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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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3일 23시 27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1. 저자에 대한 기록

 
■ 저자의 이력
1954년 1월 15일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서강대에서 역사학, 경영학을 공부하고 1980년에 IBM에 입하사여 영업관리직과 변화경영혁신 팀장을 지냈다. 2000년 IBM에서 21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1인기업 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한다. 이곳에서 그는 변화경영전문가로 저서활동과 강연활동 그리고 연구원 제도를 통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작가이기도 하고 강사이기도 하며 연구소를 운영하는 소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철학과 사상을 전파하고 사람들 마음에 변화를 선동하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술활동은 43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한다. 1998년, 내면의 외침에 대한 답으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2013년 <그리스인 이야기>까지 현재 19권의 책을 세상에 내놨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전문가가 뽑은 '90년대 책 100선'에 선정되었고,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는 동아일보가 뽑은 '2001년 전반기 읽어야 할 책 10선'에 선정되었으며,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2004년 리드앤리더 자문위원단이 뽑은 국내외 '비즈니스 명저 40'에 선정되었다. 비록 늦은 등단이였지만 그가 내놓은 책마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할 것이다”라고 말한 그는 저서 활동외에도 다양한 강연활동을 통해서 강사로써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2005년에 삼성 SDS e캠퍼스로부터 3000명 강사중 최고의 강사로 선정되고, 같은해 KBS 라디오 '구본형의 성공시대'를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한다. 현재는 EBS에서 <고전읽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서양 고전을 읽어주고 이를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그의 철학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독자들의 자기 혁신이나 변화를 도와준다.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날카로운 그의 문장들은 따스하면서도 정확하다. 변화경영전문가에서 변화경영사상가로 그리고 변화경영 시인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삶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 저서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생각정원, 2013)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와이즈베리, 2012)
‘깊은 인생(휴머니스트, 2011년)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뮤진트리, 2011)
‘구본형의 필살기(다산라이프, 2010)
‘더 보스 : 쿨한 동행’(청림출판, 2008년)
‘세월이 젊음에게’(청림출판, 2008년)
‘아름다운 혁명 공익비즈니스’(세종연구소, 2007년, 공저)
‘사람에게서 구하라’(을유문화사, 2007년)
‘공익을 경영하라(을유문화사, 2006년)
‘코리아니티 경영’(휴머니스트, 2006년 출간, 2007년 ‘코리아니티라는 제목으로 개정판)
‘일상의 황홀’(을유문화사, 2004년 출간)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휴머니스트, 2004년 출간, 2007년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개정판)
‘내가 직업이다.’(북스넛, 2003년 출간)
‘사자같이 젊은 놈들’(김영사, 2002년 출간)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휴머니스트, 2001년, 2007년 개정판)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김영사, 2001년)
‘떠남과 만남’(2000년,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월드클래스를 향하여’(생각의 나무, 2000년)
‘낯선 곳에서의 아침’(1999년,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익숙한 것과의 결별’(1998년, 2008년 을유문화사 개정판)

 

 

■ 저자의 삶
저자의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고,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아본다.

 

나를 바꾼 경험
1991년 IMB 재직당시 그는 혁신 전문가 양성을 위한 심사관 제의를 받는다. 그는 싱가폴에서 열린 4일간 회의에 참석한다. 자신감이 넘쳤지만 아무 준비없이 참석했던 회의는 비참한 기분을 느낀다. 평가 모델을 훈련받지 못한데다가 영어를 하지 못했던 그는, 그곳에서 절망과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준비되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에 대한 회의감과 변화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밥벌이 회사원이 아닌 ‘변화경영전문가’로서 비전을 가지게 된다.

 

습관의 힘
1997년 한달간의 단식을 통해 그는 자기안의 ‘글을 쓰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 이후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에 두시간씩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생활을 한다. 간절하게 변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의 습관은 어쩌면 숭고한 의식같아 보이기도 하다. 이러한 수련을 통해 6개월 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고 이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인기 작가가 된다. 고요한 새벽시간에 일어나 2시간동안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얼마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했는지 짐작이 된다.

 

변화경영사상가
직장에서 ‘경영혁신’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은 그가 훗날 ‘변화’를 화두로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키는 그의 비전은 기존의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인간이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된 지식 사회에서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하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평범한 이들의 변화된 삶을 선동하는 사상가이다.

 

변화경영연구소
2000년 21년간 다니던 IMB을 그만두고 당시에는 생소하던 1인 기업을 만든다.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나 자기 자신을 고용한 것이다. 이곳에서 그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집필활동을 하면서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바라는 이들을 위한 멘토 역활을 한다. 2005년부터는 꿈벗과 연구원을 모집하여 가르치는 활동을 시작하였고 연구원 과정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아 전문가가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는 나침반 역활을 하고 있다. 변화경영연구소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10년이 지나면 어떤 연구원들은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그 일을 직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공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 의도이고 내 나눔의 본질이다. 책을 보고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책을 쓰다 보면 기량이 높아질 것이고 이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좀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함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꾼다. 한때 직장인으로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은 전문가들이 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동지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여의 방식이며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 저자의 말
말이란 그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소리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보면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그 사람의 진실성이 드러난다. 구본형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그의 인터뷰와 글들을 찾아보았다.

 

"스승은 점차 자신이 필요 없어지게 만드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스승은 제자의 마음에 각인 됩니다. 진정한 스승을 모셔 본 사람은 평생동안 스승을 잊지 못합니다. 진정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존경으로 채색됩니다. 이런 마음이 오고가는 관계가 스승과 제자의 인연입니다. 그래서 사제관계는 ‘근본적인 삶의 유대’에 소고합니다. 훌륭한 스승과의 인연은 삶의 축복입니다"
훌륭한 스승은 존재 자체가 가르침이다. 좋은 스승은 은은하게 풍기는 삶의 향기만으로도 제자를 가르친다. 삶과 교육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제자는 스승이 의도적으로 뭔가를 가르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이런 문구를 찾아낸 구본형이라는 작가는 분명 이런 생각으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만들 것이리라. 이타적이고 희생할 줄 알며 남을 돕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이 통하면 제자 역시 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박하고 치열한 우리네 삶에서 이처럼 정겨운 스승과 제자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서른 살 10년은 성취에 몰두해야 할 시기다. 이때 이루어 낸 것이 없으면 그 다음 마흔 살 10년은 통째로 흔들려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렵다. 서른살 10년의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이때의 10년은 성취를 위해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한다.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한때를 바닥에서 박박기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좋다. 어두움은 늘 위대하고 비옥한 토양이다. 한 시인의 표현을 빌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끊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량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이런 것들이 바로 30대를 만드는 힘들이다"
30대는 참으로 좋은 시기이다. 취업의 험한 파도를 지나 어느정도 안정되는 시기이다. 결혼을 하고 신체적으로 왕성하며 새로운 인생의 즐거움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재밌는 것들이 늘어날 수록 수련을 게을리 하게 되고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젊음을 무기로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기 쉽다. 현실에 안주하여 먼 미래를 보기 힘든 시기이기에 많은 이들이 30대를 흥청망청 보내게 된다.
그는 진심으로 안타깝다. 변화를 하지 않으려는 30대,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휩쓸려가는 30대, 훗날을 위한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지 않는 30대들이 걱정이 된다. 이것은 방황하는 젊음을 위한 충고이다. 그의 저서 <필살기>에서 말하는 탁월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30대부터 진지한 삶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는 먼저 살아온 입장에서 30대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지 않는 바램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이리라. 정신없이 아둥바둥 살아온 나의 30대들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기분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는 일의 경험 밖에 없으니 또 그걸 하면 실패할 우려가 커진다. 자신의 기질적 특성과 맞는 것을 찾고 자기를 다 걸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 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을 고용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진실되다. 자신이 겪었거나 고뇌한 이야기만 한다. 거짓말이나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는다. 그는 실제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기업을 세웠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회사이기에 제2의 인생은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자신의 장점이 글쓰기라는 것을 깨닫고 43세의 늦은 나이지만 모든 것을 걸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거기에 목숨을 걸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실제로 해냈다.

 

"그는 ‘밥’이라는 현실 앞에서 ‘꿈’을 포기하고 있는 수많은 ‘염소처럼 사는 호랑이’들에게 ‘변화를 두려워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며 ‘평범함이 비범함으로 바뀌려면 세월과 반복으로 한 분야를 들이파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의 글들을 보면 일관되게 노력하는 삶 후천적 노력을 강조한다. 노력과 훈련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일반인의 변화된 삶을 바라는 그의 글들은 ‘어제보다 내일을 더 아름답게 살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오늘도 희망이 되고 있다.

 

 

 

1-2. 개인적 평가


‘행하지 않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이라는 옛 격언이 있다. 입으로만 말하고 실제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모르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모두들 정직하게 살자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직한 사람이 더 적다. 법과 원칙을 지키자고 말하는 고위 공무원들은 가끔 위법적인 행동을 한다. 국민들편에 서겠다는 정치인들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이들은 말은 했지만 행하지 않았기에 정직과 법과 원칙 그리고 연민에 대해 모른다고 해야한다. 행하지 않는 말은 그래서 가볍고 혼란스럽다.

 

조언이나 충고 역시 비슷하다.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는 요즘 우리는 이것저것 참 많은 것을 주워듣는다. 그래서 쉽게 조언을 하고 확실하지도 않는 것들에 대해 옮고 그름을 쉽게 판단한다. 가벼운 정보 가벼운 지식들. 경험하지 않고 깊이 사색하지 않고 하는 조언이나 충고들이 넘쳐난다. 그런 이유로 한동안 자기 개발서를 보지 않았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자기 개발서는 패스트푸드 같이 한없이 가볍고 몸에 해로웠다. 마음을 움직이지도 가슴을 뛰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구본형의 책은 조금 다르다. 모든 문장은 경험이 녹아들어 생동감이 있다. 그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끊임없이 답을 찾는 과정을 겪었다. 고민하고 좌절하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험의 과정을 겪어 왔다. 내가 구본형이 아니기에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문체에서 나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스스로 깨달은 진실과 통찰을 오랫동안 지키고 매일 수련하다 보면 세상과의 괴리 때문에 고독해지게 마련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하는 것, 그것이 곧 고독이다. 고독에 지면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꿈은 사라지고, 평범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 온다. 고독을 견디는 자만이 위대해진다."
<깊은 인생>에서 고독에 대해 표현한 부분은 내 마음을 움직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경험이 나의 경험과 어울려서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번지르한 말이 아니다. 그건 분명한 메시지이며 확신이다.
사실 난 고독의 시간이 중요하지만 참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고독과 함께 있을 때면 외롭고 허전하고 부끄럽다고 느꼈다. 하지만 고독을 수련과 깨닮음 그리고 위대함에 이르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그의 글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이건 필시 고독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경험으로 이해하지 않고는 쓸 수 없는 글이라 생각한다.

 

"고용자에게 매달리지 말라. 그의 선처와 관용을 바라지 말라. 당신의 밥그릇을 그에게 맡기지 말라. 가장 확실한 밥그릇의 확보는 당신이 항상 그것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그가 당신을 통해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라. 자기 안에 가장 강력한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이제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다. 스스로 실업의 가능성으로부터 빠져 나와라. 피고용자라는 수동적 위치에 있는 자신을 해방시켜라"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는 그는 회사에 매달리지 말라고 말한다. 외국계 대기업을 나와 1인 기업을 세운 그이기 때문에 신뢰감이 간다. 스스로 욕망에 투자하고 자기만의 강점을 가지라는 그의 말 역시 허튼 소리가 아니다. 그가 모두 몸소 실천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성공했던 이야기들이다. 경험해 보았기에 문체에 힘이 있고 자신감이 있으며 깊이 사색해 보았기 때문에 따뜻하고 편안하다.

 

"특기가 없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결핍과 같다. 평범을 벗어나는 길은 여러 일에서 월등해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한 가지에서 탁월해지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한 가지 분야에는 통달할 수 있다. 그 한 가지가 그 사람을 특별하게 한다. 물러설 수 없는 그 한가지, 그것이 필살기다"
그의 책 <필살기>에 나오는 필살기 부분은 사뭇 진지한 충고이다. 나는 그가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인기서적을 집필하고 유명 강사가 되었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천재라면 필살기에 대해 이렇게 고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진지하게 노력하고 진리를 찾아 방황한 끝에 필살기 비법을 깨우쳤다고 본다. 그의 필살기는 삶의 경험이 한가득 묻어있는 진짜배기이다. 그래서 그의 필살기에 대한 정의는 한동안 내 가슴을 뛰게 했다.

 

 

그의 책은 이처럼 깊이 사색하고 고민하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의 책들이 가지는 또다른 장점이 있다. 바로 실용성이다. 그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도움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그의 책들은 읽기 편하다. 하지만 책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문장은 쉽고 간결하지만, 자꾸 책을 덮고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었지? 그때 나는 왜 이런 행동을 했었던 걸까? 그럼 앞으로 난 잘할 수 있을까? 자꾸 질문하게 되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불교의 선문답처럼 책을 읽으면서 이런 과정을 여러번 거치게 하는 힘이 있다.

 

난 그가 이제 ‘변화경영시인’이 되려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시처럼 살다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증명해주기를 바란다. 경쟁적이고 치열한 우리네 사회에서 시처럼 아름다운 글들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큰 향기를 남기길 바래본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책은 신화를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변화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내용이며, 그에 따른 에피스도르 구성되어 있다.

 

P0, 이름 없는 사람들, 자신의 세상을 갖지 못한 사람들, 아직 긴 모험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란다. 신화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위험한 모험을 선동하는 북과 나팔이다. 그러므로 이 위험한 대화를 기억하라. ‘너는 왜 아버지의 집을 떠나왔느냐?’, ‘불행을 찾아서지요’
-첫페이지의 이 문구는 참으로 오묘한 느낌을 준다. 빛바랜 사진과 날것의 정글 이미지가 겹치면서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대화 부분은 시적이면서도 참 함축적이다. 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 나만의 신화를 만드는 것. 이 모든 과정은 우선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고독을 즐기고 모험앞에 당당해지고 굳은 의지로 난관을 부셔 나가다 보면 결국은 나 역시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이 되어 있을것 같다. 책의 첫 문장은 책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듯 하다.

 

P12, 그들은 그 당시에 이미 그리스 본토에 갇혀 있는 대신 세계의 끝까지 나가보려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가난이 그들을 떠나게 했고 적당한 도전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 가난의 역경 속에서 굳세게 극복하여 자기의 운명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는 격언처럼 가난은 불행이자 축복이며 기회이다.

 

P15, 탈레스의 일화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학문의 목적이 부자가 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순수학문이 쇠퇴되어 가는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내용 같다. 대학생들은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을 기피하여 인문학, 순수과학들은 과목이 폐쇠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 대한 성찰과 자연에 대한 순수한 궁금증과 탐구가 아닐까? 무너져 가는 인간성 앞에 순수한 학문마저 사라져 가는 것이 참으로 한탄스럽다.

 



P16,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당신 자신을 아는 것.’

‘그럼 무엇이 가장 쉬운가?’ ‘조언하는 것.’
‘신은 무엇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존재.’
‘가장 가치있고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 비난당한 삶을 스스로 살지 않는 것’
-조언이 쉽다는 말에 큰 공감이 간다. 반면교사, 타산지석.. 조언할 꺼리가 우리 주위엔 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을까? 남의 허물만 보았지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수천년 전의 우리의 인류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 그지 없다. 가장 가치있는 삶에 대해 내리는 부분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착하게 살자고 말하고 행동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에게 비겁해지고 당당해질 수 없다. 자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지행합일의 삶이 중요하다.

 

P17,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엑셀시어(Excelsior) 사전적 의미로 ‘높게 더 높게’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책의 큰 중심 이야기이다. 지금 시대의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도 창업을 하지 않으며 취업준비생은 안정적인 직업만을 선호한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가 가진 것을 움켜지고 있을 뿐 가슴뛰는 삶을 살고자 하지 않는다. 시대의 병처럼 안전성에만 집착할 뿐 용기를 내거나 모험을 즐기려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를 끌어올리고 우리 삶의 주인이 되게 할 수 있는 엑셀시어의 정신을 찾기 위해 신화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내 안의 위대한 힘을 발휘해 내 인생을 변화시키리라. 그래서 그리스의 영웅같은 나만의 신화를 써내려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 겠다.

 

P17,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물리적으로 점령해야 할 땅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사적인 세계들이 여전히 우리가 점령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리스 시대같은 모험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시대에 맞게 다양한 모험이 가능하다. 자기에게 집중하고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찾는다면 영웅같은 나만의 신화를 쓰는 것이 가능하다. 책을 집필하거나 회사를 설립하여 다른 이들의 생각을 지배하는 지적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나의 지적 세계의 영향을 받는 또다른 추종자가 생긴다면 내 삶은 이미 영웅적 삶이 된 것이다.

 

P18,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이 단순히 신화를 소개하고 신화읽기를 위해 쓰여지지 않음이다. 각박하고 삭막한 요즘 시대에 신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창조해 나가게 선동하는 책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자신을 맡기고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고하는 말이다. 자신의 삶을 살아라, 안정적인 삶을 걷어차고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를 통해 모험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삶이 얼마나 가슴뛰는지 알고 영웅적 스토리에 소년같이 꿈을 꾸어보아야 한다. 모험으로 초대,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P28, 프로메테우스는 신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고귀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태양으로부터 불을 훔쳐와 인간에게 주었으니 인간을 자연의 위험으로부터 구해주는 요긴한 무기로 불만한 것이 없었다.
P29, 제우스는 그에게 매일 독수리가 간을 파먹는 고통을 주었다. 파먹힌 간은 다음 날 다시 생겨나 매일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게 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굴복하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는 강직하고 신의가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매일 간을 파먹게 되는 형벌을 받게 되는 이유 역시 신의를 지켜 밀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은 거의 예수와 버금간다. 불이 없다면 인간의 생존력은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기에 그의 목숨을 담보로 한 선물은 아름답다. 불을 사용할 때마다 프로메테우스의 고통과 고뇌에 대해 되새겨 봐야겠다.

 

p.38, 어제, 또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들, 고요한 일상의 호수에 문득 돌맹이 하나 다른 운명이 여울져 찾아온다네. 어리석고 위험한 젊은이 하나가 불행을 찾아 떠나네, 그것이 젊음이기에.
-그리스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모험 페르세우스. 젊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그의 모험은 젊기에 가능하며 젊기에 멋드러진다. 아직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에서 모험을 통해 영웅이 되는 그의 이야기는 재밌으면서 가슴이 뛴다. 불행도 성취도 모두 모험을 통해 얻게 되는 부산물. 모험을 통해 그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인생의 진한 맛을 맛보리라.

 

P47,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늘 닮아 있는 법. 속과 겉, 숨어 있는 것과 드러나는 것, 그것은 언젠가 어디선가 만나는 법. 서로 거울 속 자기라서 깜짝 놀라지. 교실의 왕따, 누가 봐도 지질이. 교실의 깡패, 누가 봐도 문제아. 하나는 괴롭히고 하나는 당하지만 둘 다 같은 사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가운데 침묵하는 다수가 ‘그러지마’라고 외쳐야 해결되지.
-아테나와 메두사는 거울의 양쪽처럼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상징성이 뱀과 눈빛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못죽여서 안달이다. 이처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직장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케이스는 여자만 있는 집단이나 남자만 있는 집단에서 왕따나 인간관계 문제가 더 심각한 경우이다. 비슷하기에 상대의 약점이나 단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테나와 메두사는 공존할 수 없었던 걸까?

 

P54, 싸우기 전에는 페르세우스에게 가장 위험했던 메두사의 머리가, 일단 페르세우스가 승리하여 그의 전리품이 되자 적들을 물리치는 결정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그 머리는 페르세우스의 영광이 되었다. 위험이 명예가 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다.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결과는 그만큼 달콤하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기술사 공부를 하면서 참 많이 힘들었다.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았었다. 하지만 결과를 얻고 나자 이 자격증은 나를 한단계 도약시켜주었다. 어느새 강해져있고, 나의 업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힘들지만 노력해서 쟁취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다면, 페르세우스처럼 과감히 도전해봐야 한다. 노력끝에 얻고 나면 그건 나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P88, 신의 은총으로 권력을 얻게 되면 더 이상 개인일 수 없는 공인, 만인의 재산을 개인의 이익으로 취하지 마라. 서임 의식을 치루는 동안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공익을 탐하면 신의 분노로 재앙을 입게 되리라. 이것은 내 것, 저것도 내 것.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한때 탐욕으로 얻어 자랑한 것이 뼈아픈 후회가 되리니 미노스가 죽어 저승의 판관이 된 것은 살아서 못한 것을 죽어서 제대로 해보라는 신의 숙제.
-요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때문에 시끄럽다. 공직의 자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공직자들을 보면서 이 문장이 내 가슴을 찌른다. 탐욕은 자신을 좀먹는 좀벌레 같은 것 결국 신의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권력이란 달콤하지만 위험하다. 권력을 얻게 될 수록 더욱 청렴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공직자가 우리나라에도 많았으면 좋겠다.

 

P92. 살다 보면 슬픈 일도 이렁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을 통해 미궁을 빠져나온다. 실이 없다면 그는 길을 잃고 방황하였을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나에게는 실이 있는가?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지 아니면 뿌연 안개속을 헤메고 있는지 고민해볼 일이다. 실이 없다면 실을 만들자, 실이 있다면 실에 집중하고 실을 따라가자. 시인이 말하듯 그 실을 꼭 잡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절대 길을 잃지 않을테니.

 

P97,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미로를 밝혀준 여인이였다. 그러니 그녀는 미궁 속에 길이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삶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고 파괴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의 삶은 미궁이다. 인간은 복잡하고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궁을 피해서는 안된다.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서는 내가 없으니 미궁을 통해 나를 발견해야 한다. 아드리아네의 실을 잊지 말고 우리 모두 미궁에 들어가야 한다. 사랑을 위해 꿈을 위해 혹은 다른 무언가를 위해 미궁을 통과해야 한다

 

P102, 그러므로 기술자들은 ‘왜?’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오직 ‘어떻게?’라는 질문에만 몰두한다. 주문받아 제작된 물건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건 그 물건의 주인이 알아서 할 뿐이다. 장인은 오직 어떻게 만드는가에 신경을 쓸 뿐이다.
P104, ‘악의 평범성’, 그 원천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죄’에서 온다. 시키는 일을 그저 따르는 자들, 그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음으로써 주도적 삶도 사라진다.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2011>이라는 책에 보면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특히 거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거대한 구라로 끝나버린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의 연구나 핵무기 연구에 힘을 쏟았던 맨하튼 프로젝트의 많은 과학자들은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터졌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최근 영화 <본 레거시>에서 쉬어링 박사는 괴물을 만들어 버린 주인공을 보고 “난 과학자다. 순수한 의도였다. 난 그저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만 했을 뿐이야. 당신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되는지 나도 모른다고”라며 절규한다. 이제는 기술에 대해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기술은 양날의 검처럼 우리를 편하게도 하지만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인문학적 지식과 철학적 사고가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P103,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서로를 모독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잊어버렸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하려하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기계에게 물어본다.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시를 잊었다. 결국 메모리를 잊어버렸다.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난 스마트폰을 개발한다. 회사에서는 글로벌 1위 자리를 위해 치열하게 고뇌한다. 그리고 더욱 더 많은 기능을 특허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간다. 수 많은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은 해가 갈수록 발전하여 이제는 컴퓨터 정도의 성능으로 발전하였다. 스마트폰은 사용하기 편해지고 수월해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더욱 차가워지고, 엄청난 기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 휴대폰이 아닌 나의 모든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일정을 관리해주고 사람과의 연결을 책임지고 나의 정보 나의 일과 모든 것이 이 작은 기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잃은 것도 많다. 몰입을 잊게 하고 기억을 잃게 한다. 이제 누구도 고민하지 않고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손가락 몇번으로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위험한 시대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쉬워졌다. 그래서 촌스럽게 책을 펼치거나 시를 음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옛날이 그립다. 그리고 책을 읽고 시를 음미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없다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그런 시대를 되돌려 보고 싶은 희망사항이 생긴다.

 

P114, 불행은 이렇게 시작한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세멜레는 그 사랑을 잘아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마침 제우스를 의심하고 있던 헤라는 세멜레의 유모로 변신하여 둘의 관계를 확인하려 했다. 세멜레는 변신한 헤라를 유모로 여기고 제우스와의 사랑을 다 털어놓았다.
-사랑은 질투와 한몸이다. 질투가 생기고 사랑을 확인받으려고 할때 불행이 시작된다.

 

P123, 옛날 아테네의 강가에 사람을 죽이는 강도가 있어 침대 위에서 사람을 죽였지. 작은 사람은 침대만큼 늘여 죽이고 큰 사람은 침대에 맞게 잘라 죽였지. 아직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위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철제 침대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그래도 되먹여 치기를 당하듯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고정관념은 위험하다. 자기가 세운 일방적 기준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억지로 맞추는 것은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리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독선과 편견이 가득하다. 자기가 살아온 편협하고 좁은 삶에 갖혀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해결책이 지협적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많은 이들을 만난다. 그들의 확고한 신념이 통하던 시대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사회는 복잡해지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다양한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없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줄어든다. 나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포용해야 한다. 가끔은 자신의 주장을 내려놓고 다른 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지금 나에게 닥친 문제와 복잡한 우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단과 편견 아집을 내려놓고 상생과 화합 대화가 필요한 시대다.

 

P127, 미궁에서 목숨을 구해준 사람을 버리고 떠나야 하네. 사랑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내, 만인이 환호하는 영웅이 되었으나 한 사람도 사랑할 수 없는 불임의 영웅. 아비를 배신하고 사랑을 선택한 여인, 잡아야 할 손은 자신의 손밖에 없는 그 손을 남몰래 놓아버리고 검은 돛을 단 채 제 아비를 죽이고 말았구나. 한 번 사랑한 것은 먼저 미워할 수 없으니 네 운명을 사랑하라.
-사랑은 아름답다.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아픈 사랑은 더욱 아름답다. 대의를 위해서 더 높은 뜻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마음은 그래서 고귀하다. 테세우스는 사랑하는 아리아드네를 낙소스 섬에 남겨두고 떠날 때 얼마나 많은 자괴감이 들었을까?

 

P128, 테세우스는 여러 말을 돌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평민과 가난한 사람들은 그의 뜻을 지지했으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테세우스는 새로운 제도가 왕을 두지 않는 민주정치라고 그들을 설득했다. 자신도 전쟁과 법률에만 관여하고 다른 분아에는 평민처럼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P128,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민주정치를 펴기 위해 왕의 자리를 내던진 인물'이 바로 테세우스였다. 다른 도시국가들이 한 사람의 절대군주 밑에 머리를 조아리는 체제를 구축해갈 때 아테네는 모든 나라와 도시 중에서 가장 자유롭고 번영하는 도시가 되었다. 테세우스는 국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는 위대한 나라의 초석을 놓았다.
-그리스가 왜 민주주의 시초인지, 민주주의의 기초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왕은 권위적이지 않고 국가는 평등하며 사회는 자유로운 것. 민주주의는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같은 소리를 내고 권리를 가지는 사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모습은 어떠한가? 같은 법도 상대에 따르게 다르게 해석을 하고 힘있는 권력앞에서 모두 머리를 조아린다. 국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는 나라이기 보다는 정책을 결정하는 몇명에 의해 끌려가는 형국이다. 더욱더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국민들이 늘어나서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원형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P144, 안티오페가 죽자 테세우스는 미노스 왕의 딸로서 아리아드네의 자매인 파이드라와 결혼하게 되었다. 아리아드네를 버린 테세우스가 하필 그녀의 자매를 아내로 얻은 것은 그녀를 잊지 못해서인지, 그밖에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찌 되었든 이 결혼으로 테세우스는 결정적인 비극 속에 빠지게 된다. 계모인 젊은 파이드라가 의붓아들인 히폴리토스에 대한 절망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파이드라는 불륜의 사랑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히폴리토스는 파이드라에게 무심했으며, 그녀의 사랑조차 알지 못했다
-사랑은 참으로 신기하다. 정해진 정답이 없으며 너무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남녀간의 사랑,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그리고 동료간의 사랑등 모든 관계는 사랑이 들어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우리 주위에서 무슨 짓을 꾸미는 걸까? 그러고 보면 우리는 사랑을 통해 행복 참 행복해한다.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안정감을 받는다. 하지만 그리스 비극에 꼭 빠지지 않는 주제가 사랑인 것을 보면 사랑은 절망에 빠지게도 한다. 사랑은 증오로 바뀌기도 하고 질투에 휩싸이게도 하다. 사랑 때문에 벌어지는 수많은 범죄들과 전쟁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인류에게 사랑이 없다면 남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인간이기에 우리는 오늘도 사랑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P149, ‘아, 나의 영혼이여, 불명의 삶을 갈구하지 마라. 그 대신 너에게 주어진 운명에 지치도록 탐닉하라. 어찌하여 불가능한 일을 탐하는가? 발 앞에 일을 직시하라. 발 앞에 놓인 인간의 운명, 죽어야 할 우리의 조건을 잊지 마라’
-죽음 앞에 담대해야 한다. 인간은 어차피 태어났다 흙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삶에 목숨의 구차함에 매달려서 영혼을 갉아먹어서는 안된다.

 

P151, 사랑을 하면 배신을 하지 말고 비밀을 보았거든 입을 덮어 바위가 되라. 비밀이 자라 곧 피처럼 붉은 불행이 되리니 그 비밀에서 멀리 도망쳐라. 숨겨둔 어두운 곳은 언젠가 밝은 곳이 되는 법.
P152, 결코 불행을 전하는 전령이 되지 말지니 사랑할수록 미움도 크고 복수가 지나칠수록 후회도 크니 언젠가 분노 속에서 저지른 일을 뉘우칠 때 그 일을 전한 자를 가장 미워하리라.
-비밀이 있다면 지켜줘야 한다. 남을 험담하는 자리는 가급적 피할 수록 좋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믿음, 그사람의 신의다.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면 그 사람의 비밀을 지켜주고 다른 이를 비난하거나 헐뜯지 않아야 한다. 아직은 수련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큰 산과 같고 깊은 바다같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되리라 다짐한다.

 

P154,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과 문명의 상징체계 속에서 면면히 이어진다.
-신화와 고전을 접하면서 그 질긴 생명력에 감탄한다. TV도 없고 핸드폰도 없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최첨단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교훈을 주고 공감을 만들어 낸다. 신화는 아니지만 우리 옛날 고전 동화인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어떤 시대에서는 흥부가 주인공이 되었다가 어떤 시대에는 놀부가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를 우리는 시대에 맞춰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처럼 신화는 인간 본연의 무의식 세계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은 현실과 결합되어 있다. 그것을 해석하고 교훈을 찾아내는 것은 현시대를 사는 우리 몫일지도 모르겠다.

 

P155, 자신의 일을 하다 죽기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 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많은 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지 않는다. 직장인 열명중 아홉명은 남들이 시키는 일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퇴직을 하고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를 한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가슴뛰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시기가 축복이다. 그들에게는 퇴직이라는 말이 없으며 하루하루가 가슴벅찬 즐거움이 가득하다. 나 역시 그런 일을 찾길 바란다. 회사가 재미 없다는 건 아니지만 불안한 미래와 스스로에 대한 모험을 해보고 싶다. 삼십이 되던 날부터 생겨났던 고민은 이제 눈덩이 처럼 커져서 내 어깨를 짓누른다. 뭔가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남들을 돕는 것. 그리고 밥벌이 때문에 구차해지지 않는 것. 그래서 나도 도전해 봐야겠다. 변하고 싶다.

 

P166,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만 해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철학자의 사명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것이다. 혁명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P166, 종교적 비참은 현실적 비참의 표현이자 현실적 비참에 대한 항의다. 종교는 곤궁한 피조물의 한숨이며, 무정한 세계의 감정이며, 또 정신없는 상태의 정신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철학이 프롤레타리아트 속에서 그 물질적 무기를 발견하듯이 프롤레타리아트는 철학 속에서 그 정신적 무기를 발견한다… 모든 내적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독일 부활의 날은 '갈리아의 수탁'의 울음소리에 의해 고지될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이 문장은 철학이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에 앞서 그것들을 선도하는 역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학을 통해 실천과 행동에 의해 사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P172,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를 것이니 단지 성패를 아직 모를 뿐. 오만한 자들은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여기겠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지 마라. 환희가 가득한 기쁨 앞에서도 자만하지 마라. 인간이 해야 할 몫이 있고 하늘이 정해준 길이 있으니 오직 땅에 발을 댄 경허함으로 온힘을 다할 뿐.
-오이디푸스의 스핑크스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를 죽이고 새로운 영웅디 되었지만 그는 알지 못한다. 그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우리네 인생은 밀물과 썰물처럼 슬픔과 기쁨이 번갈아 온다. 기쁨이 올때 자만하지 말고 슬픔이 올때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길일 것이다.

 

P179. 오이디푸스는 미약한 존재로서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우주가 전하는 부름을 받고 가장 불운한 삶의 길을 견뎌갔다. 그리고 그는 오히려 거기서 더 나아간다. 그는 이 불행에 협력하여, 스스로 두 눈을 찌르고 고국에서 추방당함으로써 그 불행을 정점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불행의 절대적 의미를 완성했던 것이다. 더 이상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 섰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그 너머로 들어선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느끼게 되면서 비로소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운명을 사랑하자. 그것이 불행이든 행복이든 말이다. 지독한 불행의 끝을 견뎌낸 오이디푸스는 결국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영웅이 된다. 하루 빨리 운명과 화해해야 한다.

 

P185, 비극이란 주인공의 극적인 투쟁을 담고 있다. 투쟁을 통해 인간 본성이 지닌 힘을 확장하여 한계의 벽까지 밀어붙인다. 그러므로 모든 비극은 평범한 인간을 영웅으로 끌어올리는 투쟁과 모험을 담고 있다.
-TED 강연에서 알렝드 보통은 현대인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스 비극을 돌아보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의 본성, 비극적 이야기를 통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서 지독한 불행과 엇갈린 운명의 이야기들을 접한다. 이런 이야기 즉 비극의 주인공들의 갈등과 불행을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아직 포기할 수는 없다고 그들에게 위로 받는다.

 

P186, 모든 영웅의 공통점은 그때까지 알려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척후병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간의 변방을 넓혀왔다. 끝까지 간 사람들, 그들이 영웅들이다. 그들은 원래 평범했으나 삶을 통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물로는 비극을 쓸 수 없다. 비극은 눈물과 피로 쓰일 수밖에 없다.
-한동안 읽고 또 읽으며 곱씹었다. 비극은 물로 쓸 수 없다는 말에 가슴이 아프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이 말을 하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물같이 허망한 우리들의 일생은 반복적이고 평범하며 지루하다.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켜 나만의 신화를 완성하여야 한다. 혹시 지금 흘리는 눈물과 피와 고난은 먼 훗날 나만의 신화를 만들기 위한 초석일지도 모른다. 가난하다고 가진것이 없다고 절망할 필요가 없다. 그건 신화를 만들기 위한 좋은 초석이다.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자. 난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다.

 

P186, '신방도 못 치르고, 혼인의 축가도 없고, 결혼의 기븜도,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기쁨도 모르는 나, 친구에게서도 버림받은 불행한 이 몸, 목숨을 지닌채 죽은 사람들의 굴속으로 나는 떠납니다. 아, 테베의 땅이여. 신들이시여. 테베의 지도자들이여. 살펴주소서, 당신들 왕가의 마지막 딸을. 그 딸이 신을 경배한 까닭에 받은 고초를.'
-성품이 따뜻한 안티고네가 동굴로 들어가는 장면은 슬프다. 죽음을 알고서도 사랑하는 오빠를 위해 한 행동들. 아름다운 청춘과 빛나는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그녀의 독백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 죽음보다 더 고괴한 사랑을 실현하는 안티고네에게 하늘에 축복이 있길 바란다.

 

P189, 진정한 핵심은 원칙의 우열과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다르게 생긴 인간들의 갈등, 바로 그 개인들의 작렬하는 갈등인 것이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의 갈등은 시공을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가 매일 여기저기서 겪는 오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대립은 현대의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과 비슷하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원칙이 대립되는 구도 말이다. 안티고네는 사랑으로 한껏 고양되어 있다. 그녀의 마음은 비옥하고 천성이 사랑이 넘치고 황홀하다. 무덤도 없이 사람을 내버려 두는 것을 볼 수 없는 안티고네는 신의 원칙을 중시하고 오빠를 사랑하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이에 반해 크레온은 백성을 사랑하지만 독재자다. 이기적이고 사랑에 대해 닫혀있다.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부조리의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는 권력이 모든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그가 내세운 국가의 법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가 옳다고는 정의 내리기 쉽지 않다. 각자의 살아온 삶과 원칙이 있을 테니깐. 하지만 난 안티고네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녀의 따뜻한 품성은 인류가 본받아야 할 중요한 자산이다.

 

P198, 모든 전쟁은 어리석다. 만약 전쟁을 꼭 해야만 한다면 권력을 위해서도 아니고 부를 위해서도 아닌 사랑을 위한 전쟁이 시인들이 다루기에 가장 적합했다. 탐욕이 만들어낸 참혹한 전쟁 속에서 전리품에 불과했던 여인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다룸으로써 인류의 이야기는 시로 시작되었다. 실제의 전쟁은 잔혹했으나 호메로스의 전쟁은 아름다웠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그리고 전쟁은 잔인하다. 탐욕과 번창은 서로 격렬하게 부딪치고 돈과 부를 위해 전쟁은 끊임없이 생긴다. 시인들이 전쟁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 사랑을 이용한다는 부분은 신선했다. 실제로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와 트로이 간에 헬레네라는 여인을 두고 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10년간의 전쟁이라니 낭만적이긴 하다. 피와 사랑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P202, 그는 조금 이른 마흔한 살에 모든 사업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트로이로 갔다. 돈을 사랑했으나 이상을 더 사랑했기에 그는 사업으로 바쁜 중에도 트로이를 발굴하겠노라고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는 몽상가였고 이상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확신에 찬 이상주의자였으니 실천하는 몽상가였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이야기이다. 시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여겼던 트로이가 실제했다는 것을 발견한 신출내기 고고학자의 이야기다. 그가 이혼을 결심하고 전 재산을 바꾸면서까지 찾고자 했던 그의 이상은 결국 실재하였다. 그는 모험을 떠났고, 자신만의 신화를 완성했다. 나도 찾아야 한다. 나만의 꿈과 나만의 이상을.

 

P215, 결국 그는 예언자 칼카스가 전하는 부조리한 신탁 자체에 대항하지 못하고 의무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에 지고 말았다. 부조리한 신탁을 거부해야 할 곳에서 이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이고, 딸을 지키기 위해 당당해야 할 곳에서 사령관의 명예와 의무 속으로 숨어버렸다. 자신이 만들어낸 난폭하고 비정한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부조리에 복종해버렸다.
P215, 왕의 체면을 지키느라 진실을 버렸다. 그리고 그 비정함을 왕의 용기로 포장했다.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영웅은 영웅이 아니라 한낱 비겁자에 불과할 뿐인데, 그는 비걱한 길을 선택했다.

-부조리한 일들을 해야 할 경우 우리는 비겁해진다. 온갖 이유를 가지고 와서 자기를 합리화 시킨다. 자신의 선택을 괴로워하고 잊고 그리고 다시 비겁한 선택을 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명예와 인간의 도리보다는 돈이나 순간의 쾌락을 선택한다. 부조리에 맞서야 한다. 진실의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그것이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일지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 진실은 가려지고 정의는 고리타분해지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P262, 불행은 결코 혼자 오지 않아. 파도 쳐서 물결이 여울지듯 기다린 듯이 너도 나도 덮쳐오니 눈물은 눈물에 연하여 끝이 없고 상처는 상처로 덮이는구나. 복수는 달콤한 것. 생각만으로도 빨리 내달리는 피로 혈관이 뛰고 수없는 상상 속 카라질로 원수를 죽인다. 그러나 인생을 온통 복수로 채울 수는 없는 법. 겨울에 죽은 것을 봄에 되살리니 그것은 칼 대신 꽃.
-남편이자 원수였던 네오프톨레모스를 죽인 안드로마케는 불행의 아이콘이다. 남편과 아들의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기구한 운명이였다. 절망은 혼자 오지 않고 함께 온다더니 그녀에게는 항상 눈물과 비통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복수로 인생을 채울수는 없다. 그녀는 복수를 끝내고 헬레노스와 함께 왕국을 평화롭게 다스렸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법. 그녀의 만년은 평화로웠길 바란다.

 

P310,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아. 오직 마음에서 잊힐 때 죽게 되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이니 10년 20년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래. 무엇이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것을 오늘도 기다리게 하는가? 바로 어제까지 기다린 그 기다림 때문이지. 하루하루 쌓여 100일이 되고 1000일이 되어 이제 강물 같은 그 기다림을 그칠 수 없게 되었네. 기다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 그것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옆에 없어도 생각나고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옆에 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사랑의 반대는 질투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사랑, 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일인가.

 

P311, 두꺼운 <오디세이아>의 교훈을 이렇게 몇 줄의 시로 멋지게 정리하는 것은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일이니까.
-시는 함축적이고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래서 시는 아름답고 마음을 움직인다. 그런데 요즘은 시가 사라졌다.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언어가 넘쳐난다. 세상은 삭막해졌고, 낭만은 사라졌다. 지금 우리에게는 시가 필요하다. 우리의 영혼을 달래고 안정을 주며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P331, 이 말을 듣고 오디세우스는 그 험하고 먼 길을 가야 하는 운명에 낙담하고 울었다. 하지만 그는 실컷 울고 난 다음 키르케에게 하데스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가야 할 길이라면 두렵지만 가야 하고 고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거부하지 않으리라.
-여행을 시작했으면 끝마쳐야 한다. 지금 시작했던 일이 있다면 다른 일을 하기 전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비록 두렵고 힘들지만 우직하게 가던 길을 가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한발한발 걷다보면 언젠가는 끝이 보일 것이다. 훗날 이 영광의 과실이 나에게 돌아 올지니.

 

P339, 날마다 같은 일을 땀 흘려 반복하는 것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바로 그 일. 수없이 기를 써 올리지만 수없이 다시 굴러떨어지는 저놈의 바위. 언제는 일이 그친 것을 보았느냐. 세월이 얼굴에 깊은 고랑을 파고, 무의미를 반복하다 쓰러지는구나, 우리는.
-매일 바위를 들고 산을 오르는 시시포스의 모습을 보면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월요일 아침 축처진 어깨로 출근을 하는 인파를 보면서 오늘도 그들은 무거운 바위를 산으로 옮기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는 일이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른채 하루하루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살아간다. 무의미하고 희망없는 반복적인 노동은 그래서 나를 좀먹고 지치게 한다.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라는 책이 있다. 개발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로 변신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지지 못한 비전과 모험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바위로 던져버리고 산에서 내려오기 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변화를 갈망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해 보자. 진심을 다해 갈구해 보아야 겠다.

 

P350, 여신 아테네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용기와 지혜가 솟아오르도록 도와주었다.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버지와 아들은 굳게 믿었다.
-가끔 용기가 필요한 일이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하는데 역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다름과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많다. 그리고 잠깐의 용기로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잠깐의 부끄러움을 참지 못한다면 우리는 변화하기 쉽지 않다. 미친척하고 10초만 참아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정말 용기 외에 해답이 없는 상황이라면 자심감에 있게 나아가 보자. 나를 믿고 오직 용기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보자.

 

P352, ‘오늘의 일을 잘 기억하여 잊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게. 선행이 악행보다 얼마나 더 나은 것인지를. 오내거리가 많은 그대는 살육을 피해 안마당에 나가 앉아 있도록 하게’
-오디세우스는 노래하는 시인을 살려두며 당부한다. 노래 하라고. 나 역시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나만의 특기가 있다면 생명을 건진 시인처럼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구본형의 <필살기>에서 처럼 나만의 필살기로 나를 지켜야 겠다. 물러서지 않는 것, 나를 구원하는 필살기가 필요하다.

 

P354, 20년 동안의 모든 고난과 방랑은 끝났다. 새로운 인생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P355, 그리하여 오디세우스는 20년의 방랑을 마치고 젊음을 다 보낸 다음에 다시 그에게 찾아온 두 번째 인생에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어깨에 아름다운 무구를 걸치고 일어섰다. 황금의 노년이 그를 찾아왔다.
-트로이 전쟁부터 시작한 오디세우스의 20년간의 모험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몇번의 목숨을 위험을 해치고 사랑과 배신을 넘었다. 그 세월이 20년, 강산이 2번이나 바뀐 시간이다.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정겨운 그들의 집에 도착하는 장면은 숙연하기 까지 하다. 그를 기다려준 아내 페넬로페의 품으로 안기는 그는 얼마나 행복할까? 수많은 모험의 이야기들과 모험을 통해 얻게 된 뼈에 새겨진 교훈들은 나머지 여생을 그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P399, ‘운명과 신이 허락했던 달콤한 그의 유품들이여, 너희들이 나의 혼백을 받아주고, 이 고통에서 나를 풀어다오. 나는 내 인생을 살았고, 이제 운명이 정해준 모든 노정을 다 마쳤으니 이제 나의 위대한 혼백은 저승으로 내려갈 것이다. 나는 카르타고를 세웠고, 내 자신의 성벽을 보았고, 남편의 원수를 갚았고, 내 오라비를 응징했다. 나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만일 그의 함선이 내 땅의 해안에 닿지만 았았던들.’
-사랑하는 아이네이아스를 떠나보내야 하는 디도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가슴이 뭉클하다. 사랑을 한다는 건 이처럼 위대한 일이리라.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건 또 얼마나 숭고한 일인 것일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랑.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난다.

 

P401, ‘불행에게 머리를 숙이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더 꿋꿋해져야 해요’
-시빌라가 아이네이아스에게 저승에 내려가야 한다고 했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적잖이 당황을 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저승을 여행하는 것은 그만큼 큰 결단이 필요할 테다. 우리들 역시 크고 작은 수많은 불행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불행에 기죽거나 스스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럴 때 일수록 더 꿋꿋하고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 그게 인생의 정답이 아닐까?

 

P435, 그들은 한때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자신의 모험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 하나를 건설했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 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모험이 있기에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고 완성된다. 달리 말하면 우리 모두 용기내어 모험을 하지 않으면 내안의 어떤 것들도 이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반복적이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키고 나만의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 비록 새로운 제국을 세울 수는 없지만 나만의 신화는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P448, 그는 시인이 영웅과 위인을 찬양하는 나팔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는 인간의 불행과 불운도 노래하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말과 사물은 같은 것이다. 그는 <활과 리라>에서 ‘말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 사물도 똑같이 피를 흘린다’,라고 했다. 시인은 사물에 대한 공감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학교에서 영상학을 공부할 때였다. 당시 <친구>라는 영화로 큰 히트를 치셨던 곽경택 교수님은 시나리오를 쓸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에 대해 확고하셨다. 바로 ‘공감’이였다. 내 이야기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느냐? 이것이 훌륭한 시나리오와 그렇지 않은 시나리오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중들의 공감하기 위해서는 하찮은 사물이나 사사로운 감정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칼을 갈 듯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감정에 대해서도 아주 작은 사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각도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하였다. 예술가가 쉽지 않은 길인 것은 분명했다.
시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은 것들에 공감하는 시인일 수록 표현이 진실되고 풍부해진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야만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들꽃이 되어보기도 하고, 길가에 버려진 고철이 되어보기도 하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P450, 자기 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나의 세계를 찾아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 혁명인 것이다.
-<시크릿>에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아서 할때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말이 있다. 성공의 열쇠의 본질은 스스로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진정한 자아,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난 지금 내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신을 변화시키고 내 안의 껍데기를 버릴때에 다른이도 구원할 수 있다.

 

P450,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활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게 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누구든 자신만의 신화를 쓰고 영웅이 되어 자신의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물같이 허망한 우리들의 일상을 보라. 반복적이고 평범하며 지루하다. 신화의 주인공처럼 일어나 용기를 내어 모험을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켜 나만의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

 

P451, 나는 삶을 시처럼 살다 가고 싶다. 책이 보고 싶으면 책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걷고,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아 그들이 커가는 것을 보고, 내 세계 하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람들과 삶의 기쁨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는 살아 있음의 흥분과 떨림이 중요하다.
-나 역시 이렇게 살고 싶다. 감정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시간에 얽매이고 사람에 얽매여서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노래가 부르고 싶으면 노래를 부르고, 여행이 필요할 때는 훌쩍 떠나고도 싶다. 자연과 함께하고 약한 것들을 도우며 사랑을 주위에 나눠주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지금 30대에 뛰어보려고 한다. 내 스스로를 변화시켜 보려고 한다.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같이 명확한 목표와 집중해야 할 대상이 생겼다. 흔들리지 말고 집중해서 실을 따라가리라. 이 실을 잡고 있는 한 난 절대 길을 잃지 않으리라.

 

 

3. 내가 저자라면

 

■ 책의 목차와 뼈대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에 아무 것도 없던 시절부터 신들이 생겼다. 그리고 이 당시 신들은 인간과 더불어 살았다. “1부 : 신화가 된 인간” 에서는 인간과 더불어 살던 시절의 인간과 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부 :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에서는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에 대해 다루며 “3부 : 혹독한 귀한”에서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향하는 그리스 군대의 이야기와 로마신화의 탄생까지 다루고 있다.


먼저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 Civilisation grecque>의 목차와 비교해보자. 보나르의 책이 그리스 시대의 모든 사건 을 다루고 있다면,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는 시간상 사건이 배열되어 있으나 다른 모든 요소를 배제한 채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 또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에는 우리가 흔히 윤리 시간에 배우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나(철학자를 포함),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에는 철저하게 신과 관련된 인간만 언급함으로써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구본형은 신에 맞서고 운명을 개척하고 모험하는 인물들에만 모든 focus를 맞췄던 것이다. 이러한 목차를 구성하게 된 이유는 그의 책 에필로그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신화 읽기를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그런 류의 책들은 너무도 많다. 이 책은 모험의 선동을 위해 쓰였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 구본형이 말한 것처럼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에 대한 지식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책은 너무도 많다. 또 2000년 초반에 <그리스 로마신화, 이윤기>의 책을 비롯해서 한차례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 대한 바람이 지나간 후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그의 직업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역사학을 전공했지만 역사학자가 아닌, ‘변화경영전문가’이자 ‘변화경영사상가’, ‘변화경영시인’이다. 그는 시대의 병처럼 안전성에만 집착하는 우리에게 모험과 용기를 북돋고,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내 안의 위대한 힘을 발휘해 내 인생을 변화하라고 선동한다. 그리스의 신화와 영웅에 대한 이야기는 모험의 즐거움과 용기를 주어 독자를 변화 시키기 위한 양념일 뿐 메인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많이 다루지만 역사서이기 보다는 삶의 자세를 다루는 자기 계발서 범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새롭고 신선한 구성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그는 왜 그리스 이야기를 이용한 것일까?

이 부분 역시 그의 책 에필로그에 들어나 있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대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엑셀시어(Excelsior). 사전적 의미로 ‘높게 더 높게’라는 뜻이다. 그리스 이야기를 통해 운명을 개척하고 평범한 일생을 영웅의 삶으로 바꾸는 것이다. 엑셀시어의 정신을 통해 그리스의 영웅같은 나만의 신화를 써내려가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 있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시인의 노래 부분을 엮어서 시집을 내도 되지 않을까? 시인의 노래 부분이 없었다면 이 책은 단순 역사책에 불과했으리라.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가 다른 그리스인 이야기 차별화된 요소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모험을 떠나거나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사건을 서술하고 작가의 의견을 짧은 시로 표현하는 부분은 <일리아드>, <오디세이>의 저자이자 고대 그리스 최고의 서사시인 ‘호메로스’를 보는 것 같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감동한 소년 쉴리만이 후에 고고학자가 되어 트로이를 발견하였던 것처럼, 독자들 역시 구본형 작가의 시를 통해 모험과 영웅의 이야기를 깊게 되새기게 된다.


아주 개인적으로는 ‘다이달로스’의 기술과 윤리에 대한 부분도 참 좋았다. 작가님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였지만 기원전 시대의 인물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해안에 감탄하였다.


사실 난 스마트폰 개발자이다. ‘다이달로스’ 같은 장인은 아니지만 우리 팀이 만드는 스마트폰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그런데 내가 만드는 스마트폰이 실제는 인간의 정신을 좀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백하건데 ‘어떻게’만 생각했지 ‘왜’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계의 성능은 좋아지고 기능은 복잡해졌지만 진정 인간을 위한 기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간은 몰입을 잊고 메모리를 잊고 ‘생각하지 않는 죄’를 전염병처럼 퍼트리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장절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부분이다. 프롤로그 부분에서는 작가님이 책을 쓴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특히 ‘엑셀시어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여러번 다시 읽게 하였다. 책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자 실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좋은 프롤로그는 좋은 인상을 준다.
에필로그에서는 작가님의 생각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왜 모험을 해야 하는지, 평범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공감이 되었다. 특히 마지막 시는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같았다.
"문득 내 속에 울리는 <파우스트>속 외침, ‘저 문을 열어젖혀라, 사람마다 통과하기를 주저하는 저 문을.’ 푸른 바다를 향한 열망이 나를 이미 선원으로 키웠으니 나는 독에 매어둔 배에 올라 묶어둔 줄을 풀고 두려움과 기븜으로 가득 차 바다로 나서네, 나의 세상을 찾아서"

나도 책을 덮고 이제 모험을 떠나야 한다. 나의 신화를 만들고 영웅적 삶을 살아봐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 안에 주저하게 만드는 모든 사슬을 끊고 용기를 내어 승리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이다.

 

 

■ 보완점
개인적으로 그리스 이야기와 변화, 자기경영을 엮으려는 새로운 시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한다. 쉽지 않았던 시도였기에 난관이 많았을 것이라 짐작하며 개인적으로 몇가지 아쉬웠던 부분을 적어본다.


첫째, 몇몇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그리스 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건을 잘 모를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를 인물간 위주로 배치하다 보니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이 몇군데 있다. 오디세우스나 비중있는 인물의 모험담의 경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둘째, 인물에 대한 구본형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한데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한 느낌이 있다. 책을 구입할 때는 대부분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19권의 책을 내신 대작가분에게는 작가님의 생각을 더 많이 알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건과 인물 위주의 이야기 구조이다 보니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조금 힘이 들었다. 시인은 노래한다 부분을 통해 함축적인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으나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다이달로스’ 부분의 핸드폰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좋았다.


셋째, 기존 구본형 선생님의 전작과 다르게 조금 어려운 책이였다. 현재 출판계는 힐링, 자기계발 위주의 책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상태이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기폭제로 자기 계발서에 아무 답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고전으로 수요를 옮긴 상태이다. 이런 일반적인 needs를 고려할 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였다고 생각한다. 그리스 이야기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작가님의 의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시인의 노래는 특히 일반인이 이해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읽기를 원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작가님의 의견을 드러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유행을 틈타 비슷비슷한 책들만 나오는 현재의 출판시장에서 작가님의 책은 한줄기 단비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스 이야기와 모험과 영웅의 이야기를 현대의 우리의 삶과 엮는 시도는 개인적으로 비유와 은유를 좋아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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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02:27:21 *.12.3.113

안티고네에게 하늘의 축복을 기원하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모험을 축하드리며 영웅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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