에서 생각도구들을 사용하고 종합지적인 교육을 하는 일은 현행의 교과목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할 수 있다. (중략) 사실의 수동적 습득보다는 능동적인 배움과 창조의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416페이지)

누구나 이 통합적인 이미지를 섞고 융합하는 법을 학습해야 하며, 육체적인 느낌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417페이지)

과거를 돌아보면 예술이 융성하던 시절에 수학이나 과학, 기술도 꽃을 활짝 피웠다. 미래에도 그것들은 흥망을 같이 할 것이다. (418페이지)

“정제된 과학언어, 심지어는 더 선명하게 정제된 문학언어는 결코 ‘실존하는 세계 giveness of the world’에 적합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421페이지)

새로운 기호는 전혀 의외의 것이며 놀라우리라는 것, 그리고 헉슬리가 본 것처럼 과학과 예술과 기술이 ‘다 같이 앞으로 나아갈 때’ 그것이 나타나리라는 점이다. (421페이지)

이 젊은이의 목표는 인류가 처해 있는 조건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중략) 학교가 요즘과 같았다면 이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한 방향으로만 공부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이들이 누구였는지 아무도 모르게 되었을 것이다. (423페이지)

“내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피곤해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기하학 덕분이다. 기하학은 누군가의 사고를 이끌어주는 놀라운 스승과 같다. 뭔가 얽혀 있는 것을 풀어주고, 중요치 않은 것들을 제거해 핵심만을 추출해주며, 동요하는 것을 진정시켜주고, 혼잡한 것을 걸러내어 명료하게 만들어주는, 모든 수사법을 능가하는 어떤 것이다.” (424페이지)

추상적 개념게 대한 그의 사랑과 인류의 조건을 개선시키려는 열망은 그를 경제학자로 만들지 않고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424페이지)

이런 창조적인 인물들은 어린 시절의 열망과 성인이 되어서의 관심을 조화시킬 줄 알았고, 일과 취미를 한데 엮어낼 줄 알았다. 이런 태도가 그들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고 혁신가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도록 해주었다. (425페이지)

그들은 자신들의 방대한 관심사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것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 공헌할 수 있었다. (중략) 그들은 전문가의 영역들 사이에 다리를 놓았으며 제각각 떨어져 있는 지식의 제반 분야를 통합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으려 했으며 박식가가 됨으로써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했다. (425페이지)

여기서 박식가를 도락주의자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도락주의자들은 그저 오락이나 즐거움만을 위해 새로운 지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박식가는 중요한 단계에서 지식활동을 제어할 줄 알고 지식들 간의 근본적인 연관성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박식가로 알려진 ‘르네상스인’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베르살리우스Versalius, 미켈란젤로Michelangelo 같은 사람들은 알려진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 중 누구도 백과사전식 지식을 보유하지는 않았다. (중략) 심리학자들의 오랜 관찰결과를 보면, 혁신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보다 광범위한 지식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활동에 필요한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26페이지)

박식가가 되기 위해 꼭 천재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누구나 아마추어적인 취미생활과 직업적인 일을 연결해볼 수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대가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426페이지)

“부품이나 재료를 다루고 작업을 하려면 머리 쓰는 법을 배워야겠죠. 여러 가지 것들을 조합하거나 조립하는 법도 알아야 할 테고요. 이게 바로 진짜 유추라는 겁니다. 대가는 어디서나 대가입니다.” (427페이지)

박식과 상상력은 서로 동반한다. 경험을 변형할 줄 알고 지식을 통합할 줄 아는 전인들만이 우리를 종합지의 세계로 이끌 수 있다. (중략) 종합지의 세계는 “자연 속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진정한 이해의 영역이다. (427페이지)

사람 모습을 그리는 수업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오스카 슐레머의 경우 누드나 인물소묘는 물론이고 생물학과 윤리학, 인류학, 연극까지 두루 가르쳤다. 그의 동료교사였던 파울 클레는 수업을 하면서 미술과 관련되는 과목목록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는데, 거기엔 자연사, 문헌학, 문학, 철학, 수학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428페이지)

“예술가, 다시 말해 창조하는 사람은 수학, 논리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유전학, 고생물학(형태진화를 알려면), 인문과학, 역사학을 망라한 다양한 분야의 식견과 창의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곧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은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두어야 하고 그것들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429페이지)

“기능적인 훈련 하나만 받아서는 재미있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중략) 우리에게는 박식가와 개척자가 필요하다. (중략) 감각적 체험이 이성과 결합하고, 환상이 실재와 연결되며, 직관이 지성과 짝을 이루고, 가슴속의 열정이 머릿속의 열정과 연합하고, 한 과목에서 획득된 지식이 다른 모든 과목으로 가는 문을 열어젖히는, 그런 때를 아는 사람들인 것이다. (429페이지)


 

3. ‘내가 저자라면’ -

 무엇보다 저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저술했을까 하는 점이 궁금했다. 우선 뼈대를 잡고, 두 부부가 이에 맞는 사례를 함께 수집해 나갔을까? 생리학자인 남편이 몇몇 생각도구들을 골격으로 잡은 뒤 역사학자인 부인이 이에 걸맞은 사례를 모아 가면서 생각도구들이 몇몇 더 추가되었을까? 어느새 저자들의 주장에 폭 빠져든 나머지 갖가지 상상을 동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배경지식과 풍부한 사례가 독자를 압도한다. 굉장한 장점이다. 기자들이 ‘사례 세 개만 모으면 기사 쓸 수 있다’고 할 만큼, 사례는 가장 큰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문장과 문단을 구성하는 능력이 지루할 틈을 안 주기도 한다. 생각도구를 소개하기에 앞서 두 장에서 이들의 필요성을 차근차근 설명한 뒤 생각도구들을 소개하는데, 치우침 없이 분량을 잘 맞추었다. 장 마다 첫 장에 요약을 잘 해 놓아 자칫 사례에 매몰되지 않도록 길잡이 노릇을 하게도 한다. 사례에 빠져들어 정신 없이 읽어나가다가도 문단 첫 문장을 보면 어렵지 않게 핵심을 짚어나갈 수 있도록 잘 쓰여진 글이다. ‘책 좀 읽어 보았다’ 싶은 독자들이면 이런 방법쯤은 저절로 터득하고 있을 테니, 크게 진 빼지 않고 방대한 분량을 읽어갈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앞뒤 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자동적으로 복습과 예습을 하며 읽어나가는 셈이다. 이런 탄탄한 얼개가 아니면 베스트셀러가 쉽게 되지는 못했을 터이다. 저자들의 노력과 능력에 찬탄을 보낸다. 군더더기 없는 짧고 경쾌한 우리말 문장 역시 번역가가 언론인이라는 토대 위에서 보니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고백하건대 몇몇 장에서는 특정 문제에 대한 사례가 넘쳐나 호흡이 지루하게 늘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장들의 특징을 곰곰이 다시 되짚어 보니, 나의 기초 소양이 부족한 분야를 다룬 부분에서는 급속도로 흥미를 잃으며 진이 빠졌다. 글쓰기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눈이 초롱거리고, 숫자와 양자역학 등을 다룬 부분에서는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식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부족한 독자의 불찰이다.

 13가지를 생각도구를 차원 별로 나누지 않고 주욱 나열하는 느낌도 아쉽다. 저자들도 10장 301~302페이지에서 ‘모형만들기는 우리가 지금까지 이 책에서 다루어온 많은 생각도구들보다 상위에 있는 한편, 그것들에 의존하고 있는 생각도구’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이렇게 본문 속에 한두 줄 슬쩍 걸쳐놓고 지나갈 뿐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저자들 자신이 차원적 사고와 모형만들기 등의 기법을 통해 이들 간의 관계를 (비록 2차원상의 지면을 통해서라도) 시각적 모형이나 도식으로 보여주었으면 더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그들이 이해한 이 생각도구들 간의 유기적 관계가 무척 궁금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부분에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가동하도록 여지를 남겨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교향곡의 최후를 서서히 알려오듯, 결론으로 치달아 갈수록 힘있는 문장과 사례가 가슴속으로 쿵쿵 걸어 들어오는 느낌이다. 마지막 부분에 든 예, 칸딘스키 등 네 사람의 사례는 ‘반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예들은 불안하기만 한 내가 이 나이에도 또 다른 무언가, 혹은 전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주었다. 또한 책을 읽는 내내 다양한 변형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이 연구원 제도에 꼭 합격해 나의 꿈을 펼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인터뷰를 읽어도, 주위 사람을 만나도 그이들이 활용하고 있는 생각도구들을 발견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을 만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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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5 09:53:43 *.255.182.40
음...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짚어주셨네요.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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