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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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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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일 01시 35분 등록

리뷰(3주차):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1.저자에 대하여

나의 앞으로의 도전, ‘한 사람을 마스터 하자.’가 시작되었다. 이희석 연구원이 쓴 ‘나는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를 읽으면서 다짐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무조건 좋은 분, 훌륭한 사람이면 책을 통하든지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접근했고, 그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단점을 교훈삼아 수용해왔다. 너무 우왕좌왕했고, 동분서주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차에, 본 연구원 모집을 접하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을 선택해서 마스터해야 한다. 바로 그 대상이 구본형 소장이다. 나와 닮은 부분이 너무도 많다. 성격도 그렇고 마인드도 그렇다. 물론 내가 많이 부족하다. 변화에 대한 면에서는 매우 흡사하다. 예전의 나의 좌우명이 일신우일신이었으나, 지금은 ‘경쟁력을 강화하여 이웃에게 도움이 되자.’ 이다.

예전부터 구 소장의 강의도 들었고, 명함을 주고 받기도 했다. 나는 ‘소리 클리닉’ 회사에 다녔을 때의 명함을 드렸고,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라는 로고가 새겨진 명함을 받았다. 당시의 명함 내용과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한 내용을 내 Pda폰에 입력했고 거리를 다니면서 간간이 들추어 봤다.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개인을 돕는 일”이 그의 직업이다. 라는 내용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최근에 와서는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가기로 한 후, 처음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한 부분 한 부분 정독을 했고, 하나 하나 필사하듯이 발췌했다. 나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저자의 ‘소개’ 란에 ‘평범한 사람들이 소시민적 수동성을 넘어서서 변화의 주체로서’ 라는 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수 많은 개별적 중심을 지닌 다면적 물결로서 미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 단순히 소시민적 수동적이지 않다. 좀 아쉬운 것은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자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이다. 오히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나에게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고정관념이 매우 강하다.

‘사람에게서 구하라.’라는 책에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 말고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원동력이다.”라는 문구가 감명 깊다.

나는 구본형 저자의 마음을 무찔러 들어갈 뭔가를 갖추었는가? 나는 감히 갖추었다고 믿는다.

마음과 마인드가 맞는다. 세상을 보는 유연함과 학습의 즐거움이다. 항상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배우고 익히는 태도, 그리고 나의 장점 중의 장점인 상대를 맞추면서 섬기는 자세와 공헌력이 있다.

연구소에서는 10년 안에 100명의 연구원과 500명의 커뮤니티를 만든다고 한다. 그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나같은 공헌력이 있는 사람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저서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낮선 곳에서의 아침, 월드클래스를 향하여, 떠남과 만남,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사자같은 젊은 놈들, 내가 직업이다, 일상의 활홀,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코리아니티 등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6 미래는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를 딛고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충분히 썩어 비옥해진 과거가 미래의 수확량을 결정한다는 것은 농사를 한 번이라도 지어본 사람은 금방 알 수 있다. 과거를 충분히 썩혀 소화해내지 못하면 과거가 살아서 미래를 지배하게 된다. 즉 과거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관성, 과거의 습관, 과거의 자취와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과거의 온갖 흔적, 그 영욕을 묻어 깊이 썩혀두면 우리는 지혜를 얻게 된다. 그것이 앞길을 밝히는 불빛이 된다.

6 나는 아름다운 미래를 ‘회고’할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회고’, 이것이 개인사를 정리하면서 내 마음을 무찔러 들어온 생각이다. 나는 10년 앞을 달려나가, 그 곳에서 거꾸로 10년동안 펼쳐지게 될 내 인생 최고의 장면들을 되돌아보았다. 시간적 도치가 주는 장점은 ‘계획을 이미 발생한 실천 결과’로 치환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10년을 잘 살게 ‘되었’다. 과거의 기록이 건강한 미래를 계획하도록 도와준 것이다.

7 ‘타도, 구본형! 이것이 이 책 속에 숨어 있는 정신이다. 나는 나의 문화사 이 개인의 실록을 통해 내가 넘어서고 극복해야 할 나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는 나의 비전은 먼저 이렇게 나에게 적용되었다. 내가 내 직업의 첫 번째 고객인 것이다.

10 ‘나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기록이다. 즉 내 인행의 다음 장면을 그려보기 위한 시도이다. 자신에 대해 쓰다 보면,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 일들이 밝혀지고 절실해진다. 이때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은 그 일들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된다.

14 일러두기 둘째, 어떤 것은 저자를 밝히고 어떤 것은 슬쩍 따옴표만 한 것은 일관성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나는 서로를 밧줄처럼 엮어줌으로써 굴비처럼 꿰어놓는 질서정연한 상징성을 싫어한다. ~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야 사업하기 쉽듯이, 형식이 가벼워야 글쓰기도 즐겁다. ‘규칙과 표준이 창의성과 예술성을 말살’한다. 어떤 일이든 그것을 이끄는 정신적 물결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잃으면 배를 띄울 수도, 춤을 출 수도 없다.

16 이야기를 기술하는 방식은 역사와 소설의 중간 형태를 취하기로 했다. ‘무릇 심오함을 가장하는 자들은 가면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 화자와 이야기를 분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의 도움을 받았다. 그것이 소설이다.

17 과거가 날 만들었으니, 과거를 버리고 벗어나는 것이 또한 미래의 과제다. 죽어야 할 자리에는 늘 혁명이 있어야 한다.

21 마흔 살은 오래 끓어 걸쭉해지기 시작한 매운탕이다. 바야흐로 인생의 뼛속 진국이 우러나오는 시기다. 마지막 젊음이 펄펄 끓어오르고 온갖 양념과 채소들의 진수가 고기 맛에 배고 어울리는 먹기 딱 좋은 시절이다.

22 모든 것의 궤멸은 늘 내부로부터 온다.

24 마흔은 가끔 불면증과의 동행과 동침을 의미했다. 나는 오히려 불면을 즐겼다. 불면 역시 주어진 것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결코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찾아오면 싸우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 상책이다.

25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싸우는 것 보다는 데리고 함께 즐기며 사는 것이 좋다. ~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을 좋아한다. 파블로 카잘스 타는 바흐를 듣다 보면 어느덧 잠이 들고 아침에 상쾌하게 깰 때도 있다.

26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그리고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30 자유는 빛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확실한 것, 굳건히 서 있는 것들의 질서 안에서 자유는 끝나고 만다. 절실하게 바라지만 자유가 주어지면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30 그러나 사랑은 다른 애인을 찾아냄으로써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감정으로 위장된 반복 속에서 소모될 뿐이다. 사랑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31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 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현실보다 극적이고, 현실보다 교훈적이며,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45 누군가의 칭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엇인가 정말 괜찮은 것을 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45 ‘미루나무가 서 있는 강 길을 걷는다. 강 건너 마을에 하나 둘 흔들리며 내걸리는 불빛들. 흔들리는 것들도 저렇게 반짝일 수 있구나. 그래 불빛, 흘러온 길들은 늘 그렇게 아득하다. 어제였던가. 그제였던가. 그토록 나는 저 강 건너의 불빛들을 그리워하며 살아왔던 것이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흔들리며 손짓하는 그 나무들의 숲에 다가갔다.

숲을 건너기에는 내 몸은 너무 많은 것들을 버리지 못했다. 지나간 세상의 일을 떠올렸다.

48 마흔이 되면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사회적 윤리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좀 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려고 한다.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수용한다. 따라서 개념의 깊이를 희생하는 대신 명료하고 구체적인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55 지혜란 ‘숭고하고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삶을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

57 융 학파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이 쓰고 있던 사회적 가면, 즉 페르소나는 중년이 되면 붕괴한다. 그리고 내명을 향해 들어가도록 강요한다.

69 나는 이 인기 없는, 그러나 모두를 괴롭히는 과제에 집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나는 할 이야기가 많은데 내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너무 적었다.

70 사람들은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 그러나 그들은 두 가지를 모르고 있었다. ~ 둘째, 아주 중요한 이유였다. 혁명사를 전공하고 싶은 역사학도였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내게 감동과 전율을 주었다. ~

에게 해에는 꽃과 바위만 있는 섬이 있다고 한다. ~ 한 해에 두번이나 크고 화려하게 만발~ . 옹색한 땅과 준엄한 바위가 오히려 개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결핍이 꽃을 아름다운 꿈 안으로 몰아 넣어 준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75 우리는 ‘조급한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로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었다. 무엇인가 다가오고 분명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가 이내 사라지고 다시 다른 그림이 닥쳐드는 홀로그램의 세계가 우리 시대의 특징이 되었다. 우리는 장기적 관점이 사라져가는 경제 시스템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78 온갖 종류의 구조조정에도 상관없이 한 조직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 성장하고 싶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말은 떼거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과는 매우 다른 개념이다. 적절한 관계라는 것은 본인의 성격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다 그러나 적절함의 특징은 하나이다.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특별히 친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배타적 폐쇄성으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열린 관계가 유지되도록 적과 동지 사이의 제 3의 특징이다. 이들은 ‘누구의 사람’이라는 폐쇄적 소속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때 화려하게 권력에 줄을 대서 급부상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늘 기둥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처럼 빼내기 어려운 자리에 있다. 이것은 소극적이거나 내향적인 사람도 잘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장점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이러한 휴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익숙하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전문성이 자격증에서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식은 변하고 경험은 늘 다르게 적용된다. 자신의 소질을 이해하고 잠재력을 계발한다. 이들은 대체로 겸손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을 대단하다. 애정 없이는 자신을 불태울 수가 없다. 어떤 분야든 자신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또 그들은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단추를 끼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요한 사람들은 떠남을 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니체는 가장 위험한 조직원은 ‘그의 이탈로 조직 자체가 파괴되는 조직원’이라고 불렀다.

84 나는 수동성을 강점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말하자면 수동성을 적극적 수동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은 꽤 재미있었다. 적극적 수동성, 즉 유혹은 늘 설득의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영학은 ‘유혹’이라는 싱싱한 단어를 죽은 단어, 즉 마케팅이라고 불러왔다.

86 유혹은 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87 갑자기 나는 내가 기획하는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내가 기획하고 연출하며 배역을 맡는 이 훌륭한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 달쯤 지나 책이 나왔다.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독자에게 가는 선물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책은 잘 팔렸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잡지들은 세상에 내가 있다는 것을 광고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 변화경영 전문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88 전문가는 과거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며, 오직 끊임없는 자기학습에 의해 날마다 새로워질 뿐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

89 미래를 평가의 잣대로 삼는 사람을 많지 않다. 확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물로 된 항아리 속에 물을 담으려는 발상이다. 반대로 미래를 가지고 평가한 것은 바닷물 속에서 식수를 찾는 것과 같다. 온통 가능성의 물로 채워져 있지만 아직 한 컵의 마실 물도 되지 못한다. 내가 믿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험하는 사람뿐이다.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만이 전문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91 나무들은 가장 추울 때 그렇게 서 있다. 죽지 않고 새로워지는 것은 없다. 죽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새로워질 수 없는 것이다.

112 사회적 기준은 나의 몸을 짜부라뜨린 후 침투했고, 나에게 허용된 개인적 밀실은 끊임없이 감시받고 있었다. 나는 내 속에서조차 옷을 벗고 편하게 쉬기 어려웠다.

115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늘 쩨쩨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각자 그 안에 자신의 역사를 안고 산다. 부끄러움도 있고 후회도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도 있고 당당하고 장엄한 순간도 있게 마련이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그저 ‘태어나 먹고 살기 위해 애쓰다 아파트 한 채를 남기고 일흔 여섯 살의 나이로 죽었다.’라고 기록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용돈과 얼마의 책값과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마음의 자유를 잃을까 불안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어느날 다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다 홀연히 범상치 않은 결심을 한다.

117 나는 슬그머니 나를 묶고 있는 줄 하나를 끊어냈다. 다른 줄도 끊었다. 나는 인형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책임이 더 이상 구속이 되지 않도록, 일이 더 이상 밥벌이가 되지 않도록, 자유가 더 이상 방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다시 인형으로 돌아가서 수없이 많은 끈으로 조정될 수는 없었다.

124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124 부모로서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가르침 너머 함께 즐기고 어울리며 공유하는 친구로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126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133 가장 먼 그림을 그려보려고 하는 자인지도 모른다. 나는 멀리 보는 것을 좋아한다.

133 더 좋은 방식, 더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나름대로의 주관들이 있다.

137 대중 강연을 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 나를 도와 줄 아주 좋은 파트너가 있어 내가 더 바빠지는 일 없이 그 일을 해 낼 수 있다면 언제고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나는 마음껏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자신과의 약속이다.

138 언어의 표현 방식을 넘어 교류되는 정신적인 교감은 자연이 우리의 마음을 여는 방식이다.

140 현실이란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한 남들의 생각.’ 즉 다른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다. 나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에머슨의 말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이 그 사람의 성격임을 종종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59 얼마 전 작고한 이오덕 선생이 늘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160 간혹 사랑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믿을 만한 것이기도 하지만, 단 한 번의 미풍에 녹아내릴 수 있을만큼 불안한 것임을 예감하기도 한다. 포도주 빛처럼 매혹적이다가 지독히 역겨운 상황으로 반전하기도 하고, 평화로운 푸른 바다 같다가 폭우가 쏟아지는 해일로 돌변하기도 한다. 부드러운 동반이기도 하고, 함께 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기를 바라기도 한다. 사랑은 가장 극적이고 가장 드라마틱하고 가장 빠져들기 쉽고 가장 상처받기 쉬운 것이기도 하다. 그게 사랑의 매력이다. 사랑의 개념은 불변하는 것이지만, 그 구체적 모습은 천변만화의 격정이다.

161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163 변화: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 밖으로 자연의 조활ㄹ 본받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을 체득해야 한다.

165 ‘풀님에게 기도합니다.

당신을 밟고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내가 지나갈 때 당신이 고개를 숙여야 할 지라도

내가 죽으면

나 역시 당신의 자매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도다. 풀과 나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다. 우리는 같다.

173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하나의 씨앗처럼 날려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생각인지, 나의 생각을 가장한 다른 사람의 생각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오리진이 어디에 있든지, 분명한 진실은 나의 것이 된 생각들, 즉 이미 ‘내게 귀화한 생각’들이라는 점이다.

173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에 대한 생각들’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날려 보내는 일이다. 그리하여 그들 역시 아주 특별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탄생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174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좋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고, 그 일의 가치게 빛나는 일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로댕의 말을 잊지 마라. ‘사랑하고 감동하고 전율하면’그 삶은 매혹적인 것이다. 날마다 그렇게 살아라.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좋은 인생이다. 그러므로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변화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186 제퍼슨이 존 에덤스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우리가 죽어야 할 이유가 잘 나타나있다.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무르익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성장을 이루어야 할 바로 그때가 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쓴 후에 남의 것을 탐할 수는 없겠지요.”

188 문명의 본질은 오랫동안 뿌리깊게 자리잡은 사냥꾼의 습성과 겨우 최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인 것이다.

190 노자의 도는 버리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형태를 떠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자연과 함께 자연을 따라 떠나는 것이다. 나이와 함께 현명함이 자라, 이윽고 극치에 달해, 현명함이라는 언어적 속박을 벗어나 용처럼 구름 속에서 노니는 것이다.

201 릴케처럼 말한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신이여,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삶을 주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삶에 걸맞은 ‘합당한 죽음’을 주소서.”

208 아직 살 시간이 남아 있을 때는 과거의 일들이 추억으로, 현실과 이어지는 원인으로 남아 있다고 인식하겠지만, 마지막 숨은 이런 모든 것들 역시 한순간에 일어난 찰나의 것들임을 증명해줄 것이다. 원인도 결과도 없이, 느닷없는 장면들의 중첩으로 떠오를 것이다.

220 ‘내가 다시 살 수 있다면 많은 착오를 범하고 싶다. 지금 살았던 것보다 더 어리석게 행동하고 싶다. 사실 인생을 살며 심각한 일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그러니 더 미친 척 행동하고 싶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것이며, 더 많은 여행을 할 것이며,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건널 것이다. 또 아이스크림도 원 없이 먹을 것이다. 그 대신 콩은 조금 덜 먹을 것이다.오! 나 자신만의 시간이 있었더라면! 그래서 난 나에게 속한 더 많은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다. 내가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맨발로 다니고 싶다. 회전목마를 더 많이 타고, 더 많은 일출을 보고, 더 많은 아이들과 놀 것이다. 내가 다시 한 번 살 수만 있다면.’

259 책을 통해서만 사상을 더듬는 일당들,

책을 짓눌러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일당들,

머리를 종이 위에 처박고 있는 일당들,

부디

‘문 밖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우시라.

그리하여 ‘진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지혜의 친구’가 되시라.

269 다소 목적지가 불분명한 여정, 가다가 언제고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여행......

269 학습은 온 몸으로 이루어진다. 온 몸이 다 배움을 위한 촉수이며 성감대다. 한번에 조금밖에 배우지 못하는 더딘 깨달음이 이제 부끄럽지 않았다. 어쨌든 나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는가!

271 학습의 핵심은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 답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답은 이 탐험의 끝에 나타나는 보물이다.

272 차례를 보고 몇 장 넘겨보면 매력을 살살 풍기는 책들도 있다. 나는 그런 책들을 본다. 그러나 그들이 쳐놓은 사유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살금살금 걷듯 본다. 나는 단번에 매혹시키는 도약을 즐긴다. 물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도약을 만들어 놓은 책을 애써 보려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의 눈으로 책을 본다. 이미 마흔이 넘은 사람이다. 이미 삶의 웬만한 구석들은 혀로 핥아본 사람이다. 저자의 권위에 눌려 살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이해한 것을 생활 속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것도 바쁜 일인데, 언제 그들의 중언부언을 들어줄 시간이 있겠는가?

273 (책을 고를 때) 단칼에 내 심장을 찌르지 못하는 자들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이다.

273 학습은 끊임없이 획득하는 것이다. 늘 버리고 늘 떠나는 것이기도 하다.

273 배움이란 이해와 인식으로부터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 있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다.

276 이성의 작은 촛불을 끄지 않고는 대우주의 별빛을 볼 수 없다. 가까운 작은 산이 먼 큰 산을 가리고 있듯이 작은 지식은 늘 큰 지혜를 가리고 있다.

276 어둠이 가장 짙을 때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

276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스승을 욕보이는 제자는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허물을 벗을 줄 모르는 뱀은 죽어버린다. 생각을 바꿀 수 없도록 방해하는 인간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277 니체는 모든 가치를 열정이란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277 니체에게 있어, 완성에 이르는 길은 살인적인 자기파괴와 가지고 있던 믿음의 상실, 자기해체로부터 생겨났다. 자기 처형 없이는 새로운 자기가 있을 수 없다.

279 이질적인 것들, 다른 삶들을 받아들여 자신이 뒤에서 덮친 모든 사람의 삶을 자신 속에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생아를 만들어 냄으로써 그들 속으로 확장해 가고, 동시에 자신 속에 그들을 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 속에 여러 명이 있는 것이고, 그들 속에 내가 있는 것이다. 삶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접속되고 연결되며 내재화되고 확장되는 것이다. 이것이 학습의 즐거움 아닐까?

283 ‘새로운 장르의 일상적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약속한 실천적 개혁이고 혁명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의미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으려면, 내가 새로운 일상을 하나하나 만들어냈다는 사실 때문이어야 한다. 그 새로운 일상이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때, 내 삶은 그들에게 의미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286 경영학과 인문학을 하나의 공간에 배치시킴으로써 훌륭한 휴식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목욕탕을 만들고 싶다. 냉정하고 가혹한 경영 속으로 뜨거운 김이 솟구치는 인문학적 유산을 배치시킴으로써 돈으로 피폐한 영혼과 벌거벗은 몸을 돌아 볼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학문적 관심사이다. 그것은 ‘현실세계 속으로 꿈을 침투’시키는 작업이었다.

286 꿈을 꾸었다. ‘선비처럼 섬세하고 무사처럼 선이 꿁은 것’

286 섬세함이란? 다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 책을 읽다가 그 오묘한 뜻을 깨닫데 되어 기뻐하면~ 책을 읽다가 밑줄을 긋고, 만년필의 잉크를 다시 넣고서아끼는 노트를 펴 정성스럽게 옮겨 적을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286 선이 굵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288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서의 자아 경영철학.’ 이것이 바로 내 학습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룬다. 또 하나의 줄기는 ‘변화의 기술’이다. ~ 아마 내 50대의 수련 과정이 될 듯

288 나는 내가 어둠과 빛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도전이란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번 다른 실패를 딛고 나일 수 밖에 없는 길로 운명적으로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것이다. 두 번째 도전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도전은 매일 실험을 즐기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성공도 실패도 사라진다. 여행을 즐기는 자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세계에 탐닉한다. 그들은 춤추듯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294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소명은 나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깨워 스스로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자아경영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년마다 기록되는 ‘나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나의 개인적 역사이며 나를 소재로 한 소설이며, 나에 대한 연구보고서이다.

하루가 내 연구의 기본 단위다. 무수한 변화를 원한다. 그러므로 내 일은 반복을 거부하는 것이다. 수없는 반복을 통한 훈련이 아니라 수없는 변화를 통한 훈련이 내 방식이다. 물결에게서 이 방식을 배웠다.

297 인생을 파괴하지 않는 직업, 삶을 빛내는 직업만이 훌륭한 직업이다. ~ 눈부신 삶을 살게 하는 일, 그 일 때문에 삶을 즐길 수 있는 일, 그것이 위대한 직업이다.

297 변화경영이라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요건이다. ~ 변경 전문가로서 나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다.

298 먼저 나에게 적용할 것. 반드시 성공할 것.

그 다음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할 것.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나누어 주려는 잘못을 범하지 말 것.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이다. 지식을 먼저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내 원칙이다.

300 열정과 가슴의 힘 없이는 현장의 바람에 대항할 수 없다. ~ 열정을 가진 사람처럼 믿어보고 싶은 사람은 없다.

300 글쓰기 또한 혁명이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연결해야 한다. 창의적 발상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300 죽어 있는 정신을 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흥미가 살아나고 열정이 살아나고 삶이 살아난다. 그리고 끊임없이 실험하게 된다. 실험이 곧 창의성이다. 글쓰기에서의 실험이나 사업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모색은 다를 바가 없다. 글쓰기와 사업은 업종은 다르지만 같은 특성을 요구하는 행위라 말해도 좋다.

302 내가 배우는 것이 배운 것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책을 쓰는 것이다. 책을 읽고 감동적인 곳을 골라내어 내 방식으로 걸러 재편하는 데 능숙하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야에 그것들을 재결합하여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내는 작업 역시 즐긴다. 책을 볼 때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집중한다. 무엇을 읽든지 내 주제는 늘 변화이다.

303 경영 컨설턴트 가운데 글로 자신을 표현할 만한 사람은 더욱 드물다.

306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은 바로 지금의 나처럼 사는 것이다. 나는 개인에게 있어 ‘변화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본래의 자기란 무엇일까? 타고난 재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 강점을 계발하여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기다움으로 돌아가는 좋은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307 나를 키워준 것은 오히려 약한 마음이 늘 얻어오는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은 치유력이었다. 갈등이 나를 키워주었다. 마음속의 싸움을 통해, 비록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싸움은 생각보다 나쁜 것이 아니었다.

316 다른 사람의 영웅이 되기를 거부하는 영웅, 자기 자신의 영웅은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지키고 이끌어간다.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자신의 영웅, 이들이 바로 ‘유일한 자’들이다. 자신의 소우주를 가지고 있는 작은 왕자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다. 우리는 유일함을 통해 평범한 사람으로부터 비범한 사람으로 자신을 안내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치 않은 위대한 이야기’로 전환된다.

‘유일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숙달해야 한다. 손과 머리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조화가 이루어지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최고는 늘 기계적 익숙함에 다시 한 번 저항한다. 일단 숙달하면 일탈한다. ‘불온한 재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른 방식을 찾아보고 새로운 방식을 다시 익힌다. 다시 배우는 불편과 새로 배우는 흥미를 반죽하면 일상은 다시 깨어나고, 일은 같은 일이지만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애인이 아내가 되고, 아내가 다시 애인이 된다.

317 나는 글을 쓸 때 나에게 주술을 건다.

“내가 쓰는 글은 짧고 감동적이어야 한다.” 감동이라는 껍질에 싸여 있는 씨앗이다. 그것은 적대감이라는 위액과 소화액에 녹아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발아할 수 잇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피와 영혼과 정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그들 역시 알수 없는 환상과 내면의 열정 속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열정이란 심장과 감정과 창자로부터 생겨난다. 참다운 자신이 되는 자유는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켠 허파의 외침’이다.

320 특정한 강의안이나 패키지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책을 쓰는 것의 장점은 그 내용의 핵심이 언제나 머릿속에서 꺼내 쓸 수 있을 만큼 정리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325 인기라는 것은 덧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한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기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인기를 추구하는 자는 인기를 잃음으로 해서 결국 불행해지거나 스스로의 왜곡에 빠지기 쉽다. 지지자로 둘러싸인다는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모든 화려한 자들은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근신할 줄 알아야 한다.

332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모든 것이 유일한 목표여서는 안 된다. 내 목표는 그 이상이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 그것은 반드시 청중 속의 누군가를 움직여 스스로 자신의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강연장을 떠나 그들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하루 속에서 실천되지 않는 변화는 변화가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333 그 순간 내 일이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살짝 덮고 있는 행복의 껍질을 뜯어내는 것이 매우 적대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의 불행은 행복이라는 초콜릿으로 살짝 덮여 있었다. 그들은 그 초콜릿 덮개가 벗겨지는 것에 분개한다. 그리고 적대적이 된다. 솔직한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334 불행한 사람들만이 변화에 관심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행복을 가장한 사람들 역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도 때때로 변화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뼛속 깊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 변화를 꿈꾸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 나는 그들 속에서 불행을 감지한 치열한 사람들을 찾아내야 한다.

335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오늘 강연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어쩌면 아직은 자리를 빛내는 들러리인지도 모른다.

336 변화는 달콤한 과정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 속에는 늘 피의 냄새가 난다. 형태상으로 아주 부드러운 변화도 있다. 코코 샤넬은 화장품의 개념을 바꿈으로써 부드럽고 향기로운 혁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든, 혁명은 언제나 기존의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것은 당황스럽고 길을 잃게 하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랑만큼 우리를 달라지게 하는 것도 없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에 대한 치열한 사랑이다. 치열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이 일은 매우 주제넘은 짓이기도 해서, 나는 힘겹게 행복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의 적이 되어야 했다. 이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속성이다.

337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 상황의 먹이가 되어 쫒기기 전에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는 주인이 된다는 것이 변화의 요결임을 강조한다. 그 길은 어려운 길이다. 그 길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붙잡고 일어서야만 하는 자기존중과 애정이 필요한 대장정이다.

338 강연은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한다. 그들이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그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내 강연의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그들이 되어 그들의 마음으로 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속으로 그들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340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실수하거나 마음에 차지 않으면 매우 불쾌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이 때 자신의 분야가 나를 찌르는 비수가 된다. 그러므로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341 “우연한 쏘시개 불꽃”, “an unexpected sparkle toward the destiny”

343 꽃씨와 불씨가 되는 것. ~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는 비즈니스이다. 내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방식이다.

349 나는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다. 시간표를 만들고 시간표대로 사는 것을 숨막혀 하는 사람이다. 내 방법은 삶의 모든 전선에 퍼져 있는 실핏줄 같은 시간을 불러모아 커다란 주류를 가진 시간의 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세 가지 종류의 시간의 강줄기를 만들어 냈다.

하나는 나를 위해 흐르는 시간의 강이다. 이 시간의 강물 위에서 나는 읽고 생각하며 자연과 만나고 쓴다.

또 하나의 시간의 강줄기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 시간의 강줄기는 세상과 내가 만나는 시간이다.

357 나는 두 개의 하루, 두 개의 태양을 갖게 되었다. 한 곳에서 살던 짐을 꾸리고, 다른 곳에서의 삶을 위해 다시 짐을 푸는 시기가 내겐 바로 마흔이었다. 하나의 세계가 닫히면서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위대한 시기였다.

355 ‘시간은 돈’이 아니다. 시간 자체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삶이다. 내게는 팔아야 할 시간이 더 이상 없다. 나는 정신적 여행자이다.

360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은 채, 든든한 밥그릇 하나 챙겨두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그 쩨쩨함의 끝을 묻고 싶었다. 새로운 인생을 건설해야 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망설이기만 하는 나에게 무엇을 더 기다리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364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364 본업으로 사회를 도와야 그 일 자체로 의미와 보람이 된다.

377 스스로 불이 되는 것, 이것이 불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조건이다. 스스로 변화이야기의 조건이 되는 것, 스스로 사례가 되는 것, 스스로 자신의 이론의 증거가 되는 것이 바로 훌륭한 변화경영전문가가 되는 초석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뼈대에 대해서는 대체로 양호한 듯 싶어 무엇이라고 말 할 게 없다.

책 구성에 있어 10장 학습에 대한 내용이 내게 많은 시사를 주었다.

다음은 감동적이었던 장절이다.

ㅇ 일러두기 둘째, 어떤 것은 저자를 밝히고 어떤 것은 슬쩍 따옴표만 한 것은 일관성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나는 서로를 밧줄처럼 엮어줌으로써 굴비처럼 꿰어놓는 질서정연한 상징성을 싫어(?)한다. ~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야 사업하기 쉽듯이, 형식이 가벼워야 글쓰기도 즐겁다. ‘규칙과 표준이 창의성과 예술성을 말살’한다. 어떤 일이든 그것을 이끄는 정신적 물결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잃으면 배를 띄울 수도, 춤을 출 수도 없다.(14)

= 옳은 말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 혹은 저렇게 해야 한다.’는 식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개연성(蓋然性)에 대해 유연해야 창의성이 산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유연함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한다. 유연함을 우유부단함으로 치부하고, 인정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이 아쉽다. 유연함과 창의성을 위한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ㅇ 나는 이 인기 없는, 그러나 모두를 괴롭히는 과제에 집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나는 할 이야기가 많은데 내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너무 적었다.

사람들은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 그러나 그들은 두 가지를 모르고 ~ 둘째, 아주 중요한 이유였다. 혁명사를 전공하고 싶은 역사학도였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내게 감동과 전율을 주었다. ~ ‘결핍이 꽃을 아름다운 꿈 안으로 몰아 넣어 준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미래를 평가의 잣대로 삼는 사람을 많지 않다. 확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물로 된 항아리 속에 물을 담으려는 발상이다. 반대로 미래를 가지고 평가한 것은 바닷물 속에서 식수를 찾는 것과 같다. 온통 가능성의 물로 채워져 있지만 아직 한 컵의 마실 물도 되지 못한다. 내가 믿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험하는 사람뿐이다.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만이 전문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ㅇ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에 대한 생각들’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날려 보내는 일이다. 그리하여 그들 역시 아주 특별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탄생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ㅇ열정과 가슴의 힘 없이는 현장의 바람에 대항할 수 없다. ~ 열정을 가진 사람처럼 믿어보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열정은 대단한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그것을 수용할 여건이 갖추어 있지 않다. 아쉬운 일이다.

섬세함이란? 다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 책을 읽다가 그 오묘한 뜻을 깨닫데 되어 기뻐하면 섬세하다 할 수 있다.

= 사람의 마음에 섬세하게 다가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야 말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준다. 시련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남을 치유하기 힘들다. 또한 가장 고통받는 분들을 섬겨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남을 섬기면서 리더가 될 수 없다.

ㅇ 무사처럼 선이 굵다 함은 어떤 것일까?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선이 굵다 할 수 있다.

=러셀 서양철학사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에 나오는 대범한 사람과 비슷하다. 아래 글귀는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편집했다.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 팔을 휘저으며 도망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는 일은 대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터이다. 주로 명예와 불명예에 관심을 기울인다. 사소한 위험 속으로 뛰어들지 않고……큰 위험에 대적하려 하며, 위험에 처할 경우 생명을 부지할 가치가 없어지는 상황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대범한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까닭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일, 다시 말해 진리보다 대중의 생각을 더 염려하는 일은 비겁한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대범한 사람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든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에게 속한 여러 특성이 사회 안에서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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