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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5일 09시 05분 등록

8기 연구원 후보 3차 레이스 과제순서

1 )저자에 대하여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구절 - 파일 첨부

3) 내가 만약 저자라면

 

1) 저자에 대하여 (정민)

내가 몇 년 전 그를 만난 건 “ 미쳐야 미친다”라는 책에서였다,

책 겉 표지에서 보듯이 그 글씨 자체가 눈에 확 들어왔고, (마치 글씨에 미친 사람이 쓴 필체같기도 하고) 난 그때 무언가에 미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내용은 내가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한시미학 산책이란 책은 너무나 낯설고 두꺼워서 그리고 정민이란 작가가 그 책을 쓴 동일인물이라는데 위안을 삼으며 이번 주 책을 준비했다.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뜨이면 빛을 이루어서,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정민 한양대 교수가 고등학교 때부터 외우고 있다는 소동파의 ‘적벽부’ 일부이다. 그에게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옛 우리 문인들의 지혜였을까. 그는 ‘다함이 없는 보물’ 같은 한문학 문헌들을 자기만의 것으로 가두지 않고 공유하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자신의 학문을 확장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참 고맙고, 책을 읽는 내내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1960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먼지 쌓인 한적 속에서 ‘오래된 미래’를 찾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고전도 코드만 바꾸면 힘 있는 말씀으로 바뀌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한 책이다.

 

한시 미학을 쉽게 풀어 소개한 『한시미학산책』과 『청소년을 위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당시 중학생인 딸 마루와 초등학생 아들 벼리를 생각하며 쓴 책이라 한다. 역시 국학자의 자제들 이름답다는 생각도 했다. “마루와 벼리‘ 그 이후 조선 후기 산문에 관심을 두어 박지원의 문장을 꼼꼼히 읽은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이덕무의 청언 소품을 감상한 『한서이불』과 『논어병풍』등을 잇달아 간행했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한시의 매력에 빠져, 한시가 우리 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 문학가.’ 그러고 보면 정민 교수도 일찍이 자신의 소명을 발견한 사람이라는 점이 책을 읽으며 부러웠다.

 

다음은 어느 인터뷰 기사에 실린 내용을 정리한 부분이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한양대학교 인문관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 들어서자 은근한 묵향이 배었다. 연구실 양쪽 벽을 메운 책꽂이의 맨 위에는 그가 한지에 먹으로 쓴 소동파의 ‘적벽부’가 띠처럼 둘러져 있었다. 붓글씨가 취미라는 정 교수는 연구실 안에 문방사우를 갖추고 틈틈이 다산과 연암의 글을 따라 적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민 교수는 “하나가 끝나면 다음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가지 작업을 병진한다고 이야기 한다.”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논문으로 발표하거나 잡지에 연재를 하고 그것들을 주제별로 묶어서 책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부터 다산의 정보처리방식을 활용했다. 다산의 자료를 모으면서 차에 관한 자료들이 나오면 따로 빼고 또 다산의 제자 이야기는 따로 떼어 정리했다.

 

자료를 수집하는  노력 또한  남다른데, 다산 친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그곳으로 카메라를 들고 달려간다. 자료를 얻기 위해 소장자를 일년씩 설득하기도 했고 때론 끝끝내 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료를 정리하는 데도 나름의 방법이 있다. 소장자에게서 얻은 자료를 사진으로 찍은 뒤 컬러로 출력해 중국에서 수입해온 ‘호접장(蝴蝶裝)’에 붙인다. 그는 새로 쓰는 책의 원고도 출력해 이렇게 호접장으로 만든다. 컴퓨터 파일로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앞뒤의 내용을 순서대로 보기 어렵고 침을 박아 편철을 하면 두꺼워서 책장이 넘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는 글을 쓴 후 꼭 두 번 내지 세 번 원고를 소리내어 읽고 마지막으로 가능하면 아내에게 읽어보라고 부탁한다고 한다. 소리내서 읽다보면 꼭 걸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글은 글의 리듬이 읽는 것을 간섭하지 않는다”며 “소리를 내어 읽을 때 자연스러워야 그 리듬이 살아있고 내용도 전달이 잘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책은 막힘없이 (뜻이 이해되지 않을 때를 제외하곤) 술술 잘 읽어 내려 갈 수가 있었다.

 

그에게는 두 명의 큰 스승이 있다.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연암은 높고 깊고, 다산은 넓고 크다”고 말한다. 그는 “연암이 공부하는 사람에게 화두를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스승이라면 다산은 제자들에게 따라야할 매뉴얼을 제시하고 그대로 따라오게 한다”며 “연암이 훨씬 더 무서운 스승”이라고 평했다.  그 중에서도 정민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한문학의 대가는 연암 박지원, 외경을 넘어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는 것이다. 이번 레이스를 계기로 난 여러 대가들의 작품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구절 - 파일 첨부

 

3) 내가 저자라면

한시미학 산책을 소개하며 이런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선인들의 뜨락서’ '새로운 빛 찾기' 오늘날에는 잊혀진 장르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시는 우리 고전 문학의 꽃이었다.

난해한 한문, 상징으로 가득찬 시어로 이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시를 상세한 예시와 쉬운 문체로 풀어 쓰고 있어 한문을 모르는 사람도 저절로 빠져 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간간이 등장하는 미술 작품이 그 운치를 더해 주고 있었다.

 

아무나 쉽게 접근 하지 못하는 한시를 우리의 옛 그림들과 함께 어우러져 편집 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읽는 내내 미술을 한편씩 감상 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서구의 빛깔과 형상에 망상을 일으켜 눈뜬 장님이 된 우리에게 한시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회고 취미나 골동품을 완상하는 호사가가 아니다. 선인들의 자유자재한 정신의 뜰을 거닐면서 새로운 빛의 세계를 찾아 볼 수 있다며 한시의 현재적 의의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책을 읽는 내내 옛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요즘처럼 많은 부분이 드러남의 극치를 달리는 세상에서 감추임으로, 긴장을 머금은 함축미를 느낄 수 있다는 데 감사했다. 마치 보물찾기 하듯 글의 보석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머리가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감동적인 장절

일자사는 한 글자를 놓고도 무게를 달아보고 섬세한 말결을 음미할 줄 알았던 옛사람들의 시정신이 빚어낸 생각의 보석들이다. 229

 

한편의 시가 뛰어난 작품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상성을 뛰어 넘는 인식의 갱신이 필요하다. 이는 현실과 밀착되어 있을 때에는 알기 어렵다. ‘그 무엇’ 밖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 시인의 내부에 유감을 머금게 해서, 그 결과가 다시 예술 위로 퍼부어진다는 것이 시궁이후공의 기본 생각이다. 다시 말해 궁의 상황이 가져다 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극단의 괴리감, 여기서 벗어나려는 자아의 노력이 덧붙여져 시에서 공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298

 

이런 까닭에 관물은 눈으로 보는 것이 마음으로 보는 것만 못하고, 마음으로 보는 것이 이치로 보는것만 못하다. 만약 이치로 볼 수 있다면 만물에 환히 통하게 되어 내 안에서 모든 것이 갖추어진다. 486

 

관물시는 만 갈래로 나뉘어 백태를 연출하는 사물에 현혹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한 이치를 투시하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작위와 편견을 배제한다. 490

 

또 그는 옛사람의 정신을 본받되 ‘사필기출(詞必己出)’, 즉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662

 

보완할 점

이 책은 월간 '현대시학'에 2년여간 연재한 글을 다시 손질한 것으로 24가지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그 24가지의 나눔이 좀 많게 느껴졌고 전문서적이 아닌 일반인들이 책을 집어들기에는 버거운 분량이 아닌가 싶다. 좀 더 가벼운 분량으로 내어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던 선인들의 정신세계에 접속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군데 군데 처음 보는 듯한 용어, 사자성어나 속담 들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사전을 찾아 뜻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했다. 주석 작업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IP *.118.2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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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0 12:01:35 *.154.223.199

왜 24절로 나누었을까 싶었는데 연재를 묶어서 만들어내는 과정이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가수들도 시참의 예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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