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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7일 17시 23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카를 구스타프 융.

카를 구스타프 융은 1875년 스위스에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융은 본인이 관심이 있는 것에 열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곤 했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재미있어서 참여하는 수업과 재미가 없어서 참여를 하지 않는 수업의 경계가 분명했다. 그래서인지 융은 관심 없는 분야에 관련한 수업에서는 중간 정도의 결과를 보여주다가 가끔 본인이 관심 있는 주제가 나왔을 때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곤 했다. 덕분에 당시 융의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평소의 융의 모습을 봤을 때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훌륭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의심을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은 그를 비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든 사람들에 대해 크게 분노하게 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그는 2의 인격이라는 것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몰입하고 열정적인 융의 모습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융은 바젤 대학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친구들뿐만 아니라 교수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정신분석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졸업 후, 부르크 휠츨리 정신병원에서의 다양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겪은 심리 분석 경험 덕분에 정신치료 관련된 수많은 연구자료와 이론들을 남길 수 있게 된다. 특히 당시에 관심을 받지 못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연구하고, 프로이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융 자신만의 정신분석학을 점차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토대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결국 프로이트와는 서로 다른 의견 차이로 인해 결별하게 된다.

 

융은 어릴 적부터 다락방에 숨겨놓은 필통과 인형을 시작으로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그것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들은 그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신기한 경험들을 하게 될 것임을 암시 해 주는 것 같다. 융은 혼자서 놀고, 혼자 여기저기 다니며 상상하면서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가지는 것을 즐겼다. 남들과 다른 길을 계속해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융이 혼자만의 시간에 겪는 고독감에 이미 중독이 되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 살, 네 살의 아주 어릴 적의 기억부터 자라온 과정에서 겪은 경험, 꿈들을 생생하게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놀라움이었다. 융 뿐만 아니라, 융의 딸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신기하고 놀라운 능력들은 융의 외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것이다. 융과 만나면서 내내 드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만약 융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내림을 받아서 99.9% 맞추는 무당이 되었을 것 같다. 외할머니, 어머니, , 그리고 딸에게까지 전해 내려오는 신내림. 아마 융의 아버지가 목사님이 아니었고 융이 딸이었다면, 정말 무당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융은 인생에서 항상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산다. 꿈을 꾸었을 때도 왜 이 꿈을 꾸었을까? 이 꿈을 통해 나에게 얘기하려는 것이 무엇일까?, 환자들이 각자 다양한 반응을 보일 때에도. ‘이 환자는 왜 이런 반응을 보일까?’ 이런 질문이 나도 알지 못하는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것들 중에 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들, 즉 융이 전생애에 걸쳐 이룩한 분석 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 결과물들이 현대에서도 심리학 뿐 아니라 종교와 문학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융은 참 좋은 의사였다.

유명인사들과의 단편적인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었다. 나의 생애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성과가 있었던 대화들은 이름 없는 사람들과의 대화였다. P272’

자신에게 먼저 적용해보고 자신을 치료할 수 있어야만 환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 감정 속에 숨겨져 있는 무의식들을 찾아내는 만큼 심적으로 편안해 진다는 것 등 의사로서 가지고 있는 융의 마음가짐이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융이 만났던 다양한 상담 사례를 보면서 나도 융에게 상담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사람과 얘기 하다 보면 내 안에 응어리져 있는 것들이 풀릴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요즘 신경과 의사들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융은 어떻게 이야기를 하면 환자들이 신경증에서 벗어나 심적으로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가 최대의 관심사이자 고민이었다. 요즘 정신과 의사들은 오로지 무슨 약을 먹여야 이 사람이 좋아질까?’만 고민하는 것 같다. 과연 약물로 치료 될 수 있는 정신병, 신경증세가 있을까?? 융의 사례들을 보면 더욱 더 그러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융은 꽤 겸손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본인이 평생에 걸쳐 연구를 하며 쓰는 책들이 오로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의 견해일 뿐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학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늘 그는 무의식이 그에게 주는 의견,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상황들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늘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스스로 더 많은 경험과,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평생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한 이 시대의 진정한 학자였다.

 

융을 보며 많이 배웠다.

내 생에 최대의 관심사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 나는 어떤 지식들을 계속 쌓아가야 할까?’, ‘나의 무의식은 무엇일까?’ 아직 결론은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야 할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을 던져준 것에 크게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 카를 구스타프 융.

 

2.     내가 저자라면

600여 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뒤에 나올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호기심 어리고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책만 펼치면 곧바로 잠들어버리는 내가!!- 책장을 계속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카를 구스타프 융이라는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그의 기억을 유년시절부터 끄집어 놓고 지상에서 하늘까지 끝없이 연결된 계단에 하나씩 펼쳐놓은 느낌이랄까. 수십 년 전에 겪은 이야기를 마치 어제 겪은 일인 것 마냥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에 한번 놀라고, 융이 겪은 다양한 꿈들과 그것들의 해석에 다시 한번 놀랐다.

 

융의 자서전은 시간의 순서대로 써내려 가고 있다. 유년기에 평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 꿈에서 시작하여, 학창시절에 본인이 겪은 아픔, 만나고 영향을 준 철학자들, 어머니와 그의 삶에서 알게 된 두 가지 인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대학시절에서도 역시 그가 겪은 아픔과 융에게 영향을 미친 니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가 정신의학이란 길로 들어서게 된 경험을 공유한다. 이후의 장들도 시간의 순서에 따라 배열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시간과 더불어 그의 이론이 정립되어 가는 흐름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주는 장점은 읽는 이로 하여금 어린 융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융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공감이 될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융이 직접 겪은 그의 경험담과 꿈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있어, 때론 현실과 꿈이 혼돈될 정도로 재미있게 이야기가 전개 되기 때문이다.

 

그의 연구의 깊이가 점점 깊고 넓어져 가는 과정도 적혀 있다. 전문 용어들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용어들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예시, 혹은 상황들이 있어서인지, 책이 그리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마 정신과 의사로서 많은 다양한 환자들을 보면서 본인이 가진 전문지식을 쉽게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오랜 시간 체득된 노하우 덕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몇몇 단어들이 있긴 했다. 대체로 어려운 단어가 많지는 않았으나, 간혹 누멘이라던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왔을 때에 그 단어들을 설명하는 각주가 있었으면 조금 더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 같다.

 

자서전을 읽으면서도 융이 일생에 걸쳐 공부한 심리학, 무의식의 세계 등 그가 정리한 학문에 대해 알 수 있었지만,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더 이해가 더 쉬웠을 것 같다. 책의 뒤쪽에 보면 융의 사상에 대해 간략하게 몇 페이지로 요약이 되어 있어서 자서전을 읽는 중간에 책 뒤쪽을 펼쳐보고 읽게 되었는데, 읽고 나서 융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쉬웠다. 이것이 첫 부분인 서문이나, 1장에 따로 융의 사상을 정리해 놓았더라면 더 좋았겠다 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그간 융이 저술해온 책들을 읽어보고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융의 이야기 중간에 적은 당시 저술한 책들을 읽어봐야, 그때 융의 생각을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융과 같은 심리학자가 되고 싶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요즘에 우울증 등 다양한 신경증이나 정신과적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융처럼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환자를 200%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또는 상담자가 많아지면 참 좋겠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과 나의 차이점은, 내게는 ‘칸막이벽’들이 투명하다는 것이다.

고독이란 주변에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전할 수 없거나 자기는 가치 있다고 여기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황당무계한 것으로 간주될 때 생기는 법이다. p624


융이 얼마나 고독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그 고독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타인과 내가 다른 부분을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융이 투명한 칸막이벽을 통해 세상을 이해했던 방식이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투명하게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불 수 있었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그 사람들조차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랬기에 그는 고독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나는 인생의 복잡한 문제에 관해 내부로부터 해답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그것들은 결국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아주 일찍부터 깨달았다. p14
 

이런 어린이답지 않은 행동은, 한편으로는 예민한 감수성과 상처받기 쉬운 성격과 연관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특히 유년시절의 깊은 고독감과도 연관이 있었다. p42


다만 다른 사람이 방해하지 말았으면 하고 바랐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p43


나는 나의 미래를 잃지 않기 위해 그 장소에서 억지로 몸을 돌려야만 했다.

나 자신과의 불화와 거대한 세계 속에서의 불확실성은 나로 하여금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어떤 조치를 하게 했다. p48


나는 어떤 사람도 그 필통을 거기서 발견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도 나의 비밀을 발견하여 망가뜨릴 수 없었다. 나는 안정감을 갖게 되었고 나 자신과의 불화로 인한 괴로운 감정은 사라졌다. p48


아무도 모르고 누구의 손도 미칠 수 없는 무언가를 소유했다는데서 오는 새로운 자신감과 만족감으로 충분했다. p49


사람들은 우선 행동을 하지만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거기에 대해 숙고해 보는 것이다. p52


나로서는 어머니가 좀 더 강해 보였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변덕스럽고 과민한 성질을 부릴 때면 나는 어머니 편이라고 느꼈다. p56


나는 그 재능이 근본적으로 나 자신의 기분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다시 말해 나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대상만을 그릴 수 있었다. p63


나를 다른 길로 유혹한 것은 혼자 있고 싶은 열망, 고독이 주는 황홀감이었다. p67


심지어 내가 고소를 당할 경우를 대비하여 알리바이 비망록을 자주 작성하기까지 했다. p89


사실 높은 산, 강, 호수, 아름다운 나무, 꽃, 그리고 동물 들이 인간들보다도 하느님의 속성을 훨씬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이 보였다. p90


나는 혼자서 놀았고 혼자 돌아다니며 공상하면서 나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를 품고 있었다. p97


나는 그로부터 종교란 ‘인간이 하느님과 자립적인 관계를 맺는 영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111


성격은 이것이면 이것이지 또 다른 어떤 것이 될 수 없다. p112


나는 ‘만족’이라는 낯선 단어를 숙고했다. 무엇에 대해 누구에게 만족한다는 것인가? p114


그런데 하느님이 ‘지선’이라면, 그가 창조한 세계와 피조물이 왜 이토록 불완전하고 부패하고 비참하단 말인가? p116

나를 격분시킨 것은 그들이 나를 사기꾼으로 추정하여 나를 도덕적으로 망하게 했다는 점이었다. p127


인간은 이해하지 못하면 흥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 자신 이외에 다른 무언가가 거기 있다는 의미심장한 느낌이 늘 있었다. p128


숲은 사람들이 생명의 심오한 의미와 그 경이로운 작용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p131


인류역사의 고통스러운 과정과 자연의 잔인성에는 일종의 결함, 즉 세계창조의지의 맹목성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p134


나 자신이 바라는 바를 알고 그것을 붙잡으려고 했다.

나는 가난이라는 것이 불리한 점도 아니며 고통의 주된 원인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잣집 아들들이라고 해서 가난하고 옷이 꾀죄죄한 소년들보다 결코 나을 것이 없었다. p136


언제나 방학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굉장한 시간이었다. p145


진정한 문제는 왜 이러한 과정이 일어났으며 왜 그것이 의식을 뚫고 나왔는가 하는 이러한 과정이 일어났으며 왜 그것이 의식을 뚫고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p171


시대정신 그 자체는 대개 무의식적이다. p173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실들이 있다. 그것이 무의식적인 것일수록 그 영향력은 더욱더 크다. p175


밖으로 나가지 말라. 진리는 내적 인간에 깃들어 있다. p176


아버지는 외로웠고 함께 대화를 나눌 친구도 없었다. p180


아버지는 너를 위해서 지금 돌아가셨구나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아버지는 너에게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낡은 시대의 한 조각이 돌이킬 수 없이 끝나버린 것을 느꼈다. p185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내적인 대화가 오고갔는데 , 그가 나에게 드문드문 던진 어떤 질문들을 통해 나는 그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p190


마음이라는 것이 그 모든 것의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p193


어머니의 제2의 인격은 이러한 나의 열의에 전적으로 동조했으나, 그 외 주변사람들은 나를 낙심하게 했다.

나에게 불같이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질없는 것이며, 심지어 불안을 자아내는 원인이 되기까지 했다. p195


나는 인간이 동물을 실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실험 공개는 야만적이고 끔찍하며 무엇보다도 쓸모없다고 여겨졌다. p197


니체는 인생 후반, 그러니까 중년을 넘기고서야 제2의 인격을 비로소 발견했으나, 거기에 반해 나는 제2의 인격을 이미 소년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p199


우리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p201


나는 더 나은 방법이 정말 없어 사실들을 제시하는 대신 말만 늘어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p202


정신병을 ‘인격의 병’이라 일컫고 있었다. p210


그것은 마치 두 개의 강물이 합류하여 세차게 흘러가면서 먼 목적지로 나를 가차 없이 실어가는 것과도 같았다. p211


사람들이 그와는 ‘자기 전공’ 이외에 그 어떤 것도 결코 화제로 꺼낼 수 없었다. p212


결국 인간이란 스스로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좋든 나쁘든 다른 사람들의 판결에 맡겨진 하나의 사건인 셈이다. p217


정신의학 사례 중 많은 경우 환자는 말하지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대개 그것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p225


그 꿈은 상당히 깊은 무의식의 체험을 나타낸 것이었다. p227


나에게는 환자 스스로 어떤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가는지 환자 자신으로부터 들어서 아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꿈이나 무의식의 다른 표현들을 주의 깊게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했다. p230


임상적 진단은 어떤 방향설정을 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정적인 점은 환자 ‘사연’의 문제다. 그것이 인간적인 배경과 인간적인 고통을 드러내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의사의 치료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p236


나는 정신의학의 주요과제는 병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보았으나 그때까지 그런 것들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이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야의 직업에 들어선 셈이었다! p237


그 후로 나는 모든 주의를 정신병에서 의미 있는 관련성들을 찾는 데 돌리게 되었다. p238


이제까지 정신병에서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졌던 많은 사실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정신이 돈’ 것들만은 결코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여러 차례 나는 그런 환자들에게도 그 배후에는 정상이라고 일컬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간주될 만한 ‘인격’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p239


나는 정신병에 보편적인 인격심리학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과, 여기서도 오랜 인류의 갈등이 재발견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도 오랜 인류의 갈등으 재발견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우둔하고 감정없이 명청하게 행동하는 듯한 환자들의 마음 속에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일, 훨씬 의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환자의 환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어찌하여 한 환자가 다른 환자와는 전혀 다른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사람이 없었다. p241


그 후 나는 정신병 환자의 고통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그들의 내적 체험의 의미 있는 현상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p247


치료는 환자로부터 자연스럽게 진전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p248


의사는 소위 ‘방법’에 관하여 알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는 규격화된 일정한 방식에 매이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정적인 것은 내가 인간으로서 또 다른 한 인간과 대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재적 정신병의 상징적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249


환자의 치료는 말하자면 의사로부터 시작된다. p250


의사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제를 다룰 줄 알고 있을 경우에만 환자에게도 그것을 가르칠 수 있다. 반드시 그래야만 된다. 교육 분석에서 의사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고 진지하게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p251


의사가 체면을 갑옷처럼 두르고 있으면 그는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하게 된다. p253


나에게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환자가 자기 자신의 견해를 가지도록 하는 일이었다. p261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조차 사람들은 여전히 불행하고 신경증을 앓는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너무나 좁은 정신적인 한계에 갇혀 지낸다.

그들이 좀 더 폭넓은 인격으로 발달할 수 있다면 신경증은 보통 사라진다. p264


그러나 환자가 자기 자신의 길을 감으로써 스스로 책임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나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p266


우리 시대에 이와 같이 마음의 분열로 희생된 자들은 단지 ‘스스로 택한 신경증 환자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표면적인 증상은 자아와 무의식 사이에 벌어져 있는 틈이 메워지는 순간 살자진다. p270


개념적인 것으로 옮기는 것은 체험으로부터 실체를 빼앗고 그 대신 단지 이름들만 붙이는 셈이다. p271


심리적 수준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의 만남은 나로서는 유명인사들과의 단편적인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다. 나의 생애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성과가 있었던 대화들은 이름 없는 사람들과의 대화였다. p272


환자는 어떤 자극어에 대해서는 연상어를 전혀 떠올리지 못하거나 반응시간이 무척 길어지곤 했다 p276


어떻게 하면 신경증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를 알고자 했다. p308


감정 속에 숨어 있는 이미지들을 발견하는 그만큼 내적인 안정이 생겼다. p326


내가 감히 스스로 행할 수 없는 것을 나의 환자에게 기대할 수는 없다는 확신이었다. p327


결정적인 것은 결국 언제나 의식이다. 의식이 무의식의 표현을 이해하고 거기에 대해 자기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p342


무의식의 전제의 횡포에서 자유를 얻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지적인 작업을 완수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윤리적 의무를 갖는 일이다. p345


나는 저 세상이 아닌 이 세계의 삶을 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p347


우리가 내적 인격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주의를 기울인다면 마음의 고통은 사라진다. p353


나는 자아가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p357


나의 생애는 하나의 과제, 하나의 목표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것으로 통합되어 있었다. 즉, 인격의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과제요 목표였다. p374


현대 물리학자가 모든 힘을 이를테면 열에서만 끌어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리학자 역시 모든 본능을 권력이나 성의 개념 따위로 분류할 수 없다. p 377


나의 책은 단지 대중들이 숙고하기를 바라고 기대하는 한 개인의 목소리요 문제제기일 뿐이었다. p389


나의 저술들은 내 생애의 정류장들이라 여겨질만하다. 그것들은 나의 내적 발랄의 표현이다. 무의식 내용을 탐구하는 일은 사람을 만들고 그에게 변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의 생애는 내가 행한 것, 내 정신의 작업이다.

나의 모든 저술은 말하자면 내부로부터 부과된 과제인 셈이다.

나는 나를 충동질하는 영혼으로 하여금 말을 하도록 허용했다. p397


그녀의 감지능력은 내 외가쪽 할머니로부터 이어받은 것이다. p414


부모로부터 아이들에게 넘겨진 비개인적인 카르마가 가족에게 존재한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p417


이 장면에서는 내가 정열적으로 몰두하고 저 장면에서는 대결해야만 했다.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에서 ‘새로운 것’이라 아득한 옛날의 구성요소들이 끝없이 변화하여 재결합된 것이다. p420


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들은 아주 불쾌한 방식으로 속도만 빠르게 하여 이전보다 더 시간이 부족하도록 만들고 있다. p422


우리의 내적인 평안과 만족은 개체를 통하여 인격화된 역사적 가족이 우리 현재의 덧없는 상황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거의 대부분 좌우된다. p423


거기서 나는 ‘제2의 인격’안에 살면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생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p424


내 통역은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많고 또한 그것이 당연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 확인시켜주었다. p429


그 사냥꾼은 다시 말해 시간의 신으로서 아직 영원을 연상케 하는 이들의 시간을 무자비하게 날과 시, 분과 초로 조각조각 잘게 쪼개게 될 것이었다. p430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강렬함이다. p433


나는 늘 동시에 두 개의 영역에서 사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하나는 의식적인 면에서 그것을 이해하고 싶으나 할 수 없었고, 또 하나는 무의식적인 면에서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꿈의 형태 이외로는 더 잘 표현할 길이 없었다. p434


삼위일체의 원형이 드러났고, 이러한 원형의 역사에서 언제나 반복하여 나타나듯이, 그것은 네 번째를 불러들였다. p464


'여성의 평등권‘이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동반관계가 의미를 잃어버린 시대의 산물이다. 하지만 원시사회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가 여자가 바라는 대로 무의식적으로 충분히 잘 조절되고 있다. p467


나는 백인여성의 남성화가 그녀들의 천연적인 전체성의 상실과 연관된 것이 아닌가, 다시 말해 여성의 결핍에 대한 보상이 아닌가, 그리고 백인 남성의 여성화는 여성의 남성화에서 야기된 후속결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자문해보았다. p470


그들의 지혜는 그들에게 속하고, 나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만이 나에게 속할 뿐이다. p489


이 꽃의 아름다움처럼 인생도 그렇게 지나가버리고 말도다. p502


감정이 파악할수 있는 유일한 것은, 시작하는 일에 대한 기대와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지나간 일의 결과에 대한 만족이나 실망이 모두 포함된 하나의 총체, 다채로운 전체라고 해야할 것이다. p525


안전한 길을 가는 자는 죽은 것과 다름없다. p527


오늘날 인간이 대부분 오로지 그들의 의식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자신들에 관해 알고 있는 지식만이 전부인 양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주의와 교조주의는 우리가 앓고 있는 시대병이다. 그것들은 모든 것을 아는 체한다. p532


우리는 대부분 무의식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문제에 관한 해답은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p535


이성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좁은 한계에 매여 있도록 하며, 오직 이미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삶을 살도록 요구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이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p536


신화는 피할 수도 면할 수도 없는, 의식적 인식과 무의식 사이의 중간단계다. p551


사람들이 오래 살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던 인간은 삶의 한가운데서 저승으로 끌려가고, 쓸모없는 인간은 늙도록 살아남는다. 이것이 숨길 수 없는 잔인한 현실이다. p556


인간이 그릇된 소유를 고집할수록 그리고 본질적인 것을 덜 느끼게 될수록 그의 삶은 더욱더 만족스럽지 못하게 된다. p572


단일성과 유한성은 동의어다. 이것 없이는 무한성을 지각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의식화라는 것도 없다.

독재자들이 출현하고 그들이 온갖 재앙을 가져오게 된 원인은, 영리하기 그지없는 지성인들의 근시안으로 인해 인간에게서 내세적인 것이 박탈된 데 있다. p573


인간의 일반적인 불충분함을 제외하면 그 책임의 많은 부분이 교육에 있다. p582


본능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동적요인으로, 우리 의식의 윤리적 결단이 궁극적으로는 거기에 좌우된다.

정말 참다운 진실은 우리가 악의 상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악의 상상이 우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p583


단지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번에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인간정신이 중요한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p586


신의 표상은 항상 강력한 맞상대에 대한 내적 경험이 투사된 것이다. p590


비밀결사는 개성화에 이르는 과정의 중간단계이다. p601


그런데 동시에 두 가지를 다 하려는 사람, 즉 개인적인 목표를 따르면서도 집단성에 보조를 맞추려는 자는 누구나 신경증적인 사람이 된다. p604

의무들의 충돌은 항상 훨씬 높은 책임의식을 전제로 한다. p605


자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호조치의 도움으로 수천 년의 과정을 거쳐 서서히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무의식적 정신의 존재를 인정하면, 투사 내용들은 의식에 선행하는 타고난 본능적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다. p 607


인식할 수 없는 것에 긍정적인 명칭을 붙이면 거기에 상응하여 긍정적인 태도로 바뀌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p609


어린아이의 정신은 전의식 상태에서 결코 백지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개성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게다가 온갖 특수한 인간적 본능들을 갖추고 있고, 또한 보다 고급스러운 기능들의 선험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 p610


어떻게 하면 나의 환자들로 하여금 건강한 바탕을 다시금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나의 최우선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많은 지식이 요구된다! p611


일반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진술은 정신에 의해 만들어진다. p613


다른 대부분의 사람과 나의 차이점은, 내게는 ‘칸막이벽’들이 투명하다는 것이다.

고독이란 주변에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전할 수 없거나 자기는 가치 있다고 여기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황당무계한 것으로 간주될 때 생기는 법이다. p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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