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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8일 11시 47분 등록

 

첨부파일 참조해 주세요~

사진 및 자료가 올림 상태가 자꾸 어그러져서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보시기 불편하시겠지만~

다음 번엔 더 신경쓰겠습니다.

 

 

닥터 노먼 베쑨

Dr.Norman Bethune

 

테드 알렌 ․ 시드니 고든 저, 천희상 옮김, 실천문학사, 2010.

 

 

1. 저자에 대하여

 

■ 테드 알렌 ■

 

■ 테드 알렌의 편지

To. 베쓰.

 

내 얼굴이 보입니까? 허연 머리와 희끗한 구레나룻을 가지고 잠시 웃어 보았죠. 얼핏 누군가 나를 보고 헤밍웨이가 떠오른다고 합디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서 멕시코만을 지긋이 바라보며 파이프를 옆으로 물고서 나도 낚시나 하는 노년을 생각했수다. 그런데 웬걸! 이런 젠장맞을. 마지막까지 나를 이렇게 부화가 치밀어 오르게 하다니요. 아직도 파시스트와 맞서 싸우던 기질이 내게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아, 그런데 헤밍웨이라니요. 우리가 같이 헤밍웨이를 만났던 그 날을 기억합니까? 스페인에서요. 처음 보자마자 당신과 헤밍웨이는 서로 싫어했죠. 당시만 해도 나는 이제 스물, 헤밍웨이는 40대 중후반이였을 겁니다. 당시 나는 그의 단편들을 너무 좋아했고 그는 작가로서 나의 영웅이었죠. 아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가 출간되기 전이었지만 난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와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를 정말 좋아했지요. 나중에 내 책 서문을 써 달라도 요청할 정도로 헤밍웨이를 좋아했지만 1946년 어느 날, 내가 그걸 거부했지요. 나중에 헤밍웨이 서가에 그 때의 내 책 사본이 있더라나요.

아무튼 10대 그 시절부터 나의 기질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하지만, 젊은 열기 이외에도 시대적 상황이 나를 이끌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죠. 나의 십대는 대공황의 시기였고 내 주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였으니까요. 그들로부터 정치, 문학, 과학 등 새로운 것에 대해 눈을 떴고 나는 무엇이든 읽었고, 또 무엇이든 썼죠. 14살에는 어머니 잔소리를 피해 하루종일 지하실에 숨어서 글쓰기를 한 적도 있었죠. 이렇게 열심히 읽고 쓴 덕분에 내가 기자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10대 후반에 Daily Clarion(캐나다 공산주의 일간지)의 리포터 및 기자가 되었을 때, 난 열렬했죠. 파시스트 조직에 침투하기 위해 내 유대인 이름 Alan Herman을 Ted Allan으로 개명까지 하면서 말이죠. 또 여전히 단편들을 썼고요.

무엇보다 그렇게 생활을 했기에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날을 맞이하죠. 바로 1934년, 내가 18살이던 그 때 말입니다. 나는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당신의 44세 생일 파티에 초대했잖아요. 와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당신은 병원 외과 과장에 지역의 유명 인사였죠. 내가 오래 전부터 존경해 오던 분이였으니까요.

좌파 문학 잡지에 내 첫 단편을 출판했고 당신은 그 이야기에 반했다며 나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그 명랑한, 활발한, 바리톤 음성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당신의 생일파티에서 당신은 나에게 사인 요청을 했지요. 44세와 18세, 나이 차이가 좀 창피하긴 했지만 우린 친구가 되었고, 아니 나는 내가 어린 날 아버지에게 주고 싶던 모든 사랑과 존경을 당신에게 주고 싶었고 그리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아버지같은 존재였어요. 그리고 나는 믿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아들처럼이었다고요. 당신의 우정과 후원 덕분으로 나는 엘리트 그룹에 합류할 수 있었고 그건 내 자신의 의견과 상태를 변화시켰습니다.

당신이 이동 수혈장치를 개발하고 나는 당신을 따라 스페인으로 가고 싶었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어요. 겨우 어머니의 허락을 얻고 국제여단에 가입하여 스페인 전장에서 특파원 역할을 하면서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나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준 타자기를 보면서 얼마나 놀라고 감사했는지. 당신은 그곳에서 여러 가지로 나를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스페인으로 건너 올 때 만난 나의 친구들이 모두 죽었을 때 나는 그 슬픔을 감당하지 못해 정말 힘들었죠. 내게 휴식이 필요하다며 산책하면서 난 또 느꼈죠. 나는 당신이 너무 술을 그렇게 마시지 않았으면 했고, 화내지 않았으면 했고, 그렇게 성마르지 않았으면 했죠. 때때로 그것은 나를 무섭게 합니다. 당신의 실수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차량이 전복했던 것을 기억합니까? 아우, 그 때 우리를 스치던 총성들!

내가 그때 전사한 친구 존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기억하시죠? 존은 스페인으로 가는 배에서 만난 그는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편지를 그의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했는데, 나는 존의 아내 케이트와 결혼했답니다. 인생은 얼마나 많은 연결고리를 짓는지. 1943년에 아들을 낳았죠. 나는 내 아들에게 Norman Bethune Allan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그래요. 당신의 이름이죠. 당신은 나의 우상이고 당신은 나의 사랑이니까요. 나는 당신을 정말 존경합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받은 그 은혜를 어찌 말로다 설명할 수 있을런지요.

당신과 헤어지고 당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시간, 당신의 신념과 당신의 의지와 당신의 행동과 당신의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당신이 정녕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요. 당신을 기리고 싶었습니다. 1942년부터 나는 당신의 전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나는 리틀 브라운의 편집장 앵거스 카메론과 함께 잠시 동안 일했습니다. 나는 약 수천 페이지를 작성했지만, 혼자서 완료할 수 없었습니다. 나의 친구 시드니 고든의 도움으로 1952년에 "The Scalpel, The Sword"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어 캐나다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시드니와 공동저자로 이 책을 출간했지요. 그가 많은 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그는 동베를린으로 옮겼지요. 그리고 결국 공산주의 신봉자로서 거기서 살다가 갔습니다. 사실 이 전기는 당신의 공이 큽니다. 나는 많은 부분을 당신의 편지와 일기를 참조했습니다. 그것이 없었더라면 당신의 생각들을, 내가 표현해 낼 수 있었을까요.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사실적인 전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당신은 내게 많은 기억을 주었지만 나는 나와의 그런 일들은 배제한 채 당신에 관한 담담한 형태로 당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당신과 나의 조국 캐나다에부터 당신을 알리고 싶었죠.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공은 모두 당신 덕분입니다.

하지만, 난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극대본을 많이 써왔던 것만큼 이것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나는 30년 이상을 애를 썼습니다. 영화를 만들기까지 나의 전력과 이 작품이 공산주의를 미화한다는 여러 비판으로 많은 싸움을 벌여야 했지요. 그런데 이 작품을 기반으로 한 당신에 관한 문학작품과 영화작품이 나타났습니다. 거기에서 묘사되는 당신의 모습이란, 생각할수록 화가 납니다. 당신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변조하는 일에 대해 나는 그 모든 것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당신을 그려내고 싶고 외과의사로서 전쟁터에서 사망하는 이들을 돌보는 혁명가의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그것이 당신이니까요. 그런데도 당신은 ‘만신창이의 패배 속에서 한때 신봉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쓰디쓴 환멸감을 느끼며 미몽에서 벗어나는 한 미몽주의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직도 당신의 존재에, 당신이 행한 그 모든 일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있는 것이겠죠. 보세요. 이것이 당신의 힘이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당신의 영향력입니다.

나 역시, 나를 괴롭혔던 그 무리들에 대해 한바가지 욕을 퍼부어 대고 내 갈 길을 가자하며 살았습니다. 1957년에 노동-진보당을 떠났습니다. 1957년 그 때는 흐루시초프의 비밀 연설, 소련의 헝가리 침공, 그리고 소련에서 반유대주의가 국가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 폭로 등으로 불거진 위기 상황이 연이어 발생해 그 당이 분열되었던 때죠. 파시스트와 대적했던, 전쟁에서 기사를 쓰고 전송하던 그때의 테드는 공산주의자로 블랙리스트가 된답니다.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었죠. 덕분에 미국, 영국, 여러 나라를 돌고 돌았네요.

내 인생에서 내가 아카데미 상을 받은 걸 아시나요? 1976년 “Lies My Father Told Me”의 영화대본이 아카데미 최고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1950년대 제가 영국 미디어와 오락 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거든요. 초기 영국 tv방송에 선구적인 작가였다구요, 내가. 하하. 물론, 조국에선 아니었지만요. 1970년대 대서양을 건너 런던에서 뉴욕, 몬트리올, 로스앤젤레스로 왔다 갔다 하다가 1970년대 후반에 헐리우드 근처에 정착했습니다. 거의 영화와 함께 살다시피 했죠.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기도 했으니, 이만하면 나의 재능도 우쭐할 만하죠?

1990년에 마침내 당신의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주인공을 맡았던 도날드 서덜랜드하고도 엄청 싸웠죠. 당신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서 우리는 정말로 끊임없이 충돌했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이 잘못 전달되지 않기를 정말로 간절히 바란 나의 마음을 알아주시려나요?

어린 시절, 나를 이끌어주었던 당신을 되살리면서 나 또한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이었습니다. 그 많은 시대적인 격랑 속에서 당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의 삶이 그 수많은 환자들의 삶이, 스페인 전쟁의 부상병들이, 중국의 그 수많은 환자와 인민들이 얼마나 안타까운 삶을 살았을까요?

 

  

   

allen_ted_250 테드 알렌.jpg

 

 

•출생/사망

1916.1.26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 1995.6.29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도

 

•활동 분야

작가, 극자가, 배우, 신문기자,

 

•발 자 취

본명 Alan Herman, 파시스트 조직 침투 위해 가명 사용

 

 

1930년대 캐나다 신문의 공산당을 위한 클라리온 뫁트리올 기반 기자

 

 

1934. 스페인에서 노먼 베쑨을 만나 친구가 됨.

 

 

1937. 매켄지 파피노 대대에 합류해 파시즘에 맞서 싸움

 

 

1957. 노동-진보당 탈퇴

 

 

1976. “Lies My Father Told Me” 골든글로브상 각본상 수상 및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1970년대. 런던에서 뉴욕, 몬트리올, 로스앤젤레스로 왔다 갔다 하다가 1970년대 후반에 헐리우드 근처에 정착

 

 

•저 서

1939. This Time a Better World about the Spanish Civil War

Ted Allan

 

<시나리오>

1950. Son copain (1영화)

<mage Copyright©Lois Siegel>

 

<극대본>

1952. The Money Makers (TV-1952)

(http://www.normanallan.com),

 

 

1952. The Scalpel, The Sword(시드니 고든과 공저)

……

Minstrel Boy of the Twentieth Century

……

 

 

1962. The Webster Boy (영화)

 

 

1975. Seven Times a Day (영화)

 

 

1975. Lies My Father Told Me (영화)

 

 

1980. It Rained All Night the Day I Left (영화)

 

 

1980. Falling In Love Again (1980-C)(영화)

 

 

1984. Love Streams (1984-C)(영화)

 

 

1984. I'm Almost Not Crazy...John Cassavetes:The Man and His Work (영화)

 

 

1990. Bethune: The Making of a Hero (영화)

 

 

3. ‘내가 저자라면’

 

■ ‘닥터 노먼 베쑨’의 목차 및 전체적 뼈대

 

 

서문

헌사

 

제1부 우리 시대의 영웅

제2부 생명의 칼 정의의 칼

제3부 스페인 공화국

제4부 중국 인민의 영원한 동지

 

에필로그

 

이 인물사는 베쑨의 생애를 시간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물론 시작은 그의 죽음으로 출발하여 과거를 회상하는 형태이다. 베쑨이 성장하던 어린 시절과 의학을 공부하기까지의 시절을 제1부 우리 시대의 영웅에서 기록하고 있다. 제2부는 생명의 칼 정의의 칼이라는 제목으로 의사로서 결핵에 걸려 이 병을 극복하고 다양한 수술기구들을 개발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다루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될 당시의 제목이 바로 이 제2부의 제목이다. 제3부는 스페인내전이 일고 있는 전장에서 혈액을 공급하며 활약한 모습을 다루고 있다. 제4부는 중국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병원을 세우고 의료진을 양성하는 베쑨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공저자들이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들은 베쑨의 일기와 편지 등을 수록하고 그의 생애를 설명하기보다는 기술하였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도입부와 결말 부분이 일치하는 것 역시, 현재에서 과거 회상씬으로, 그 현재에서 또다시 과거 회상씬으로 연결되는 것 역시 영화적인 느낌을 갖게 했다. 그러고 저자를 찾아보니, 저자가 각본가였다. 그렇기 때문인지, 묘사적인 부분이 매우 부족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베쑨 자신의 기록으로서 그 감정이나 사고를 제시하고 있지만, 저자들의 일종의 해석이랄까. 저자의 의지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느낌이 덜했다는 것이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아무래도 실제 삶을 살아간 이의 인생을 엿보게 되면, 특히 그가 영웅으로 칭송받는 이라면, 그가 살아온 인생 전체가 감동이다. 따라서 어떠한 부분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가 살아온 인생을 평가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약간의 주저함이 생긴다. 결국 나는 그의 삶에서 애처롭고 애처로운 사건에 대해 감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전기를 인물의 생애로 보지 않고 그냥 하나의 글로서 생각한다면, 그의 일기와 편지들이 생동감이 느껴져 좋았다. 1부에서의 그의 글들은 그의 내적인 변화와 비교적 개인적인 상황과 인과에 의한 변화와 각성이라면 2부 3부와 4부는 개인을 탈피하여 세계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변화를 보다 힘차게 각성하는 것이라 유달리 느껴진다. 실제 그가 공산당원이 되면서 하는 연설이나 병원을 설립하면서 하게 되는 연설들, 친우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에서 그의 현실 속에서의 생각이나 느낌이 묻어나 있어 그러한 편지들에 담긴 글이 매우 좋다.

베쑨은 의사로서 자신의 본분을 통해서 사회적인 변혁까지를 생각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작은 의사에서 큰 의사로 변화되기까지 사회현실을 인식하며 주장하는 국민보건에 대한 그의 생각, 사회복지에 대한 생각에 대한 담긴 글들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복지과잉시대라고 부르지만 아직 보편적 복지보다는 잔여적 복지에 대한 개념이 행해지는 이 시대에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그의 말을 덧붙인다.

 

p205 국민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질병을 재생산하는 경제체제 자체를 변혁시킴으로써 무지와 빈곤가 실업을 없애는 것입니다. 환자 개개인이 자신의 치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현재의 관행으로는 국민보건을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관행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며 소비적이며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우리 의사들과 개인 자선가들 그리고 박애단체들이 그 존속을 도와왔습니다. 그것은 19세기의 개막기에 일어난 산업혁명과 함께 이미 1세기 전에 마땅히 사멸되었어야 했습니다. 사회의 각 부문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사적 건강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건강문제가 다 공적인 것입니다. 일단의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병에 걸린다면, 그것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국민보건이라는 문제는 정부의 주요한 책임이자 의무로서 인식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p208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반대자들이 강조하는 주요 반대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입니다. 첫째, 창의력이 사라지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아마도 인간 당나귀들은 이 현대적 야만상태 속에서 당근이 코 앞에서 자신을 유혹해 주기를 바라는 모양입니다만, 그 당근이 반드시 황금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명예의 꽃다발도 그 역할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관료주의화의 위험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밑에서 꼭대기까지의 민주적 조직통제에 의해 억제될 수 있습니다. 셋째, 환자 자신이 의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역시 가공의 신화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유감스럽게도 환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 자신의 입에서 나오고 있을 뿐입니다. 예컨대 환자에게 제한된 선택권을 주어서 소수의 의사들 가운데 담당의사를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인데, 만약 환자가 그 의사들 모두가 다 싫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입니까? 이 의사는 이렇고 저 의사는 저렇다면서 따지고 드는 환자가 있다면, 그런 환자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할 것입니다. 암거위를 요리하기 위해 쓰는 소스는 또한 숫거위를 요리하는 데에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의사가 환자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언어도단입니다. 99%의 환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치료의 결과이지 의사의 개성이 아닙니다.

 

■ 보완점

 

많은 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쉽게 읽혀질 수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베쑨이 49세의 나이로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의 삶은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삶의 굴곡을 굳이 롤러코스터처럼 기술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극적인 장치는 필요하리라 보는데, 매우 조용조용 다가오는 느낌이다. 그것은, 어쩌면 처연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아마도 어떠한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을 그가 보낸 편지와 일기들로 정적인 느낌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은 그가 의사로서 활동한 것과 전쟁이라는 특수하고도 당시 보편적인 상황에 처한 역동적인 그의 삶을 조용히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그보다 더 역동적인 그의 생각들이 더욱 부각되는 듯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의 생각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베쑨 자신이므로 공저자들이 그의 생각을 평가한다면 매우 어정쩡했으리라 보는데, 그만큼 그의 일기와 편지들이 수집되어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다행이라고 본다.

서문을 통해 이 책의 저자가 베쑨과 안면 없는 기자이고 그 기자에게 베쑨의 이야기를 전한 이가 친구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저자에 대한 기록을 통해 신문기자 출신인 저자가 베쑨과 친분이 있고 베쑨과 친분없는 저자의 친구가 자료를 수집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고 다시 보니 저자는 자신과 베쑨의 친분이 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 본 베쑨과의 일화를 묘사하지 않고 있다는 데 놀랐다. 그 자신이 희곡이나 영화각본을 많이 쓰고 신문기자로 활동해서인지 영화적 대본 느낌과 함께 전체적으로 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저자가 본 베쑨의 모습이라거나, 다른 모습들을 기술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 오히려 베쑨 자신의 기록들을 중심으로 엮어 가다 보니 이는 자서전을 읽은 듯한 모습이다. 다른 인물에 대한 평전들을 보면, 어쩔 때는 지나치게도 저자의 개입이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물론 이 책은 그런 방해를 조장하는 느낌은 없지만,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보다 베쑨을 이끌어내는 묘사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묘사가 각 장의 시작뿐만 아니라 베쑨의 일기나 편지와 함께 나타나면 더 좋았을 듯 했고, 베쑨이 죽는 장면에서 멈춰지는 것이 아니라 베쑨의 행동과 그의 존재가 변화를 이끌었던 중국 마을에 대한 이야기도 더 덧붙여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살아남은 베쑨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 관한 이야기가 부록으로 소개되었으면 하는 이야기도 남는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많은 등장인물들은 분명 실존인물임에도 가명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아쉽다. 아마도 익명으로 요청받았던 듯 한데 이 전기가 보다 사실적일 수 있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세심함이 필요했을 듯 보인다. 더구나 베쑨 자신 그의 생애에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의 일들을 이루어냈을 터인데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별로 없어서, 베쑨이 살았던 그 시대 그 인물들과 베쑨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도록 설명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베쑨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홀로 각성하고 홀로 행동하는 인물인 듯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조금 언급되는 인물에 대한 주석을 통한 소개와 관련된 사진들이 첨부되었으면 하고, 무엇보다 베쑨의 기록들을 참고하고 있으니, 어느 한 장이라도 베쑨의 자필 편지나 일기를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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