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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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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9일 15시 25분 등록
지금 이 글을 보시면서 모니터와의 거리를 얼마정도 유지하고 계신가요?
글을 쓰다말고 저도 직접 재보니 상당이 모니터에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처음엔 바른 자세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판을 두드리다 몇시간 지나니 의식하지 못한채 모니터에 더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모니터와의 거리는 50~60cm를 유지하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어린시절 TV를 보다 점점 앞으로 가다 부모님께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보는 것이 눈에 좋다는 것을 알지만 나도 모르게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차를 운전하게 되면서 차량간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함을 알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운전하다가는 끼여들기에 좋은 표적이 됩니다.

그럼 사람과의 거리는 어떠한가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친밀한 사람일 경우 편하다고 느끼는 거리는 25cm~45cm정도라고 합니다. 가까워지길 원하는 사람과는 이 정도로 거리를 유지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지만 친밀하다고 서로 느끼지 못하면 이보다 더 가까워지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적정 거리’의 개념은 물리적 거리에만 해당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떨어져 있을 때의 추위와 붙으면 가시에 찔리는 아픔 사이를
반복하다가 결국 우리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이 글은 고슴도치 만의 거리는 아닙니다. 무엇이든 내 자신의 필요만 생각하거나 소유하려하면 더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가시를 가지고 있기에, 서로가 자신이 그리고 다른 사람이 고슴도치라는 것을 인정하고 적정거리를 유지한다면 서로 찔려 아파하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나무들을 보면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간의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좁혀야 할 거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머리와 가슴까지의 30cm 남짓한 거리’ 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습니다. 이러한 간격을 메워나간다면 내가 바라는 것, 내가 바라는 사람과의 적정 거리는 점점 더 확보될 것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진정으로 사랑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미명하게 구속이나 소유가 되지 않도록 내 자신을 사랑하고, 혼자서도 아름다울 수 있도록 설 수 있을 때 내미는 손은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 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칼릴 지브란
IP *.9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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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6.30 09:33:27 *.248.117.5
'머리와 가슴까지의 30cm 남짓한 거리'를 좁혀라. 아주 멋진 말입니다.
근데 계절요인도 있지 않을까요?
겨울에는 끈끈하게 달라붙고 여름에는 좀 더 떨어지고..
성(性)요인도 있지 않을까요?
암컷은 아주 밀착되어야 하고, 수컷은 아주 멀리 떨어져야 하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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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6.30 21:12:10 *.235.2.218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 모범답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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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er
2005.07.01 16:23:55 *.94.1.23
진심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지 않을까요?
굳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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