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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4일 02시 55분 등록
한 주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종류만 해도 서른 가지가 넘는다. 드라마는 우리가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기대와 욕망이 거기에 담겨 있다. 그래서 드라마는 허상이다. 그럼에도 나는 드라마를 즐겨본다. 물론 모든 드라마를 보진 않는다. 세상에 모든 상품이 그 가치와 품질이 있는 것은 아니듯이, 드라마에도 가치와 품질이 있다.

드라마는 개인이 가지는 꿈, 희망과도 같다. 꿈과 희망은 아직 이루지 못한 것 들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말은 우리가 당연히 이룰 수 있는 것 들이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더 이상 꿈, 희망이라는 것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 꿈, 희망은 어쩌면 개인이 이루지 못할지도 모르는 어떠한 것이다.

어쩌면 드라마와 우리의 삶과는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멋지게 업무 과제를 수행해서 성취를 맛보는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어렵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이들을 나는 좋아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거기에서 우리가 이루지 못한 꿈, 희망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드라마도 그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나는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드라마를 본다. 출생의 비밀, 한 집안의 이야기,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갈등과 희노애락, 그리고 사랑이 여느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커피를 타 보면 안다. 거의 비슷비슷 하지만 타는 사람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그 맛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운전하는 사람을 봐도 안다. 비슷비슷 하지만 거기에도 베스트(best)가 있고, 월스트(worst)가 있다. 직장인의 모습을 봐도 안다. 비슷한 급여를 받지만 직무를 대하는 태도와 만족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나는 이 드라마가 여느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무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첫째, 한씨네 가족의 희망 이다. 그들의 희망은 돈의 부유함이 아니다. 그들의 목적은 아버지가 빼앗긴 국수 공장을 되찾는 것이며, 그를 통해서 삶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국수공장을 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맛있는 국수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자는 것이 그들의 취지이다. 그리고 그들의 목적과 방향은 일호식품이라는 대기업에 있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성공할 수 있다. 목적과 결과가 혼돈되어서는 안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그는 돈을 얻을 수 없다. 결국 행복도 얻을 수 없다.

둘째, 한씨네 국수의 성공은 우리의 경영과 같다. 그들에게도 일호식품이라는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전략으로 그들과 상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가격을 낮추어서 박리다매 형식을 취하지 않고 높은 가격에 차별적인 국수를 뽑아내고 있다. 아울러 오프라인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여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상품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상품을 만드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똑같은 방식으로 높은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다른 방식을 채택하던지, 다른 결과를 기대해야 옳다. '오늘의 불행은 잘못 보낸 어느 날의 보복'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그들에게는 알량한 자존심이 없다. 그들은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시장 진입에 실패한다. 그리고 온라인 채널의 진입 첫 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들은 길거리 판매도 뛰어들 자세를 갖춘다. 그들은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들의 목적과 방향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목적과 방향이 흔들리는 순간 이루려는 것은 사라진다. 거기에 수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가장 큰 변수는 자신의 의지이다. 그리고 알량한 자존심이 목적의 비위를 건드려서 무너진다. 졸업 당시 그랬던 것 같다. 꿈과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대기업이었다. 거기에는 알량한 자존심이 있었다.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성공한 이 드라마에는 배울 점이 많은데, 그것은 각자의 취향과 즐거움에 맛긴다. 드라마의 결과는 어떨지 모른다. 결과보다 과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숨은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꿈, 희망에 접목시킬 수 있다. 그래서 꿈, 희망을 나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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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10.03 19:14:42 *.234.251.24
그렇지요. '꿈과 희망은 아직 이루지 못한 것 들'이지만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우리는 꿈도 돈도 얻을 수 없을겁니다.
'오늘의 불행은 잘못 보낸 어느 날의 보복'이라는 말처럼 오늘 하루도
흔들림이 없이 사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야 됩니다.
님의 글에서 조그마한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는 기쁨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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