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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8일 01시 24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저자에 대한 기록
Dr. Norman Bethune, 1890~1939) 탁월한 흉부외과 의사이며 보건의료체제의 창시자, 스페인의 반파쇼투쟁, 중국의 신민주주의 혁명과 항일투쟁의 최전선에서 몸바쳐 싸웠던 혁명가, 보건 의료인이자 휴머니스트 으사.


■ 저자의 생애
1890년, 캐나다 출생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 참전
1923년, 프란시스 캠벨 페니와 결혼. 이 당시 나이차는
1926년, 패결핵 판정,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요양원에 들어감
1927년, 프란시스와 이혼, 인공 기흉술로 기적적으로 회복
1929년, 세계적인 흉부외과의사 아취볼드 밑에서 일함, 맥길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934년, 몬트리올 성심병원 흉부외과 과장, 보건 의료운동에 띄어듦
1935년, 캐나다 공산당 입당
1936년, 스페인 내전 참전, 이동식 혈액은행 설립해 전시 의료분야 개척
1938년, 일본의 침략과 내분으로 혼란한 중국땅에서 의료봉사대 자원
1939년, 수술 중 손가락 감염에 의한 폐혈증으로 사망


■ 저자의 삶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몇백페이지 책을 통해 풀어내기 힘든 분량이다. 숨을 헐떡이면서 그의 삶을 추적해 보았다.

 

허랑한 생활
1차 세계대전을 참전하고 잔인한 학살 광경을 경험한다. 전쟁이 끝난 후 유럽을 돌며 유유자적한 삶을 지낸다. 친구와 프랑스에서 골동품과 예술품을 런던으로 팔고 남긴 차익을 가지고 술과 예술품을 소비하면서 지낸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풀이를 하듯, 불꽃럼 우아하게 타오르듯 인생을 즐긴다.

 

만남과 이별
당시 스물두 살이였던 에딘버러 명문가의 외동딸인 프란시스 캠벨페니를 만나 결혼한다. 그들은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했지만 서로의 사랑은 확인할 수 있었다. 후에 베쑨은 폐결핵 판정을 받고 프란시스의 미래를 위해 이혼을 하고 요양원으로 들어간다. 요양원에서 회복한 후에 프란시스와 재결합하지만 일년후에 프란시스와 다시 헤어지게 된다.

 

훌륭한 외과의사
그는 기존의 수술도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많은 의료 기기들을 만들었다. 베쑨 늑골절단기, 베쑨 기흉기, 기계팔 같은 다양한 의료기기들이 이때 만들어 졌다. 또 당시 최고의 흉부외과의사였던 아취볼트 밑에서 일하면서 맥길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출강하였으며 몬트리올 성심병원의 흉부외과 과장으로 성공적인 외과의사의 길을 걷는다.

 

공산주의자
캐나다 공산당에 가입하고 의료혵책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몬트리올 국민보건그룹을 창설한다.그가 처음부터 공산당원이 된 것은 아니다. 그는 의사들의 권위적인 모습과 가난한 국민들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의사로써 회의를 느낀다. 그러던 중 러시아의 사회 의료체계를 돌아보고 깊은 감동을 받는다. 캐나다의 몇몇 집회에서 연설을 하던 중에 공산주의자를 밝힌다.

 

전시의료체제 창시
스페인 내전 당시 ‘이동식 혈액은행’을 설립, 운영하여 전시 의료분야를 개척하고 수많은 중상자를 살려냈다. 당시 수혈 자체에 커다란 장벽이 있었다. 전쟁으로 많은 피를 흘려 죽어가는 병사들을 위해 그는 수혈을 감행하고 많은 이들을 살려냈다. 또 전시상황에서 의약품의 부족으로 살릴 수 잇는 젊은이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신속하게 부상병을 운반할 운반병을 모집하고 훈련한다. 또 자신을 도울 수 있는 군의관을 양성하고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위생병을 훈련시키는 체제를 구축한다.


■ 저자의 말
저자의 말을 통해 그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자

 

“다시는 결코 메스를 들면서 그 어떠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단순한 기계적인 유기체로 취급하지 않으리라. 사람이란 육체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란 꿈을 가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나의 칼은 육체와 동시에 그 꿈을 구하리라.”
-그의 의학에 대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의사의 손놀림으로 사람의 생명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의사는 철두철미하고 빈틈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의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우리 의사들은 수도승과도 같아야 하오. 그렇소. 헐벗은 옷차림에 샌들을 신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수도승 같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목적은 인체를 보호하고 소생시키는 것이오. 그것은 신성한 일이오. 따라서 우리의 자세도 신성한 목적에 맞게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되오.”
-의사에게 수도승의 삶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들은 의사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인술보다 돈이나 명예에 더 관심을 쏟는다면 그것 역시 큰 문제이다. 베쑨의 주장은 너무 강하지만 새겨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 수도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최소한의 인성이 필요하다. 왜냐면 그들은 사람의 목숨을 주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베쑨의 훌륭한 점은 기득권을 내려 놓는다는 점에 있다. 의사라고 권위적일 필요 없다. 의사는 아픈 사람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한테는 현재 돈이 필요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음식, 의복 등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돈이 만약 개인적으로 보내진 것이라면, 그 돈을 가지고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담배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돈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이곳 본부로부터 타 쓰겠으니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베쑨은 검소하다. 무엇보다 그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기득권과 특권을 모두 포기하였다는 점은 더욱 감동적인 부분이다. 사람에게 돈이 왜 필요 없을까? 누구든 돈을 좋아한다. 돈으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을 왜 벌려고 하는 걸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돈을 벌 필요가 있는 걸까? 그정도로 돈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 개인적 평가
고등학교 친구중에 의사 녀석이 한명 있다. 작년에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책을 읽고나서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너 혹시 닥터 노먼 베쑨이라고 알어?” 잘 모른다는 답변을 듣고 책을 선물했다. 이 책을 읽고 큰 의사가 되기를 바람에서였다.

사실 친구를 보니 의사라는 것도 쉽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인턴 생활을 도대체 몇년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그들에게 베쑨 같은 수도승처럼 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돈에 연연에 하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데 일생을 불사르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베쑨이 말한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 책임감을 난 가지고 있는 걸까? 정직하게 일하고, 내가 하는 일이 인류의 도움이 되는지에 진지한 고민을 해본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베쑨의 정신을 의사라는 직종에 한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베쑨의 진보적 사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가 1930년대에 주장했던 것들은 많은 부분이 2013년 현재 이뤄졌다. 국민건강보험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체계적인 예방접종으로 많은 질병들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결핵의 경우 이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질병이 되기도 하였다.
공산주의는 사그러드렀지만 많은 기초보장제도가 생겼고, 자본주의는 교묘하게 우리 주위에 있지만 예전처럼 노골적으로 악의적이지는 않게 되었다. 그가 지금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만족해 할까, 아니면 아직도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세삼 그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현시대의 빈부격차 문제와 함께 정의로운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의 불같은 성격만큼 그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사람이였다.

 

P11,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의사라 한다고 했다.
-비단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의 직업에 사회적 소명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이다. 모든 직업이 이러한데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요즘 사람을 살리는 인술보다 돈과 명예를 쫗는 의사들이 많음이 한탄스러운 일이다.

 

P21, 어디에선가 진보가 이루어지면 그것 역시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진보 역시 다른 모든 일처럼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 고도로 발전한 교통 및 통신수단들 덕분에 지구 전역의 인간사회가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P22, 어느 시대이든 영웅이란 자기 시대가 모든 사람들에게 제기하고 있는 주요 과제들을 뛰어난 결단력과 용기와 능력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영웅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가 가장 필요한 문제점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웅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든 모든 영웅들은 용기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베쑨 역시 영웅이다.

 

P22,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무기를 가지고, 즉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그 일을 통해 투쟁하였다.
-재능기부가 유행이다. 돈이 아닌 자기의 능력을 다른 이에게 알려주는 기부 방법이다. 영웅은 자기 분야의 탁월함이 있어야 한다.

 

P23, 기술이라는 것도 올바른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사용될 때 비로소 인간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다. 우라늄의 기술적 원리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 수도 있고, 핵폭탄을 만들 수도 있다. 기술을 어떤 마음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기술자에게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P24, 중국에서 그는 “의사들이여, 부상병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했다.
-그의 디트로이트 의사시절의 경험들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후에 보건의료인 종군 장교가 된 후에 역시 부상병들을 가려 받거나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으로 부상병들을 찾아가는 활동을 펼친다. 이 모든 것이 부상병을 아니 사람을 살리겠다는 인본주의에서 출발한다.

 

P28, 그는 자신의 인간적 약점들을 아주 고통스럽게 의식하는 사람이였다. 그러나 그는 그 약점들에 굴복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을 극복함으로써 위대함을 달성했다.
-그는 사사로운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돈이나 명예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가난한 사람들, 병들어 가는 사람들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순응하기 보다는 고쳐나가는 길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그를 위대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P45, 역사란 놈은 한 개인의 죽음에 대해 눈길 한번 보내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대로 스쳐가겠지.
-전쟁과 폭동, 대학살 영웅적 행위들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그 역사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대목이다. 죽음을 앞둔 그는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가끔은 뿌듯해하고 가끔은 아쉬워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P46, 후에 그는 “죽음에 직면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삶의 진실을 그냥 살다가 죽어간 많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베쑨은 결핵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 방탕했던 삶을 버리고 자신과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후에 기흉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게 된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겪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죽음은 어찌보면 한 인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영웅의 첫번째 조건이리라.

 

P53, “내버려두세요. 저렇게 운명에 맡기고 이것저것 시도해 가노라면 자기 나름의 방식을 익히게 될 테니까요”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에게 필요한 교육관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지하고 여러  경험을 쌓아주도록 옆에서 지원해주는 방식. 여러모로 아이의 삶을 간섭하는 것은 좋지 않은 교육이다.

 

P57, “잔인한 학살의 광경에 나는 오싹거리고 있네. 과연 이런 행위들이 무슨 가치가 있는지 참으로 의심스럽기 짝이 없네. 의무데애 배속되고 나서 내가 본 것은 전쟁의 영광이 아니라 전쟁의 황폐뿐이네.”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고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쓴 내용이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서든지 미화되거나 정당화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P61, 그가 자신의 손님에게 유창한 말솜씨로 즐겁게 떠들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세상의 여러 불확실한 문제들에 대해 그보다 훨씬 덜 유창하게 그 해답을 추구하고 있었다.
-유행적 사조와 종교적 숭배 요란한 재즈가 대중의 의식 속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윌슨의 14개 조항을 새로운 세계의 지침으로 동경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페이비어니즘적 사회주의를 그렇게 받아들였다. 모두들 하나의 현상에 대해 다르게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P62, “경험이란 그 열매가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목적이다. 늘 격렬하면서도 우아한 불꽃으로 타오르는 것, 인생에서의 성공이란 바로 이것인 것이다.”

 

P63, 당시의 생각은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전쟁의 경험은 그에게 인생이란 값싼 것이고 죽음이란 불현듯 닥쳐오는 것이며 따라서 인생의 모든 것을 맛볼 시간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전쟁을 경험하고 모든 것들을 경험해보기로 결정한다. 경험은 과정이다. 경험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가끔은 후회를 가끔은 성취를 돌려준다. 그래서 경험해 본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고 경험해본 조언은 남들에게 감동을 준다.

 

P68, “당시 나는 삶에 대해서난 죽음에 대해서나 아무런 목적도 갖지 못하면서 마치 불빛을 향해 날개를 퍼덕이며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그리하여 어리석게도 그 주위를 무작정 돌고도는 한마리의 나비와 같은 존재였고”
-그는 결혼을 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방황을 하고 있었다. 그는 모험을 즐기고 모든 것을 경험해 보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행동하였다. 그의 불안함과 분노의 표출을 프란시스 역시 힘들어 하고 있었다. 그는 그 스스로를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하루하루가 위험한 나날이였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훗날 더 큰 의사를 만든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P70, 자신의 휑뎅그렁한 병원에서, 베쑨은 토론토, 런던, 빈, 베를린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동안에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던 한가지 교훈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의료행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의료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였다.
-현 시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그대로 의료보험 체제가 잘 잡혀 있는 편이지만 가장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비싼 의료보험비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가장 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위험한 신체작업과 안 좋은 위생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필요할 때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P72, 그는 화를 내면서 환자들에게 이렇게 묻곤 하였다. “왜 빨리 의사를 찾아오지 않고 상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여태껏 그냥 있었소?”
-난 그가 의사로써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수술을 잘하거나 지식이 많아서라기 보다 이런 안타까움을 표출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는 정말로 환자를 사랑하고 환자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난 그의 아쉬움이 깊은 한숨처럼 들린다.

 

P73, “이건 의사 노릇을 하는 게 아냐. 나무다리에다 겨자씨 연고를 바르는 격이지. 환자들은 몸에 이상이 생겼는데도 그 사실을 모르고 그냥 지나가거나 돈 걱정 때문에 알아도 쩔쩔맬 뿐이야. 그러다 결국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늦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야. 게다가 매춘부들의 경우,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도대체 뭐지? 그들의 경우, 진짜 문제는 병에 걸렸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매춘부라는 사실 자체에 있거든”
-그는 병이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병 자체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지, 가난한 사람들은 왜 질병에 취약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이런 자세는 영웅으로써 충분한 자격이 있다.

 

P76, “도대체 무엇이 변했단 말인가! 이 두 손은 예전과 달라진 바가 없다. 그런 이 두손에 전에는 없었던 마력이 갑자기 붙어버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가난한 사람을 상대하는 대신 부유한 사람을 상대하자 곧 그는 금전적 어려움이 해결되고 외과의사로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본다. 진실되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자신에게 당당한지에 대해서

 

P76, 그는 자신이 벌 수 있는 만큼 악착같이 벌었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을 가지고 빈민가에 있는 그의 처음 환자들에게 돌아갔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신의 잃어버린 평화감 그리고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빛바랜 이상을 다시금 맛보는 것이었다.
-봉사를 생색내기가 아닌 진심으로 즐긴다. 그는 이상주의자이며 인류애가 높은 사람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돈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남들을 이용하려고 했지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없다. 닥터 베쑨은 위대한 사람이다.

 

P78, 인술이라? 거 참 말이 좋군. 그 사기꾼들은 자신의 안락한 수면을 위해서 그 박스카에 사는 남편의 간청을 거부했지 않는가? 그는 이제 서서히 일부 자신의 동료의사들에 대해 거침없는 말들을 내뱉게 되었다.
-인술이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돈에 따라 환자를 가려받는 다면 그것이 훌륭한 인술이 될 수 있을까?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의술을 펼치는 사람이 그래서 진정한 인술을 가지는 사람이다. 그는 일체의 허례허식이 없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P80, 말하자면 한 푼도 받지 않고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면 그것은 실패가 되고, 만약 어떤 부인네한테 운동만 좀 하면 될 증세에 대해 강장제 한 첩을 조재해 주고 그 약값을 엄청나게 받았다면 그것이 성공이 된다는 말일세
-의사는 권위적이다. 그들은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높은 진입장벽을 통해 환자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의사는 돈을 쉽게 벌수 있다. 벤쑨은 의사와 돈의 관계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돈을 따라 자신의 의사로써의 소명과 가치를 져버리기 싫어했다. 다른 대부분의 의사와 다른 그의 삶의 자세는 하지만 기존의 의사들에게는 반감으로 비쳐지게 된다.

 

P87, “당신한테 꼭 할말이 있소. 의사들이 당신한테 뭐라고 설명하는지는 모르겠소. 그러나 난 아오.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소. 내 인생은 이제 끝이오. 그러나 당신은 아직도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오. 이혼해 주시오. 그리고 당신 자신의 길을 새롭게 가기 바라오.”
-베쑨은 결핵 판정을 받게 되고 삶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다. 요양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가 한일은 부인 프란시스를 놓아주는 것이다. 외롭고 힘든 요양의 길에서 자신을 돌보아줄 사람을 놓아주는 것은 용기일까? 사랑일까? 난 이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진정 아름다운 사랑이다.

 

P90, “그만두세요, 어머니, 이젠 기도도 눈물도 필요가 없습니다. 전 아무런 후회없이 살아왔어요. 지금은 그저 피곤할 뿐입니다. 병이 나아서 일어나게 되면 다시 옛날얘기 하며 살 겁니다.”
-죽음앞에 의연한 사람은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 그는 눈물로 기도하는 가족들을 되려 안심한다. 어쩌면 모든 계획이 준비되어 있을 수도 있다. 당시 조금씩 시도되는 결핵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엄살이 만연한 이시대에 죽음앞에 당당히 맞서고 낙관적인 자세를 취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멋있다.

 

P104, 그것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였다. “아냐, 아직은 그런 마음을 가져서는 안 돼. 지금 필요한 것은 오로지 결단뿐이야.” 이렇게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는 요양원에서 위험한 폐 허탈 수술에 대해 찾게 된다. 그리고 이 위험한 수술에 대해 자신의 몸을 시험해보려고 한다. 요양원에서 하루를 허비하면서 사느니 죽느냐 사느냐의 모험을 걸어보는 것이다. 그에게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무의미함이였다.

 

P105, 이들은 의학의 개념들을 정태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미지의 것들을 공략하여 그 해명을 위해 노력했다. 만약 사람들이 결핵으로 죽어간다면, 의학의 의무는 그런 죽음을 방지할 방법을 찾는 데 있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새로운 시도가 없이는 발전을 할 수 없다. 혁신과 도전 없이 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의학 역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비록 그것이 위험하고 종교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P112, 그가 좌절했던 이유는 환멸스러운 현실을 조롱하면서도 그 화려함과 부에 스스로 집착했기 때문이다.

 

P112, 다시는 결코 메스를 들면서 그 어떠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단순한 기계적인 유기체로 취급하지 않으리라. 사람이란 육체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란 꿈을 가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나의 칼은 육체와 동시에 그 꿈을 구하리라.
-인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환자는 두렵고 약한 존재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아이처럼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기게 된다. 의사란 환자에게 신이며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의사는 환자를 단순히 고객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인간은 아니 생명은 모두 소중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의사는 이를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P115, 맙소사. 그는 곧 서른일곱 살이 될 터이다. 그가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시간을 허비하고 기회를 흘려보내며 살아왔던가.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이제 다 지난날의 일이었다.
-죽음을 겪어본 사람은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그 큰 경험을 통해 내면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요양원을 나오면서 그는 지나간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내나이 서른둘, 난 지금까지 얼마나 시간을 허비했는지 돌아보고 있다.

 

P125, 그러나 지금은 예전에 디트로이트에서는 몰랐던 것들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는 또 죽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마 결핵으로 죽을 사람들은 없게 될 것이었다.
-모든 일에는 다 목적이 있다. 그는 죽음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결핵을 완벽히 정복하리라 다짐한다. 그와 같은 경험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에서 그는 결핵을 없애리라 맘 먹는다.

 

P127, 기존의 지식은 과거의 창고였다. 따라서 그는 탐구를 계속하면서 또한 끊임없이 그것을 확대시키고자 했다.
-지식은 계단을 밟고 간다. 현대의 모든 복잡한 지식 역시 과거의 선구자들의 연구가 바탕이 되고 있다. 과거의 지식을 무시하지 말자.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익혀야 한다. 새로운 발명은 과거의 지식들을 결합하고 그 진리를 깨우치는 과정에서 얻게 되리라.

 

P128, 그의 지적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은 사신이 유사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가고 있는데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변화나 신기술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은 시대에 뒤쳐짐을 의미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해 스스로를 혁신해야만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P130, “수술에 임하는 의사라는 사람들이 자연과 세계 속에서 아무런 힌트나 해답을 떠올리지 못한다면, 그는 인명을 학살하는 일을 즉시 중지하고 도랑이나 청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베쑨은 의사시절 다양한 의료기기를 계발하였다. 수술 도중 겪은 여러가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그는 항상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 있었고, 변하지 않는 의료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P135, “아닙니다. 알아낸 것이 전혀 없어요. 그러나 아무튼 그 물질이 결핵성이 아니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만약 결핵성이 있었다면 내 몸이 이렇게 멀쩡할 리 없을 테니까요. 어쨋든 조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핵성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으니까요.”
-베쑨은 실천하는 지식인이였다. 자신의 목숨에 연연해하지 않고, 진리를 탐구하는 것에 목말라 있었다. 베쑨은 특정 물질이 결핵성 물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자신의 귀에 그 물질을 대 보았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모르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보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지식욕이 더 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물질을 직접 자기 몸에 대보는 대범함까지 지녔다.

 

P137, 아취볼드의 이 생도는 이미 자신의 힘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그후 반결핵투쟁을 벌이는 곳에서는 그 어디서나 ‘베쑨’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구들이 그 투쟁의 필수적 무기가 되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석학 아취볼드 밑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고 스스로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아취볼드는 그를 신용하였고 베쑨에게서 순수한 열정을 느꼈을 것이다. 인간은 서로에게 자극을 받고 자극을 주는 관계처럼 발전적인 관계는 없는 것 같다.

 

P139, 그녀에게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삶의 전부였다. 따라서 그 관계가 어그러지면 낙을 붙이고 살 데가 없었다.
-사랑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건전하고 이상적인 관계는 독립적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인 것 같다. 한쪽에 의존하는 관계가 되면 서로에게 금방 싫증이 나버리는 이유 역시 이런 사랑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 의지하기 보다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다.

 

P149, 예방 조치, 조기 진단, 조기 치료, 수술의 적극적 시도, 이것이 바로 그의 계속적인 주장이었다.
-베쑨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러시아의 의료체제를 보고난 후였다. 재정상태에 의해서 건강이 관리되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 누구든 건강한 권리가 있다. 적극적인 예방조치나 조기 치료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이걸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P150,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는 또 하나의 질병, 결핵균보다도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세의 콜레라보다도 훨씬 더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또 하나의 질병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가난이라는 질병이었다.
-결핵의 가장 큰 원인은 가난이다. 최근 OECD 국가중 우리나라가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는 결핵이 가난을 먹고 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가는 이 근본적인 가난에 대해서 치료할 생각이 없다.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손쉽고 눈에 보이는 결핵 치료에 신경을 쓴다. 이건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행위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어렵지만 진실을 보아야 한다. 피해서는 안된다.

 

P153, 그리고 환자 차트에 그들의 병명을 ‘폐결핵’이라고 써넣어야 할지 또는 ‘경제적 빈곤’이라고 써넣어야 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P154, “부자들의 결핵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이 있다. 부자들은 회복되지만 가난뱅이들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 경제학과 병리학은 이렇게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난은 결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어떤 사람은 이런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다면 반드시 결핵에 걸려 죽게 된다. 아니 그 확률이 부자들보다 훨씬 높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과연 인간은 평등한 것일까?

 

P154, “앞으로 5년 동안 요양소들을 가득 채우게 될 결핵환자들이 지금 당장 손을 쓰면 치료가 가능한데도 그 상태 그대로 거리를 활보하며 책상머리에서 일하고 있다. 시간과 돈이 없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여유가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죽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자와 사회학자가 만나는 공통적 기반인 것이다.
-나 역시 동의한다.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선다. 경제와 사회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P155, “우리 의사들은 감염과 재감염의 소인이 되는 외부환경에 대해 아무런 작용도 가할 수 없다. 가난과 조악한 음식, 비위생적 주위환경과 감염원에의 노출, 과로와 정신적 긴장 등 모두가 우리의 통제권 밖에 위치한다. 이들에 대한 본질적이고도 근본적인 수정은 경제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의 과제이다”

 

P157, “돈 말입니까? 그거야 교환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베쑨의 위인전을 읽다보면 그의 가장 존경스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우리는 모두 돈의 노예처럼 살고 있다. 돈만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위해 인간성을 버리고 자존심을 버린다. 하지만 그는 돈에 대해 초연하다.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그는 돈 때문에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 돈은 정말 교환수단에 불과하다. 돈은 행복을 주지도 우리에게 존엄심도 주지 않는다. 돈에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P158, 그는 소유에 무관심했다. 그는 가진 것들에 대해 거들먹거리는 태도를 혐오했다. 그는 쇼 식의 돌연한 행동으로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조차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한참 우리나라에 <무소유>라는 책이 인기였다. 무소유를 통해 정신 영혼의 평안을 찾자는 이야기다. 이 책은 상당히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힘들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욕심을 부리고 자기 분수에 넘치는 소유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마음을 비우고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P160, “여성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노예생활에 시달려왔다. 나는 여성적 마음을 계속 ‘설명’하고자 하는 자들을 보면 아주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여성의 마음은 인간의 마음이다. 그것은 비인간적 조건들하에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른바 여성적 심성을 떠들어대는 신화들은 여성을 계속 예속시키고자 하는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는 특별함에 대해 분노했다. 의사라는 직업을 과시하는 행위 역시 그를 분개시켰다. 허세와 점잔을 지독한 아유로 깨부셨다. 여성의 문제 역시 남성들이 자각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들만의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P161, 그는 이렇게 여러 가지 평판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삶 속을 들락거린 혜성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영웅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누군가에게 존경받기도 하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상 신경을 쓰이게 하기 때문이다. 영웅은 그래서 무시될 수 없는 존재이다.

 

P162, “우리 의사들은 수도승과도 같아야 하오. 그렇소. 헐벗은 옷차림에 샌들을 신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수도승 같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목적은 인체를 보호하고 소생시키는 것이오. 그것은 신성한 일이오. 따라서 우리의 자세도 신성한 목적에 맞게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되오.”
-그는 자긍심과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였다. 그는 약한 환자들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수도승처럼 낮은 곳에서 세상을 보려고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왜 다른 의사들은 그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모든 의사들이 베쑨같다면 우리는 더욱 따뜻한 사회에서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P163, 그는 생명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과 두 손과 가슴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 생명을 되찾게 해준 모든 것들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 소망이 한 조각의 어리석은 감상중의로 평가되고 생명이 현금 및 달러와 동일시되는 이 세상에서, 그는 자신의 몸을 질시의 눈초리부터 꼭꼭 숨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생명과 직결된 일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인간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지 단순히 환자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P165, 그러나 환자들이 그렇게 죽어나갈 땐 나의 일부까지도 그들과 함께 죽어나가는 기분이오.
-그의 고백을 듣고 있으면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P168, 우리는 모두들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서도 상수도, 하수도, 오물수거, 전기공급 같은 서비스들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오. 그런데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렇게들 생각하지 않는다오. 그것이 바로 문제요. ‘건강의 권리’ 이것이 무시되고 있단 말이오. 따라서 사람들은 이 의료 서비스를 각계에서 통조림을 사듯 구입하는 것이라오. 몇 달러 몇 센트를 주면서 말이오. 병원이라는 것들이 그런 장사를 하면서도 거들먹거리는 거야 그러니 양복점하고 다를 게 뭐가 있겠소? 재봉사가 헌 코트를 수선해 주는 식으로 우리 의사들도 팔다리를 수선해 주고 있을 뿐이지. 이것은 분명 본래의 정신에 맞게 의학을 실천한다고 볼 수가 없소. 그저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이오. 따라서 새로운 의료개념, 보편적 보건개념, 새로운 의사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오.

 

P169,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던 부분이다. 그의 이러한 정신은 훗날 보건 의료체제를 구축하는 기본 이념이 된다. 난 이 부분에서 환자를 찾아다니는 의사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과연 그런 의사가 존재하기는 한 걸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P171, “교회에서는 사제들을 어디서 구했겠소? 자신의 모든 세속적 소유를 완전히 포기하고 수도원의 검소한 생활을 택하라는 교회의 호소에 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민중의 건강을 위한 사제가 되기 위해 개인적 이해를 뿌리칠 사람들도 있을 것이오. 그런 의사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행동할 것이오. 그래서 빈민가는 물론 우리를 절실히 원하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모두 찾아다닐 것이오.”
-베쑨은 그와 함께할 동료들을 찾았다. 의사의 의무가 스스로 질병의 뿌리까지 찾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믿는 의사들을 말이다. 그는 그리고 이러한 의사들과 함께 사회 깊은 곳 도움이 필요한 곳까지 찾아갔고, 전쟁시에 의무병으로 많은 부상자들을 살리는 일을 한다.

 

P174, “나도 모르겠네. 공산주의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아직 모르고 있으니 말일세.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하네. 공산주의자라는 것이 요즈음 반공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네. 또 하나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딱지를 너무 쉽게 붙인다는 사실일세. 자기들 일에 찬성하지 않으면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기 일쑤니 나 같은 사람이야 빨갱이 중의 빨갱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
-2013년 대한민국은 아직도 반공이념이 넘쳐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자이자 휴전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와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빨갱이 취급을 하는 세상이 옳은지는 의문이다.

 

P179, 나는 지금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대답은 이론에서가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서 내려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저 학술적 사실들을 주워 모으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해야 한다. 책에서 얻는 지식은 반쪽짜리일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보고 현실에 참여해 보아야 보이는 진실들이 존재한다. 자신이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현실에 눈을 돌려보자. 직접 부딪쳐 보고 결정할 일이다.

 

P182, 그는 질병의 기본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주었네. 아니 그는 오히려 질병이란 본래의 의미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사실, 즉 그것은 주병환경에 대한 인체의 반응이라는 사실을 새로운 증거로 입증해 주었다고 생각하네. 반사작용은 물론, 혈구와 같은 우리의 생체조직이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일세.
-그는 러시아 보건성의 협조를 받아 소비에트 병원을 둘러본다. 그는 거기서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시스템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것은 환자의 권리를 높이는 것이다.

 

P184, 그것은 사실 제시를 통해 잘난 체하는 태도들을 분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좌익서클에서나 우익서클에서나 상투적인 사고방식을 몹시 싫어했다. 그는 사람들의 기존 견해에 도전하여 그들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좋아했다.
-룰을 깨는 생각을 하는 것은 창의력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체면을 버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잘난 척하는 사람은 그래서 창의적이기 힘든 이유이다.

 

P192, 창조란 자라난 척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라는 것이 그렇게 이루어진 적은 역사상 한 번도 없습니다. 창조란 거칠고 격력하고 혁명적인 것입니다.

 

P197, “물론 이 문제가 그저 탁상공론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칠 년 동안의 경제위기와 경기침체 그리고 탐욕과 어리석음을 가져다준 대중질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공중보건계획을 입안했을 때 의사사회 여러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많은이들이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어떤 이도 베쑨만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행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진실되지 않다.

 

P201,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의료경제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분야에서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의료제도를 사회구조의 일부로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역시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입니다.모든 사회구조는 그 나름의 경제적 기초를 갖고 있습니다.
-의료 문제를 사회구조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의료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모든 것을 의사의 기술에 맡겨서 안되는 이유인 것이다. 훌륭한 사회보장 시스템 없이는 절대 의료 선진국을 만들 수 없다.

 

P205, 사회주의적 의료 그리고 사적 치료의 폐지 또는 제한은 이 문제의 현실적 해결책입니다. 우리 모두가 의료행위로부터 사적인 이윤을 배제시켜 나가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우리의 직업을 탐욕스러운 개인주의로부터 벗어나도록 만듭시다. 가난한 이웃들의 희생 위에서 우리 자신을 살찌우는 행위를 수치스럽게 생각합시다. 또한 정치가들에게 더 이상 착취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자신을 공고하게 조직하도록 합시다. 의료윤리를 우리 의사들 사이의 직업적 에티켓을 바탕으로 세울 것이 아니라 의사와 국민 사이의 기본적 도덕성과 정의감을 바탕으로 하여 다시 세우도록 합시다.

 

P207, 국민들에게 “당신 지금 치료비를 낼 돈이 얼마나 있소?”라고 물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겠소?라고 묻도록 합시다.

 

P207, 제가 말하는 사회주의 의료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보건이라는 것이 우편, 국가방위, 사법, 교육 등과 같이 공공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둘째, 국민보건을 위해 공공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의료보호혜택이 소득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만인에게 베풀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선이 아닌 정의가 중요한 역활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선이란 기부자들을 자기 기만에 빠지도록 함과 동시에 수해자들을 타락시키기 때문입니다. 넷째, 의료종사자들의 봉급과 연금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다섯째, 의료종사자들 자신이 민주적 자치를 실시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의료보험 체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의 의료를 책임지는 책임있는 모습이며 아주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의료종사자들의 의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베쑨은 무엇보다 의료인들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 같다.

 

P218, “이 아이를 죽여온 사람들이 과연 누구겠나? 당신과 나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상이 지옥으로 변해 가고 있는데도 자기만 잘살겠다고 바둥대던 사람들 모두가 아니겠나?”
-베쑨은 소녀를 상처를 보고 깊은 좌절에 빠진다. 그는 다시 가난과 질병과 의사의 책임에 대해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P224, 나의 아이는 무사합니다. 아주 아름다운 수술이었답니다. 지독한 순간들이 간간이 있었지만 수술을 마치고 나니 그지없이 행복합니다. 오른쪽 폐를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열살바기 아이에게 이런 수술을 행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멋진 일 아닙니까? 오늘밤에는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습니다. 지난밤에는 한잠도 못 잤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판단하느라 그랬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아이가 무사하니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베쑨은 가난 때문에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소녀의 수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비록 치료비를 받을 수 없는 가난한 아이였지만 그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결국 수술은 성공으로 끝나고 그는 기쁜 마음에 편지를 남긴다.

 

P225, 어제의 대답들이 오늘에 대해서는 새로운 문제들을 예비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내일은 또 무엇이? 시대는 지금 우리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을 잔인하게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에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베쑨은 결국 스페인행을 결정한다.

 

P226, 마침내 그는 그 해결방안을 찾아냈는데, 그러나 그것은 끊임없이 노력과 설득 그리고 끊임없는 희생과 대중 선동이라는 비정통적 방법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제 마흔 여섯이였다. 외과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 의사들은 이미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남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P227, 스페인으로 간다는 것은 이 모든 직함 그리고 아마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약속된 앞날까지도 다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보다 큰 대의를 위해서는 개인적 진로를 어느 지점에서 버려야 하는가?’ 하고 그는 자문해 보았다. 그러나 큰 대의는 개인적 진로의 견지에서 생각할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큰 일을 위해서 사사로운 것들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그는 자신의 신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다.

 

P250, 전쟁터란 옛날부터 모두들 사람들을 죽이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역사상 최초로 한 사나이가 이 스페인의 전장터에 나타나 인류의 상식을 바꾸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는 피를 뿌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를 채워주기 위해서 전장터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는 이동수혈 체제를 완료하고 전쟁중에 수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는 따뜻한 마음과 실천적 태도를 겸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P259, “여러분의 생각대로 그 일은 어쩌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일이 필요한 일임에는 분명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 일이 참으로 필요한 일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불가능한 일이라면, 그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은 누군가가 그 일을 시도하지 않겠습니까?”
-후에 중국에서 활동에서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는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시도해볼만한 일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아픈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P291,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해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저 점령된 도시 이편 어딘가에서 로열리스트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것이었고, 적어도 길 저쪽 어딘가에서는 후퇴작전을 위해서라도 전투가 계속될 것이었으며, 따라서 거기에는 우리가 마드리드에서 가져온 혈액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부상병들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스페인 내전에 참여해서 베쑨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진지가 구축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말라가를 가기 위해서 그는 트럭을 몰고 직진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며 정의로운 행동이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이 그토록 그를 강인하게 만드는 것일까?

 

P299, “당신들의 손은, 오늘밤 평화스럽게 잠을 이루고 있는 당신들의 손은 무구한 피로 더럽혀져 있소. 만약 당신들이 오늘밤 여기 말라가 도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수치스러운 만행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도시는 소돔과 고모라와 다름이 없소. 당신들의 아이들도, 스페인의 고통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밤 가만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당신들 모두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죽음과 공포의 황량한 발판에서 반드시 방황하게 될 것이오.”
-그는 전쟁의 처참한 현실앞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를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방관하는 자들이였다. 그들은 자신의 호외호식을 위해서 다른이의 고통에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방관하는 것 역시 가해자와 다름 없다. 거짓 선동과 요란한 사기정치에서 진실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P317, 부대원들에게 그는 어딘가 달라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처리를 질질 미룬다든가 그저 형식적으로만 움직인다든가 하는 태도를 참지 못했고, 부대원들에 대한 요구도 전보다 더 많아지게 되었다. 그의 눈에는 이제 일체의 무기력과 비효율이 말라가와 같은 결과로 통하는 ‘카바예로주의’로 간주되었다.
-그는 변했다. 그를 변하게 한 것은 처절한 고통과 무력감을 주었던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이였다. 그는 이제 일체의 무기력도 일체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게 되었다. 하나의 큰 사건을 통해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더욱 말라갔지만 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P321,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을 해방시킨다. 그의 움직임은 자연스럽다. 그는 “자기 자신의 기질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그는 내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그는 스스로를 존중한다.
-영상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은 예술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솔직해지고 주위에 더 민감해져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일제의 구속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예술의 첫번째 발걸음이리라.

 

P328, 이것들이 바로 ‘불간섭’이라는 미명 아래 전세계가 한 나라의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참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그러한 몰염치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의 대의를 위해 스페인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 요즘 우리는 이런 것들에 빠져있다. 그래서 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옳고 그런지 판단하기 전에 힘이쎈 다수의 편이 들어가 있기를 원한다. 참으로 비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P331, 만약 이러한 얼토당토 아니한 거짓말들이 세계 도처에서 그대로 묵인된다면, 그것은 공산주의자들뿐만 아니라 반공주의자들의 모든 권리와 자유까지도 침해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스페인 국민들처럼 자유스럽지 못하다면, 그래서 만약 여러분들이 스페인 국민들처럼 여러분의 자유와 권리를 방위하고자 한다면, 여러분들은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의 모습과 닮아 있다. 조금만 바른 소리를 하면 바로 빨갱이로 낙인 찍히는 현실이다. 정치와 이념이 우로 완전히 치우쳐져 있는 요즘 더욱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과연 언제 이런 문제들이 끝나고 서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P333, 자, 이제 우리 모두 반공이라는 지독한 사기극은 그만두도록 합시다. 그것은 히틀러와 무솔리니에게는 커다란 봉사를 했지만, 노예화된 독일 국민과 이탈리아 국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각국 보수주의자들의 귀에는 달콤하게 들리고, 또 노처녀 행세를 하는 영국의 일부 노동 지도자들에게는 그 알량한 양심을 달래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명백히 얼토당토한 거짓임에 틀림없습니다.

 

P337, 지금 실정에서는 군사적 투쟁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 어쨋든 북미의 대부분 지역을 순회한 지금, 그는 자신의 유용성이 다시 한 번 보다 직접적인 참여에 있으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항상 자신만의 무기로 세상을 구하려고 한다. 의술, 웅변 같은 남들이 갖기 힘든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P338, “아, 아닙니다. 나는 입당 사실을 숨기면서 행동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요, 나는 공산주의자입니다. 그것은 내 자신이 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할 문제입니다. 만약 내가 지금 우유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하다면, 그것이 공산주의자가 한 말이라는 이유로 반공주의자들이 우유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겠습니까? 그리고 만약 내가 사람들이 빵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면, 단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사회주의 사회를 정치적 도덕적으로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사회형태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빵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겠습니까?”

 

P341, 내가 스페인에 갔다왔다고 해서 이제는 그저 옆에서 편안히 구경이나 해도 좋겠다는 어떤 특권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오.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소. 스페인은 내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소. 당신도 이해하겠지? 그 상처는 결코 치유될 수 없을 거요. 평생 동안 나는 당시 목도했던 그 비참한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 고통을 다시 느낄 것이오.
-고통에 민감해야 한다. 잘못된 것들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베쑨의 스페인 내전의 경험은 그릴 큰 의사로 만드는 계기가 된다.

 

P341, 스페인이나 중국이나 모두 다 같은 투쟁의 일부인 것이오. 내가 중국으로 가려는 이유는 그곳이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오. 또한 나의 능력이 가장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오.
-당시 중국은 서구화가 되어 있지 않아 위험한 곳이였다. 아니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곳이다. 더군다나 안으로는 장개석 국민당과 밖으로는 일본과의 투쟁을 하고 있는 공산당을 돕는 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지 쉽게 상상이 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그 곳에 가려는 베쑨의 결정은 내 가슴을 뛰게 한다.

 

P363, 오늘은 나의 마흔여덟번째 생일이다. 작년에는 마드리드에서 생일을 맞이했는데, 올해는 하진에서 생일을 맞이한 것이다. 나는 부상병들에게 붕대를 감우주는 일로 생일을 자축했다.
-그의 생일이 쓸쓸하다. 누구도 한가하게 생일 축하를 해줄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알과 포탄이 날라다니는 전쟁터에 그는 자원했다. 그곳에서 그는 생일을 맞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는 지금 그가 원하는 일을 그리고 인류를 도우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376, “그러나 기동의무대를 운영하면 그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베쑨은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기동의무대들이 충분한 장비를 가지고 신속하게 치료한다면, 그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베쑨은 항상 환자를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에서 그의 이런 생각은 기동의무대를 만듦으로써 실천하게 된다.

 

P398, “저는 영광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의 현재 직함은 질찰기 군사지구 의료고문 닥터 노먼 베쑨입니다.”
-베쑨은 모든 영광과 꿈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왔다. 그것도 가장 어렵게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택동의 공산당에 와있다. 하지만 그는 이 작업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그 일은 자신을 명예롭게 하기 때문이다.

 

P403, 저한테는 현재 돈이 필요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음식, 의복 등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돈이 만약 개인적으로 보내진 것이라면, 그 돈을 가지고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담배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돈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이곳 본부로부터 타 쓰겠으니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부상병을 치료하는 특별한 일을 하면서 일체의 급여를 받지 않기로 다짐한다. 그의 이런 청렴함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물질만능주의에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부정을 서슴치 않는 많은 이들은 베쑨의 이런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P411, 그런 그들이 헌혈에는 주저했던 것이었다. 적이 그들의 땅에 침범했고, 그래서 그들은 그 어떤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 적에 대항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를 뽑아낸다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들로서는 그 미지의 일이 굉장한 공포를 주는 것이었다.

 

P412,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공포감을 느낀다. 그들이나 나난 그 점은 다 마찬가지이다. 두려움을 패퇴시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바로 이해와 지식이다.

 

p.412, “인민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먼저 그들의 학생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얼마나 올바른 지적인가? 보다 좋은 선생이 되기 이해서는 누구나 먼저 보다 좋은 학생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지 않고서는 누군가를 가르칠 수 없다. 그들의 가장 필요한 것,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데 무엇을 가르친단 말인가? 좋은 선생은 그래서 가장 좋은 학생이다.

 

P421, 몸은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내게 있었던가? 나는 지금 아주 대만족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나는 얼마나 부자인가? 매순간을 활기차게 일하는데다, 모두들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돈 같은 것은 지금 전혀 필요하지 않다.
-돈보다 자신의 가치를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선택한 베쑨의 일기의 한 부분이다. 그는 중국의 열악한 환경에서 진정 내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진 것이 없지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 보인다.

 

P429, 이 모든 일에는 올바른 방법과 잘못된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법을 ‘좋은 기술’이라고 하며, 잘못된 방법을 ‘나쁜 기술’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좋은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의술에서 좋은 기술이란 신속한 치료, 보다 적은 고통, 보다 적은 불편, 보다 적은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배우는 것을 미뤄서는 안된다. 우리의 배움, 좋은 기술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

 

P429, “과연 우리는 힘이 자라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을가? 군의관의 의무, 간호병의 의무, 운반병의 의무란 무엇이겠습니까? 단 하나의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그 의무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환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건강과 원기를 되찾고자 하는 그들의 싸움을 돕는 것입니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업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불평과 불만에 빠져 있는 사람도 많다. 정말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봐야 한다.

 

P432, 지도자가 갖추고 있어야 할 자질은 어떤 것들일까요? 그것은 첫째 조직하는 능력, 둘째 지도하는 능력, 셋째 감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계획을 짜는 능력이다.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란 계획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고 올바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이란 계획이 실행되는지 끊임없이 검토하고 오류를 시정하는 것이다. 지도자란 무엇보다 일에 푹 빠져 있어야 한다.

 

P435, 말을 너무 하지 말고 일을 더 하십시오. 자기 자신부터 더 낫게 행동할 수 없으면, 남에게 충고하는 버릇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십시오.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지 마십시오.
-충고는 쉽다. 왜냐면 말이기 때문이다. 감동은 어렵다. 왜냐면 그것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모두 충고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P435, 회의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회의란 필요하고도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것은 완전히 소용없는 것입니다. 말이란 행동의 대체물이 아닙니다. 낱말이란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서 창조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본래의 목적대로 말을 사용하도록 합시다.
-회의는 짧을 수록 좋다. 회의에 모여 있는 것보다 그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P436, 우리 모두 우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관측과 자기 기만에 빠지지 않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의 바람과 우리의 실제 성과를 혼동하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기로 합시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 무자비하도록 합시다. 개인적 허영에 대해서도 잔인하도록 합시다. 또 나이나 지위 또는 경험이 오히려 장애가 될 경우에는, 그것을 무시하도록 합시다. 모든 이론들이 실천이라는 맑고 깨끗한 빛에 종속되도록 합시다. 이럴 때 비로소 우리의 개념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P442, 그가 곧 게릴라 의료봉사의 공식 슬로건이 될 간단한 구호를 채택한 것은 바로 이 회의에서였는데, 그것은 “의사들이여, 부상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라는 것이었다.
-그는 진취적이고 행동파였다. 디트로이트 시절부터 그는 환자들을 찾아다녔다. 아프고 헐벗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인술을 펄쳤다. 그의 의술은 사람을 살리고 주위에 긍정의 기운을 퍼트린다.

 

P471, 우리 병사들이 늘 무기를 가지고 싸웁니까? 무기가 없다고 해서, 그들이 전투를 중단합디까? 그들이 무기가 생길 때까지 전쟁을 중단하겠다고 말합니까? 아니면 적한테서 무기를 뺏어다 싸웁니까? 만약 부목이 없으면 그것을 자기가 만들어서라도 써야 하는 것이 닥터 봉의 의무입니다. 진정한 의사라면 그렇게 일하는 것입니다. 송암구에서 우리는 그렇게 일했습니다. 스스로 의사라 자처하면서 환자들에게 그렇게 무사태평한 자세를 취하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는 항상 의사의 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의사의 의무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거기에 대해 일절의 핑계를 대서는 안된다. 이런 그의 완벽주의는 동료들을 긴장시키고 실수를 막는다.

 

P493, “더욱 좋은 방법은 우리 기동의무대가 직접 전선을 찾아다니며 활동하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망자 수가 현격히 감소될 것입니다. 장군 생각은 어떻습니까?”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정의와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편안함을 기꺼이 포기한다. 그의 이런 태도는 영혼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P508, 저에게는 지금 봉합사가 꼭 27개 남아 있습니다. 이것마저 떨어지면, 저는 상처를 꿰매는 데 사용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명해야 할 판입니다.
-타고난 낙관론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삶을 보았을 때 만약 봉합사가 떨어진다면 분명 새로운 것들을 개발해 낼 것이다.

 

P509, 그러나 저는 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화약고와 피냄새가 진동하는 전쟁터에서 그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실현하는 이 척박한 곳을 즐기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그리고 진심으로 즐겨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

 

P535, “그러면 부상병들도 뛰어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계단의 돌이 하나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그는 뒤따르는 수행원들에게 말한다. 왜 작고 소소한 이런 것들까지 신경을 쓰지 않는지 안타까워하고 있다.

 

P539, “의사의 일에 귀하고 천한 일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 실천주간운동의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이것을 진찰기의 의료종사자들에 대한 대중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던 것이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의사들과 노동 실천주간을 가졌다. 그들은 엄격한 생활을 하였으며 의사라는 권위를 내려놓을 것을 호소했다.

 

P540, “무슨 회의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는 회의를 연기해야 할 것 이납니까? 우리는 지금 전투중입니다. 부상병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겁니까?”

 

P541, “부상병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나한테 쉬라고 명령해 보았자 소용없습니다.”
-그는 진정 위대한 의사이다. 몇날 몇일을 꼬박 수술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의무 자신의 일에 온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진정한 의사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P559, 전선에세 활동할 기동의무대들을 계혹 확충해 나가는 한편으로, 새로운 의료훈련소를 설립하여 자라나는 세대들 속에서 중국인 의사들과 중국인 간호사들을 양성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일이 앞으로는 기동의무대들의 활동 못지않게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는 교육을 위해 틈이 나는대로 의학교본을 작성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의 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열악한 환경에 불만을 가지기 보다는 어떻게든 고난을 극복해보려고 했다.

 

P565, 그는 침묵의 세계에 빠진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일을 계속할 것인가? 사람들은 그에게 말을걸 텐데, 그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수술실에서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았다.
-피로 누적에 따른 베쑨은 일시적 귀가 들리지 않는 현상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그는 수술걱정과 부사병들에 대해서 걱정한다. 자신의 쓰임이 없을 것에 대해서 고민이지 귀가 들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초연하다. 자신보다 더 큰 대의를 위해 살아온 위대한 의사이기 때문이다.

 

P568, 전에 그는 닥터 노먼 베쑨으로서 그 꿈을 찾아 더듬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이곳 평원과 산악에서 그 꿈의 실체를 분명하게 발견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노먼 베쑨이 아니라 백구은이었다. 이제 그는 예전의 그 수많은 희망과 염원을 현실속에서 구현시키기 위하여 남아 잇는 생애 동안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지난날 그렇게 광포하게 흘려버린 세월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이제 미친 듯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스페인 내전, 디트로이트의 가난한 삶을 계기고 그는 변한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그는 스스로의 길을 떠난다. 변화는 사람에게 어떠한 의미인가? 이제 그는 완벽히 백구은이 되었다. 힘없는 민중들을 치료해주고, 부상병들을 살리는 중국의 영웅이 되었다.

 

P581, “오히려 잘됐군. 철수할 때 짐이 가벼울 테니 말이세. 아무것도 아닐세. 손가락 하나를 베었어. 빌어먹을! 고무장갑도 없이 수술을 해야 하다니!”
-그는 긴박한 수술에서 고무장갑 없이 수술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게 된다. 급한 김에 옥도 용엑속에 집어 넣고 나머지 일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그는이 작은 상처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P589, “부대원들한테 당장 떠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게. 자네들 나를 병자 취급하는가? 손가락 하나가 곪았을 뿐이야. 그 이상 아무일도 아닐세. 바보들! 자네들은 나를 기관단총처럼 써먹어야돼. 자 그럼, 부대원들이 즉시 떠날 준비를 갖추도록”
-서서히 죽음을 앞둔 베쑨은 혼잣말처럼 되니인다. 눈물이 날 정도로 짠했다. 그 열악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신의 지친 영혼조차 보듬을 수 없는 그를 보고 있자니, 따뜻한 곳에서 매일 환경 탓만 하고 있는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

 

P595, “자네들 잠시 여기서 나가주게나. 혼자 좀 있고 싶구먼.”
-베쑨은 이제 마지막에 왔다. 그가 의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의 몸 상태를 알고 있다. 그는 이제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을 정리하고자 한다. 나는 그의 이 말이 가슴이 아팠다. 영웅은 고독조차 아름답다.

 

P597, 제가 이곳에 와서 아주 행복하게 지내다 갔다고 그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한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 가지,제가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하고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유서에서 그는 자신이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적는다. 정말이지 두손 두발 들었다. 그의 이런 일에 대한 사명감 신념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것이리라.

 

P599, 지난 2년은 제 생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기간이었습니다. 때때로 외로움도 느꼈지만, 저는 이곳의 사랑하는 동지들 틈에서 최고의 생활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쓸 힘이 없군요. 당신과 모든 동지들에게 크나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베쑨의 유언의 마지막 부분이다.

 

P603, 수술 환자가 더 없나?메 명의 일본군 포로, 그들도 들여보내게. 이 고통의 공동체 속에서는 적이란 것이 있을 수가 없다. 그 피로 얼룩진 군복을 잘라버려라. 그 출혈부위를 지혈시켜라. 그들은 다른 부상병들 옆에 눕혀라. 그들도 물론 우리의 형제인 것이다. 이들이 직업적인 살인마들인가? 아니다. 이들은 무장한 아마추어일 뿐이다. 이들은 군복을 입은 노동자일 뿐이다.
-의사로써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데 선과 악은 없다. 일본군 역시 노동자일 뿐이다. 그들의 목숨 역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P604, 소수 부유한 반동배들이, 소수 계급의 사람들이 무수한 사람들을 설득하여 마찬가지로 가난한 또 다른 무수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파괴시키게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단 말인가? 이 부유한 사람들이 더욱 더 부유해질 수 있도로? 무서운 생각! 그들이 어떻게 이 가난한 사람들을 설득하여 중국으로 보냈는가? 그들에게 진실을 말함으로써? 아니다. 진실을 알았다면, 그들은 결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베쑨은 적에 대한 명확함이 있었다. 그는 돈에 노예가 되어 인간성을 상실한 이들을 증오했다. 결핵을 경험하면서 그는 완전히 다시 태어났고, 스페인과 중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드디어 큰 의사가 되었다.

 

P608, 일반 민중들에 대한 닥터 베쑨의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교훈입니다. 우리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 자체가 그의 인격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깊은 흔적을 남겨놓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그의 무사 정신을 다투어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민중들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출발점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개인은 커다란 능력을 가질 수도 있고 또 아주 작은 능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사정신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모두 민중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내더너지는 중요한 인간, 완전한 인간, 덕 있는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P614, 베쑨의 삶 자체가 위대한 사람들에게는 그들 힘의 원천이 되는 민중들을 되돌아보게 하며, 또 일반 민중들에게는 누구나 위대한 도정에 오를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웅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더 위대해지고 누군가는 더 비참해진다. 그것은 시대에 따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영웅은 그 시대의 불합리함과 모순을 똑바로 직시하고 실천으로 옮긴다. 베쑨은 진정 위대한 사람이다.

 

P616, 그의 인생 행로 하나하나가 모종의 내부적 힘에 의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생명에 대한 존중, 모든 인간의 생명에 대한 끝없는 애정으로부터 나오는 힘이었다. 나는 이 의사가 보여주는 철저한 자기 각성과 지칠 줄 모르는 소명의식과 뜨거운 인간애 앞에서 작업 도중 간간이 눈물이 왈칵왈칵 솟구치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몇번씩 코큿이 찡해지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베쑨을 보고 있자니 내가 얼마나 불만많은 떠벌이였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업에 성실했고, 인간에 대해 다정했다. 그리고 돈과 명예 권력같은 권위적인 것을 경멸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영웅이다. 그가 더욱 유명해져서 그의 글들이 다시 읽히고 다시 읽혔으면 좋겠다.

 


내가 저자라면

■ 책의 목차와 뼈대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특히 위인전 성격의 책이므로 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삶의 과정을 모두 다루고 있다. 처음 도입부에서 베쑨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부분은 영화같은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1장, 우리시대의 영웅
베쑨의 출생에서부터 그의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그가 의학 공부를 하고 그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린시절 그의 총명하고 남과 다른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그리고 방탕한 유럽생활과 프란시스와의 결혼과 결핵에 걸려 요양원에 들어간 이야기,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결핵을 이겨낸 이야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젊음을 소개한다.

 

2장, 생명의 칼 정의의 칼
디트로이트에서 개업을 하고 그는 의술과 사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좋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가에 대해 갈등한다. 그는 자신의 특기인 의술을 이용하여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한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사회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는 공산당에 가입하고 의료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자신의 칼을 든다.

 

3장, 스페인공화국
이탈리아의 파시스트들에 의해 곤경에 처한 스페인을 구하기 위해 의료대로 파견된다. 그는 거기서 전장의 참혹함을 깨닫게 된다. 그와 함께 전시의료체제를 확립하고 수혈은행이라는 시스템을 고안해 낸다. 전쟁 중 몬트리올로 돌아와 수많은 명연설을 한다.

 

4장, 중국 인민의 영원한 동지
스페인 내전을 경험하고 그는 스페인보다 훨씬 상황이 나쁜 중국에 자원하게 된다. 그곳에서 일본과 장개석 국민당과 싸우고 있는 중국 공산당을 돕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의료 시스템을 개발하고, 의무병과 중국 의료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피로와 전쟁의 위험에서 싸우면서 많은 부상병을 치료하고 수술중 손가락 부상으로 폐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그는 참 인생에 굴곡이 많다. 굴곡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그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두차례의 큰 전쟁에 직접 뛰어든다. 한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도 경험하였다. 그는 그 모든 것들을 오롯히 즐기고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특히 가장 옆에 있던 작가가 베쑨을 경험하면서 적은 책이기 때문에 사실성이 있고, 현장감이 살아 있었다. 책이 끝나갈 수록 초초해졌고, 안타까웠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새벽 3시에 이 책을 다 읽고 그날 깊이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아래의 베쑨의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오! 우리는 민중 속으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오. 앞으로는 더 이상 사적인 치료에만 메달려서는 안 되오! 우리 의사들이 의료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오. 저 창 밖을 보시오. 저 거리에 있는 집들을 보시오. 저기가 바로 우리 의사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오. 모든 집마다, 모든 도시마다, 모든 마을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우리 의사들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가 발전된 의술을 가지고 마지막 환자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서 결핵의 완전 퇴치를 바란다면, 그것은 한낱 헛된 꿈일 뿐이오. 우리는 환자들이 돈을 싸가지고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오. 우리가 먼저 병에 걸리기 전에 그들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결핵에 걸리지 않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미 병들어 있다면 신속히 그것을 퇴치해 주어야 하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며 말이오.” 적극성, 단호함, 그리고 소탈함, 베쑨은 영웅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 보완점
책에 조금 더 많은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베쑨의 인물에 대한 묘사 부분이 사진으로 대처되었다면 훨씬 피부로 와 닿는 것이 많았을 것 같다. 구글에서 찾은 몇장의 이미지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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