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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4일 06시 46분 등록

첨부파일로 그리스인 이야기 독후감 올립니다.(총 30쪽)

1-5 저자와 저서소개  / 6-28 기억에 남는 귀절들  /29-30 내가 저자라면

 

 

3.내가 이 책의 저자라면..(29-30)

-목차와 전체 뼈대를 논하고 특히 감동적이었던 부분과 보완점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어린 자녀들은 부모에 대해서도 불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선생님이나 부모 앞에서 그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아봤자 좋을 일이 없다는 것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그래서 그들은 입을 다물고 산다. 체념 내지는 적응이겠지..

부모는 조개처럼 다물어버린 아이의 입을 보며 애를 태운다.

아이를 다그치면 다그칠수록 아이의 입은 죽은 조개처럼 열리지 않고

결국 눈물만 뚝뚝 떨궈서 엄마의 속을 왈칵 뒤집어 놓기도 한다.

내가 엄마가 되었을 때, 나는 어린 자녀가 왜 그러는지 몰랐었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야, 나는 알게되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절대권력자였는지...

*

이미 출판된 유명인의 책과 평범한 독자와의 관계.

그것은 바로 어린 자녀와 부모의 관계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가 없어도, 이해가 안가도, 소심한 독자는 일단 자기 탓을 한다.

내 취향이 아닌가봐, 내가 무식한 거겠지, 좀 더 공부를 해야겠어...하는 식으로.

더구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과정이 교육의 전부였던 시절을 통과한 자로서,

나는 늘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원죄의식(?)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기존 질서를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비판하거나 변화시켜야 하겠다는 의지를 꺾어버린다.

몇 년전 만해도(지금 중딩인 막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착한(?) 초등학생 일기의 대부분이 ‘앞으로는 더 노력해야겠다’는 식의 다짐으로 끝나는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었는데,

지금 나도 그런 초등학생처럼 나의 노력을 다짐하는 글을 쓰고 있다.

공부해야 한다는!!!

<그리스 로마신화>도, <로마인이야기>도 열심히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으로 끝내야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책들도 숙제로 내주고 독후감을 강요하지 않으면 절대로 읽어내지 못하리라는 것도 잘 안다. 선생님과 부모에게 잘 보이고 싶고 칭찬받고 싶던 어린 아이가 내 마음 속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것 같다.

*

제목이 ‘그리스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신들과 인간의 이름을 구별하기 힘들었다.

서양 고전을 읽을 때 제일 애를 먹는 것이 등장인물이 많을 때 이름에서 오는 혼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종종 신화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나의 역사지식 부족, 신화에 대한 상식 부족 탓인가...

우선, 444쪽에서 주요신들의 대조표를 보는 순간, 반가왔다. 나의 혼란을 조금은 덜어줄 것 같아서. 그렇다면, 그리스 고대사 연표와 인물도표, 그리고 지도를 곁들여서 이해를 돕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예를 들어,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가 지금의 어디쯤인지 궁금..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그 옛날에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고,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가 딸을 제물로 바치고... 왜? 왕위와 사랑 때문이다. 그러니까 남자에게는 권력이, 여자에게는 사랑이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말씀...

법이 없던 시절이라 그런가... 그래서 오늘날과 같은 법이 발달하게 된 걸까...

*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하여... 모험의 선동, 모험에의 초대.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변화에의 의지를 다지고 모험을 꿈꾸기 보다는, 인간 본성이 본질적으로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같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책 첫머리부터 나의 성선설에 대한 믿음을 무참히 짓밟는 내용, 즉 ‘미숙한 야만의 시대’가 나와서 충격이었다.

“호메로스 시대--거짓말하는 능력이 매력이던 시대. 예술은 빈약하고 행동은 신속하고 활발. 이 시대 영웅중 한명이 오디세우스. 아카이아인들은 까닭 없는 살육과 약탈을 자행. 거짓말에 능란하고 뻔뻔함. 오디세우스는 그 대표자.(...) 이 시대는 신사적이고, 관대하고, 절제하고, 근면하고, 정직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단순하고 용감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 술고래에 거짓말 잘 하고 살인하고 배신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비겁하고 소심하며 나약한 인간이 나쁜 사람이었던 시대.(...) 트로이 전쟁은 조직화된 해적들끼리의 약탈과 전쟁과 세력 다툼. 이렇게 인류의 문명은 야만과 원시 속에서 시작됨. 그래서 모든 문명은 원시를 품고 있다.”(13쪽)

*

감동? 공감? 용기를 주는 구절들....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

(19쪽)

모든 시작은 초라했다는 것!!!

“싸움에 져서 떠나온 자가 고난을 이기고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고 그들의 자식들이 다시 그 나라를 떠나 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인류의 위대한 역사는 만들어져왔다. 그들은 한 때 이름없는 사람들이었으나 자신의 모험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 하나를 건설했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 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 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435쪽)

*

지금의 나로서는 ‘이 책의 저자라면’이라는 가정이 불가능해 보인다.

내가 변해서 그것이 가능해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리스로마 신화와 그리스고대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만족한다.

끝 130203Sun

IP *.23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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