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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6일 15시 58분 등록

니케의 미소를 보았는가

 

 

1. 저자에 대하여:

 

1987년 펜싱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되어 88서울올림픽 당시 20대에 펜싱 국가대표 에페 팀의 코치를 맡아 활약했으며,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우수한 성적을 이끌어냈다. 대만 펜싱 국가대표 총감독으로 활동하다가 귀국하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에페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하였다.

 

저자는 36년 동안 펜싱과 함께했다. 펜싱은 그의 삶의 전부였으며 그의 인생은 곧 펜싱을 위한 삶이었다고 고백한다. 그가 펜싱을 시작할 당시의 우리나라 펜싱의 수준은 세계무대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현격한 차이가 나 조롱당하는 수준이었지만,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며 대한민국의 펜싱은 전환점을 맞았고, 이제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세계 랭킹 1위도 배출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에 남다른 감회와 자부심을 갖는 모습이다.

 

현재 (주)디이노의 전무로 활동하는 가운데 프랑스학교, 서울외국인학교, 은호펜싱클럽을 통해 아마추어 펜싱을 지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스포츠 심리학 박사 취득,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추가 저자 밀착 취재^^ (ㅋ)

 

이 책에는 펜싱을 하며 저자 자신이 격은 지난한 고통의 훈련과 수련과정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후배 선수들에게 최대한 간단명료하고 체계적으로 전달 및 훈련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코치의 모습이 저자 특유의 사고와 문체로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여 검을 다루는 무사의 만만치 않았던 그간의 삶과 정신력이 거침없이 숨결로 녹아나는 듯한 감동을 준다.

 

나는 2006년도 후반기부터 변경연 커뮤니티를 통해 우연히 이 책의 저자가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나가는 흔적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초아선생님께서는 “버버리코트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독일 병정 같은 사내” 라고 나의 댓글에 그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놓으셨다. 그러나 내가 본 저자는 때로는 고뇌하는 시인이고, 덩치 큰 사내답지 않게 섬세한 부분이 있으며, 스승님과 변경연의 벗들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한동안 그는 변경연에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 마치 친지를 보살피듯 각별한 관심과 정성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글들이나 개인적으로 아픔을 지닌 글들에 대해서는 일일이 긴 댓글로 친절히 답해 가며,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는 하였다. 마치 정 많고 속 깊은 큰 바위 얼굴 같은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경험적 주장이나 학문적 논리를 확실하게 근거로 삼아 상담 혹은 코칭에 이르는 모습이다. 그간의 삶과 연구원 과정을 통해 명징하게 터득하게 된 것들에 대해 나눔과 도움으로 되갚아나가고자 하는 실천의지와 그의 생활 철학이 깃든 처신인 듯하다.

 

그는 제법 긴 시간 동안 일상에 치이며 일하고 공부하기를 병행하여 나가면서도 결코 지쳐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내 보기에 뜻은 좋으나 과욕이다 싶기도 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하루에 고작 두세 시간 정도만을 자가며 일하고 공부하기를 병행해 나가곤 하였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학위며 변경연의 연구원 과정을 다 해내기란 무리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집중하며 당당히 현실적 상황들에 맞서 나갔다. 계획한 일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차근차근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저작으로 당당히 변경연의 졸업장까지 기꺼이 따내고야 말았다. 나 같은 사람은 말로나 떠들고 말뿐 뒷심이 부족하여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는데 반하여, 그는 말로 선언한 것들을 착실히 실행에 옮기는 투철함으로 끊임없이 나아간다. 자기계발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직한 발걸음을 결코 늦추지 않는 것이다.

 

당시에 하는 일(박사논문 준비와 직장에 다니며 펜싱 코칭도 병행하는 등등)이 있어 5기 연구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지만 연구원 시기 전․후를 통해 변경연과 연관된 사람들을 모임 등을 통해 만날 때면, 벗들에게 쏟는 우정과 열정이 무척 다정다감했다. 또한 동기인 7기 꿈벗들에게 보이는 사랑 또한 각별하였다. 그가 신촌부근에서 근무할 때에는 기꺼이 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연구원이나 꿈벗들과 종종 어울리며 벗들을 반기는 모습이고는 하였다. 변경연의 해외연수여행에 함께 참가하게 될 때에도 언제나 일행의 맏형 노릇을 단단히 하고는 하여 모두들 얼마나 든든해하는지 모른다. 물질이 많아서가 아니라 저자의 마음 씀의 일면이고는 하여 더욱 고맙고 믿음직스럽곤 하였다.

 

저자의 이목구비며 체구에서 뿜어내는 기세를 접할 때면 남자라도 남자한테 기가 죽을 만큼의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고들 한다. 나는 간혹 저자의 그런 뽀다구가 제법 멋지다 생각하며 간혹 그에게 엉겨보고는(?) 했다. 겨우 한 살 차이니 맞먹자고 덤벼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절대로 함부로 주먹을 쓰지 않는다는 매운 신념을 지닌 사내임을 알기에 믿거니 하여 겁 없이 덤벼보는 것이기도.(검증 차원에서 ㅋ)^^ 오프라인에서 처음 그를 보았을 때는 문득 나의 어두운 기억의 저편을 떠올리며 저 손에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하면(?- 아이고야~ 사람 살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ㅋ

 

그러나 저자는 때때로 사소한 말 한마디도 상당히 심각하게 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여, 우리는 그를 ‘구름 탄 사나이’ 라고 놀려대기도 하였다. 저자의 우직한 폼과 기상에 못지않게 그의 생의 철학 또한 무척 심오한 탓에 그러하기도 하리라. 그러던 저자가 늘 공중부양한 채로 중얼거리듯 하던 주장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내니, 하도 들어 그러한지 무엇 때문에 그토록 뜨거운 가슴을 부여잡고 살아가는지가 절로 이해와 수긍이 가기도 한다.

 

때로 사부님과 여행을 할 때면 저자는 사부님 옆자리에 꼭 붙어 앉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누고는 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어린 딸이 연신 아빠에게 주저리주저리 속삭이는 듯한 모습이고는 하다. 그러면 사부님 또한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며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다 받아주시고는 하신다. 그렇게 스승은 제자를 제자는 스승을 아끼고 신뢰하는 모습이고는 하다. 세상의 누구라도 그 진풍경을 볼 때면 다감함에 부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첫 출간의 자리에서도 그는 늘 하던 대로 한결 같은 감회를 말하였다. “스승님과 같은 큰 나무 그늘에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알며, 변경연을 정말 사랑한다!” 고 당당히 고백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코칭하며 단지 두 가지 규칙을 잘 지키라고 언급하였다. 첫째는 성실한 훈련으로 각자가 자신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는 간단명료하나 성실한 자세가 아니면 결코 지킬 수 없는 태도를 강조한다. 약속은 되도록 적게 하며 지키지 못할 약속일랑 하지 말라고까지 당부한다. 국가대표코치로서의 덕목 또한 국가대표급의 생활철학과 윤리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가히 짐작하게 한다. 마치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세 격언을 듣는 듯하다. “결코 도를 넘어서지 말 것, 지키지 못할 맹세는 하지 말 것, 그리고 너 자신을 알라” 고 하는.

 

훈련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 뜻을 세울 때나 필요할 법한 비장한 각오나 가질 것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매일의 삶에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것이야말로 비장한 각오로 살아가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곧 날마다 성실히 훈련에 임하는 자세, 즉 뜻(목표)한 바를 향한 구체적 실천의지와 항구적 행동력만이 중요함을 누차 강조한다. 이러한 확고한 정신력과 자세가 곧 저자의 평소 생활 수칙임을 간파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가 특별히 따로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았으나 글을 읽는 동안 등장인물의 호명이나 제자들을 가르칠 때의 어투 등을 볼 때, 그가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당부하듯 생활의 신조나 신념 등을 책에 담았음이 느껴진다. 평소 변경연의 주변 인물들과 대화하던 식의 대화체가 그대로 묻어남에서도 진심어린 심정으로 책을 엮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저자의 글을 통해 엿보게 된 국가대표 선수들을 훈련시킬 때의 모습이나 변경연 연구원 활동시의 자세와 태도에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변경연(연구원)활동도 국가대표급으로 그렇게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목표를 향해 분명하게 최선을 다해 임했기에 과정이후 곧 책이라는 선물의 결실을 얻은 것을 알겠다. 다른 모든 연구원들도 이러한 정신으로 임해야 할 일임을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변경연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태도와 자세를 보이는 글이라고 생각되며, 펜싱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다루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일상의 많은 이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글이라고 생각된다. 모쪼록 앞으로 더 나은 저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바이다.

 

 

서문

 

나는 왜 이 책을 간절히 쓰고 싶었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무대의 입상권 문턱에서 좌절을 겪던 많은 선수들에게 성취동기와 도전정신을 심어줬다는 점이다. p6

 

나는 소설 같은 이야기로 나의 경험을 쓰되 그 안에 리더십과 코칭, 변화에 관한 핵심 메시지를 녹여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다양한 문제들이 산발적으로 터지는 상황에서 복합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현장의 리더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p7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을 발견해내고 가다듬으며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재능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더 나은 성과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계적인 훈련과 지도가 필요하다. p8

 

 

2. 본문 내용:

 

1 귀국, 그리고 최악의 상황

 

길은 없다. 아무도 가지 않았으므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길을 만들어 이기는 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16

 

문득 인디언 호피족의 기우제가 생각났다. 인디언 호피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왔는데 그 이유는 바로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었다.

 

『운명과 미래는 예정되어 있을 뿐 결정된 것은 아니다.』p17

 

 

2 두 가지 규칙

 

뜻을 세우고도 이루지 못했다면 아직 그 뜻이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규칙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켜야 할 규칙이 많으면 지키기 어렵다. 나는 두 개의 규칙만 분명하게 말하겠다. 주어진 환경과 여건의 테두리 안에서 1) 선수는 성실하게 훈련을 해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생활과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2)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p27

 

“훈련일지 한 페이지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의 분량을 하루에 쓰는 것도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 년 동안의 분량을 하루에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그날의 훈련일지를 쓰는 것은 더욱 어렵다.”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장한 각오는 필요 없다. 그것은 목표에 일시적으로 집중하는 생각일 뿐이다. 비장한 각오란 어쩌다 하는 실천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각성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매일 성실하게 훈련해야 한다는 것은 매일 비장한 각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과 같다. 곧 비장한 각오로 밥 먹고 비장한 각오로 잠자고 비장한 각오로 숨 쉬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가? 그러니 비장한 각오는 필요 없다. 그냥 매일의 삶에 성실하게 훈련하라. 그것이 바로 비장한 각오다.”

나는 이삼일이면 금세 잊혀질 작심삼일의 ‘비장한 각오’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한 것이다. 날마다 훈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는 태도와 실천적 행동을 강조한 것이다. p28

 

약속이란 생각의 조건과 상황이 바뀌더라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지키겠다는 것”이다. 자신과의 약속이든 타인과의 약속이든 똑같이 소중하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면 자연히 성실함이 뒤따를 것이며,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면 인간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약속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한 약속을 하지 마라. 약속이 많으면 지키기 어렵다. p29

 

국가대표 선수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능이나 노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재능과 노력 없이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장과 변화에 대한 의지와 꾸준함이 더 요구된다. 나는 오늘 그 두 가지를 선수들의 마음속에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p30

 

진리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것이 너무 평범하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훈련과 약속의 가치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일관되게 지키기 어렵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주춧돌 같은 이 기반 위에 모든 기술과 전술, 전략이 빛을 발한다. p3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점쟁이가 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다. 다만 지금 이곳에서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모두가 보고 있는 사실을 뛰어넘어, 보지 못하는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준비다. 그리고 그 준비의 시작은 바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며 거기서 바로 열정과 도전정신이 샘솟는 것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자에게 절대로 장밋빛 미래란 오지 않는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직 남아 있는 기회를 향한 오늘이라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 미래를 만드는 오늘의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 준비에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게 되는 것과 같다. p39

 

길이 어디에도 없다고? 그렇다면 모든 곳이 길이다.

길은 사람이 가야 나느니 그 길은 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다.

 

 

3 정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생각은 길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의 뜻을 세워 꾸준히 생각하면 길이 된다. 나는 그것을‘믿음’이라 부른다.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만큼 보고 보이는 만큼 아는가? 아니다. 보고 싶은 만큼 보이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보이는 것일 뿐이다. 선수는 상대의 전부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대의 능력의 일부를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예측과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를 공략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지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점쟁이가 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다. 다만 지금 이곳에서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모두가 보고 있는 사실을 뛰어넘어, 보이지 못하는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준비다.

그리고 그 준비의 시작은 바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며 거기서 바로 열정과 도전정신이 샘솟는 것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자에게 절대로 장밋빛 미래란 오지 않는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직 남아 있는 기회를 향한 오늘이라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 미래를 만드는 오늘의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 준비에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게 되는 것과 같다. p39

 

“솔직히 우리가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예측에는 관심이 없어. 오로지 오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에만 관심이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은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의 실천이 가능한 오늘 해야 할 일이다. 예측을 하게 되면 두렵고 불안하거나 아니면 자만하게 되지.” p42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너희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 아니라 너희들 스스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믿음과 용기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뿐이다.”

 

“지금 우리 상황은 여러 가지로 어렵고 곤란해. 지난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지 않은 성과 때문에 패배의식과 좌절감이 깊지. 우리 앞에는 모두들 지레 겁먹고 오르기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높고 높은 산이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남아 있는 위대한 전쟁의 기록은 시작하기 전에 모두 불가능한 전쟁이었다. 마라톤 전쟁, 이순신 장군이 치른 해전, 이스라엘의 7일 전쟁까지 모두 다 승리가 불가능한 전쟁이었다. 자, 다시 물어보겠다. 우리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봐. 정답은 ‘그때 가봐야 안다’ 야. 난 너희에게 ‘이길 수 있다’ 거나 ‘이겨야 한다’ 고 말하는 것이 아니야.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하는 것일 뿐이야. 그게 바로 내가 말하는 사랑이야! 바로 오늘이라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거야!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p47

 

삶을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한 순간의 마주침으로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택받듯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존중이며 보호인 동시에 책임이며 상대에 대한 지식이라고 했다. 그것은 학습과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기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것,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호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기 위해 방법을 찾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간의 동기(motivation)는 욕구의 강도와 방향성을 갖는다. 굶주리면 ‘배가 많이 고파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 배고픔을 해결할 것인가’ 하는 강도와 방향성을 갖는다. 어려운 상황에서 목표에 대한 동기화는 그 가치와 의미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찾을 때 비로소 동기화가 이루어진다. p49

 

더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은 역으로 두려울 것 또한 없다는 것이다. p50

 

코치는 상상과 가정으로 준비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경험과 함께 미래의 가능성을 현실로 체계화하여 유효하게 준비함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이 확고한 믿음의 기반이 된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은 본능이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훈련과 수양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간 정신의 최고의 산물이다. p50

 

『 오늘 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자. 그러면 지금 당장은 할 수 없는 일이 머지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의 꿈과 희망은 학습과 경험을 기반으로 한 열정과 도전에 의해서 실현된다.

 

 

4 익숙한 길보다 이길 수 있는 길

 

아주 오래된 새 길

모두가 갔으나 언제나 새로운 길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배워서 오직 나만 갈 수 있는 그 길.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코치들에 의해 수준 높은 레슨으로 잘 훈련된 유럽 선수들을 이기기란 요원한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찾아간 우슈 감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본래 동양의 무예라는 것은 단지 기교를 익히고 요령을 터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네. 사상이 있고 그 안에 숨은 원리와 도(道)가 있네. 서양과는 다른 정신이 있다는 것이지. 자네 말대로라면 그들은 ‘살기 위해서 먼저 죽여야 한다’는 논리지만 우리는 ‘죽이지 않고 내가 살 수 있는 법’이 궁극의 논리였지. 우리는 그것을 ‘활인검(活人劍)’이라고 하네. 도전하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것은 기량만으로 충분한 일이네. 그러나 도전한 상대를 죽이지 않고 물리치기 위해서는 더 월등한 기량과 함께 검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고결한 정신도 필요하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꼭 상대를 죽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뭔가 깊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통찰력은 계속되었다.

“그러니까 상대를 이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네. 상대를 제압하려면 상대가 잘하는 것을 알고 나만의 것을 숙달해서 겨루면 충분히 이길 수 있네. 그러나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드는 상대를 죽이지 않고 물리치려면 상대가 가진 온갖 방법이 무력해질 만큼 강해야 하네. 그러면 상대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네. 자네도 검을 다루었으니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선수를 만나본적이 있겠지? 그것이 상대를 살리는 활인검법이네. 우리가 검으로 수련하는 것은 누구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지. 상대를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을 지키고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네. 물론 거기에는 훨씬 더 많은 신체의 훈련과 정신의 수양이 필요하겠지만 말일세.” p63

 

“중국 검은 무게와 힘을 이용해서 휘두르는 것이 아니네. 그렇게 검을 다루면 가벼운 무게와 휘청거림 때문에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없네. 검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과 정신의 힘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상대방의 칼을 흘려보내야 하는데, 그 움직임이 조금만 늦으면 목숨을 잃게 되고 너무 빠르면 상대가 예측해버리기 때문에 역시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네. 상대의 움직임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에 때맞추어 칼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것은 검과 나의 심신이 일치해야만 가능하네. 그 찰나의 순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하고 고도로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생각이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네. 훈련되고 또 훈련된 기술과 죽음에 초연한 정신 상태에 이르러서야 가능하네. 그래서 옛날부터 도(刀)는 백 일을 연마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창은 천 일을 연마하면 능히 다룰 수 있으나 검은 만 일을 수련해야 입문할 수 있다 했네.”

 

감정과 생각이라는 의식의 차원을 넘어서 존재하는 존재가 신(神)일세. 몸과 마음이 완전하게 통합된 상태를 말하지. 그런데 사람들은 말이지, 생각하면 생각에 쫓기게 되지. 단지 그 상황에 집중하면 되는데 말이지. 무슨 말인지 이해되나?” p65

 

사람의 머릿속의 인지과정은 1/1000초 단위로 진행되지만 직접행동이 가능하다면 생각은 행동의 수행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 따라서 생각을 멈추어 행동이 스스로 직접 반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생각하면 생각에 쫓긴다. 단지 집중하라’는 화두의 의미였던 것이다. p66

 

나는 서양과 동양의 일상적인 문화 차이에서 힌트를 얻어냈다. 서양은 숟가락질이나 톱질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한다. 따라서 펜싱 역시 팔을 뻗으며 막고 찌르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이러한 습관과 훈련 덕분에 서양 선수들이 막고 찌르기를 한 번의 동작으로 할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당기면서 힘을 쓰기 때문에 막고 찌르는 동작을 한 동작으로 할 수 없다.

만약에 밀어젖히며 힘을 쓰는 그들의 기술을 당기며 힘을 쓰는 우리가 제대로 사용하려면 몸의 뒷면의 신전 근육을 전면의 굴곡근보다 더 강하게 강화해야 한다.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면 당연히 당겨 치는 힘을 사용하는 공격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확률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어야만 시도하는 그들, 그러나 나는 아주 적은 가능성에도 과감한 시도를 불사하는 우리의 방식을 선호해야 한다. 왜냐고?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미 내 안에 축적되어 생각 없이 반응할 수 있도록 자동화되어 있는 본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몸이 직접적으로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 p68

 

방법이 없는 목표는 외롭고 슬프다. 목표 없는 방법은 표류한다.

그 둘이 함께 있는 오늘, 나는 기쁨과 감사로 내일을 기대하고 준비할 수 있다. 』

 

이기고자 하는 것은 목적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비장한 각오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선택이다. 그러나 방법은 목적지에 이르는 수단이다. 가고자 하는 곳은 분명하더라도 갈 수 있는 길에 얽매이지 말라. 유연하라. 절대적으로 옳은 수단, 옳은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옳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가 옳은 수단과 방법이 되게 하는 것이다.

방법은 늘 달라지는 상황과 조건과 그 위를 달리는 나에 의해 변한다. 날마다 길을 물어라! 그들의 행동과 표정과 말에 귀를 기울이라. 그것들이 오늘 무엇을 했는지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줄 것이다.

나의 노력에 대한 심판은 승부가 있는 그날, 그 갈채와 비난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 언제나 있는 매일의 삶 속에서 우리는 심판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선택과 행동과 태도들이 중요할 뿐이다. 나는 매일 신에게 심판 받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을 온몸과 마음으로 답하고 있는 것이다. p74

 

 

5 눈에 보이지 않는 패턴

 

사랑한다면 가고 가고 또 가면 다다를 것이다. 하고 하고 또 하면 이룰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주어진 과제를 극복하려는 마음과 할 수 있다는 태도뿐 아니라 도전과 실천이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와 단계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그것이 어렵고 힘든 훈련과정을 견디게 한다. 내게 필요한 것은 근거 있고 체계적인 계획이며 그에 따른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작은 성과들이다. 그것이 때때로 무한한 힘을 발휘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역사 속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증명되어 왔던 진실한 믿음의 구체적인 증거인 것이다. p81

 

이기기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는 선수의 조건과 성향이 중요한 것이다.

 

국가 대표는 초보자가 아니다. 코치는 자신의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코치 자신의 가르침을 통해 선수가 자신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즉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것의 효율과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궁극적으로 코치는 선수에게 자신의 지식을 주입해서는 안 되고 선수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일반적이고 보편적이 방식을 통해서 깨우치게 해야 한다. p84

 

 

『 사랑은 생각이 아니다. 행동이다. 사소한 몸짓, 말 한마디, 표정 하나로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펜싱을 사랑한다. 잘 알고 싶고 잘 다루고 싶다. 그 증거중의 하나는 이기는 것이다. 그것은 오늘을 사랑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p89

 

 

6 펜싱은 몸으로 하는 체스

 

대도무문(大道舞門)

 

“그렇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아닌가’ 이다. 물론 아무런 노력 없이 우연히 한순간에 문에 다다를 수는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문에 이르는 것이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란 바로 매일 매일의 훈련이고 그 훈련으로 맺혀지는 땀방울이 만드는 성과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생각일 뿐이지만 그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태도는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선행된 지식에 의해 형성된 하나의 부정적인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더 합리적이거나 아니면 의미와 가치가 있는 생각으로 스스로 납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생각을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회의와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속되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성과 있는 행동과 증거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태도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다. p97

 

“시합 중에는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또 ‘왜 이겨야하는가’ 같은 생각도 필요 없다.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머리로 하는 생각을 멈추고 몸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에 한 점씩 득점해 나아가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저 문을 향해 걸어가는 것처럼.” p99

 

 

7 애송이들은 죽었다

 

없는 길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단지 볼 수 없던 길을 보게 된 것뿐이다.

 

상대가 몇 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과 겨를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준비는 충분히 했다. 단지 우리가 시합에 자주 나오지 않아서 랭킹에 없는 것이지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p112

 

상대에 대한 정보를 잘 알려고 하는 것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고, 상대를 더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 상대에 대해 알고 나서 오히려 더 불안해하고 당황한다면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생각에 눌리고 쫓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모두 쓸데없는 생각이다. p113

 

 

8 이길 수 있는 생각을 찾아라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생각이 가지고 있는 근거다. 그리고 그 근거에 대한 자기 확신이다.

 

“너희가 상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전부가 아니라 사실의 일부이거나 또는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점에 관해서는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안다는 것 역시 사실 전부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생각일 뿐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생각에 갇히게 되면 실제는커녕 생각에서조차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p119

 

“선생님 그럼 어떻게 해야만 이길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나요?”

 

“근거를 찾아라. 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생각에 갇히지 말고 눈앞에 벌어지는 현실을 봐야한다. 그리고 그 현실로부터 생각하고 몸으로 행동한다. 과거 경험을 단지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이기기 곤란한 상대라면 더 깊이 들어가라. 너와 상대의 타이밍, 거리 그리고 속도를 재구성하라. 상황을 더 세밀하게 만들고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라. 그것 없이 과거의 방법을 재시도하는 것은 실패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p121

 

“상대를 이기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도 같은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서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적절한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 p122

 

“생각이든 행동이든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찌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다양한 기술을 배우는 것, 즉 다양한 방법을 익히는 것은 우리 몸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모른다. 우리의 몸은 옳고 그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빈도와 강도를 기억한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강한 자극이었는지를 기억한다. 그러니 시합에서는 내가 어떤 동작을 잘할 수 있고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대를 관찰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나의 어떤 기술이 상대에게 적절한 것인지를 생각해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124

 

“그것은 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의 머리가 하는 것이다. 몸이 할 수 없는 것을 머리로 생각해봐야 도움이 안 된다. 반대로 몸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너희가 머리로 선택하지 못하면 몸은 행동에 옮길 수 없다. 즉 신체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신 훈련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먼저 몸을 닦고 생각을 키워서 이 둘을 조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훈련을 통해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p125

 

『 기분 좋은 바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내가 있을 뿐이다.

내가 그렇게 느끼고 생각한 것이다.

생각을 잘 한다는 것도, 생각을 바꾼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얼마만큼 힘드냐고?

생각을 잘하는 것은 ‘머리가 깨질 만큼’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죽을 만큼’』

 

 

9 이 길에 마음을 온전히 담았느냐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시간이 멈추어선 그 순간에 오직 하나의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 길에 마음을 온전히 담았느냐?’

 

『 그렇다. 시간이 변화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시간을 이끈다.

의식은 1초 앞의 1초와 1초 뒤의 1초를 똑같은 절대시간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공간 위에서 이루어낸 변화의 양을 일상의 시간으로 환산해서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해진 양의 훈련을 주어진 시간에 한 것이 아니라 시합과 훈련을 통해서 성장한 엄청난 변화의 양만큼의 시간을 보낸 것이다. 시합과 훈련에 몰입해 있는 동안, 흐르지 않고 멈추어선 ‘영원할 것만 같던 순간’의 연속, 그 시간 위를 달려온 것이다. 』p137

 

 

10 생각할 수 없는 순간의 법칙

 

그것을 하라! 제대로 할 수 있을 때까지! (Just do it! Do it propely!)

 

 

똑같은 방식으로 되풀이하는 연습은 시간에 쫓겨 다급한 상황에서 실수 없이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주지 못한다. 시간을 제한하면서 집중적인 또 다른 형태의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새롭게 개발한 방법이 바로 이 변형된 주제 경기 훈련방법이다(주제 경기란 실전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하며 선수들의 약점이나 강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기술적인 동작이나 공격과 방어의 내용을 제한하여 경기 형태로 훈련 하는 것이다). p139

 

“아무리 해도 안 되면, 그러면 죽어야지. 죽어서 예전에 나를 없애버려야지. 간단하잖아, 죽고 다시 태어나야지. 그러면 되는 거야. 두려워하지 마라. 몸이 살아 있는 한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그리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그러나 생각을 하는 주체가 바뀌지 않으면 생각도 바뀌지 않는다. 바뀌어야 할 생각의 태도는 바뀌지 않고 생각의 내용만 바뀔 뿐이다. p144

 

시간이란 없다. 공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순간들이 있을 뿐이다. 있지도 않은 시간에 쫓기지 마라, 대신에 너희가 할 수 있는 동작을 생각해라. 3초면 10개의 방어동작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앙가드 라인에 돌아오는 시간에 충분히 다시 결정할 수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것과 가장 의외성이 있는 것으로 승부한다. 전체 움직임 과정은 5가지로 충분하다. 5가지 동작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면 피스트의 길이, 7m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00m를 잘 뛰는 사람은 1초에도 10미터를 더 갈 수 있다. 앙가드 라인에 돌아와 서기 전에 결정하라. 세 동작을 결정하고 나머지 하나 또는 둘은 앞의 세 동작으로 몰아가는 동안에 집중해서 관찰하고 감각적으로 처리하라. 느낄 수 있다면 곧바로 실행하라. p146

 

믿음은 본능이 아니다. 훈련과 수양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인간 정신의 최고 산물이다. p150

 

 

11 니케의 미소를 보았는가

 

모든 사람, 당신 생애의 모든 사건들은

당신이 그것들을 거기에 끌어다 놓았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것과 그것들의 관계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 리하르트 바흐 -

 

 

12 어리석은 자가 산을 넘는다

 

큰 지혜는 조금 어리석은 듯 보이고

큰 용기는 조금 비겁한 듯 보인다. - 공자

 

나는 벌써 까마득히 멀어진 시합의 순간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지금 왜, 내 몸은 떨고 있는가? ‘이겼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킬 수 없다.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3. 내가 저자라면:

 

1) 이 작품을 다시 시나리오로 각색을 해보면 어떨까?

생생한 훈련 일지 내지는 숨 막히는 듯한 급박한 상황을 한편의 영상으로 읽어내는 듯하다. 마치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와도 같은. 그러나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긴박하고 진중하게 단숨에 상황을 재현해 내는 듯한 생생한 울림이 있는 글이다. 책을 읽는 동안 영상으로 재작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며, 그렇게 되면 펜싱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홍보와 광고효과에 아울러 펜싱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게 될 듯싶다.

 

2) 자기 색을 드러내는 글쓰기의 전형

진정성 있는 글의 매력과 세련되고 매끄러운 글쓰기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한다.

저작 기간이 짧았던 듯한 인상을 주며, 표현이 직설적인 다소 거친 느낌의 글이기도 하다.

‘...이 아니라 ...이다.’ 라는 서술이 많고, ‘... 인(라는) 것이다.’ 라는 표현이 잦아 투박하다. 하지만 변경연을 통해 저자를 접해본 사람으로서는 저자의 평소의 신념과 어투가 그대로 묻어나 정겨운(?) 한편, 매우 진솔함에 대한 감동과 더불어 평소의 생각들이 잘 녹아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과감하고 자신 있게 들어냄으로서 순수함과 열정이 강조된 느낌이다.

 

3) 글쓰기는 생각을 명료하게 만든다!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논리의 주장들이 심도 있게 귀에 박히며 심중을 파고든다. 하지만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근데 자꾸 반복해 읽어보면 깊은 맛과 열정이 묻어나 무기력하거나 지칠 때 읽으면 언제라도 힘이 불끈 솟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마치 뽀빠이의 시침치 같은 책이다.

 

4) 비장미와 긴박감이 살아나는 코칭의 장면과 그에 대한 강조 및 반복적 서술로 사색의 여운이 남는 글

일상을 살다보면 때로 생각 따로 행동 따로 일 때가 있는데, 저자의 글에서는 나름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초지일관한 자세로 확고부동한 태도를 나타내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사색의 여운이 짙게 남게 한다.

 

서문에 “나는 왜 이 책을 간절히 쓰고 싶었는가?”를 대담하게 서술한 부분도 상당히 독자의 눈길을 끈다. 더욱이 굳이 “간절히”라는 말까지 넣음으로 해서 글의 전개에 대한 사전 암시 및 긴박감과 ‘비장미’를 더하여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점은 매우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하여 다소 투박한 문체가 오히려 맛깔스런 문장으로 되살아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5) 애시에 구성한 내용을 다 다루었을까?

표지의 무난함과 책의 두께가 독자들에게 부담 없이 읽힐 만하기는 하지만, 저자가 자신이 다루고자한 내용들을 충분히 담았는지는 의문이 든다. 다소 짧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가지는 확실하게 강조되어 독자의 기억에 깊이 남게 한 전략은 대단히 돋보인다.

 

가령 펜싱 지도의 세 가지 원칙에서

하나, 망설이지 않는다!

둘, 기회가 오면 선재한다!

셋, 정면으로 승부한다!” 등의 구절과

“이기기 위해서는 이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반적일 수 있는 말임에도 굉장히 큰 의미와 깨달음을 주며 일상에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문장이다.

 

6) 표지에서 유난히 지은이의 성명을 작게 할애하지 않았나?

너무 작아서 저자의 이름이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라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부제 혹은 책의 핵심 주제 문구라 할 수 있는 부분의 글이 흰색의 글씨로 덧 표지도 없이 처리되어 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부분(“스포츠 심리학과 자기계발을 넘나드는 기적의 코칭 이야기”)을 더 진하고 (눈에 확 띄게) 살렸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이런 장한 일을 해내다니 저자 백산은 카리스마 있는 최고의 무사임에 틀림없다!

더욱 발전하시기를 기원한다. ^-^*

 

 

IP *.97.7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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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6 17:35:38 *.97.72.143

다소 늦은 감이 드는 리뷰를 복 중에 꺼내어 오랜만에 올려봅니당.

 

뽀빠이시금치 같은 백산 김성렬 님의 첫 책 <니케의 미소를 보았는가> 를 읽으며

 

삼복 더위 잘 이겨보기로 해요~ ^^

 

무사의 검과 카리스마 앞에서는 삼복 더위조차 오싹~ 해지는 느낌이네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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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23:03:29 *.134.232.179

써니야!  고맙데이... ^^

꿈보다 해몽이라고  잘 봐주고  해석해 주어서 고맙다.

 

스승님과 변경연 가족들에게 감사한다.

책 읽어봐준 써니도...^^

 

 

올림픽이 끝나고 진이 빠졌다.

마음으로 너무 너무  바래서 그랬나... 싶다.

 

우리나라 펜싱 ... 너무 너무 잘한다.  

만세다. 만만세다. 

 

좋은 성과가 갈등을 봉합하고

 더 튼튼하고  안정된 발판을 만드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공부하러 들어왔다가 ... 보게 됐네.. 

다시 한 번,  써니 한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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