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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7일 15시 57분 등록
지난 주말 호수공원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너무나 멋이 있었다. 수많은 가족과 연인의 모습에는 여유와 만족,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유란 저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날 취업을 앞둔 사촌 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상은 걱정과 희망은 중간에서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처럼 보였다. 그 선택권을 누가 가졌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분명 그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무심이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자신과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경봉 스님의 말씀도 받아들일 그릇이 되는 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고나 할까~ 어쩌면 인생의 2라운드의 중간에서 그는 싸우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시기를 구분 짓는 무례한 짓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나는 인생의 1라운드가 정신적, 육체적 성장이고, 2라운드는 경제적 독립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자신과의 단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빨리 이루는냐?그렇지 못하느냐? 라고 본다.

그는 지금 1라운드를 끝내고, 2라운드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이었다. 수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는 지금 2라운드에서 생활하는 나의 생각과 진입의 방법론을 듣고자 했고, 나는 사실 아무런 목적이 없었다. 단지 친척이라는 좋은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오랜만에 공원에서 자연의 냄새를 맡음으로 새로운 한 주를 살아가는데 자양분을 충전하고 싶었을 뿐 이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지난 사람은 다 체험해본 얘기들이고, 지금 체험하고 있는 사람도 다 체험하는 생각의 얘기들 이었다. 들으면서 나는 변화 경영 연구소에 마련된 '상담/클리닉'이라는 곳을 자연스레 연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곳에 있는 이야기들을 녹음된 테이프 처럼 흘려 주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관점도 곁들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모든 해답을 다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한 선배가 있었다. 졸업을 앞둔 고 3 시절 막바지에 비찌땀을 흘렸고, 대학을 졸업할 때도 막바지에 비지땀을 흘렸다. 다행히 회사에 입사함에 선배는 다시 웃었다. 그리고 급여로 들어온 상당한 뭉치돈에 흥청망청 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결혼할 즈음 준비가 되지 않음을 알고 다시 학생시절 처럼 서른을 기점으로 다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두 번 봐주었는데, 세 번은 봐주지 않는 모양이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그의 경제사정을 보면서 나는 많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졸업을 앞두고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선배와 같은 현실의 모습은 아닐까?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입학 하면서 어떻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좋은 곳으로 취업할 수 있는지 다 알지 않았을까!"라고, 이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싫었다. 비젼과 목표, 그리고 방법을 말해주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기업이 고객의 만족을 위한답시고 상품은 개떡같이 만든다면 돌아오는 것은 불만족 밖에는 없을테니까~ 다행히 이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괜한 말로 그의 자존심을 건드릴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영화 '약속'에 나오는 배우 박신향의 대사를 빗대어 말했다. [하느님에게 대학 합격을 기도 한다면 하느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실 수 없다.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채용을 기도한다면 들어주실 수 없을 것 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기도한다면 들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행복이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아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목표가 행복과 자기의 어떤 것이 아니라 오직 채용이라는 현실이 아쉬웠다. 그것이 그만 그럴 것이 아님에 더욱 그랬다. 그건 어쩌면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통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선택의 고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심한 고통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어떠한 내성도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이끌림에 따르지 못할 때 그건 더 이상 자신이 아니다. 지금의 순간은 그래서 한 순간의 고통이 아니다. 시작점이고 그 시작점을 필두로 수많은 점들이 이어질텐데 그 끝이 우상향이 될지, 우하향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필요한 것은 수단에 흔들리지 않는 이끌림과 순수한 따름 뿐이다.

경험적 지식이 부족한 그에게 변화란 어쩌면 두려운 것 인지도 모른다. 몰라서 두려운 것이 아니다. 알긴 아는데, 그것이 현실에서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부족한 경험 때문에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변수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요소 이기도 하다. 그것을 대입하지 않은 과정은 분명 오류를 안고 달려가는 자동차와도 같다.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거기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순간 영원히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그 순간 수많은 경쟁자들이 나의 앞을 지나가면서 나의 심적 위축은 극에 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의 행복은 사라지고, 오직 타인과의 경쟁만이 인생이 될 것 같다. 그 인생에 이미 나의 행복은 앞서간 사람이 가져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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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척 동생과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한 것 들을 적은 일기 입니다.
이 곳에 들어오면 행복한 이야기들도 있고, 고민들도 있고, 치열함도 있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저를 자극하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저의 생각을 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곳에 오기전에 자기경영이라는 화두를 몰랐는데...
알게 되면서 많은 기쁨을 얻게 됩니다.
"지식은 감동을 주지 못하지만, 지혜는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고 그랬던가요.
그런 지혜들이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늘 새롭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갑니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IP *.236.2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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