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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9일 08시 00분 등록

카오틱스, 필립 코틀러, 비즈니스 맵, 2009,
월간중앙, 2009년 7월

2008년 마지막 4개월 동안 벌어진 경제적 학살은 금융역사의 치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중요한 레슨을 얻게 되었다. 지금은 간헐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격동 turbulence의 시대이며, 혼돈과 위기, 불확실성, 그리고 기회가 혼재하는 극심한 격동이야말로 이 시대의 '새로운 보편성' new normality 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제 일반적인 경기 상승과 경기하락의 순환구조에 의한 경기흐름을 예측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기업은 경기가 활황이여 도처에 기회가 떠오르면 투자하고 비용을 늘이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하면 투자와 지출을 줄여 생존하려고 해왔다. 그러나 이 이분법적인 경영지침은 낡은 것이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우선 경영자들이 극심한 불확실성에 노출되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 보다는 최악의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불황기에 기회를 만들어 낸 유럽최대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CEO 마이클 오리어리의 말을 빌어 '불황을 사랑하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불황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카오틱스 시스템chaotics management system을 제시한다. 이것은 파괴적 혁신과 치명적 충격이 보편화 된 세계 속에서 혼돈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프레임워크와 시스템이다. 이것은 위기에 대처하고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기경보 시스템, 시나리오 구성 시스템, 신속대응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의 내/외부 환경에서 서서히 등장하는 미세한 변화 요소들을 집적하여 의미있는 도약의 변곡점으로 쓰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시야'를 넓혀 조기경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잘 대응하는 조직은 어디인지, 미래의 놀랄 만한 일들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등을 묻는 8 가지 핵심 질문에 답하라고 주문한다. 2 단계의 과정은 조기경보 시스템이 식별한 주요 변수들을 중심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대체로 '최악의 시나리오', '최상의 시나리오', 그리고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 정도는 반드시 포함 시켜 두어야 한다. 다음 3 단계에서는 이것이 서류상의 작업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불확실성이 닥쳐올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동실행 시스템을 구축하여 디자인 한대로 작동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적자원 분야의 카오틱스 행동 전략으로 주목할 만한 주문을 하고 있다. 경영자는 직원에게 늘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하며, 큰 안목을 가지고 신규채용을 계속하고, 직원과의 대화를 멈추지 말고 문제의 해결에 직원을 동참시키고, 직원교육을 계속하고, 핵심 인재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구조조정과 해고와 고용의 수축이 불황기의 일반적 대응법이라는 인식은 경영자의 치명적 실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제목만큼 신선한 내용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몇 차례의 격동을 거쳐 오면서 논란이 되었던 경영의 이슈들을 잘 정리해 하나의 모델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특히 아직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시점에서 경영자들이 차분히 참고하여 나름대로의 버전을 만들어 보기위한 조언으로 할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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