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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5일 08시 34분 등록
<변화를 위한 우화>

아기박쥐의 첫비행1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불안한 예비엄마, '투덜이' 박쥐!
엄마 박쥐는 출산이 다가오면서 점점 불안해져만 갔다. 만삭이 되어 가면서 몸은 점점 무거워져 천정에 매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거꾸로 매달려서 새끼를 잘 낳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비 엄마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태어날 새 생명이 자꾸 가엽게 여겨지는 것이었다. 태어나는 아기도 자신처럼 어둠 속에서 거꾸로 된 삶을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또 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엄마박쥐의 지난 시간들은 박쥐로 태어난데 대하여 자신과 부모에 대한 원망이 끊이질 않았다. 습관적으로 한숨을 쉬었고 신세타령을 해서 박쥐마을에서 그녀의 별명은 ‘한숨이’, ‘투덜이’로 통할 정도였다. 모든 것이 불만이었다.
‘휴! 우리 박쥐는 왜 앞이 잘 보이지 않을까? 다른 동물들은 다 잠든 밤에 주로 날아다녀야 할까? 낮의 세상은 온통 눈부실 텐데...’
‘지지리 복도 없지. 왜 난 박쥐로 태어나서 힘들게 하루 종일 거꾸로 매달려야 하나?’

어디 그뿐인가! 거울을 볼 때도 짜증과 울화가 치밀었다.
‘내 몸매는 왜 이리 우스꽝스럽게 생겼을까? 우아한 것은 고사하고 몸뚱이는 크고 다리는 가늘어서 마치 우주에서 온 괴물 같아. 내 얼굴은 또 어떻고... 새들은 목소리는 물론 얼굴도 예쁘던데...’ 까만 비닐처럼 생긴 날개도 싫었다. ‘하얀 깃털이 달린 멋진 날개를 달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새처럼 날씬한 몸매와 우아한 자태를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기도 날 닮아 우습게 생겼겠지.’

박쥐세계의 산증인, 할머니 박쥐를 만나다
아침부터 그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남편 박쥐도 이런 엄마박쥐의 푸념에 지쳤는지 오늘은 다녀온다는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밥맛 하나 없는 우울한 아침이었다. 애써 기분을 바꾸어보기 위해 오늘은 계속 미뤄온 산파 박쥐를 찾아 가기로 했다. 아이 낳는 것만 돕는 분이 아니고 연세가 많으시고 세상사에 대한 지혜가 많아 많은 박쥐들이 믿고 의지하는 분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물어물어 찾아가니 할머니 박쥐는 동굴의 제일 깊은 곳에 살고 있었다. 날개에 많은 주름이 잡혀 있었지만 할머니 박쥐는 천정에 매달려 명상 중이었다. 명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엄마 박쥐는 산파 박쥐에게 출산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편안한 대화가 오고갔다. 그 편안함 때문이었는지 엄마박쥐는 묻지도 않았건만 힘든 마음의 이야기까지 다 털어놓고 말았다.

할머니 박쥐는 엄마박쥐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잠자코 듣더니 입을 떼었다.
“혹시 우리들이 왜 거꾸로 매달려 사는지에 대한 유래를 들어본 적이 있니?”

엄마박쥐는 순간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이제껏 들어보질 못했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 아닌가요?"

엄마박쥐의 되물음에 할머니는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아니란다. 믿기 힘들겠지만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살았단다. 내가 오늘 그 이야기를 들려주지. 아마 많은 도움이 될 거야. 너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될 테니까. 그 고난을 딛고 일어선 역사가 없었다면 너와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살 수 없었을 거야. 자!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줄게."

-2부에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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