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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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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00시 25분 등록

※ 용량 초과로 인해 책 요약은 첨부파일로 대신합니다.

▶ 저자에 대하여

19세기 구미사회는 초경쟁사회를 지향하는 현재 못지 않게 격변의 시대였다. 정치는 급속도로 도시 중심, 시민계급 중심의 사회로 재편되었고, 산업혁명의 여파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양상이 첨예화되었다. 자연과학분야에서는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하고, 멘델이 유전법칙을 발견했으며, 다윈이 진화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고 에디슨이 전등을 발명하며 현대 대중사회의 출현을 예고했다. 철학적인 면에서 낭만주의적 반항은 히틀러로 대표되는 국가사회주의, 합리주의적 반항은 막시즘이라는 20세기의 거대한 그림자를 무의식에 담은 지식인들의 삶을 지배했다.


그리고
1875 스위스 케스빌에서 정신분석의 거장 카를 구스타프 융이 탄생함으로 인해 인간의 내면에도 바야흐로 현대정신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게 된다. 융과 프로이트로 대표되는 심리학이 인류에 끼친 공헌이라면 무엇보다 인간은 이성보다는 무의식적 존재임을 밝힌 것이다. 그들은 고뇌하는 현실의 인간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는 계몽주의의 고리타분한 당위에서 벗어나 나와 세계가 화해할 있는 의식의 광장을 마련해 주었다.

 

융은 흔히 프로이트의 제자이거나 계승자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식은 융이 5년간 프로이트와 사제의 연을 맺고 무의식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고, 프로이트에 의해 먼저 무의식의 역할이 공론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무의식이라는 공통 관심사 외에 사람이 나아간 방향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있다. 무의식의 창인 꿈에 대한 관점을 살펴 보자.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이 억압된 결과이며, 철저히 과거행위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융은 꿈이 가지는 프로이트적인 측면을 인정하지만 무엇보다도 꿈의 예시적인 측면을 중시한다. 의식과 무의식이 합일되는 삶이 자기실현의 과정인데 이것으로 인도하는 것이 꿈이라는 것이다. 융은 꿈을 통해서 무의식이 전하는 의미, 의식이 인식하지 못하는 삶의 진실에 귀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정신병의 근원으로 보는데 비해 융은 무의식의 부정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측면을 중시한다. 특히 집단 무의식을 내면의 신비한 세계, 종교가 지향하는 영적인 세계로 인간을 인도하는 채널로 이해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융은 무의식의 영역을 개인에서 집단으로 확장하면서 분석심리학의 고유체계를 확립하게 된다. 리비도와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확인되는 근본적인 견해 차이로 사람을 한가지 프레임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융이 인류사에 미친 가장 공헌은 설명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합리주의에 의해 무시되고 재단된 인간내면의 세계를 입증하고 복원한 점을 들고 싶다. 그것은 그가 남다른 감수성의 소유자이자 진실의 선지자로서의 고독을 숙명으로 이고 마지막까지 길을 묵묵히 걸어간 덕택이다. 강퍅한 과학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과학자로서의 사명감과 종교적 인간으로서의 영감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그를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엄밀히 말해 나의 생애에서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영원한 불멸의 세계가 무상한 세계로 침투했던 사건들뿐이다.” 묘비명 같은 그의 말을 되새기고 있자면 융이 멋지게 담배 파이프를 사진위로 우리아와 욥과 세례 요한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환상처럼 피어 오름을 어찌할 없다 

▶ 내가 저자라면

융의 자서전을 읽으며 스승이라는 단어가 자주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인류의 스승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럼 없이 붙여 주고 싶다. 그가 생애를 통하여 추구했던 진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인류에게 없어서는 정신의 양식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세계를 바라보는 프레임이다.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실재이지만 관점에 따라, 창의 모양에 따라, 화면의 표현방식에 따라 나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비극은 각자가 자기의 세상만이 실재하는 것이며 나머지는 허상이라고 믿는데 있다. 융은 우리에게 타인을 바라보고 판단하기 전에 당신이 누구인지 아냐?” 거울을 비쳐준다. 그가 고독의 성에 스스로 유폐되어 타고난 천재성을 고도의 자기성찰로 갈고 다듬은 덕에 우리는 안에 숨어있는 무한한 에너지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당대의 저명한 학자로 사느냐 단독자로서의 My way 가느냐의 기로에서 그가 결국 후자를 택함으로써 인류는 개인과 집단간에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통합의 키워드를 확보한 셈이다. 대목에서 신앙인이라면 보이지 않는 신의 손을 감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융의 사상은 심리학과 철학을 기본으로 물고 신화와 종교, 문명과 자연, 개인과 집단의 관계에 대해 포괄적인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의 자서전은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공통된 주제를 바탕으로 에세이, 소설, 여행기, 문명비평 등의 다양한 장르를 내포하고 있어 흥미진진했고 신선한 지적 자극을 주었. 좀더 일찍 그를 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저자 외에 책의 미덕이라면 출판사와의 궁합을 있겠다. 편집 스타일과 선정된 번역자의 이력으로 봐서 책을 출간한 회사는 융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집방식을 보자면 옮긴이 서문과 프롤로그를 통해 융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책의 말미에도 편집자의 말과 심리학용어 설명란을 덧붙여 두어 초보독자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가 수월했다. 장의 도입부를 유색인쇄지로 장식하고 사진을 삽입한 것도 6 페이지가 넘는 장서를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그를 설명하는데 없어서는 존재인 프로이트와의 비교자료가 있었다면 심리학의 계보를 이해하기가 좀더 용이했을 같다.


<기억에 남는 장절>

 

그대신 인류역사의 고통스러운 과정과 자연의 잔인성에는 일종의 결함, 세계창조의지의 맹목성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예수 나에게는 의심할 여지 없이 사람의 인간이었으며, 따라서 불확실한 존재거나 단순히 성령의 대변자였다.


 

내가 보기에는 개인적인 사연을 조사한 다음 비로소 진정한 치료가 시작된다고 여겨진다. 의사는 증상만이 아니라, 사람 전체를 꿰뚫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후로 나는 모든 주의를 정신병에서 의미있는 관련성들을 찾는 돌리게 되었다. 여성들은 대개 뛰어난 직관과 정확한 비판력을 지니고 있으며, 남자의 비밀스러운 의향을 간파할 알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자의 아니마(Anima) 꾸미는 음모까지 꿰뚫어볼 줄도 안다. 여자들은 남자가 보지 못하는 측면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남편이 초인이라고 확신하는 부인은 사람도 없는 것이다!


 

철학적으로 성찰해보면, 오늘날의 문화의식은 무의식개념과 거기에 따르는 결과들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할 있다.


 

"아마도 나의 무의식이 내가 아닌 어떤 하나의 인격을 이루었고, 그것이 자신만의 고유한 견해를 말로 표현하는가 보다.”


나는 심사숙고한 끝에 학문적 출세의 길을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무의식과의 실험이 끝나기까지는 내가 공중 앞에 나설 없기 때문이었다

리비도를 에너지로 본다면 일종의 통일된 관점을 갖게 된다. 그러면 리비도의 성질에 관한 논쟁적인 질문, 그것이 성이냐 권력이냐 배고픔이냐, 그밖의 어떤 것이냐 하는 질문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다.


 

남자의 아니마는 현저히 역사적인 성격을 띤다. 아니마는 무의식의 인격화로 역사와 선사(先史) 깊이 물들어 있다.

비판적 이성이 우세할수록 인생은 그만큼 빈약해진다. 그러나 무의식과 신화를 의식화할수록 우리의 인생은 그만큼 통합을 이루게 된다. 과대평가된 이성은, 그것이 지배하면 개인이 궁핍해진다는 면에서 독재국가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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