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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2일 09시 45분 등록

PS : 외워야 할 시를 표기 했습니다.

시 번호                  시 명                저 자

1)                          우화의 강          마종기

8)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11)                 티베트 사자의 서    미 상

18)                           파 리              이현우

20)                              신                이흔덕

32)                            그 꽃             고은

34)                            땅꽁              이철수

 

 

 

 

1)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2) 청 춘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순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3) 희망가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4)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유안진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어질머리 사랑도

높푸른 꿈과 이상도

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로

무수히 불 밝힌 밤을 거쳐야 빛이 납니다.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는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5)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6) 위대한 역설 켄트

 

 

 

                                                M. 키스

 

사람들은 종종 변덕스럽고 불합리하며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용서하라.

네가 친절을 베풀면

이기적이거나 무슨 저의가 있을 거라고 탓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친절하라.

네가 정직하고 솔직하면

사람들이 널 속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정직하고 솔직하라.

네가 오랫동안 쌓아올린 것을

누군가 하룻밤 새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것을 쌓아라.

네가 오랫동안 쌓아올린 것을

누군가 하룻밤 새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것을 쌓아라.

네가 평온과 행복을 얻으면

그들은 시샘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행복하라.

네가 오늘 한 선행을

사람들은 내일 잊어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선을 행하라.

네가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에 줘도

충분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네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어라.

 

 

7) 처음 출근하는 이에게

 

 

                                       고두현

 

잊지 말라.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한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

쉽게 열리는 문은

쉽게 닫히는 법.

들어올 땐 좁지만

나갈 땐 넓은 거란다.

집도 사람도 생각의 그릇만큼

넓어지고 깊어지느니

처음 문을 열 때의 그 떨림으로

늘 네 집의 창문을 넓혀라.

그리고 창가에 앉아 바라보라.

세상의 모든 집에 창문이 있는 것은

바깥 풍경을 내다보기 보다

그 빛으로 자신을 비추기 위함이니

생각이 막힐 때마다

창가에 앉아 고요히 사색하라.

지혜와 영감은 창가에서 나온다.

어느집에 불이 켜지는지

먼 하늘의 별이 어떻게 반짝이는지

그빛이 내게로 와서

어떤 삶의 그림자를 만드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 앉아 너를 돌아보라.

그리고 세상의 창문이 되어라.

창가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8)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을 받는 일은 그 사람의 선택에 달렸으므로.

나는 배웠다. 아무리 마음 깊이 배려해도

어떤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 이라는 것을.

인생에선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보다

그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내도 거기엔 늘 양면이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겐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놓고 떠나야 함을.

더 못 가겠다고 포기한 뒤에도 훨씬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깊이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드러낼 줄 모르는 이가 있다는 것을.

내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남을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정이 계속되듯 사랑 또한 그렇다는 것을.

가끔은 절친한 친구도 나를 아프게 한다는 것을.

그래도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남에게 용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해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두사람이 다툰다고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며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는게 아이라는 것도.

또 나는 배웠다. 때론 남보다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두 사람이 한 사물을 보더라도 관점은 다르다는 것을.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 앞선다는 것을.

친구가 도와달라고 소리칠 때 없던 힘이 솟는 것처럼

자신의 삶이 순식간에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글 쓰는 일이 대화하는 것처럼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 너무 빨리 떠나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것과

내 주장을 분명히 하는 것을 구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 받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9) 성공이란

 

 

                                   랄프왈도 에머슨

 

날마다 많이 웃게나.

지혜로운 사람에게 존경받고

해맑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것,

정직한 비평가들에게 인정받고

거짓된 친구들의 배반을 견뎌내는 것,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알아보는 것,

튼튼한 아이를 낳거나

한 뼘의 정원을 가꾸거나

사회 여건을 개선하거나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자네가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

 

 

 

10) 인생의 의미

 

 

                                                                                                               

                                                        미상

 

젊고 자유로워 상상력의 한계가 없었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자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시야를 조금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 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으로

나와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누구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누운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다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했을지.

 

 

 

11) <티베트 사자의 서 >에서 인용

 

내가 태어났을 때 나는 울었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은 웃고 즐거워하였다.

내가 내 몸을 떠날 때 나는 웃었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은 울며 괴로워하였다.

 

 

12)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장지원

단 한번일지라도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은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리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도

거기에서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질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고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른 알게 되리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길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누가 뭐래도 믿고 기다려주며

마지막까지 남아

다순 화음으로 어울리는 사람은 찾으리

무수한 가락이 흐르며 만든

노래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뜻을

 

 

13)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 뜰에서

웃어요 !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거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14)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엘렌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 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바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15)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정호승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이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그림자처럼

산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갈 때 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

 

 

16)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17) 이별노래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는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18) 파리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깨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경화 봉화 삼동국교1년 이현우, <파리>

 

 

19) 할미꽃

 

할미꽃이

비를 맞고 운다.

비가 얼마나 할미꽃을 때리는동

눈물을 막 흘린다.

-안동 대곡분교3년 이성윤, <할미꽃>

 

 

20) 신

 

신은 장사다

사람을 든다.

-성주 대서국교4년 이흔덕, <신>중에서

 

 

21) 고기

 

고기는 이상하다.

물속에서 숨을 쉰다.

-안동 대성국교2년 박주극, <고기>중에서

 

 

22) 버스

 

가다가 손님이 오면

고약한 직행은 그냥 가고요.

인정 많은

완행은 태워줘요.

달리기는 직행이 이기지만,

나는 인정 많은 완행이 좋아요.

-의성 이두국교5년 박희영, <버스>중에서

 

 

23) 이슬

 

이슬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눈망울

가지고 있다.

그 눈만 팔면

부자가 되는데

마음 착해서

안 판다.

-안동 대성국교5년 손후남, <이슬>

 

 

24) 매주

 

시골집 선반 위에

메주가 달렸다.

메주는 간장, 된장이 되려고

몸에 곰팡이가

피어도 가만히 있는데,

(전 이 구절을 정말 좋아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메주의 고마움도 모르고

못난 사람들만 보면

메주라고 한다.

-부산 감전국교6년 이경애, <메주>

 

 

25) 껌 같은 사람

 

껌은 빳빳하지요.

그러나 입 속에 넣으면

사르르 녹지요.

아무리 나쁜 사람도

껌과 같지요.

모두가 나쁜 사람이라고

팽개쳐버려도

누군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주면

껌과 같이 사르르 녹겠지요.

딱딱한 마음이

껌과 같이 되겠지요.

-부산 감전국교6년 김경숙, <껌 같은 사람>

 

 

26) 한숨

 

내가 한숨을 쉬니 엄마가

아가 무슨 한숨을 자꾸 쉬노 하신다.

왜 아이들은 한숨을 못 쉴까?

한숨을 쉴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우리들도 한숨을 쉴 수 있었으면……

-안동 대성국교6년 권순남, <한숨>

 

 

27) 돌담

 

돌담은 뱀의 엄마도 된다.

돌담은 다람쥐의 엄마도 된다.

돌담은 쥐의 엄마도 된다.

사람이 잡으려고 하면

돌담인 엄마 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안동 대성국교6년 김명숙, <돌담>

 

28) 초원의 빛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새로 시작해야 할지

내가 헛된 꿈을 꾸는 건지도 모르지

혹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난 푸른 잔디가 자라는 곳으로 갈 거야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난 늘 더 많은 것을 원해왔어

그런데 뭘 가져도 늘 똑같더라고

돈은 변덕스럽기만 하고

명예를 쫓아다니는 것도 이제 지겨워

바로 그때 네 눈을 봤더니

너도 똑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더 큰 것만 원하던 우리의 일상이

어느새 죄악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야

물론 재미도 있었지 하지만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어?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푸른 언덕이 있고

차는 저 멀리 드문드문 보이는 곳

낮에는 찬란한 빛으로 넘쳐나고

밤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세상이 너무 빨리 움직여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

우리 머리를 잔디 위에 쉬게 하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

 

 

29) 제목 없음 , 작자 미상

 

하루 종일 봄을 찾아다녔으나 보지 못했네

짚신이 닮도록 먼 산 구름 덮인 곳까지 헤맸네

지쳐돌아오니 창 앞 매화향기 미소가 가득

봄은 이미 그 가지에 매달려 있었네

 

30) 함박눈 , 작자미상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31) 도끼, 작자미상

 

방금 도끼에 쪼개어진 장작

속살에

싸락눈 뿌린다.

서로 낯설다.

 

 

 

32) 그 꽃 ,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꽃

 

 

33) 제목 없음, 작자 미상

 

급한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서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

이렇게 시작해보거라

 

 

34) 땅콩 , 이철수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놈! 덜떨어진 놈!

 

35) 사과 , 이철수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36) 잡초 , 이철수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 살게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 미안하다

 

37) 작은 선물 , 이철수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향기로운

열매

 

 

38) 산유화 , 김소월

 

산에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 “이 노래는 말을 걸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로 나는 들린다“ 작가 김훈의 눈으로 들여다 보는 산유화에

대한 안내에서 비로소 이 시를 다시 보게 되었다.

 

 

39) 감은사지에서 듣는다 , 이철수

 

어찌 오셨는가?

방금들 많이 다녀가셨지....

흔하게 많이 오는 그사람이신가?

->탑이 하는 망이죠. 이 작품은 선 여덟 개로 삼층석탑을 표현했어요.

모두 처음 이 탑을 보려 갔지만,천 년 가까이 그 자리에 있던 감은사의 탑은

사람이 지겹지 않을까 싶어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맨날 비슷한 모습의 사람들이

비슷한 짓을 하고 다녀갔을 테니 말입니다. 키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인간들이

와서 보고 아! 아! 하고 가고 말이죠.

이런 시선의 변화,관점의 변화 같은 것은 인간 중심에서 탑 중심으로 시선을 돌 릴 수

있게 된다는 거죠.

 

 

 

40) 개소리 , 이철수

 

깊은데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다

->마음을 닫고 들으면 어떤 좋은 애기라도 시끄럽게 개가 짖는 소리로

만 들리는 피폐한 삶을 살게 될 테니.....

개기 짖는 소리에서 법문을 들을 정도면 얼마나 풍요로운 삶이겠는가?

 

41) 길에서 , 이 철수

 

 

성이 난 채 길을 가다가

작은 풀잎들이 추위 속에서 기꺼이

바람맞고 흔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만두고 마음 풀었습니다.

 

PS :  외워야 할 시를 표기 했습니다.

 

시 번호                     시 명               저 자

 1)                     우화의 강               마종기

 8)                    나는 배웠다           오마르 워싱턴

11)               티베트 사자의 서      미 상

18)                          파 리               이현우

20)                          신                    이흔덕

32)                      그 꽃                   고은

34)                      땅꽁                    이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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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2 15:41:12 *.114.49.161

학이시습님도 이오덕 선생님이 펴낸 아이들 시를 읽으셨군요. 저도 일하는 아이들 읽었어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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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2 16:48:16 *.51.145.193

'파리'에 빵 터졌습니다. 1박2일 동안 나사풀린 사람처럼 웃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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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3 10:45:16 *.41.190.211

읽은 시들을 감상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특히 이오덕 선생의 시를 읽다보면 감수성 많은 아이들에게도 배워야 할 세상이 있는것 같습니다. '파리'이야기는 저에게도 어린 시절 파리를 잡을때 생각이 났습니다. 나에게도 날아온 파리놈은 그 때도 살려달라고 빌었는데....오랜 시간을 통해 알게 된 파리의 살아가는 처세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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