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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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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12일 18시 28분 등록
인재를 만드는 하루 2시간 :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 손을 내민다.

지방인 천안에서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교통수단이 몇 가지 있다. 장시간 여기저기 다녀야 하는 경우에는 자가용을 가지고 간다. 시간이 아주 많이 주어진 일에는 무궁화 열차를 타고 간다. 촉박하거나 마음이 바쁘면 KTX 고속철도를 주로 타러간다. 그리고 강남 방면의 일이면 고속버스를 애용하는 편이다. 한동안 KTX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서울을 다닌 적이 있었다. 비즈니스를 위한 자존심도 있었고, 시간이 곧 돈이라는 사고 속에서 당연히 폼나는 KTX 고속철도는 나의 애마가 되었다. 그러기를 근 1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요즘은 웬만하면 무궁화 열차를 애용한다. 무슨 변화가 있었길래 최고의 KTX 고속철도에서 새마을도 아니고 고속버스도 아닌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게 되었는지 실상은 이렇더라는 얘기다.

시간이란 놈이 주어진 절대치는 누구에게나 같은데 사용하는 아니 소비하는 또는 소모하는 사람마다 그것의 상대적 질감은 다르다는데서 나의 변화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떤 방식으로 서울을 오고 가던지 간에 그것으로 인한 시간의 절대양이 거의 비슷할뿐더러 일정한 것을 알게 되었고, 지출되는 돈의 가치가 무궁화 열차가 가장 싸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을 가고 오는 시간에 책을 읽기가 가장 편안한 공간이 버스도 아니요, 고속철도 아닌 무궁화 열차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나의 선택은 더 논할 여지가 없어져 버렸다. 더군다나 30분만 일찍 나선다면 걸어서 역까지 가는 운동도 겸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석 삼조가 아닌가. 이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도 잘난 시간 아낀다고 폼 잡고 다녔던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하루를 보내는 방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요즘 많이 느끼는 것 중의 하나이다. 하루 2시간을 나를 위해 투자하자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도 막상 시작해보면 어찌 그리 2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핑계가 많이 생기는지 원 ··· . 어제 오랜만에 늦게까지 한 잔 했으니까, 오늘은 회사에 아침 일찍 일이 생겨서,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는 일이 아내가 못하고 대신 해야 되어서, 괜시리 하기 싫어서 하다하다 보면 수백 가지 핑계가 다 생기는 것 같다. 그래봤자 하루 24시간은 내게 똑 같이 왔다가 가는데. 그까짓 2시간 하루쯤 안하면 지구가 망하는 것도 아닌데 뭘. 나중에 해도 되잖아. 저녁 먹고 천천히 하지. 애들 재우고 오늘 좀 늦게 잘 각오하고 2시간은 꼭 채우고 말거야. 등등 처음부터 하지 않을 거면서 핑계란 핑계는 다 갖다 붙이면서 나를 위한 하루의 2시간을 멀리하더라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은 무조건 일어나는 시간부터 2시간을 먼저 투자(?)한다. 책보는 일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난 열차를 타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난 이짓부터 먼저 한다. 그것이 내가 2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투자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까지 매일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어쨌던 하루 정해진 양을 해 내는 것, 그리고 어떤 일보다 먼저 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자고 오늘 글을 시작한 것이 아닌데 어찌 하다 보니 글이 내 생각과는 달리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HR KOREA라고 하는 인재관리회사에서 조사를 한 게 있는데, 내용 중에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현재 직장에 언제까지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년까지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과장급의 경우는 2.9%, 부장과 임원급에서는 4.1%였다고 한다. 대답의 대다수가 앞으로 5년 후 정도면 현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하였단다. 그리고 그런 요인으로 소속 회사의 경영위기나 불안정한 사회·경제적 환경으로 그럴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대비하여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느냐의 질문에는 영어·제2외국어 등의 어학공부가 가장 많았고 제2의 직업 찾기가 그 다음순위였다고 한다. 젊은 층일수록 전문분야에 대한 교육과 현재의 직무에 더 충실히 하기를 원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고 나타났다.

미래의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위기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내가 느끼는 체감기운이다.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도 꽤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떤 식으로든 하루 2시간을 만들어라. 가능하다면 통짜배기로 잘라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최소 30분 단위로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람은 30분 정도 집중하면 나면 집중력이 떨어져 괜시리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습성이 있는 것 같으니까. 그리고 무조건 가장 좋아하는 일에 그 시간을 써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게임을 하고,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당구를 하고,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차에다 투자하고 ··· 어쨌던 내가 좋아하는 일에 내 시간을 투자해 보자. 이 부분이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느냐와 효율의 문제에서 바라보면 투자하는 2시간이 나의 인생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것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으니까.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 책상에 머리붙이고 공부하는 시간은 많은데 시험성적은 별로인 사람들 말이다. 그것의 차이는 효율과 집중의 문제라고 개인적으로 확신한다. 학습효과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적어도 3배 정도의 학습효과가 나는 것 같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곰곰이 생각해 보자. 내가 좋아하는 이 일만 하고 평생 살 수 없을까 하고 말이다. 어차피 세상은 한 번 왔다가 하는 것. 폼 잡고 세상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은 나 말고도 하고 싶은 인간들이 좀 많은가. 그래도 불안하면 말이다. 그 때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자.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이 폼 잡고 살만한 일인가 하고. 대충 답이 나올 만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자. 중세 유럽에는 귀족들이 점심을 먹고 또 먹기 위해 위속의 내용물을 토해낼 때 그것만 받아내고 바닥을 닦아내는 직업도 있었다고 하지 않는가. 인간 군상이 이렇게 다양한데 하물며 당구치고 게임하는 것이 무슨 쪽팔릴 일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단 그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 될 수 있어야 하고 이왕 그 방면으로 갔으면 적어도 일가는 이룰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윤리적으로 지탄받지 않아야 될 상황은 스스로 판단해야 하겠지. 다시 정리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서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것. 그래서 나와 사회에 이익이 되고 기여하는 것이 하루 2시간을 투자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누구는 그런 걸 몰라서 안하냐. 이런 류의 불만과 불평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되물어 보자. 쉬우면 누구나 하지 안그래. 쉽지 않으니까 하루 2시간을 매일 그것도 몇 년씩 투자하라는 것 아닌가. 고시준비도 몇 년 아니 십년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숱하지 않은가. 그래도 미래를 준비하는 일, 이런 투자는 솔직히 맘만 먹으면 별로 어렵지 않다는 점을 말하려다 이렇게까지 에돌아 말해버렸네 그만. 그리고 한 가지 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만은 적어도 나는 좀 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음 칼럼에는 이를 주제로 다뤄보기로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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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10.13 12:40:34 *.190.84.222
박사장님 24시간이 농축된 2시간이을 글에서 느끼게됩니다.
ktx, 무궁화호 좋은 비교 감사합니다.
천안까지 걸어서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도안되면 그보다 느리게 가는 무엇인가 좋은 것을 찾아봐야지요?
박사장님의 여행법에 무엇인가 가미된 것을 만들고 싶어요.

시간을 철저히 즐기고 제압하려면 시간의 주체가 되어야하겠지요?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책후기가 궁금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평생살 수 없을까?
저도 이고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살아가는 모습이 영업이고 일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관심가는 것에 집중하고
광범위하게(제생각에)정보를 모으고
그것의 연결점을 찾아서
서로의 유기적조화로운 관계를 만들다보면
삶은 영업이 될 것같기도 합니다.

가끔은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땐 스승, 선배, 후배, 동기, 동지, .....
그리고 다양한 책을 통해서 열정과 힘의 에너지를 충족 받기도하구요. 좌선을 하기도하고 또 걷기도하며 관심갖은 일에 빠지기도 하고...
역사적 주체성을 생각하기도하며....
과거로의 여행도 서슴없이 감행합니다. -일상의 탈출이지요^^*

다음칼럼 많이 기대됩니다.
돈보다는 꿈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만...

토요일 뵙겠습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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