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박노진
  • 조회 수 174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5년 9월 11일 22시 06분 등록
인재를 만드는 하루 2시간

마이크로소프트이 빌 게이츠가 전 재산을 날렸다면 그는 남은 여생을 가난 속에서 통한의 인생을 살아갈까?
타이거 우즈가 모든 것을 잃어도 마찬가지일까?
당신은 지금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면 당신의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겠는가? 내가 그 사람들 중의 하나라면?

그 대답에 대한 판단의 근거로 당신은 무엇을 제시할 수 있는가?

가끔 부지런하고 생존의 본능이 재빠른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평가로 어른들은 “쟤는 사막에 데려다 놓아도 먹고 살 놈이야” 라는 말을 하곤 했다. 단지 눈치 빠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 주어진 현실에 잘 적응한다는 이유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적당한 정치적 행동과 판단으로 생존의 시대를 건너올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행복과 사회적 위치를 존재하는 잣대가 일류대학과 대기업맨이라는 평가가 무너진 지난 8년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적 판단과 적당한 명석함으로 무장한 엘리트 집단의 몰락과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사회 부적응자들(?)의 전문가 그룹이 사회의 주류로 부상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따라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는 이 견해에 동의할 것이다. 지금은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뚱금없는 얘기로 이 글을 시작해 보자. 지난 6개월 동안 난 하루 2시간을 나를 위해 투자하는 조금 특별한 실험을 해 봤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실험의도가 몇 번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나를 위해 투자하는 2시간의 내용은 다음의 내용과 목표로 구성되었다.
첫째, 매일 조금씩 읽고 쓴다. 1년이 지난 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낸다.
둘째, 매일 달린다. 1년 내 마라톤을 완주한다.
지난 6개월동안 하루 2시간을 계산하면 총 시간은 360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어쨌던 중간 평가를 해 볼 의미가 있는 기간들이고 이 평가를 바탕으로 남은 6개월 동안 나에게 주어진 하루 2시간을 더 소중하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2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실제 얼마를 해냈는지 살펴보자.
독서를 한다면 1시간동안 평균 30페이지, 2시간이면 50~60 페이지 정도 정독할 수 있다. 이정도 속도면 1주일에 평균 1권에서 2권 정도의 독서가 가능했다. 그리고 글을 쓰면 2시간 정도에 A4 한 페이지정의 글을 쓸 수 있다. 또한 달리기는 느린 속도로 2시간에 약 15km정도 달릴 수 있다.
내가 사용한 하루 2시간의 결과를 가지고 하루 2시간씩 1주일의 결과를 산출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주간 단위로 분석한 것은 결과 분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1주 동안 1권 정도의 독서를 하였고, 2 페이지 정도의 글을 정리하였으며 약 40km 정도를 달렸다. 6개월로 환산하면 30여권 정도의 책을 읽었으며, 50 페이지 정도의 글을 정리 하였고 두 번의 10km와 두 번의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달성한 외형적 성과에 비해 터무니없이 수준이 낮음은 부정할 수 없다. 독서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도 단순히 읽어 나가는 양에만 치중한 면이 없지 않아 이미 읽은 책의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 또는 정리해 놓지 않은 부분이 많지 않아 나중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부족한 느낌이다. 정독과 이해 그리고 행간의 사색이 독서의 필수요건임을 지금에서야 깨달았으니 만사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글쓰기는 사실 고백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카피하는 수준이라 답답한 마음 가눌 길이 없었다. 그래도 요즘은 내가 무엇을 써야 하는지가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라 앞으로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가장 성과가 있는 부분은 역시 마라톤이다. 물리적인 육체가 따라하는 단순한 운동이라서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마라톤이 지난 6개월을 무사히 처음의 생각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 주었다. 역시 머리보다 몸으로 세상을 사는 체질이 맞긴 맞나 보다. 달릴 때는 아무런 고민 없이 그저 달리면 즐겁고 내 몸이 행복함을 느끼는게 좋았다.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지금처럼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확보할 것이다. 계획했던 내용을 지켜나가고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다. 단지 나의 성과를 자축하고 자랑하고자 이렇게 쓰는 것이 아님은 나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인재 전쟁이라는 작금의 상황에 내가 인재가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나 지금처럼의 수련의 과정을 통해 인재가 되고 싶은 욕망을 이러한 수련의 현장을 중계하는 모습을 통하여 스스로에게 약속의 이행이라는 채찍을 달게 감내하는 것이다. 다행히 내겐 훌륭한 스승과 동문들이 있어 나의 수련의 과정을 도와주고 이끌어 주고 있다. ‘건너 뛰고 지름길에 연연해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가는 고집이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배우게 해 주었으며,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요즘은 끈질기게 오래 앉아 연구할 수 있는 궁둥이살을 만드는 훈련에 열심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빌 게이츠는 또 다른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어 내든지 다른 회사의 CEO가 되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훌륭한 대답을 만들어 주었음을 보지 않았는가. 타이거 우즈는 골프채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가 지난해의 부진이 새로운 스윙자세를 가다듬는 과정에서 세간의 입방아를 받았다면 올해 새로운 황제로의 등극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전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나 당신은 어떤가? 지금의 직장에서 해고된다거나 가진 것을 모두 잃어 버린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재기할 수 있겠는가? 당신만의 장점, 그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재능과 능력으로 가족과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 보아야만 할것이다.

바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하루의 2시간이 그 해결책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재로 만들어 주는 학습과 배움의 길이 여기에 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우리들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가로 인정받는 인재가 되는 여러 길 중에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사색하고,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시키고 매일 학습하여,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 내는 것에 하루의 2시간을 쏟아보자. 경제적으로도 학습과 배움은 자신을 ‘자본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교육과 훈련, 그리고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서만 포인트가 누적되는 ‘인적 자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지식의 습득만으로 누적되지는 않는다. 배움 끝에 토해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즉 사색과 답에 대한 탐험이 인적 자본 바로 ‘인재’가 되는 것이다.

당신도 이제부터라도 하루에 2시간을 투자해 보자. 새벽이든 낮이든 밤이든 당신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2시간을 뚝 떼내어 당신에게 투자해 보자. 당신이나 나나 가진 것은 이것밖에 없지 않는가.
IP *.118.67.80

프로필 이미지
통찰맨
2005.09.12 16:50:04 *.155.129.241
언젠가부터 술자리를 피했습니다. 핑계가 좋았습니다. "차 가지고 와서" 가끔은 술자리를 하고 진정하고 싶었지만 그 때는 "그 놈의 차 때문에" 술자리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한쪽 발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욕망 하면서도, 또 한쪽 발은 돈 때문인지는 몰라도 회사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우리 마음 속에 늘 두 놈이 편을 가르고 경쟁을 합니다. 서로 이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비겁하게 두 놈을 다 선택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 쪽에 붙었다. 때로는 저 쪽에 붙었다. 그게 사람이고, 사는 모습이라고 쉽게 치환하곤 합니다.
님의 글을 고맙게 읽으면서 한 놈의 2시간을 다른 한 놈으로 보냅니다. 저도 그렇게 자기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