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 tampopo
  • 조회 수 5151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3년 2월 10일 02시 15분 등록


<9기 레이스 북리뷰 2주차>

샤를 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 (자료-4)흑백초상 몽테.jpg

                                  [법의 정신], 이명성 옮김, 홍신문화사 (2011.12)

(자료-2)책표지.jpg

                                                                                                                                                                                        글: 서 은 경

 

 

책 표지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  “20년 동안 썼다.” “시력을 거의 잃었다.”

 

이 글귀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책은 20년 세월이 스며있는 자기 극복 과정일 것이다. 그의 대단한 집념 앞에 나는 창피했다. 몇 시간 글쓰기에 끙끙대는 내 모습... 20년 간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이 책을 쓰게 한 그 절실함은 뭘까?

 

 

그는 서문에 말한다. 다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호하게 요구한다.

 

한 차례 읽어 보고 판단하지 마라.” “책 전체 대해 칭찬하거나 책망해 달라.”

 

가슴이 뜨끔했다. 간단히 소개된 해설서만 보았지, 단 한 차례도 몽테스키외의 역작 전체를 읽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3년 오늘, 나는 300년 전의 몽테스키외가 처음으로궁금해졌다.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무기(?) 앞세우고 영웅들이 나온다. 20년을 몰입하여 시대의 이론을 정비한 영웅, 그가 바로 샤를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Charles-Louis de Secondat Montesquieu).

 

 

 

 

 

 

1.작가 소개

 

샤를 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 (1689~1755)

 

 

뜨거운 태양,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탱글탱글 포도송이가 익어간다. 저 멀리 약간은 낡은 듯한 중세에 지어진 대 저택이 보이고, 그 앞마당 성벽을 따라 아이들이 뛰어논다. 6살의 몽테스키외, 자신이 귀족 신분이라는 것을 잊은 채 포도밭 소작인의 아이들과 마냥 즐겁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보르도(Bordeaux)지방.

파리에서 56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고대 로마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럽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다. 타닌이 많고 뒷맛이 깊은 적포도주가 이곳의 자랑거리다. 몽테스키외는 보르도 지방 인근 마을, 라 브레드 성(château)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복한 귀족이다. 그의 집안은 16세기 경, 왕에 봉사하여 작위를 받은 유서 깊은 무관 가문이다. 아버지(자크 드 스콩다)는 라 브레드 일대의 포도밭을 소유한 상당한 자산가였고 영국출신의 그의 어머니(마리 프랑수아 드 페늘)는 신앙심이 깊었으며 남편을 도와 포도밭 운영을 도우며 재산을 늘려갔다’.

 

 

몽테스키외, 데카르트를 만나다 

 

7살에 어머니가 사망한다. 몽테스키외는 고향에서 교육을 받다가 11살이 되었을 때 멀리 집을 떠난다. 파리 근교의 콜레주 드 쥐이라는 기숙제 중등학교에 입학하여 5년 간 공부한다. 이 학교는 보르도의 유명 가문들이 후원하고 있었다. 또한, 학교를 운영하는 오라토리오회사제들은 계몽적이고 근대화한 방식의 혁명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몽테스키외는 이곳에서 데카르트학파의 철학과 수학을 배웠다.

 

데카르트는 말한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 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왕이든 귀족이든 백성이든 똑같이 생각하고 존재 한다고 말한다.

 

왕만 생각할 수 있냐, 나도 생각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나도 왕처럼 똑같이 존재하는 사람이네?”

 

왕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 데카르트의 논리는 시민이 주인인 근대 민주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의 출발점이었다. 어린 시절, 소작농의 아이들과 뛰어 놀았던 몽테스키외는 이 때부터 서서히 계몽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변호사가 되다 

 

몽테스키의 큰 아버지는 보르도의 법원장이다. 큰 아버지에게는 자손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 자리를 물려줄 예정이었다. 큰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는 중등학교 졸업 후, 고향에 있는 보르도 대학에서 3년 동안 법학 공부를 한다. 1708년 졸업 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다. 법률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그는 다시 파리로 갔다. 당시 그는 파리 문화계의 영향을 받아 이국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1713, 아버지의 사망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유산 상속을 받는다. 2년 뒤, ‘잔 드 라르티그라는 여자와 결혼한다. 그녀는 부유한 프로테스탄트였다. 성상을 숭배하는 로마 카톨릭을 반대하고 나온 신교를 믿는 그녀는 근면, 성실하고 사업 수완이 좋았다. 또한, 결혼 지참금으로 10만 리브르를 가지고 왔다. 몽테스키외는 유산 상속과 결혼으로 상당한 부를 쌓아갔다. 그는 21남을 두었고 자산 관리를 부인에게 맡겼다. 그녀 역시 몽테스키외의 어머니처럼 근면하고 능력 있는 아내였다.

(아내에 대해서는 그 당시 시대적 배경 하에 좀더 자료 수집해 연구 요망, 몽테스키외의 연애, 결혼생활도 자료수집 분석 요망) 

 

1716년 큰 아버지 사망하자, 그는 남작작위와 함께 가까운 영지(남작령), 보르도 법원장직을 이어받는다. 몽테스키외는 27살의 젊은 나이에 사회적 재정적 안정을 얻은 행운아였다. 호기심이 많고 학구열이 뛰어났던 그는 법원장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했다. ‘보르도 아카데미에 가입하여 물리학, 지학, 생물학 등 과학 분야에 몰두하기도 했다. ‘아카데미란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메이아에서 유래한다. 당시, 학문과 예술 등에 관한 권위 있는 전문가 단체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다

 

어린 시절 계몽사상을 공부했고, 세상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익명으로 책을 출판한다.

1721<페르시아인의 편지>. 프랑스를 여행하는 2명의 페르시아인의 눈을 통해 프랑스 루이 14세의 전제정치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당시는 도서검열이 존재하던 시대였다. 사회 풍자 서적 출판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하지만 이 책이 당시 전제왕정의 허를 찔렀기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그는 루이 14세의 폭정, 불안한 화폐가치의 문제, 자기 실속만 챙기는 신하들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 책으로 그는 파리의 사교계와 문화계 지식인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었다. 1772년 그는 다시 파리로 간다.

 

베릭 공작의 도움으로 그는 궁정에 들어갔다. 궁정은 오를레앙 공작의 방탕한 섭정에 의해 좌우되고 있었다. 몽테스키외는 자신보다 사상적 수준이 낮은 이들이 궁정에서 활개를 치며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는 것을 목격하고 분노했다.

 

172710, 파리의 프랑세즈아카데미에 자리가 생기자 다음해 1월 그는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된다. 그 당시 사교계의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던 살롱의 마담, ‘랑베르 부인과 그를 지지하는 강력한 후원자들 덕분이었다. 프랑세즈는 보르도 아카데미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그 명성이 높은 곳이었다.

 

시골 출신 귀족이지만, 공식적으로 재능 인정받았기에 그는 파리에 계속 머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바람직한 정부 형태(정치 체제)를 찾기 위해 연구에 들어간다. 1727년부터 [법의 정신] 집필을 구상하였고, 여러 나라의 제도와 관습을 시찰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 15개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21개월, 3년 동안의 긴 여행이었다. 여행 기간 중 보고 들은 내용은 모두 꼼꼼히 기록하였다. 사람을 만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3000 여권의 책을 사 모았다. 영국여행 중에는 영국 왕립 과학협회 회원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영국은 그의 어머니 고향이자 몽테스키외가 가장 이상적 모델로 삼는 나라였다.

 

영국에 머문 기간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득 많은 시기다. 몽테스키외는 영국의 정치가 볼링브룩자작과 친분을 쌓으며 정치적 견해를 나누었다. 이후, 이것은 몽테스키외가 영국헌법을 분석하는 데 반영된다.

 

 

시대를 뒤집는 책, [법의 정신] 출간

 

그는 파리로 돌아와 수집한 자료를 2년에 걸쳐 정리하고 집필을 준비했다.

19명의 비서를 고용했다. 그들에게, 수집한 자료와 노트를 지리 정치 정치사 법률 신화 세계사 상업으로 분류하여 정리시켰다. 1742년 원고의 3/4 완성, 1745년 집필 완성했으나 추가 작업을 진행하여 1748년 드디어 [법의 정신]을 출간 되었다. 당시 학계에 시대를 뒤집을 정도로 섬세하고 해학 넘치면서 강렬하고 날카로운 책이 나온 것이다. 출간 2년 만에 22판를 찍었다. 유럽 각국의 지식인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신학비판에 분노한 로마 카톨릭 교회는 1950년에 [법의 정신]을 금서로 지정한다. 성서에 나오는 신의 법(말씀)’은 무시한 채 인간의 법을 이야기하였기 때문이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로마인의 흥망성쇠 원인론](1734)을 발표한다. 개별적인 역사적 사실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역사의 법칙성을 찾는 데 주력한 책이다. 당시로는 참신한 발상의 또 다른 역작이다.

 

1755, 그는 유행성 감기가 악화되어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 당시 몽테스키외는 너무 과로하여 거의 실명 상태였다고 한다.

 

 

* * * 

위대한 정치 사상가이자 법학자 몽테스키외!

 

그는 지금도 자유를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과 하루를 보낸다.

그들의 호주머니 속에는 늘 그가 있다.

 

 

<프랑스 동전과 지폐>

 

  (자료-3)동전 속 몽테.jpg  

 

 

 

(자료-5)지폐 속 몽테.jpg 

 

 

그리고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 자격시험, ‘바칼로레아

그가 말한 법의 정신’이  살아있다.

 

 

<바칼로레아 시험문제>

 

5장 정치와 권리(Politics&Rights)

 

질문1-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질문2-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질문3-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질문4-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

질문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질문9-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나?

              ...  

질문12-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질문13-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본문 삽입이 안 되어 파일로 첨부합니다.^^* )

 

 

3. 책소개와 평가

 

1) 먼저, 시대 알기

 

[법의 정신]을 읽으려면 몽테스키외가 살았던 시대의 맥락이 알아야 접근이 가능하다.

 

*

몽테스키외가 살았던 시대는 어디쯤일까?

17세기 말 18세기. 우리나라는 실학사상이 꽃피던 조선의 영,정조 시대다. 중국은 청 시대로 밀려오는 서양 열강들에 대한 쇄국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신대륙의 미국은 독립선언(1776)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17~18세기 유럽 전역에 계몽주의라는 혁신적 사상이 등장했다. 교회의 권위에 바탕을 둔 구시대의 권위와 특권을 도전하고 인간의 합리적인 사유를 얘기한다.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계몽하여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려 한다. 프랑스에는 몽테스키외, 루소, 볼테르 등의 계몽 사상가들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자연과학이 발달하였고 정치적으로는 근대 시민사회의 틀이 형성되어 가고 있었다.

 

 

**

영국은 청교도혁명, 명예혁명을 치르면서 왕과 귀족, 부르주아 등 사회세력 간의 권력을 둘러싼 타협이 진행되었다. 영국은 군주=시민으로부터 통치를 위임받은 자라는 관념이 자리 잡아 갔다.

 

하지만 프랑스는 달랐다.

짐이 곧 국가다.”는 루이 14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절대군주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군주의 권력과 권위가 그야말로 절대적이었다. 중앙정부가 파견한 관리들이 지방의 세금을 거둬들일 정도로 왕의 지배권이 지방까지 미쳤다. 중앙집권적 통일된 국가 모습을 갖춘 것이다. 그리고 절대왕정의 힘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귀족들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프랑스는 왕권의 강화와 귀족의 약화라는 일종의 악순환 고리가 반복되고 있었다.

 

반면, 당시 주변국인 이탈리아는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고, 독일 또한 통일된 국가 모습을 갖추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국은 귀족들의 왕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 지속되고 있었다.

 

***

몽테스키외를 포함한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절대왕정에 대한 합리적 모색을 시도하였다.

 

 

2) 책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저자의 서문

 

1편 법일반(法一般)

 

2편 정체의 본성에서 파생되는 법

3편 세 가지 정체의 원리

4편 교육법은 정체의 원리와 관계가 있어야 한다

5편 입법자가 제정하는 법은 반드시 정체의 원리와 관련되어야 한다는 것

제  6편 민법 및 형법의 단순성, 재판의 수속 및 형의 결정 등에 관한 여러 정체원리의 귀결

7편 사치 금지법, 사치 및 여자의 지위에 관한 세 가지 정체의 여러 원리의 귀결

8편 세 가지 정체의 원리의 부패

 

9편 법과 방어력의 관계

10편 법과 공격력의 관계

11편 국가조직과의 관계에서 정치적 자유를 형성하는 법

12편 시민과의 관계에서 정치적 자유를 형성하는 법

13편 조세의 징수 및 국가 수입과 자유의 관계

 

14편 법과 풍토의 관계

15편 시민적 노예제의 법은 풍토의 성질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16편 가내(家內) 노예제의 법은 풍토의 성질과 어떻게 관계하는가

17편 정치적 노예제의 법은 풍토의 성질과 어떻게 관계되는가

18편 토지의 성질과 관계되는 법

19편 국민의 일반정신과 습속 및 생활양식을 형성하는 원리와 관계되는 법

20편 상업에 관한 법의 본질 및 특성

21편 세계적인 변혁에 의한 상업과 법의 관계

22편 화폐의 사용에 관한 법23편 주민 수와 관계되는 법

24편 교의 및 그 자체에서 고찰된 종교에 관한 법

25편 종교의 존립과 그 대외정책에 관한 법

 

26편 법과 자연의 관계에 있어서의 판단능력

 

27편 상속에 관한 로마법의 기원 및 변천

28편 프랑크인에 있어서의 시민법의 기원 및 변천

 

29편 법을 제정하는 방법

 

30편 군주정체 확립과의 관계에 있어 프랑크인의 봉건법 이론

31편 프랑크인의 봉건법 이론과 그 군주정체 변천과의 관계

 

옮긴이의 말

 

 

목차에서 보는 것과 같이 책 내용이 워낙 방대하여 한 눈에 내용 파악이 쉽지 않다.

나름의 방식으로 분류해 보았다.

 

 

[서론]1, [결론]26, 29편이다 --> ‘법의 정신

법과 여러 존재와의 관계, 법을 만드는 입법자의 정신 등을 얘기하며 <자연법><실정법>을 다룬다. <자연법>은 모든 법 이전의 자연의 법이다. 인간이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본능과 사회생활의 욕구 등 상식적인 삶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다. <실정법>은 각 나라의 자연환경, 인문환경에 맞게 만들어진 법이다. <실정법>을 결정짓는 법의 정신은 세 가지 힘에 의해 결정된다. 첫 번째 힘은 자연법이다. 두 번째는 정부 형태의 본질이고 그 다음은 정부 형태의 원리.

 

2~8편은 [본론1]이다 --> 3가지 정부 형태

다양한 정부 형태(정치 체제)와 법의 관계를 담고 있다. 공화정, 군주정, 전제정 3가지 정부 형태의 본질(통치 주체 및 권력 행사 방식)과 원리(덕성, 명예, 공포)를 설명한다(1~3). 그리고 그리스, 로마, 일본, 중국, 스페인 등의 정부형태를 예로 들면서 교육법, 민법/형법, 사치금지법 등의 정치체제 별 사례를 보여준다.

 

9~13편은 [본론2]이다 --> 3권 분립론

여기서는 법의 방어력(안전대비 능력)과 공격력(전쟁, 정복권)을 다루고 있으며 또한 정치적 자유를 형성하는 법(국가조직과의 관계/시민과의 관계)을 다루고 있다. 특히 11장에서는 영국의 국가조직을 예로 들면서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상호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4~25편은 [본론3]이다 -->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발전한 법들

여기서는 각 나라의 고유한 조건 즉, 자연환경(기후, 토양 등)과 관련한 국가의 일반 정신과 인문환경(상업, 화폐, 인구, 풍습, 종교, 역사 등)에서 비롯된 여러 형태의 법을 다루고 있다.

 

27~28, 30~31편은 [본론4]이다. --> 상속법과 봉건법

27~28편에서는 고대 로마의 상속법, 30~31편에는 프랑크인의 봉건법을 실었다. 이 부분은 원고 추가 작업으로 삽입한 듯하다.

 

 

 

3) 감동적이었던 장 또는 절

 

나는 1을 펼쳐 들었을 때 머리를 망치로 맞는 기분이었다. 법을 하나의 생명체처럼 파악하여 그 질서를 찾고 있었다.

평소 사회학에 대해서 알기는 했지만, 18세기의 몽테스키외 입에서 나온 말은 참으로 대단한 감동 있었다.

 

법이란 이성이다.......(중략)......그 법은 수립되어 있는, 또는 수립하고자 하는 정체의 성질과 원리에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

정법같이 정체를 구성하는 것이든, 혹은 시민법같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든 마찬가지다.

........

끝으로 법은 그것들 상호간에 관계를 갖는다.

그 자체의 기원(起源), 입법자의 의도, 그것이 제정된 기초가 되는 사물의 질서 등과 관계하고 있다.

그러므로 법은 이런 모든 관점에서 고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점이다.

나는 그런 모든 관계를 밝혀 보려고 한다.”

 

 

연구 방식의 참신성이 담겨 있었다. 몽테스키외는 각각의 특수한 사례들을 경험적 실증적 방법에 따라 조사하고 분석한 뒤, 여러 정부 형태를 구성하는 힘을 찾으려고 했다. 각 나라의 자연환경, 다양한 풍습과 관례를 예로 제시하며 정부 형태와의 관계를 분석한다. 경험적 고찰에 따른 접근방식이다. 자연과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했던 저력이 아닌가 싶다. 또한 그는 한 나라의 역사적인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는 역사적 방법론을 택하고 있다.

 

나는 그가 왜 ‘사회학의 창시자’라고 하는 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연법을 설명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법 분야의 공부를 못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번도 자연법에 대해 이처럼 자세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그는 자연법을 모두 4가지로 설명한다. 평화가 제 1의 자연법, 식욕이 제 2의 자연법, 남녀의 사모하는 마음이 제 3의 자연법, 다른 동물과 달리 사회생활을 영위하려는 욕구가 제 4의 자연법이다.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식욕도 왕성하고 이성에 대한 사랑 감정도 늘 짜릿하다. 그리고 사회적 유대에 대한 욕구도 있다. 그런데 이것들이 자연법이란다. 참으로 재미있는 해석이다.

 

그리고 5편의 평등에 대한 글귀도 인상적이다.

 

민주 정체에 대한 사랑은 평등에 대한 사랑이다, 현실적인 평등은 국가의 영혼이다....(중략)......공화국에 있어서 덕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국애, 즉 평등에 대한 사랑이다. ”

 

모든 사람은 권력 앞에서 평등하다.

하지만, 민주 사회의 각 구성원이 개개의 덕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덕성(평등에 대한 사랑, 조국애)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개개인의 극단적 평등은 민주 정체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 *

뉴턴이 물리세계의 법칙을 발견했다면

몽테스키외는 정신세계 법칙을 발견했다는 말이 있다.

 

스위스 과학자 '샤를 보네'가 한 말이다.

 

몽테스키외의 역작 [법의 정신]어떤 정부 형태가 인간의 진정한 자유 추구와 정치적 덕성 추구에 도움이 될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계몽 사상가였던 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고 탐구했는지, 또한 조국 프랑스의 가장 이상적인 정부 형태를 찾고자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는 프랑스가 전제정이 되지 않고 온건한 군주정이 되기를 또는, 겉모습은 군주정이지만 속은 공화정의 모습을 갖추기를 진정으로 바라면서 나름의 처방을 제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프랑스가 혁명이 아닌 개혁의 방식, 즉 영국과 유사한 길을 통해 근대 정부 형태 건설이 가능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을 것이다. 프랑스의 귀족은 왕권에서 정치권력을 떼어 낼 힘이 없었다. 그리고 절대왕정은 극도로 부패해 있었고 프랑스 시민들은 죽음 대신 혁명을 선택한 것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은 고대 그리스에 존재했다가 사라졌던 민주주의의 문제가 혁명을 통해 다시 제기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시민을 주권자로 선언되었다는 점에서 근대시민 사회 성립의 획기적인 전환점이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은 그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간에, 프랑스 혁명이라는 열매를 맺고

오늘날 우리들의 답답한 가슴에도 문을 두드린다.

 

 

 

 

4) 내가 작가라면

 

몽테스키외가 밝혔듯이, ‘책 내용이 방대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이 주제가 인간 세상이 지금까지 받아들인 모든 제도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심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길을 잃었다. 그래서 책 읽기를 중단하고 관련 내용을 표로 그려 보았다. 이 책 저 책을 뒤지면서 시대적 배경, 관련 용어, 사람을 찾아보아야 했다. 그리고 몇 권의 해설서를 읽어야 했다. 나의 인문학적 공부 내공이 부족한 게 첫 째 이유겠지만, 책의 구성이 마음에 안 든다. 그리고 번역 또한 너무 거칠다.

 

내가 작가라면 출판사에 다시 의뢰해서 번역을 다듬고 편집의 묘미를 살려 보고 싶다. 그 어느 책에도 작가 몽테스키외에 대한 소개를 잘 한 곳이 없었다. 몽테스키외가 펄펄 살아서 생생하게 똑~ 튀어 나올 만큼 다루지 못했다. 내가 소개한 홍신 문화사의 책은 [작가소개]가 정말 짧다. 나는 몽테스키외의 신내림(?)이라도 받아서 그의 삶, 중요시점에 그가 느꼈던 감성까지 생생하게 잡아내 보고 싶다. 정말 살아있는 작가 소개가 들어가야 책의 감동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정부 형태를 표로 정리해 그려 넣고,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그림이나 인물 사진도 집어넣고 싶다. 몽테스키외 그의 대단한 성과에 비해 번역과 편집이 너무 허술하다. 300년 전 명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한국의 출판사 탓일까? 책이 잘 안 팔리는 현실 탓일까? 프랑스 등 외국에서 다시 출판된 [법의 정신] 책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다.

 

 

***

언젠가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프랑스를 가고 싶다.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지방 인근의 라 브레드샤토에서 와인 한잔을 할 것이다.

보르도지방의 최고 영웅, 몽테스키외를 기억하며...

~” 건배를...! ()

 

 

 

 

 

IP *.58.97.136

프로필 이미지
2013.02.11 22:12:01 *.127.180.153

들이신 공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겠지만, 리뷰 잘 읽었습니다!

건투 기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3.02.12 04:21:31 *.58.97.136

감사합니다...^^

많이 부끄럽고,  부족함이 많습니다.

이제까지 책을 그냥 편하게 봐 오다가

구본형 선생님께서  내려주신 방식으로 리뷰를 써보니까

제가 그동안 책을 헛투루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기존 연구원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는 것 같음....

선배님께  경례!!   (꾸벅~)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북리뷰 안보이시는 분들 일단 파일첨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4] 관리자 2009.03.09 83510
698 9기 북리뷰 2주차-몽테스키외 <법의 정신>-용경식 file 엘모99 2013.02.10 4585
» 9기 레이스 북리뷰 2주차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서은경 file [2] tampopo 2013.02.10 5151
696 9기 레이스 북리뷰 2주차-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유형선... file 유형선 2013.02.09 4268
695 9기 북 리뷰 - 강종희 - 그리스인 이야기 file [1] [1] 종종걸음 2013.02.04 4307
694 <9기 레이스 북리뷰 1주차-그리스인 이야기-박진희> file [3] 라비나비 2013.02.04 4269
693 <예비9기 1주차 지적레이스-조현연>구본형의 그리스인이야기 [2] 에움길~ 2013.02.04 4192
692 <예비 9기 레이스 1주차 -그리스인이야기>-이효은 file 꽃마리 2013.02.04 4267
691 9기 북리뷰 1주차-그리스인 이야기-용경식 file 엘모99 2013.02.04 4189
690 9기 2차레이스 북리뷰 1주차-그리스인이야기-오미경 file [2] [2] 오로라 2013.02.04 5044
689 <9기 레이스 북리뷰 1주차-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서은... file tampopo 2013.02.04 4323
688 9기 레이스 북리뷰1주차-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유형선) file [2] 유형선 2013.02.04 4255
687 <9기 레이스 북리뷰 1주차 - 구본형의그리스인이야기 - 김준... [1] 델게르마아 2013.02.03 4199
686 [9기 레이스 북리뷰 1차 _ 그리스인 이야기(김대수)] file [1] 땠쑤 2013.02.03 5512
685 9기 예비 연구원분들께 드리는 조언 [2] 희산 2013.02.03 4445
684 9기 예비 연구원(최재용)-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file jeiwai 2013.02.02 4174
683 소걀 린포체의 『죽음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2] 이희석 2013.01.01 5558
682 [좋은 詩]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라비나비 2012.12.21 8953
681 모처럼 재미있는 소설- 최민석, 능력자 명석 2012.12.19 4577
680 늦지 않았다. – 한명석 – 북하우스 [1] yeajonghee 2012.11.06 4639
679 김호기의 『시대정신과 지식인』 file [1] 이희석 2012.10.16 4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